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리싼리 (선량한 리쿠르터 vs. 싼마이 리쿠르터) EP#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EP #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月刊 선리싼리 에서는 리쿠르팅에 대한 얘기를 하려한다. 채용을 오래했다는 것이 채용을 잘한다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20년 넘는 인사 경험 중에 채용을 가장 많이 하였고, 다양한 case들을 바탕으로, 어떤 리쿠르터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자질과, 스킬, 지식 등을 나누고자 한다. 정답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선택일 뿐이다. 질문과 토론은 언제나 환영한다.
EP #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지난번에는 리쿠르터의 자격에 대해서 손병호 게임을 통해 알아보았다. (EP#1. 리쿠르터의 자격 – 손병호 게임) 이번에는 리쿠르터로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만한 질문을 바탕으로, 선량한 리쿠르터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한다.
Q. 현업에서 채용 의뢰한 직무에 대해서, 리쿠르터인 내가 해보지도 않은 직무인데, 어떻게 좋은 후보자를 소싱하여 현업에 전달할 수 있을까?
업무간접 경험과 Kick off 미팅(feat. Hiring manager)
Job Description(JD 직무기술서)를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하기로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만나는 JD는 대부분이 불친절하다.
우선, 직무에 대한 이해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들어본다. 이 간접 경험은 루틴하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전반적인 업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Hiring manager와 함께 하는 Kick off 미팅. 이 미팅에서는 해당 포지션의 역할과 기대수준, JD의 요건을 만족하는 (그러나, 아직 컨택하지 않은) 후보자의 resume 리뷰를 Hiring manager의 언어로 들어보며, 해당 포지션에 대한 target 수준을 현업과 리쿠르터가 같은 눈높이로 가져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미팅에 협조적이지 않은 Hiring manager가 있다면, 그 부서의 채용을 후순위로 가져가도록 하자. 채용에 협조적이지 않거나, 리소스를 쓰지 않는 Hiring manager는 채용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는 사람이다.
리쿠르터는 후보자의 차별화된 특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리쿠르터 본연의 업무인, 적합한 인재를 sourcing해 내고, 일정 기준 이상의 서류검토대상자/면접대상자를 선별해내야 하는데 여기서 리쿠르터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다.
선량한 리쿠르터인가 싼마이인가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
(JD기반으로 서류상의) 최소한의 기준만 맞추어 현업에 전달하면 싼마이 리쿠르터.
.
최소한의 기준 +
후보자를 현업에 추천하는 리쿠르터로서의 이유
가 있다면 선량한 리쿠르터
후보자의 이력이 JD기준에 맞는지 안맞는지만 확인하는 것은 글자 맞추기와 무엇이 다른가? 고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자신이 리쿠르터로서 존재의 이유가 증명이 되어야만, 즉, 글자맞추기 이상의 insight를 던질 수 있어야만, 그 리쿠르터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Greencard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 어떤 insight를 어떻게 찾아야할까?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해본다
이 후보자를 면접해야 하는 이유를 한 두 문장으로 써본다
이 사람을 왜 면접을 봐야하죠? 라는 Hiring manager의 질문에,
“JD에 있는 필수조건을 다 만족했습니다” 라고 말할것인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건 글자맞추기에 불과하다.
이 사람을 면접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
가 있어야 한다.
“이 후보자는 아직 이직경험이 없지만,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직무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가 정체하고 있는 industry에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회사라면, 이 분이 물만난 고기처럼 펄떡일 것 같습니다”
“ 이 후보자는 본인의 이력을 과장하지 않고, 본인이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배우고 느낀것을 얘기합니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있는 후보자입니다”
이정도 insight는 리쿠르팅을 오래한 시니어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경력이 많은데 일 못하는 사람 주변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따라서 이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호기심과 용기
에서 비롯한 학습의지가 당신의 실력을 높여줄 것이다. 이 부분이 리쿠르터로서 가져야할 중요한 자질이다.
배움을 잘하려면, 호기심이 있어야한다
.
‘무능력의 무의식 상태’
에서는 아무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어떤 것을 배워야하는 필요를 못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예를 들자면, 내가 아제르바이잔 언어를 못하는데, 굳이 내 인생에서 그 필요성을 못느끼니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호기심이 생기면 배움의 시작이다.
고등학교때 호기심에 당구장에 처음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반 친구들을 만났다. 그 친구들은 공을 따박따박 잘 맞춘다. 스핀 (
시네루
)도 넣고, 당구채 (
큣대
)를 잡는 자세도 뭔가 안정적이다. 당구 못치는 내가 등신 같이 느껴진다. 이상태를 ‘무능력’의 ‘의식’ 상태라 한다. 내가 당구를 못친다는 무능력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이다. 이제, 다음날 부터 learning이 일어난다. 나의 무지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에게 당당히 서기 위해, 좀 놀아보인다는 아우라 (
후까시)
를 위해 열심히 시간을 투자한다. 공의 바깥쪽을 큐태로 부드럽게 때려 스핀을 준다. 한번에 하나씩 배워나간다. 밤에 자리에 누워 천장을 보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이고 쓰리쿠션 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호기심에 따라간 당구장에서 나의 (당구)무능력을 인지했다 (무능력의 의식상태). ‘
무능력의 무의식 상태’
가, ‘
무능력의 의식상태’
로 바뀌고, learning하고자 하는 용기가 생겼다. 이제부터 필요한건 용기다. 무능력이 능력으로 바뀌는 순간까지, 즉 ‘
능력의 의식상태’
까지 용기를 가지고 배워나가면 된다. ‘
정리하면, 무의식/무능력 ➡ 의식/무능력 ➡ 의식/능력 상태 가 되는 것이다.
리쿠르터는 다양한 직무를 다루는 직업이다. 또한 호모사피엔스라는 가장 진보한 종을 다룬다. 이 고도의 직무를 잘 해내기 위해, 리쿠르터에게 요구되는 자질의 시작은 호기심과 용기로 부터 일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호기심과 용기는 마음만 먹으면 다 가질 수 있겠다.
선량한 리쿠르터가 되기위해 필요한 자질. 호기심과 용기.
당신을 싼마이와 구별 지어줄 아이템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8 동료가 경험하는 ‘내가’ 조직문화다
****1. 대표이사는 조직문화를 구원할 수 있을까?
“사람들이 아무리 퇴사를 해도, 조직은 굴러가요. 그게 조직이니까. 그러니까, 사람들이 퇴사한다고 조직문화가 바뀌거나 그런 일은 없어요. 조직문화는 대표이사가 전부예요, 대표이사가 변해야지, 안 그러면 답이 없어요” 최근 어떤 지인과 나눴던 이야기다. (분명히 밝혀두건대, 이 지인은 절대 회사 동료가 아니다. 물론, 내가 한 말도 아니다)
조직문화는 대표이사가 전부라는 말. 조직문화 업무를 하면서, 조직문화 관련된 사람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고, 가장 많이 했던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결말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사람이 없기 때문에, 결국 모든 일은 무의미하다는 슬픈 결말을 맞는다. 우리는 이 결말을 그대로 내버려 두어도 괜찮은 것일까?
대표이사가 전부라는 말에, 조심스럽게 되물어 본다. 그렇다면 대표이사만이 우리의 조직문화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일까?
‘누운 배’라는 소설이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중견 조선소 이야기다. 제목처럼 이 소설은 진수식까지 마친, 자동차 6,700대를 실을 수 있는 거대한 컨테이너선이 옆으로 눕는 사고에서 시작한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소설 속 자기 이익만을 쫓는 사람들은 고구마를 백만 개쯤 먹은 것 같은 답답함에 분노를 살포시 얹어 저세상 스트레스를 선물하는 동시에, 이 회사의 끝을 반드시 보고야 말겠노라는 오기를 불러일으켜, 소설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조직문화가 노답인 이 회사에, 드디어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한다. 대표이사는 조선업에 전문성이 매우 높고, 스마트하고, 합리적이며, 열정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신임 대표이사의 임원들을 향한 일갈과 질책은 마치 까스활명수와 겔포스를 동시에 먹은 느낌이어서, 그동안 가슴속에 쌓였던 고구마들을 한 방에 날려 보낸다… 하지만, 그런 대표이사도 결국 이 회사를 바꾸는데 실패한다. 방향은 옳았으되 동지를 얻지 못했고, 이성과 논리라는 칼바람으로 사람들의 옷을 한 겹 정도는 벗겼으되, 태양처럼 사람들이 옷을 스스로 벗게 만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문화라는 것이 사람들이 모여서 생겨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조직의 문화도 <네이키드 애자일>이란 책에서 설명하듯, ‘경영의 모든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이기에, 조직 전체가 함께 해야 만들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원래 하려던 이야기로 돌아가면, 대표이사가 조직문화를 만들거나 바꾸는데 매우 매우 중요한 사람인 것은 맞지만, 대표이사도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고, ‘조직문화’를 만드는 실무자들의 일과 노력이 절대 가치가 없거나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2. 실무자가 조직문화를 2% 바꾸는 방법
그래서 이번 원티드에서 개최한 조직문화 컨퍼런스에서 실무자 관점으로 조직문화에 기여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 공유했는데, 핵심은 아래 3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과도한 책임감에서 벗어나자!
우습게도, 첫 이야기는 실무자들의 정신승리에 대한 이야기다. 실무자의 권한과 영향력의 범위는 작다.(하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데, 조직문화에 대한 책임감을 과하게 가지는 분들이 있다. 사실 내 이야기인데, R&R대비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다 보니 나 스스로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혹시나 나와 비슷한 분이 계신다면, 과도한 책임감에서 벗어나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조직문화는 조직 전체의 책임이다. 또한 결과가 나타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급하게 결과를 얻으려고 하면 쉽게 지친다. 자신의 R&R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되, 길게 갈 수 있는 호흡과 여유가 필요하다.
둘째, 조직문화가 아닌 개인의 경험에 집중하자!
미담을 하나 공유해야겠다. 우리 회사에 있는 멋진 부문장님에 대한 이야기다. 회사에 스탠딩 데스크가 몇 개가 있는데, 이 데스크는 주로 허리 아픈 분들이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통상 직급이 높은 분들이 대개 허리가 많이 아프시다. 충분히 개연성 있으니 굳이 다른 해석을 시도하진 말자.
그런데, 같은 층에 근무하는 한 부문장(팀장님 보다 한 직급 높은 분)께서 옆에 앉은 주니어 정도 되는 팀원이 허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책상을 바꿔 주셨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주신 튼튼한 허리 덕분에 감사하게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스탠딩 책상을, 그 팀원분은 파워 당당하게 사용하고 계신다. 이 얼마나 굉장히 아름다운 미담인가!
그 이야기를 듣고, 문득 우리가 조직의 문화를 조직문화라는 단어로, 몇 개의 키워드로 단순화해서 평균적으로 표현 또는 설명하지만, 사실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은 매우 개인적이고 개별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빨간색 B로고의 익명게시판 앱에 가서 회사 평가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가 별 1개에서 별 5개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한 평점들이 모여서 평균이 되고, 그 평균들의 점수를 가지고 회사들이 비교되고 있지만, 사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과 평가는 사람마다 매우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얻은 결론은 이런 것이다. 조직의 문화는 바꾸기 어렵지만 개인의 경험을 바꾸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개인들의 경험이 모여 조직문화가 되므로, 조직문화를 바꾸려 하기보다, 동료들의 경험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자!
셋째, 동료를 만들자.
2년쯤 전, 부문 회의 문화를 바꾸고 싶어서 도전한 적이 있다. 매주 부문장님과 각 팀의 팀장 및 선임들이 모여서 하는 주간회의였는데. ‘일’은 부문의 모든 사람들이 같이 하는데, 회의는 모두가 함께 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파일럿’이라는 이름을 달고 1달간 부문 회의에 모두를 참여시키는 실험을 했는데, 결국 실패로 끝났다.
회고를 해 보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왜 그 회의를 함께 해야 하는지에 대해 부문 내 동료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던 것, 동료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는데, 내가 답을 정해놓고 시도했던 것 등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혼자서 동료들에게 읍소해서 회의에 참여시켜야 하는데서 오는 마음의 상처였다. 제풀에 지쳤던 것이다. 그때 알았다. 가장 큰 실패 원인은 ‘함께 할 동료의 부재’였음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처럼,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중요하다’는 말처럼, 변화에는 반드시 동료와 연대가 필요하다. 그렇게 회사의 모든 실무자들이 각자의 2%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그것이 연대할 때, 그 최선들이 모여 조직문화가 100%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3. 동료가 경험하는 ‘내가’ 조직문화다.
예전에 회사에서 어떤 교육을 하는 중에,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했다. “이렇게 새로운 방식을 배워도, 윗분들(팀장님들)이 안 변하면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닌가요?”
예전에 어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면서 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어떤 팀장이 이런 말을 했다. “제발 윗분들(임원)부터 먼저 좀 지키라고 해주세요"
팀원은 팀장을 탓하고, 팀장은 임원을 탓하고, 임원은 대표이사를 탓하고, 대표이사는 변하지 않는 직원들을 탓한다. 모두가 남 탓을 하는 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순환을 끊어내는 유일한 칼이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그리고 우리다.
‘나 자신’이 내가 만들고 싶은 바로 ‘그 문화’가 되는 것. 그것만이 실무자가 조직문화를 만들거나 바꿀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그 스탠딩 책상을 사용하는 팀원에게는 그 부문장님의 양보와 배려가 회사의 조직문화인 것처럼.
오늘 이 순간, 내 바로 옆 동료가 경험하는 ‘내가’ 곧 회사의 조직문화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9 ‘좋은’ 피드백이 조직에 해로운 이유
스타트업의 채용인터뷰에 단골로 곁들여지는 질문이 있다. 바로 “피드백”에 대한 질문이다.
‘길동님은 이전 직장에서 주변 팀원들에게 주로 어떤 피드백을 받았었나요?’
‘주변 동료분들은 둘리님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요?’
‘희동님은 리더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했었나요?’
물론 세부적인 내용과 판단 기준은 해당 사람,
직군,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협업’과 ‘성장’이 중요한 키워드인 환경에서 지원자가 양질의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비중있게 다루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채용인터뷰 이외에도 대다수 회사의 인사팀, 조직문화팀 혹은 피플 & 컬처팀으로 불리는 곳에서는 바람직한 협업문화, 건강한 피드백 문화(시스템)를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해 힘쓴다. 피드백에 대해 다룬 다양한 책, 기고문, 기사, 사례, 이론들도 넘쳐난다. 개인과 조직이 성과를 내고 성공하기 위해서 피드백이 그만큼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투명하라!
진실을 담대하게 마주하라!
모든 종류의 피드백이 거침없이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유명한 조직들의 성공방정식으로 여겨지는 명료한 방법론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는 내용들, 어디선가 마주치는 누군가에게 ‘나도 안다’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정말 이해했는지, 체계적으로 안착시키고 성과와 목표달성에 이르는 문화를 안착시켰는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좋은 피드백이란 무엇일까? 좋은 피드백이란 정말 존재할까?
지금까지 고민해 온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피드백인 것 같다. 그런데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감정과 감성이 앞서는 인간으로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행위다. 누군가 나에게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국 쓴소리이지 않은가? 쓴소리를 들을 때면 심장은 벌렁벌렁, 호흡은 가빨라지고 겨드랑이에서는 땀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하며, 콧잔등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얼굴이 화끈거리고, 어떤 때는 억울한 마음까지 생겨나 닭똥 같은 눈물이 막 맺혀버릴 것만 같다.
우리가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감정의 늪에 빠질 때, 진실을 거부하고 싶을 때 나타나는 현상 중 일부다. 사람에 따라서는 진실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길고도 멀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관계가 틀어지거나 어색해져 어떠한 진실도 소용없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괜히 쓴소리, 솔직하게 피드백 했다가 돌아올 피해가 두렵고 내 커리어에 나쁜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 한다. 그리고 타인이 자신을 좋게 봐주길 원하며 관계가 틀어지거나 멀어지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두려워한다. 그러다보니 타인의 부족함이나 미흡함에 대해 말을 꺼리게 되는 동시에 스스로 부족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도 숨기려 하게 된다. 스스로 진실을 말 할 용기가 없어지면서 진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진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배울 수조차 없어진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좋지”라는 생각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이렇게 이어지는 마음의 작용들은 결국 진실을 가로막는 요인, 건강한 피드백을 막는 요인이 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공은 조금씩 멀어져간다. 업계에서 흔히 정의하고 기피하는 관계중심 혹은 관계지향의 문화가 형성된다. 피플&컬처팀은 이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장애물들을 차근차근 없애주는 역할을 맡는 팀인 거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부터 개인과 조직차원에서 다양한 방법론을 탐구하고 적용해보는 거다. 그런데 나는 방법론을 논하기에 앞서 관점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싶다. 일상적인 대화와 생각에서 감정적인 영역을 최대한 이성의 영역으로 전환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좋고 나쁨(호불호), 옳고 그름(시시비비), 선하고 악함(선악) 등은 주관적이며 관념적인 동시에 감정적인 차원의 기준이다.
“그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이 데이터까지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좋았는데요, 나머지는 조금 별로인 것 같아요.”
이런 종류의 생각과 대화들을 일정한 원칙과 기준에 근거한 관점, 적합과 부적합 혹은 건강과 안 건강함 등의 말로 전환해보는 것이다!
“그 아이디어는 고객들이 기존보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서 우리의 목표달성에 적합하네요.”
“앞으로 이 데이터까지 챙겨주시면 제품기획에 더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애초의 기획의도를 충족했어요. 정말 추진력 갑이네요, 그런데 나머지는 처음 합의했던 내용과 다른데 이유가 있었을까요?”
건강한 피드백, 적합한 피드백은 잘한 일에 대한 칭찬과 격려,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에 대한 적확한 지적으로 구성된다. 애당초 합의하거나 설정했던 기준/원칙 혹은 기대치와 비교해볼 때 자신이 얼마나 잘 했는지 혹은 부족했는지, 무엇이 강점이었고 약점이었는지, 무엇을 더 보태거나 제거해야 하는지 등의 진실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속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관점이다.
개인과 조직이 마주해야 할 진실을 가로막는 감정과 장애물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차근차근 제거하면, 모르는 부분과 약점, 실수 혹은 실패마저도 스스로 솔직하게 공개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갖게 된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성의 영역에서 온전한 피드백이 가능해진다.(여기서 피드백과 성과평가/보상을 연결할 것인지의 여부는 또 다른 주제다.)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과 도움, 역량을 빌릴 수 있게 된다. 내가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향한 진실을 추구할 수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고 로봇도 버그가 생겨 오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완벽한 인간은 없고, 완벽한 인사도 없다. 몇 날을 고민하고 토론하고 갑론을박하고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어도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는 주제인 .피드백., 망망대해에 놓인 채 답을 얻지 못하는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건강하고 발전적인 피드백을 향한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개인과 조직이 변혁의 속도를 높이고 끝내 함께 성공하도록 나아가는 그 여정에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해주시면 참 “좋겠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30 직원과 조직문화 행복한 직원
오늘따라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을 때가 있다. 머피의 법칙이 아침부터 나를 괴롭힐 때다.
입으려고 생각했던 옷들이 모두 빨래통에 들어가있다거나, 지하철역까지 왔는데 집에 핸드폰을 놓고온게 생각났다거나, 지하철이 내 눈 앞에서 떠났다거나, 기껏 일찍 나왔는데 열차가 연착되서 회사에 지각했다. 오늘은 정말 재수가 없다.
수 많은 날들 중 하루, 그것도 그 하루 중 고작 몇시간 동안 있었던 일로 그 날은 하루종일 괜히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고, 짜증난다.
하지만 오늘따라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한 대로 착착 이루어진다. 샐리의 법칙이 아침부터 나를 도와줄 때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뭘 입을지 바로 떠오르고, 지하철이 바로 도착하고, 심지어 누군가 내리는 덕분에 자리에 앉게되었다. 오늘은 정말 재수가 좋다.
수 많은 날들 중 하루, 그것도 그 하루 중 고작 몇시간 동안 있었던 일로 그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고, 즐거우며, 행복하다.
smiley, emoticon, anger
저마다의 인생에는 ‘성공’이라는 목표가 있다
.
그것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굳이 일반화를 시켜봤을 때, 궁극적으로는 되돌아본 내 삶이 ‘행복’하다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
많은 회사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
,
즐거운 조직문화가 있는 회사를 바라고 조직문화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있다
. (
*시간이던
,
돈이던
,
혹은 그냥 스트레스만이던*
)
조직문화팀을 새로 꾸리기도 하고
,
제도 신설을 위해 인재를 영입해오기도 하고
,
벤치마킹을 하기도 하고
,
교육을 다녀오기도 한다
.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고민의 시작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묻고싶다.고민하는 부분은 ‘회사’의 조직문화인가 ‘직원’들이 다니는 회사의 조직문화인가?조직문화를 고민하면서 '직원'이 직장 내에서 얼마나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조직문화를 좋게 만들어야 해” 라는
Top-down
식의 업무를 받아서 제도를 만들고
,
교육을 다니고
,
벤치마킹 하는 것인지아니면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
,
“직원들이 즐거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그러한 일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
(물론 조직문화는 Top-down 또는 Bottom-up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서로가 균형을 이룰 때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과연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
또는 즐거워하는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
조직문화를 만든다고? 조직문화는 만드는 것이 맞기는 한 걸까
?
조직문화는 만드는 것이 아니다
조직문화는 아니
,
문화는 제도같이 ‘신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내재화된 행동양식이나 가치관 등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문화이다
.
바꿔 말하면
,
회사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직원”의 행동양식이나 가치관 등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회사의 조직문화이다
.
조직문화가 경직되어 있고 딱딱하다면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직원들의 행동양식이나 가치관이 그러하다는 것이다
.
예를 들어, 만일 회사가 ‘자유로운 연차 사용을 권장합니다
.
’ 라고 할 지라도
,
직원이 연차를 쓰기 전에 ‘나 오늘 일하기 너무 싫다
,
반차 쓰고 싶은데 팀장한테 뭐라고 핑계를 대야하지
?
’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과연 자유로운 연차 사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병원을 가야해서
,
관공서 업무가 필요해서
,
집을 이사하느라 계약서를 써야해서 등 분명한 이유가 있을 때 연차를 사용하는 건 눈치 없이 쓰지만 분명한 이유 없이 연차를 쓰고 싶은데 이유를 만들어야 할 때
,
심지어 아픈 척이라도 해서 연차를 써야한다면 그건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니다
.
그 직원은 “자유로운 연차 사용은 개뿔” 하며 회사에 불만을 가지기 시작할 것이다
.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까
?
몇 년 전 어떤 회사의 조직문화와 관련된 기사를 읽은 게 생각이 난다
.
그 회사의 직원이 연차를 사용하였는데 그 사유가 “하늘이 너무 이뻐서” 였다고 한다
.
이 회사의 직원은 저 사유로 연차를 올려도 아무런 제재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
이런 회사의 분위기가 정말 ‘자유로운 연차 사용을 권장합니다
.
’와 어울리지 않을까
?
좋은 조직문화를 '신설'하기 위해 시간과 돈과 열정을 투자하기보단, 어떻게 하면 더 ‘직원’들이 회사에 시간과 돈
(?)
과 열정을 투자할 지 고민해보는게 더 빠르게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행복한 조직문화는 행복한 직원에게서 만들어진다
.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조직문화 또한 행복한 조직문화가 된다
.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