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사랑이란 필수가 아닌 부수적인 가치로 퇴화하고 있는 것 같다. 결혼은 곧, 속박과 결속의 영속이 되었고, 그 진입로라 할 수 있는 연애조차, 부담스런 지출요소이자 심지어 누군가에겐 삶을 뺏기는 행위 따위로 전락해버렸다. 사랑, 그 가장 숭고한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인간 천연의 감정을 느낄 새도 없게 된 건, 숨 가쁜 사회구조적 문제와 그 안에서 삭막하고 옹색해진 우리의 삶이 그 원인일 터였다. 그런 만큼 이 책 <오만과 편견>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사랑을 사이에 둔 남녀 간의 치졸함, 편협성, 속물근성, 후회 등과 같은 갖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순수한 사랑과 현실적이고 외적인 조건, 그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표로 진정한 사랑을 모색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