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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쉬는 청년, 나다. 사회적 관계도 끊어진지 오래다. 서른은 넘었고, 아직까지도 직장은 없어 빌빌대고 있는 내 스스로 썩 당당하지 못하다고 여기는게 가장 우선되는 이유일터다.
나도 내가 이러고 있을 줄 알았겠으랴. 철 없고, 물정 모르는, 그 어리던 나는, 그저 막연히 어떤 국제적인 무대에서 나의 열성을 다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보다 나은 세상을 만... 모두 내일 행복한 일 한 번쯤 만나길 바랍니다! 아마 이렇게 글을 쓰고, 수초이내에 댓글이 바로 달아주는 에이전트씨는 AI이신듯한데, 문득 편지를 쓰면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해졌다.
To.원티드 에이전트
안녕하세요. 그동안 바로바로 글을 읽고 꼬박꼬박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그렇게 성실하게 임해주셔서, 적어도 글만 떵그라니 남겨져있을때 오는 허탈함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에이전트씨는 어떻게 프... '개발'
이라곤 걸어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아니다. 첫직장 이야기
생각해보면 정말 운이 좋았다. 첫 직장에 그렇게 좋은 분들만 있고, 업무강도도 높지 않은 곳이 또 있었을까. 계약직으로 들어갔지만, 위 상다들은 모두 너무나 잘 대우해주셨고 따뜻한 사람들이었다. 내게 모험심 같은 것이 없었다면, 그곳에서도 나만의 가치를 찾았다면, 거기서 더 일을하고 정직원까지 시도했을지 모르겠다. 물론 내 전에 있던 사람이 ... 배우고 싶은게 참 많다. 경제, 투자, 웹개발, 인공지능, 앱개발, 유니티, 러스트 etc...
분명 다 못할걸 안다. 과욕이다. 그래도 또 언제 지금만큼 시간이 받쳐줄 때가 있는가 싶다. 시간을 더 쪼개서 할 수 있는만큼 과욕에 아예 들어서진 않더라도, 그 언저리만큼은 해보고 싶다. 취업은 언제하냐, 못하겠지 뭐. 하지만 어차피 나 하고 싶은대로 못하면 ...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리셋 시기는, 5살 정도가 아닐까 싶다. 몸을 어느정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말을 구사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이제 서른의 소프트웨어를 담은 다섯살의 하드웨어가 탄생하는거다.
뭘할까?
당연히 투자부터 해야지. 투자계좌 틀고, 주식과 암호화폐만 사둬도 자금은 충분. 아니 이를 위해서는 우선 시드를 마련해야할테니 아르바이트를 먼... 지금까지의 기억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특정 시점으로 리셋 할 수 있다면?
마음 같아선 태어나는 날부터라고 하고 싶지만, 그 핏덩이로 과연 지금의 지성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다. 어쩌면 받아들이지 못 해, 부작용이 나타날지도 모르고-뇌혈관이 터지지 않을까?-, 가능하더라도 그 핏덩이 몸으로 뭘 할수 있겠나 싶다. 오히려 깝깝하지 않을까? 최소 몇년... '너 한 번 사준거 갖고 되게 생색낸다' , 거기서 시작됐다.
그냥 거기서 접고 다음 테마로 넘어가는게 앙금 안 남는 방법이었을게다. 한 번 사준거, 거기에 꽂혀버린건, 한 번 사준거로 내가 그를 챙기곤 했던 모든 것을 퉁쳐버리는데서 오는 섭섭 서운 그와 비슷하고 덜하고 더한 모든 감정 그리고 그와 함께 내가 그를 챙겼던, 기억이 닿는 너덧개의 장면이 촤... 글 쓰는게 어려운 건, 쓸게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쓸 것, 슬렁슬렁 떠오르고 피어나는 것은 많은데, 그것들을 차곡차곡 모아 오밀조밀하게 빚고 빚어 하나의 짜임새로 엮는 것이 어려운 거지. 이 문단에서 저 키워드로 자연스럽게 읽히게 이으려면 어떻게 맺어야 할까? 어딘가 뜬금없이 튀어나온 느낌은 없으려나? 같은 염려가 남지 않도록 읽어보고, 소리내어 읽...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과정까지, 지금의 우리에겐 여간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 때문에 힘들게 기회와 조우하더라도, 작은 일부분으로 상대방 전체를 제단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크게 보는 만큼 상대방을 격하시키는 게 우리의 모습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보다, 혹은 그의 내면적인 가치보다, 물질적인 것, 일시적인... 점점 사랑이란 필수가 아닌 부수적인 가치로 퇴화하고 있는 것 같다. 결혼은 곧, 속박과 결속의 영속이 되었고, 그 진입로라 할 수 있는 연애조차, 부담스런 지출요소이자 심지어 누군가에겐 삶을 뺏기는 행위 따위로 전락해버렸다. 사랑, 그 가장 숭고한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인간 천연의 감정을 느낄 새도 없게 된 건, 숨 가쁜 사회구조적 문제와 그 안에서 삭막하... 순수하게 재미만을 추구하긴 어려운 일이다.
어딘가 구미가 당기더라도, 현실적으로 나에게 어떤 유용한 결과거리가 남지 않으면, 나중에 할 수있지 않을까 하며 주저하게 된다.
지금의 내 처지가- 친구가 결혼을 한단다. 물론 결코 풍족한 형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확신을 갖고 그런 큰 결정을 한 것이 대단해보였다. 나도, 글쎄 결혼을 할 수있을까? 그러기엔 너무 모자란게 많아 보이고, 자칫 너무나 큰 후회로 바뀌어버리진 않을까 두렵다. 병원을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심한 일이 아니라 감사합니다.
늘 당신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또 믿어주는 존재에게 감사합니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리고 모르는 곳에서 우리의 평안함을 떠받쳐 주고 계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12살 차이와 연애, 할 수야 있다. 안 하겠지만.
또 내가 몇 살이나 더 먹었을 때 일진 모르겠다만, 지금을 기준으로 둔다면, '제도적으로만' 성인이 된 여아(女兒), 혹은 회사에서 과장은 하셨을 누님일텐데. 도저히 자신이 없다. 전자라면 상대방을 키워낼 자신이겠고, 후자라면 키워질 내가 반항하지 않으리라는 자신이.
그리고 연인 사이에 대화가 재밌으... 꿈이 딱히 없었다. 돌아보면 딱히 뭔가를 강렬히 갈망한 적이 없던 것 같다. 장래희망으론 사육사를 내세우긴 했는데, 그냥 동물이 좋으니, 또 일단 뭐라도 적어야했으니 그랬던거고, 그걸 진정으로 하고 싶다? 같은건 아니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보고 저런 곳을 촬영하러 다니는 곳도 멋있겠다 싶었지만, 그것도 되면 좋은거고 아니라도 뭐 - 정도였다.
단순히 ...
#11일차
도서관, 카페 등 집이 아닌 외부 어딘가에 오래 머무를 일이 있을 떈 가방을 챙겨가는게 마음 편하다. 그리고 그 가방엔 늘 마우스, 미니키보드, 노트북거치대, 보조지갑, 필통, 노트 혹은 쪽지클립, 보조배터리, 휴대폰 충전 케이블, 티슈, 치약칫솔, 선스틱, 텀블러, 이어폰 등이 늘 꾸려져 있다.
이렇게 기본으로 세팅해두고, 나갈 때가 ... 100만원이 생긴다면, 30만원은 엄마가 쓸 매트리스, 40으로 아빠 노트북 새 거, 나머지 30은 유데미 강의 혹은 주식을 사겠다. 엄마, 아빠의 나이듦이 선뜻선뜻 느껴지는 요즘이라, 굳이 필요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있으면 훨씬 그들을 윤택하게 할 것들이 무엇일까 조곤조곤 보이곤 하는데 그 중 매트리스와 노트북이 고가라 떠오른것 같다.
요즘, 어머니는 허... 집에선 저녁을 담당하는데, 아직은 늘 끝마무리 간 잡는게 어설퍼서 꼭 중간엔 어머니가 한 번 맛을 보셔야 요리다운게 나온다. 물론 조리법을 보고 그대로 한다면 꽤나 괜찮게 나온다. 하지만 나는 이런 맛이 날때, 어떤 걸 더 넣어야 어떻게 맛이 가미될 지, 아직 그 감각이 없다. 그런 점에서 엄마는 참 대단하다. 국물 한 번 짭짭하면, 무슨 간장이든, 고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