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좋아하고, 사랑하는 과정까지, 지금의 우리에겐 여간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 때문에 힘들게 기회와 조우하더라도, 작은 일부분으로 상대방 전체를 제단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크게 보는 만큼 상대방을 격하시키는 게 우리의 모습임을 부정할 수 없다. 진정한 사랑보다, 혹은 그의 내면적인 가치보다, 물질적인 것, 일시적인 것, 가시적인 것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우리들의 덧없는 속물근성이요, 허상의 구름에 손을 넣어 속절없이 휘젓는 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하지 못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이 말처럼, 누군가를 사랑하고자, 혹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자 한다면, 대상을 보이는 대로만 취급하기 보다, 편협한 잣대를 세우며 이미 굳어진 형틀을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성찰하고,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그 사람을 올곧게 바라보는 안목을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