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의 성과관리, 어떻게 변하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이 뜨거운 화두다. 구글,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혁신기업의 성과관리 툴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존 도어가 펴낸 책까지 출간되면서 OKR은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수많은 인사담당자는 OKR이 무엇이고,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뿐 아니라 관련 정보, 기업 활용 사례, 나아가 OKR에 필요한 템플릿과 시스템을 찾기에 분주해졌다.
그 원인을 찾자면 리더와 인사담당이 고민하는 성과관리에 대한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라는 개념은 조직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된 고민이다. 목적을 가진 조직이 생기고, 그 안에 사람들이 모이면 그들 나름대로 각자가 해야 할 일과 기대 성과물이 정해진다. 누구는 이를 제시간에 멋들어지게 해내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결과물을 만든다. 시간과 돈을 비롯해 임무 수행에 들어가는 자원도 뜨거운 감자다. A라는 사람은 최소의 자원으로 예상치 못한 성과를 만들기도 하고, B라는 직원은 한참이 걸려도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성과관리는 일과 자원, 조직과 사람을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다. 사실 이 간단한 명제와 본질을 간과하면 결국 원하는 바를 얻기 어렵다. 조직은 결국 사람과 일의 합일뿐 아니라, 보유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단위 개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일」 그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시간 개념으로만 보더라도 그렇다. 볼트와 너트를 조립하던 생산라인의 일들은 로봇으로 대체되며 아예 사라져버리기 시작했고,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엑셀과 사투를 벌여 5시간이 걸리던 리포트들이 이제는 버튼 하나로 생성되는 세상이다. 일은 끊임없이 변하고, 기술과 환경의 발전은 「성과」의 모습도 송두리째 바꾸었다.
미래 일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겠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조직의 리더가 어떻게 조직과 개인의 성과를 관리하는지에 대한 글로벌 선진사들의 트렌드를 조망해보려고 한다. 이 역시 일의 변화에 따라 엄청나게 큰 변화를 맞닥뜨리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기재나 방법론이 되는 MBO, KPI, 나아가 OKR도 큰 트렌드 안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협력(Cooperation)과 협업(Collaboration)이 성과관리의 핵심 포인트가 되었다.
과도한 경쟁보다 조직 목표를 달성하고, 협력과 협업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것이 기업의 지속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인한 것이다. 등급화나 서열화를 통한 경쟁이 조직 총합의 관점에서 득이 될 것이 적다는 점도 한 몫했다. 실제로 지구 상에 가장 먼저 강제 배분 방식(Forced-Ranking)을 통해 성과를 만들었다 할 수 있는 GE, 전통 IT기업의 대명사 IBM 뿐 아니라 P&G, MS 등도 상대평가라 불리는 등급화를 과감하게 버렸다.
물론 이후 도입된 새로운 방식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부(약 5~10%) 하위 배분만 남긴 회사도 있고, 또 일정 부분 최상위 성과자만 별도 구분하는 회사들도 나타났다. 이를 결정하는 데에는 기업의 규모와 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절대다수를 이루는 일반 직원들(Mighty Middle)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최우수 인력들만을 관리하겠다는 철학을 가진 회사가 있는가 하면, 괜스레 그런 구분으로 위화감이나 동기부여 저하를 만들지 않겠다는 경영진과 구성원의 공유된 가치를 더욱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등급과 프로세스가 간소화되고 있다.
이는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중요해지는 최근 트렌드를 십분 반영한 결과다. 피평가자 수용성을 높이는 일은 성과관리의 핵심이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평가결과와 실망스러운 면담으로 신음을 앓고 있었던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을까의 고민이 결국 평가의 등급과 프로세스를 더 가볍게 만드는 노력으로 구현되었다.
최근 대다수의 기업은 평가 등급을 3단계로 줄이고 있다. 기존에는 평균 5단계(S-A-B-C-D)로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3단계로 줄이며 이름도 바꾸기 시작했다. 1-2-3이나 A-B-C처럼 서열의 상하관계가 확실한 등급 표시보다는 Exceed Expectation(초과)-Meet Expectation(충족)-Need improvement(부족) 나 Exceed-Achieve-Expects more 같은 단어로 명확한 메시징과 더불어 불필요한 루저 만들기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했다.
프로세스는 다양한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더 빠르고 간단하게 피드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시스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세 번째는 조직-개인 간 목표에 대한 Alignment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중요하다고 했지만, OKR 등의 프랙티스가 알려지며 다시 한번 재조명받고 있는 부분이다. 회사와 조직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Cascade Down 된다는 얘기는 많이 하지만, 현실은 누더기인 경우가 허다하다. 개인은 자기 팀의 정확한 목표나 업무 범위를 공유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구성원 목표의 합이 팀장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정렬(Alignment)되지 않은 목표로 각자가 사방으로 달려 나가는 모양새였다.
조직 전략과 목표 달성 관점에서 개인의 목표와 실행 계획이 수립되는 것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5가지 우선순위를 명확히 제시하여 둘의 상호 연계성을 극대화하려는 P&G나 매년 OKR을 통해 회사-사업부-팀-개인의 Alignment를 높이는 구글이 원하는 것은 하나다.
네 번째는 투명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사장이건 신입사원이건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공유한다. 알아야 맞춰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부분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 목표가 기업 비밀이나 보안에 이슈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공개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내 구성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주면서도, 보안 관점에서 문제가 없는 사항을 스마트하게 찾아내야 한다.
Facebook, Apple, Tesla 등은 경영진뿐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도 언제든지 열람 가능하다. 그가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지를 이해하고 나면 협업도, 지향점도, Win-Win을 만들기도 용이할 것이라는 함의(Consensus)가 자리 잡은 것이다.
다섯 번째, 실시간 피드백과 코칭이 이루어진다.
마이크로 피드백, 리얼타임 피드백이라는 단어가 나온지도 수년이 지났다. 1:1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피드백이 기업과 리더에게 필수적 방법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세대들의 선호도 한 몫했다. 일반적인 특성으로 다수를 일반화하여 관리하는 시대를 넘어 이제 각 개인이 가진 고충과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반영해야 리더십이 제대로 서는 시대다. 뿐만 아니라 팀 리더의 관리 인원수도 10명 내외로 수렴하는 점도 눈에 띈다. 1:1 밀착관리를 통해 개인에 대해 보다 깊숙한 이해를 갖기에 적정한 숫자다.
여기에 다양한 지원 도구들도 제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에 요구하는 상시 면담 프로그램도 이런 행동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어도비(Adobe)의 'Check-in'이라는 프로그램은 리더와 구성원이 수시로 소통하며 진척 관리뿐 아니라 목표도 지속적으로 수정한다. 어도비는 이 프로그램이 회사의 퇴직자를 30% 이상 감소시켰다고 확신한다 말했다.
.Adobe의 Check-in Program.
여섯 번째는 동료 평가다.
한 명의 리더가 모든 구성원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관점이 객관적이기도 어렵다. 또, 리더에게만 잘하는 사람이 왜곡된(?) 평가를 받기도 하고, 살갑지 않지만 성과가 좋은 구성원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런 여러 가지 약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글로벌 선진사들은 동료들의 평가를 적극적으로 청취한다. 협업 경험이 있는 동료가 가장 정확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인터뷰한 구글러 중 다수는 본인을 날카롭게 꿰뚫어 보고, 개선 포인트를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동료평가를 구글에서의 경험 중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 여겼다. 우수한 동료와 그들의 정성 어린 코멘트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일곱 번째, 기술이 성과관리를 직접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평가는 각 개개인의 정성, 정량 데이터가 집결하는 인사 프랙티스다. 물리적으로 데이터가 많을 뿐 아니라, 개인이 조직에서 보여준 행동과 성과물에 대한 결괏값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감히 인사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한 데이터의 집합체가 평가결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했다. 평가 프로세스를 간소화시키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App.) 뿐 아니라, 빅데이터, AI, 텍스트 마이닝을 통한 인사이트 도출 등 최근 핫하다는 기술이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이미 상당한 People Analytics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피드백의 트렌드를 분석해 개인의 향후 행동이나 퇴직을 예측하기도 하고, 다양한 인사 데이터들과 합쳐지며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GE나 IBM은 저마다의 이름을 걸고 간단 피드백 앱도 제공했다. 미팅이 끝나도, 간단한 협업 지원을 받아도, 1:1 대화를 마칠 때에도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몇 분이면 되고, 클릭 몇 번이면 끝난다. 이는 또 다른 데이터 자원이 되고 분석의 재료로 쌓여간다. 기술이 성과관리를 혁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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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GE Application Image.
마지막은 매니저 권한 강화다.
내놓으라 하는 기업들은 그들의 조직 관리 기제의 핵심으로 'Lead by Manager'를 외친다. 조직 관리의 전권을 단위 조직 리더에게 위임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주려는 의도다. 팀 내 평가 등급을 결정하고, 이와 연결된 각종 보상의 최종 의사결정권도 리더의 몫이다.
언뜻 그럴싸해보이는 이런 관리 방식은 준비된 리더의 양성과 선발이라는 거대한 숙제에 마주친다. 제대로 학습된 리더,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지식과 경험이 있는 리더를 양성하고 선발하는 일은 조직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핵심이다.
E-Bay는 글로벌 모든 조직의 리더 전원을 Leader as Coach 프로그램에 입과시키고 수개월간의 집중 교육을 펼쳤다. IBM 역시 매니저 선발의 기준과 필수 교육을 운영하고, 여러 임원들의 인터뷰를 거쳐야만 매니저로 선발되는 허들을 가지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리더의 위험한 운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위 8가지 트렌드에 발을 맞추는 것과 함께 성과관리를 실현하는 그 순간을 지켜볼 필요도 있겠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방법론을 들이대도 결국은 매니저와 구성원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성과관리를 실현하는 모멘트기 때문이다. 자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조직의 성과관리가 바뀌면 조직 그 자체가 바뀐다. 모든 구성원의 역량, 제도, 디지털 인프라가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 이 또한 조직 변화 관리기 때문이다.
긴 글이 되었지만, 성과관리라는 인사의 핵심 어젠다를 위해 고민하는 인사담당 및 리더들이 방향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9 1. 뮤지션을 꿈꾸던 중학생 인사담당자 되다.
오늘의 이야기는 오로지 나의 경험을 토대로 흘러간 시간을 정리해서불특정 다수들에게 전달하고, 가급적이면 함께 공감하고자 한다. 이야기 시작에 앞서 나의 어떤 점들이 HR/GA와 관련성이 있는지 한번 되짚어 보자. - E6 : 아키텍처(내부/조직)에 궁금증을 나는 참을 수 없어, 나는 조금 시야가 남달라?나는 조립을 하고 빌드하는 활동의 게임들을 좋아했다. 플라스틱 장난감 조립과 레고로 원하는 모형 만들기, 전자제품을 뜯고 재구성하고 내부의 구조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이 시기에 나는 대한민국 인원중 1%에 흔한 판상형 건선 피부염을 앓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 후 1년간은 해당 약이 한국에 발매되지 못하여 정상적인 피부를 가질 수 없었다. 나는 일반 친구들과도 어울리는 것이 남들보다 몇 배로는 어려웠고, “위생 상태가 좋지 않으니 저러는 거야” 하면서 비아냥거리거나, 나를 왕따시키고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나는 지하철 안에서 노약자나,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분들, 신체적으로 고통받는 분들, 그리고 마음이 아프신 분들을 보았을 때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편견을 조금은 버리게 되는 그런 과정으로 자라게 되었다. 악취가 나는 노숙자 분들도 주변에 흔히 볼 수 있지만 그들 또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혹여 내가 희생하면 그들에게는 자주 없을 “흔치않은 따뜻한 마음”의 도움을 얻게 되는 것이니까. - M3 : 게임과 예체능에 미치다.누구나 그렇듯 넉넉한 집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상대적인 빈곤이란 것은 존재한다. 다만 이 빈곤을 채워놓아 줄 수 있는 것은 “게임”인데 사이버 머니를 열심히 모으고, 아이템을 수집하고 이것들을 통한 트레이드를 해서 내가 노력한 만큼의 시간에 대한 보상을 얻었을 때에는 그 무엇보다도 이런 활동이 나에게 즐거움을 안겨준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리고 게임에만 몰입하다 보니 어느덧 수학 성적은 4점을 맞았던 적도 있었고, 전교 꼴등에 가까운 석차를 기염을 토해내는 경우도 있었다. 매일 학교에 가면 못다 한 잠을 이루기도 하였고, 늘 담임선생님께는 관심병사와 같은 느낌으로 혼나는 것에 익숙 해져 있었다.어느 정도 게임이 질릴 때 즈음 스포츠 댄스, B-Boy, 보컬, 대중가요 안무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행동으로 바로 옮기며 이를 위한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 하루 6시간 보컬 연습을 하고 일 1시간 이상의 안무 연습과 각종 크고 작은 공연도 하였었다. 물론 친구들의 영향이 가장 컸다. 예고를 진학 하고 싶었지만 금전적인 이유로 진학을 하지는 못했다. - H2 : 예체능을 포기하고, 공부에 전념하다. 그렇다 중학생 때 성실하지 못하고, 다른 활동에 전념했던 나는 전자과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가게 되고 그곳에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제는 10대들이 느끼는 메리트(성인문화 따라 하기, 원동기 타고 다니기, 선생님과 싸우기)등이 나에게는 한심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그제서야 공부가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면서 활동 하던 밴드 1팀과 보컬 그룹 1팀의 활동을 종료하고 공부를 하게 된다. - U.S 1 : 경영학과를 진학하게 된 나는 주변의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다.컴퓨터 공학과나 예체능 학과를 가지 하고 많은 과중에 경영학과를 왜? 선택했니? 그렇다. 전자기기를 좋아했던 나였지만 고등학교3년 동안 생각한 것에 비해 전공의 큰 실망을 했던 나는 경영학과를 진학하게 되었다.이유는 그랬다. 무대 위에서 하고 싶은 메시지 전달과 소통을 더 할 수 없는 나에게 유일한 소통의 기회 즉 PT가 많은 학과, 복잡하고 다양한 학문을 다뤄야만 완성되는 경영학.이것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 하였다. 4년 동안 나름의 학점관리도 하고, 자격증에도 도전해보고, 공모전도 도전 해보았지만 그렇다 할 만큼 큰 성과는 없었다. 졸업하고 나서는 그저 기업에서 원하는 기본 스펙들을 채워나가려고 2개의 아르바이트와 외국어 학원 + 여가 시간을 활용해서 내가 원하는 직무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보았다. 경영 사무원(인사/총무/재무/회계) 직무에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은 무슨 지식이 바탕이 되는가에 대해서 찾아보고 면접 스킬을 통한 나의 PR 능력을 높여갔었다. 그러던 중 첫 면접이 있었다. 그건 회계팀에 신입을 뽑는 면접장이었으나, 해당 실무진 팀장님 두 분께서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하셨다. “영업이나 총무 쪽으로 가시는 게 더욱 좋으실 것 같네요” 라고 말이다.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었다. 대체 왜? 무엇이 그들의 눈에서 내가 어떤 점 때문에 그랬을까? 면접의 차수가 점점 올라가지만 합격 통보는 오지 않았고, 원치 않는 영업 관련 쪽에 대한 광고만이 나의 핸드폰을 가득 채웠었다. 앞이 보이지 않았고, 이제 1년 6개월의 길어진 취준생 덕분에 더 부모님께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그런 힘든 과정에서 친구들과 향락에 빠져 만취해서 놀던 도중 갑작스럽게 나도 모르게 큰 대로변에 있는 택시를 타고 기사님께 한강을 목적지로 이야기를 했다. 달리는 도중에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노력한 것이 적어서, 내가 부족해서, 내가 더욱 절실하지 않아서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들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눈물이 너무 앞을 가려서 달리는 내내 입을 가리며 숨죽이며 울었다. 그때 기사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바른 판단을 하길 바래요. 오늘은 울만큼 슬프고 힘들겠지만, 내일 자고 일어나면 생각이 바뀔 거에요”라고 나를 토닥여 주었다. 이윽고 센스있는 택시기사님은 내 몸을 던질 수 있는 한강 다리 부근이 아닌 한강공원 한중 턱에 세워주고 가버렸다.갑자기 없어져서 걱정하던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전화들이 왔었다. 나는 이제 더 이들의 친구가 아닌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게 될 테니, 마음에 없던 모든 말들을 그들에게 전달하고, 상처를 주었다. 그렇게 걷다보니 이제는 내가 다리 위로 올라가 있었다. 하도 몸을 내 던지시는 분들이 많아서 인지 다리 가이드 쪽에는 한 블록, 한 블록 갈 때 마다 제발 죽지말아달라는 위로하는 글들이 새겨져 있었다.이 한 블록만 더 지나가면 뛰어내려야지, 저 한 블록만 더 지나가면 뛰어내려야지, 그래야지 하면서도 점점 더 살고 싶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당시 아르바이트를 했었던 점장님께 그 새벽 시간에 전화를 했다. “점장님 저 정규 매니저로 채용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했더니 두말하지 않고 내일 입사지원서를 내라고 했었다. “그래... 경영 사무원은 나의 길이 아녔나 봐...” 하면서 그간 부모님께 죄송한 아들로서 돈이라도 벌어오는 평범한 아들 이라도 되어보자 생각하면서 용산역 첫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당시 첫차를 기다리면서 촬영한 실제 사진
저 태양을 보면서 다짐했다. 그래도 매일 태양은 뜨지 않는가? 나의 찬란한 태양은 뜨는가?며칠 뒤 그래도 경영사무원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아. 계속해서 이력서를 1,000개를 넘게 내던중에 면접의 기회가 찾아왔다. 면접 첫 질문은 이것이었다.당신이 생각하는 직무 가치관이 무엇이냐? 나는 위 한강 과정을 겪으면서 절실했고, 많이 준비한 대사를 읍조리기 시작했다.인사/총무는 회사의 기업의 어머니와 같이 살림살이를 관리하고, 그들에게 생산성을 확보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조력자의 포지션 입니다. 그리고 저의 비전 트리를 통해 도출된 슬로건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신뢰 있는 사람”이 궁극적인 삶의 목적이라는 점을 꼭 설명했었다. 이러한 슬로건 때문에 사람들 간의 가치관이 틀어지거나, 다르거나 할 때 중간에서 그들의 간극의 차이를 좁혀주고, 원활하게 소통 할 수 있는 촉진 자가 되는 것이 저의 꿈이라고 전달 했다.최종 인성 면접에서 나보다 회사와 가깝고 경력이 더욱더 많은 사람들 총 3명으로 최종면접을 보게 되었다.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기본 OA 능력에 대한 검증 정도와 인성 위주의 면접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며칠 뒤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나는 믿어지지 않았다. 정규직이 맞습니까? 통보가 잘못 온 것은 아닙니까? 여러 번 되물어볼 정도로 믿겨지지가 않았다. 가족들은 그야말로 파티 분위기였다. 어머니께서 사주신 비싸디 비싼 새빠시시 정장으로 생긴 자존감이 나를 택해준 이유였을까? 아니면 절실하게 간절하게 해당 직무를 하고 싶었던 나의 마음에 답을 해주신 걸까? 그렇게 나는 합격통보 후 매일 아침 7시 30분까지 회사를 출근하게 되었다. - 정리 해보자면아직 HR/GA 업무 5년 미만 차 주니어레벨의 나는 취업 전 여러 과정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잘하고, 그 잘하는 것을 어떻게 업무에 적용해서 현실화를 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나 자신에게 수없이 물어본 결과를 통해서 얻은 직무라고 생각한다. 취업 전 가지의 나의 성장 과정에서 나의 직무를 택할 수 있었던 이유1) 늘 구조나 내부(사람)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는 점2) 게임과 노력의 몰입(공부, 시도)을 통한 결과물에 대한 단맛의 희열을 깨달음3) 예체능의 기질이 있다면 다양한 소통 방법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가치를 전달 할 수 있다.4) 대중들(임직원) 앞에 서서 어떤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말하고 소통하는 촉진자 역할5) 안되는 것은 포기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현실감6) 편견으로 걸러진 사람에 대한 이해가 아닌 가치관의 다름에 대한 사람의 이해력7) 어렵게 얻은 직무인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는 소중한 나의 직무 지금도 시장 환경으로 인하여 고통받고 있는 다양한 취업 준비생분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내/외부 환경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앞으로도 더 어렵고 포기하고 싶은 날들이 더욱 많이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자격증 하나 없고, 전문적으로 배운 것 하나 없는 필자 또한 취준생 과정을 통해서 원하는 직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쉽게 포기하지 말라. 정녕 경영사무원 계열 업무를 하고 싶은 이유가 확고한가? 그저 보여지는 모습과 판타지에 빠져서 이유없이 기계처럼 지원서를 넣고 있는 것은 아닌가 ? 정말 인사는 만사라고 느끼는데 우리같은 담당자들은 행동/표현/말투/몸짓이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인사정책의 색 까지 표현하게 되어있다. 그들처럼 생각하고 그들처럼 말을 하려면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볼 수 있는 간접적인 경험들을 지식보다는 좀 더 추천하고자 한다.(예시 : 사장의 마음과 유사한 책) □ 마치면서뉴노멀(새로운 표준)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지금.파괴적인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인사 관련 담당자들의 역량이 가장 많이 필요한 지금의 시대. 앞으로 비대면에 관련한 새로운 가치관과 업무 프로세스 혁신이 필요한 현재.“우리는 어떻게 대응 하고 결정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면서 짧고도 긴 글을 마치도록 한다. 다음 편은 내가 생각했던 인사 총무 실무와 실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 다음 글 예 고 : 직무는 다르지만, 사무환경 직장인을 간접경험을 해볼 수 있었던 드라마 “미생” 끝.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2.08 선리싼리 (선량한 리쿠르터 vs. 싼마이 리쿠르터) EP#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EP #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月刊 선리싼리 에서는 리쿠르팅에 대한 얘기를 하려한다. 채용을 오래했다는 것이 채용을 잘한다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20년 넘는 인사 경험 중에 채용을 가장 많이 하였고, 다양한 case들을 바탕으로, 어떤 리쿠르터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자질과, 스킬, 지식 등을 나누고자 한다. 정답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선택일 뿐이다. 질문과 토론은 언제나 환영한다.
EP #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지난번에는 리쿠르터의 자격에 대해서 손병호 게임을 통해 알아보았다. (EP#1. 리쿠르터의 자격 – 손병호 게임) 이번에는 리쿠르터로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만한 질문을 바탕으로, 선량한 리쿠르터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한다.
Q. 현업에서 채용 의뢰한 직무에 대해서, 리쿠르터인 내가 해보지도 않은 직무인데, 어떻게 좋은 후보자를 소싱하여 현업에 전달할 수 있을까?
업무간접 경험과 Kick off 미팅(feat. Hiring manager)
Job Description(JD 직무기술서)를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하기로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만나는 JD는 대부분이 불친절하다.
우선, 직무에 대한 이해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들어본다. 이 간접 경험은 루틴하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전반적인 업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Hiring manager와 함께 하는 Kick off 미팅. 이 미팅에서는 해당 포지션의 역할과 기대수준, JD의 요건을 만족하는 (그러나, 아직 컨택하지 않은) 후보자의 resume 리뷰를 Hiring manager의 언어로 들어보며, 해당 포지션에 대한 target 수준을 현업과 리쿠르터가 같은 눈높이로 가져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미팅에 협조적이지 않은 Hiring manager가 있다면, 그 부서의 채용을 후순위로 가져가도록 하자. 채용에 협조적이지 않거나, 리소스를 쓰지 않는 Hiring manager는 채용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는 사람이다.
리쿠르터는 후보자의 차별화된 특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리쿠르터 본연의 업무인, 적합한 인재를 sourcing해 내고, 일정 기준 이상의 서류검토대상자/면접대상자를 선별해내야 하는데 여기서 리쿠르터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다.
선량한 리쿠르터인가 싼마이인가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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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기반으로 서류상의) 최소한의 기준만 맞추어 현업에 전달하면 싼마이 리쿠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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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기준 +
후보자를 현업에 추천하는 리쿠르터로서의 이유
가 있다면 선량한 리쿠르터
후보자의 이력이 JD기준에 맞는지 안맞는지만 확인하는 것은 글자 맞추기와 무엇이 다른가? 고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자신이 리쿠르터로서 존재의 이유가 증명이 되어야만, 즉, 글자맞추기 이상의 insight를 던질 수 있어야만, 그 리쿠르터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Greencard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 어떤 insight를 어떻게 찾아야할까?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해본다
이 후보자를 면접해야 하는 이유를 한 두 문장으로 써본다
이 사람을 왜 면접을 봐야하죠? 라는 Hiring manager의 질문에,
“JD에 있는 필수조건을 다 만족했습니다” 라고 말할것인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건 글자맞추기에 불과하다.
이 사람을 면접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
가 있어야 한다.
“이 후보자는 아직 이직경험이 없지만,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직무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가 정체하고 있는 industry에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회사라면, 이 분이 물만난 고기처럼 펄떡일 것 같습니다”
“ 이 후보자는 본인의 이력을 과장하지 않고, 본인이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배우고 느낀것을 얘기합니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있는 후보자입니다”
이정도 insight는 리쿠르팅을 오래한 시니어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경력이 많은데 일 못하는 사람 주변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따라서 이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호기심과 용기
에서 비롯한 학습의지가 당신의 실력을 높여줄 것이다. 이 부분이 리쿠르터로서 가져야할 중요한 자질이다.
배움을 잘하려면, 호기심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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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력의 무의식 상태’
에서는 아무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어떤 것을 배워야하는 필요를 못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예를 들자면, 내가 아제르바이잔 언어를 못하는데, 굳이 내 인생에서 그 필요성을 못느끼니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호기심이 생기면 배움의 시작이다.
고등학교때 호기심에 당구장에 처음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반 친구들을 만났다. 그 친구들은 공을 따박따박 잘 맞춘다. 스핀 (
시네루
)도 넣고, 당구채 (
큣대
)를 잡는 자세도 뭔가 안정적이다. 당구 못치는 내가 등신 같이 느껴진다. 이상태를 ‘무능력’의 ‘의식’ 상태라 한다. 내가 당구를 못친다는 무능력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이다. 이제, 다음날 부터 learning이 일어난다. 나의 무지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에게 당당히 서기 위해, 좀 놀아보인다는 아우라 (
후까시)
를 위해 열심히 시간을 투자한다. 공의 바깥쪽을 큐태로 부드럽게 때려 스핀을 준다. 한번에 하나씩 배워나간다. 밤에 자리에 누워 천장을 보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이고 쓰리쿠션 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호기심에 따라간 당구장에서 나의 (당구)무능력을 인지했다 (무능력의 의식상태). ‘
무능력의 무의식 상태’
가, ‘
무능력의 의식상태’
로 바뀌고, learning하고자 하는 용기가 생겼다. 이제부터 필요한건 용기다. 무능력이 능력으로 바뀌는 순간까지, 즉 ‘
능력의 의식상태’
까지 용기를 가지고 배워나가면 된다. ‘
정리하면, 무의식/무능력 ➡ 의식/무능력 ➡ 의식/능력 상태 가 되는 것이다.
리쿠르터는 다양한 직무를 다루는 직업이다. 또한 호모사피엔스라는 가장 진보한 종을 다룬다. 이 고도의 직무를 잘 해내기 위해, 리쿠르터에게 요구되는 자질의 시작은 호기심과 용기로 부터 일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호기심과 용기는 마음만 먹으면 다 가질 수 있겠다.
선량한 리쿠르터가 되기위해 필요한 자질. 호기심과 용기.
당신을 싼마이와 구별 지어줄 아이템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8 ‘좋은’ 피드백이 조직에 해로운 이유
스타트업의 채용인터뷰에 단골로 곁들여지는 질문이 있다. 바로 “피드백”에 대한 질문이다.
‘길동님은 이전 직장에서 주변 팀원들에게 주로 어떤 피드백을 받았었나요?’
‘주변 동료분들은 둘리님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요?’
‘희동님은 리더에게 피드백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응했었나요?’
물론 세부적인 내용과 판단 기준은 해당 사람,
직군,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협업’과 ‘성장’이 중요한 키워드인 환경에서 지원자가 양질의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비중있게 다루는 것은 대부분 비슷하다. 채용인터뷰 이외에도 대다수 회사의 인사팀, 조직문화팀 혹은 피플 & 컬처팀으로 불리는 곳에서는 바람직한 협업문화, 건강한 피드백 문화(시스템)를 만들고 발전시키기 위해 힘쓴다. 피드백에 대해 다룬 다양한 책, 기고문, 기사, 사례, 이론들도 넘쳐난다. 개인과 조직이 성과를 내고 성공하기 위해서 피드백이 그만큼 중요한 주제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투명하라!
진실을 담대하게 마주하라!
모든 종류의 피드백이 거침없이 오갈 수 있어야 한다!
유명한 조직들의 성공방정식으로 여겨지는 명료한 방법론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는 내용들, 어디선가 마주치는 누군가에게 ‘나도 안다’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정말 이해했는지, 체계적으로 안착시키고 성과와 목표달성에 이르는 문화를 안착시켰는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좋은 피드백이란 무엇일까? 좋은 피드백이란 정말 존재할까?
지금까지 고민해 온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피드백인 것 같다. 그런데 ‘진실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감정과 감성이 앞서는 인간으로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힘든 행위다. 누군가 나에게 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결국 쓴소리이지 않은가? 쓴소리를 들을 때면 심장은 벌렁벌렁, 호흡은 가빨라지고 겨드랑이에서는 땀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하며, 콧잔등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만큼 얼굴이 화끈거리고, 어떤 때는 억울한 마음까지 생겨나 닭똥 같은 눈물이 막 맺혀버릴 것만 같다.
우리가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감정의 늪에 빠질 때, 진실을 거부하고 싶을 때 나타나는 현상 중 일부다. 사람에 따라서는 진실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길고도 멀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관계가 틀어지거나 어색해져 어떠한 진실도 소용없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은 누구나 사회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괜히 쓴소리, 솔직하게 피드백 했다가 돌아올 피해가 두렵고 내 커리어에 나쁜 영향을 주고 싶지 않아 한다. 그리고 타인이 자신을 좋게 봐주길 원하며 관계가 틀어지거나 멀어지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두려워한다. 그러다보니 타인의 부족함이나 미흡함에 대해 말을 꺼리게 되는 동시에 스스로 부족하거나 잘 모르는 부분도 숨기려 하게 된다. 스스로 진실을 말 할 용기가 없어지면서 진실을 들을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진다. 진실을 마주하기 위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배울 수조차 없어진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좋지”라는 생각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이렇게 이어지는 마음의 작용들은 결국 진실을 가로막는 요인, 건강한 피드백을 막는 요인이 된다. 개인과 조직의 성장과 성공은 조금씩 멀어져간다. 업계에서 흔히 정의하고 기피하는 관계중심 혹은 관계지향의 문화가 형성된다. 피플&컬처팀은 이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장애물들을 차근차근 없애주는 역할을 맡는 팀인 거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부터 개인과 조직차원에서 다양한 방법론을 탐구하고 적용해보는 거다. 그런데 나는 방법론을 논하기에 앞서 관점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싶다. 일상적인 대화와 생각에서 감정적인 영역을 최대한 이성의 영역으로 전환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좋고 나쁨(호불호), 옳고 그름(시시비비), 선하고 악함(선악) 등은 주관적이며 관념적인 동시에 감정적인 차원의 기준이다.
“그 아이디어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이 데이터까지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좋았는데요, 나머지는 조금 별로인 것 같아요.”
이런 종류의 생각과 대화들을 일정한 원칙과 기준에 근거한 관점, 적합과 부적합 혹은 건강과 안 건강함 등의 말로 전환해보는 것이다!
“그 아이디어는 고객들이 기존보다 더 빠르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서 우리의 목표달성에 적합하네요.”
“앞으로 이 데이터까지 챙겨주시면 제품기획에 더 빠르게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애초의 기획의도를 충족했어요. 정말 추진력 갑이네요, 그런데 나머지는 처음 합의했던 내용과 다른데 이유가 있었을까요?”
건강한 피드백, 적합한 피드백은 잘한 일에 대한 칭찬과 격려,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에 대한 적확한 지적으로 구성된다. 애당초 합의하거나 설정했던 기준/원칙 혹은 기대치와 비교해볼 때 자신이 얼마나 잘 했는지 혹은 부족했는지, 무엇이 강점이었고 약점이었는지, 무엇을 더 보태거나 제거해야 하는지 등의 진실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속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관점이다.
개인과 조직이 마주해야 할 진실을 가로막는 감정과 장애물의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차근차근 제거하면, 모르는 부분과 약점, 실수 혹은 실패마저도 스스로 솔직하게 공개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갖게 된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성의 영역에서 온전한 피드백이 가능해진다.(여기서 피드백과 성과평가/보상을 연결할 것인지의 여부는 또 다른 주제다.)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과 도움, 역량을 빌릴 수 있게 된다. 내가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향한 진실을 추구할 수 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고 로봇도 버그가 생겨 오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완벽한 인간은 없고, 완벽한 인사도 없다. 몇 날을 고민하고 토론하고 갑론을박하고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어도 이야기 거리가 넘쳐나는 주제인 .피드백., 망망대해에 놓인 채 답을 얻지 못하는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건강하고 발전적인 피드백을 향한 질문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개인과 조직이 변혁의 속도를 높이고 끝내 함께 성공하도록 나아가는 그 여정에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함께 해주시면 참 “좋겠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30 숫자는 소통을 위해 거들 뿐 (Feat.조직문화 진단을 바라보다)
어느 마을에 사이 좋은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그 형제에게는 누구에게도 없는 보물이 하나씩 있었지요. 첫째에게는 어디든지 원하는 곳을 다 볼 수 있는 망원경이 있었고, 둘째에게는 어디든지 원하는 곳을 갈 수 있는 양탄자가 있었으며, 막내에게는 먹으면 어떤 병이든 낫게 해주는 사과가 있었지요.
그러던 어느날, 첫째가 동생들에게 말했어요. "동생들아 내가 망원경으로 보니 저쪽 먼 나라 공주님께서 불치병에 걸려서 명의를 찾고 있다는구나. 그래서 누구라도 공주를 낫게 해주는 사람을 공주와 결혼을 시켜주고 큰 돈을 준대. 아파서 저렇게 고생하고 있는 공주님을 위해 우리가 가야 하지 않겠니?" 그랬더니 동생들은 흔쾌히 응하였고, 둘째는 바로 양탄자를 준비했어요. 그리고 그 나라에 도착한 형제는 막내가 가지고 있던 사과를 공주에게 먹여서 공주님을 낫게 해주었지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첫째는 내가 먼저 공주가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걸 발견했으니 내 공이 가장 크다고 했고, 둘째는 내 양탄자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이렇게 먼 나라까지 올 수 있었느냐고 했고, 막내는 내 사과가 아니었으면 공주가 낫지 못 했을 거라고 했지요.
우리 사회에서 ‘헌신’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인용하고 있는 천일야화 속 이야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의 결말은 자기가 가진 것이 없어질 것을 알고도 공주를 위해 기꺼이 사과를 내어준 막내와 공주님이 결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준 후 결말은 들려주지 않고 이런 질문을 던져봤다."얘들아, 이들 중 누가 공주님과 결혼을 해야할까?"그러자 6세 아이가 이런 대답을 한다.**“결혼은 서로 행복
하기 위해서 하는 건데, 왜 공주님의 의견은 안 물어봐요?"**순간 멍해진다. 이게 우문현답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필자는 현업에서 10여년간 조직 내 소통 업무를 담당해왔다. 그것을 위해 워크숍, 캠페인, 행사, 진단, 교육 등 많은 업무를 경험했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 하나. 소통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이지만 조직에서 행하는 소통에는 ‘서로’가 빠져있다는 것. 우리네 조직에서는 직원들에게 ‘상호 성장’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아니 달콤한 열매 이미지를 내보인다. 그리고 ‘함께’ 잘 해보자고 말한다. 그런데 서로 성장하자고 하면서 구성원들의 마음이나 인식은 어느 정도나 귀하게 여기고 있을까? 요즘은 그나마 많은 회사에서 구성원들의 마음과 인식을 알고자 조직문화 진단이라는 수단을 택한다. 아주대학교 김경일 교수의 강연 중 이런 말이 있었다. “19세기 들어오면서 자연과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자연 과학이 발전했다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현상을 숫자라는 단일 표기체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거죠. 그러던 중 철학자 중 일부가 ‘사람의 마음도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합니다.” 조직문화 진단은 직원들의 마음과 인식을 숫자라는 단일 표기체로 표현한 데이터를 얻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정말로 신뢰할 수 있는 결과일까? 내가 생각하는 5점의 강도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5점 정도의 강도가 같지 않은데 표기하는 수단만 같은 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결국 숫자는 편의를 위해 취하는 수단일 뿐 그것 자체가 의미가 되기는 어렵다. 응급실에서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 1~10중 어느 정도에 해당하는지 묻고 난 후 정밀 검사를 또 하지 않던가? 진정으로 마음을 알고자 한다면,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숫자라는 표기체를 기반으로 알아가기 위한 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요즘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업무 환경을 맞이하여
‘
소통
’
이라는 단어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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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필자는 조직에서 행하는 소통에
‘
서로
’
라는 단어를 호출하여 구성원들의 마음과 인식을 알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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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지 않던가.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