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팀원이 듣고 싶은 말, 듣기 좋게 말하는 법
팀원이 듣고 싶은 말, 듣기 좋게 말하는 법 [부제 : 첫 마음가짐]
"지금까지 들어본 칭찬 중에서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코치님!"
입사 일주년이 된 후배에게, 곧 생일을 앞둔 후배에게 격려의 말을 했더니 돌아온 화답이었습니다.
지난 일년동안 지켜본 후배의 미래 성장을 기원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A매니저, A매니저와 함께 일을 하면 참 편한 것 같아. 내가 10정도만 준비를 해도 A매니저의 10과 곱하면 항상 100이 되더라구. 그래서 A매니저 역량은 곱하기 같아. 다른 사람들의 역량에 시너지를 더해주는 곱하기!!! 곱하다라는 영어단어는 multiply인데, 동음이의어로 신조어를 만들어 본다면 multifly로 다채로운 역량을 지닌 A매니저, 비상하라!라는 뜻으로 선물해줄께"
저는 PSI컨설팅에서 지난 해까지 7년동안 사업총괄리더를 수행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노력했던 부분이 '각 팀원에게 어울릴 것 같은 단어와 언어로 칭찬,격려,위로해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데는 하나의 단어밖에 적합한게 없다'라는 프랑스 작가 플로베르의 '일물일어[一物一語]설'처럼 각 팀원에게 적합한 단어로 표현해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표현하다보니 '듣고 싶은 말을, 듣기 좋게 말씀해주셔서 고맙다'라는 인사를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인 Jeffrey Pfeffer는 조직을 가리켜, '언어가 공유되고 이 공유된 언어를 통해 공통된 믿음과 이해가 공유되는 개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tephen R. Barley는 조직은 "구성원으로 하여금 그 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의미체계'를 만드는 '언어 커뮤니티'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Jeremiah J. Sullivan은 '언어는 직원들로 하여금 현실세계의 정신적 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의미를 만드는 도구"라고 주장했습니다.
세 분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조직은 언어로 구성된 의미공동체이기 때문에 리더의 언어는 조직구성원들의 동기부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Jeremiah J. Sullivan은 리더와 팔로워간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연구를 위한 이론으로 'Three roles of language in motivation theory'를 제시했는데, 이 이론은 리더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용되는 세가지 유형의 언어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시언어[Direction-giving language] : 리더가 명령을 내리고 방향을 제시하는 언어입니다.
공감언어[Emotion-sharing language] : 리더가 감정을 공유하며 팔로워와 감정적으로 연결하는 언어입니다.
의미부여 언어[Meaning-making lauguage] : 리더가 의미를 만들고 목표를 설명하는 언어입니다.
제가 그동안 진행했던 팀원들에 대한 동기부여를 위한 언어 활동들은 주로 공감언어를 활용하면서 일부 의미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세가지 개념은 개별적으로 보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제가 공감언어와 일부 의미부여 언어로 팀원들과의 관계개선과 동기부여에 효과를 본 이후에 과업에 대한 지시언어를 구사하면 팀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업무처리하는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7년 동안 제가 진행해왔던 '리더의 공감 언어표현(칭찬/격려/위로 등)'구사의 경험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팀원이 듣고 싶은 말을 리더가 듣기 좋게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저의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팀원이 듣고 싶은 말, 듣기 좋게 말하는 방법'을 본격적으로 알려드리기 전에 가져야 할 첫 마음가짐부터 알려드리려 합니다. 샤이먼 시넥의 책, '리더 디퍼런트'에는 '부모가 자녀를 애지중지 키워 왔듯이 회사에서 자녀를 사랑으로 지켜 주기를 바라며 부모는 그곳으로 보낸다. 팀원도 누군가의 자식이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리더가 팀원을 '누군가의 자식이다!'라는 생각으로 그들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듣기 좋게 말하는 법을 잘 배워보겠다'라는 마음을 다진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했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 Dall.E-3 편집]
김영학 in 인살롱 ・ 2024.07.23 몰입의 환경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ngagement의 사전적 정의는 ‘약혼’이다. 어원을 살펴보면, 중세시대 기사가 목숨 걸고 임하는 결투에서 도전의 표시로 땅에 던지는 담보(gage)처럼, 결혼을 담보(gage)로 서로의 관계 안쪽(en)으로 엮이는 것이므로 ‘약혼’을 Engagement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조직적 관점에서 해석하면, 일정한 시간과 공간 안에서(gage)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맺고(en) 정서적으로 몰입한 상태를 의미한다.
나는 9년간 컨설팅 업무를 하며 여러 기업과 4-5년 이상 연속성을 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장기간의 리더십 그룹코칭을 운영하며 다양한 유형의 조직원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종종 ‘저 사람은 정말 일에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이들을 발견하곤 했다. 몰입 수준이 높은 직원들은 확실히 ‘인지(사고)/감정/행동’ 측면에서 보통의 사람들과 두드러진 차이를 보여주는데, 공통적으로는 자신의 커리어와 조직의 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며, 그 일을 잘하고자 하는 동기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이러한 관찰의 경험을 토대로 다소 애매하고 함축적이었던 ‘Engagement 몰입’의 개념을 나의 언어로 재정의 할 수 있었다.
“몰입(Engagement)이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다는 강한 의지로, 자발적 동기에 의해 자신의 잠재력/시간/에너지를 최대로 발휘하는 상태이다”
많은 사람들이 매력적으로 느끼는 브랜드/서비스에는 자신만의 직업의식으로 일에 몰입하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고, 이들의 일에 대한 태도와 가치가 곧 브랜드/서비스의 철학과 정신으로 자연스럽게 이식된다. 이는 구성원들이 높은 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문화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기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주요한 과제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몰입’과 관련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학자들의 논문과 저서가 많이 존재하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이론과 외국 기업의 사례를 우리의 현실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이질감과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았기에, 9년 간 다양한 기업에서 보고 듣고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원들의 ‘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4가지 요소를 정리해보았다.
의미감/영향력 : 상사가 아닌, 최종 User를 위해 일한다
약 5년 이상 고몰입 기업과 일반적인 몰입도를 유지하는 기업에서 동시에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두 집단 간의 조직문화 차이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물론 고몰입 조직이라고 해서, 그 집단에 소속된 직원들이 모두 '높은 몰입'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조직과 비교했을 때, 평균적으로 '높은 몰입'을 보이는 직원수가 '보통/낮은 몰입' 상태의 직원 수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몰입 조직과 보통의 조직 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차이점은 ‘일’, 그리고 ‘성과’에 대한 암묵적 믿음이었다.
고몰입 조직의 구성원들은 ‘일’을 할 때 최종 User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에 집중했기에 기획서나 보고서의 분량과 보고 방식이 매우 간결했고, 결과물의 초안을 검토할 때도 최종 User 관점에서 사고하고 피드백하는 성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다소 무리한 목표나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는 경우에도 ‘최종 User에게 필요한 일’이라는 것에 동의가 이뤄지면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 목표를 달성했다.
이와 반대로 일반적인 조직은 ‘일’을 할 때 상사를 어떻게 만족시킬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단적인 예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약 한 달 이상 보고서(계획안)를 ‘Version.20’까지 만들며, 임원의 선호에 맞게 목차/단어/표 등을 수정했던 경험이 떠오른다.
구성원들이 ‘성과’를 정의할 때도 전자의 경우 ‘최종 User가 인식하는 가치’ 일 것이고, 후자의 경우 ‘상사가 주는 성과평과 등급’ 일 것이다.
페이스북 조직문화에서 강조하는 “Focus on impact” 는 ‘최종 user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로 해석된다. 지극히 당연한 한 문장 같지만, 의외로 이 문장이 살아 숨 쉬는 기업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구성원들은 상사를 위해서가 아닌 최종 User(고객)를 위해서 내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때, 보다 높은 의미감을 경험한다. 또한, 상사가 아닌 최종 User(고객)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조직에 속해 있을 때 마음 편히 내 일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성 : 과정은 자율, 결과는 책임!
23살, 첫 직장에서 겪었던 경험이다. 당시 내 사수는 옆자리에서 수시로 내가 일하는 것을 지켜보며, 자신이 쓰는 툴과 방식을 권하고, 그렇게 따르지 않을 때마다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어느 조직이나 자신의 통제 욕구/불안을 ‘마이크로 매니지먼트’ 방식으로 표출하며 시시각각 일의 진척 사항을 보고받기 원하고, 일을 하는 과정에서의 수단과 방법까지 지시하는 상사들을 볼 수 있다. 나는 이러한 상사와 일하는 구성원들이 점점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사람으로 흑화 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구성원들이 내 일에 Ownership을 갖기 위해서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방식과 도구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이 스스로 선택하면 초반에는 시행착오와 시간 낭비를 겪을지라도,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기 위해 이것저것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며 끝내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업무 방식과 노하우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서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자율성’이 결과물에 대한 ‘자유’나 ‘해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율성’이라는 이름으로 사전에 동료들과 합의한 데드라인, 결과물의 완성도 등 서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몰입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내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자율성’은 업무 몰입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것을 왜곡해서 해석하거나 남용할 때 동료들의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모두가 높은 몰입을 유지하면서 팀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 조직 구성원들, 혹은 프로젝트의 멤버들과 ‘자율성’의 의미와 허용범위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합의 절차를 거쳐 만들어진 규범(일하는 방식에 관한 약속, Culture Deck)을 모두가 공평하게(대표, 팀장, 구성원 전직원이 예외 없이) 지켜 나간다면, 점차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성장 : 도전하고, 실패하고, 학습하며, 끝내 성공한다
“구성원들이 ‘실패해도 괜찮아, 안되면 말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목적이 없는 실패이죠.”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에서 가장 혁신적인 연구개발 조직을 맡고 계신 팀장님께서 그룹코칭 중에 하신 말이다. 최근 경영진의 전폭적인 관심으로 모든 것이 풍족한 환경에서 연구를 하다 보니, 이전에 비해 학습하고 성취하려는 의지가 없어진 것 같다는 아쉬움을 표현하신 것이다.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 ‘두려움 없는 조직’ 등 최근의 조직문화와 관련된 도서들이 하나 같이 ‘심리적 안전감’을 강조한다.(심리적 안전감이란 구성원들의 마음속에 ‘실패해도 비난받지 않는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여러 기업에서는 실패가 왜 중요한지, 실패를 통해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실패’를 권장하고 찬양한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고몰입/고성과 조직은 ‘심리적 안전감’과 동시에 ‘높은 책무감’을 갖고 있었고, '목적 있는 실패'를 반복하며 실패를 성공으로 연결시켰다.
‘실패를 통한 학습’ 원리를 우리 조직에 제대로 접목시키고 싶다면 단순히 '실패를 통해 배우자'를 넘어서, 구성원들이 조직이라는 안전망 안에서 매우 도전적인 과제를 설정하고,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조직문화팀은 구성원들의 도전과 실험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실패를 지속적으로 추적/발굴하고, 조직 전체의 학습과 성장의 기회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조직 전체가 함께하는 실패 리뷰 세션을 통해, '왜 이 과제를 시도했는지, 무슨 일이 왜 벌어졌는지,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시행착오를 통해 새롭게 시도한 것/앞으로 시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실패가 조직 전체의 학습 장면이 되고, 함께 배우는 경험이 많아지면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실패를 통해 학습하고 성공하는 방법을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관계 : 좋은 사람과 함께 일한다
“힘들어도, 야근을 해도 괜찮아요. 팀장님이랑 파트장님이 너무 좋으니까, 함께 한다고 느껴지니까”
조직 진단 결과가 월등히 높게 나온 팀의 구성원을 인터뷰하면서 들었던 답변이다. 가끔 리더십/조직문화 진단 데이터의 숫자를 해석 때 내가 예측하고 상상했던 가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리더에 대한 신뢰는 팀에 대한 소속감과 업무 몰입도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우리 팀에 주어진 자원이나 처한 상황이 타 팀에 비해 절대적으로 어려운 조건에 놓여있을지라도, 리더와 동료들이 좋으면 현재의 고난과 역경에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았다.
인간은 감정적 동물인지라(일종의 착시일 수도 있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좋으면, 이 '조직'에 소속되어 ‘일’ 을 하는 게 즐겁고 좋다고 느낀다. 나 역시, 이전 회사가 바쁠 때는 야근과 밤샘, 주말 출근, 지방 출장이 일상이었지만 회사에 인생 친구들과 맛있는 것 먹고 수다 떨고 자주 웃으면서 그 시간을 즐겁게 이겨낼 수 있었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구성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상사가 아닌 고객에 집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고, 실력과 태도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하여 사람을 채용하고, 성숙한 리더를 선발/육성하며,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어쩌면 이미 다 알고 있던 것들,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요소일 수도 있고, 지나치게 이상적이라고 느껴지는 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본이라 생각되는 것들을 완벽에 가까운 수준으로 지켜 내기 위해, 이상과 현실의 갭을 메꾸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조직만이 구성원들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고, 그러한 조직의 구성원들이 일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 진정성은 우리가 만드는 브랜드와 서비스에 고스란히 투영될 것이다.
물론 이 글의 내용이 모든 조직에 딱 들어맞는 '정답'은 아니다. 내가 주로 학습하고 현실에 적용했던 '리더십/조직문화' 분야에서는 정답은 없고, 상황과 맥락에 맞는 최선의 대안만이 존재한다. 나의 경험이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21년, 6월에 초안을 쓰고
2024년, 7월에 다듬었습니다.
최경은 in 인살롱 ・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