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차려보니 학습문화 구축 담당자였던 건에 대하여]
올리브영에는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본인이 프로페서가 되어 자발적으로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내 학습 제도 "러닝셀"이 있습니다.
2020년 시작되어 벌써 5년째 운영되고 있는 올리브영 고유의 제도입니다. 실제로 면접을 보러 오시는 분들이 러닝셀에 대해서 언급하시기도 하고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는지 질문해주시기도 합니다. 잘 운영되고 있고 사실 점점 더 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작년 1년 간 사내 학습 제도를 운영하면서 담당자로서 얻은 경험에 대해서 공유 드리려고 합니다.
📌러닝셀을 운영하며 얻은 담당자의 Lesson learned
1️⃣ 절대적인 축적의 시간
자발적 학습조직이니까 HR이 관여하면 안되는 것 아니야? 임직원들이 알아서 할 수 있도록 물러나 있어야지? 궁극적으로 저희가 그리는 그림은 그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때 그 제도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떤 것인지 HR에서 설명을 해준다 하더라도 직접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성원들은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초반에는 HR주도로 지식과 노하우를 갖춘 구성원이 해당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성공 사례들이 모델이 되고 구성원들은 "아 자발적 학습 제도는 이런 것이구나!" 감을 잡게 됩니다. 구성원들이 러닝셀이라는 제도를 인지하고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되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습니다. 담당자도, 구성원들도 새로운 제도에 익숙해지는 경험 축적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 HRD에도 필요한 마케터적 사고
3년 정도 제도를 운영해보니 러닝셀에 입과한 구성원들의 데이터가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자발적 학습문화가 전사로 확산되기 위해서 우리가 타깃 해야 하는 직급과 조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타깃 고객 조사를 통해서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러닝셀 강의 하나하나를 일종의 상품으로 생각하고 기획했습니다. 강의명을 지을 때는 타깃으로 하는 구성원들에게 흥미를 끌기 위해 카피라이팅 기술들을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는 이메일을 통해 강의를 알리고 있었는데, 사내 메일 이외에도 더 많은 분들에게 강의를 알릴 수 있는 채널을 고민했습니다. 사내 게시판을 활용하기도, 러닝셀만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고 오프라인에 포스터를 붙여 알리기도 했습니다. 홍보 메일을 보내는 시점, 포스터를 부착하는 시점도 구성원의 하루 일과 사이클과 동선을 고민해 정했습니다.
3️⃣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아는 건 초코파이 뿐
구성원에 대한 감사와 존경은 말과 행동으로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쏟아지는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사내 강사로 참여해주시는 프로페서와 강의에 참여해주시는 구성원에게 감사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러닝셀이 시작된 이후로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프로페서에게 참여 인증 뱃지와 작은 선물, 감사 편지를 전달 드리고 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시상식을 열어 모든 프로페서를 모시고 시상식을 진행했습니다.(핑계고 시상식을 보다가 영감을 받아버렸습니다...😅) 감사하게도 프로페서 전원 참석해주셨고, 구성원들도 150분이 참석해주셔서 생각보다 더 큰 규모로 진행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상식에 참여하신 프로페서들이 너무 즐거워하셔서 저 또한 뿌듯한 행사였습니다.
4️⃣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
21년 시작되었을 때 모두에게 낯설었던 러닝셀은 이제 구성원 분들에게 익숙한 제도가 되었습니다. 러닝셀이라는 학습제도의 성공적인 안착과 운영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자발적 학습조직 구축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미션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역량 강화하는 것입니다. 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또 다른 효과적인 수단은 없는지 끊임없이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 중 하나로 올해부터 러닝크루라는 사내스터디 제도를 운영 중에 있습니다. 스터디 주제부터 스터디 멤버, 목표, 방법, 지식 공유 방법까지 구성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학습하는 경험을 통해 자발적 학습문화가 단단히 뿌리내리길 기대합니다.
📌구성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제도의 기획자
올리브영 구성원들의 열정을 보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교육이나 제도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져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십니다. 항상 교육이나 제도를 기획할 때 기대했던 수준보다 많은 구성원이 참여해주시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비옥한 땅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을 느끼곤 합니다. 그냥 작은 씨앗을 뿌렸을 뿐인데 거대하게 자라는 나무를 바라보는 마음이랄까요? 구성원 안에 잠재 되어있는 열정을 마음껏 터뜨릴 수 있는 교육과 제도를 기획하는 기획자로 올해도 성장하고 싶습니다.
차희재 in 인살롱 ・ 2024.06.24 월간시도 : 스타트업 HR 담당자의 고군분투기, 제 1편_시작은 작고 소중하게
월간시도 : 스타트업 HR 담당자의 고군분투기
제 1편.시작은 작고 소중하게
스타트업이란 곳이 정말 신기합니다. **이곳에는 정답이 없습니다.**어떻게든 시도하면 되고 여러 도전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어떻게 해도 구렁텅이 같을 때도 있고, 어떻게 해도 딱딱 들어맞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참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에서의 6년 차가 된 지금에서 그 시간을 돌아보니, '그래도 모든 시도는 참 의미 있었다.'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처음 원티드 인살롱 필진으로 제의를 받았을 때, 제가 했던 생각은 단 한 가지였는데 '누구라도 이 글을 통해 용기를 얻고 시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였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 처럼요.유니콘이 되어가는 기
업들을 보면서, 우리는 참 부러워하기도 그리고 한 편으로는 '우리는 언제 저렇게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막막해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모두가 유니콘은 아니지만, 우리가 몸담은 각각의 영역에서 혁신을 이루어 나가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는 여러분에게 제가 시도했던 것, 그리고 시도 중인 것, 그리고 시도할 것들에 대해서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어떤 분이라도 함께 시도하고 싶다면 "함께 시도"로 참여하실 수 있으니, 문의 부탁 드립니다.도입에 말씀 드렸던 것처럼, 시작은 작고 소중하게 해야 합니다.거창한 것들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당장 실행 가능한 것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모하지 않게요. 최소한의 계획은 필요합니다. 말
그대로 시작은 작고 소중하게 하면 됩니다.
저의 작고 소중한 시작 중 한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저는 책을 읽거나 교육이나 포럼 혹은 세미나에 참석할 때 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완독 후에 혹은 참석 후에 시도 가능한 것 딱 하나만 시도해보자.' 라고요.당시 제가 참석했던 것은 참여인원만 몇백 명의 대규모 HR 세미나였고, 해당 세미나의 연사로 오신 분들께서 소개해 주신 것들은 고작 3년이 채 되지 않은 조직에 도입하기에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일들이었습니다.세미나가 끝나고 다음 날 사무실에서 저는 세미나 때 받았던 책자를 뚫어지게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자, 이 중에 딱 하나만 시도해 보자!' 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책자를 째려보았는지 모릅니다.그 결과 시도하게 된 것이 **후보자 경험 설문(Candidate Experience Survey)**이었습니다.동료들과 함께 설문의 항목을 구성하여 설문을 만들고, 후보자에게 인터뷰 안내 시 해당 항목에 대한 안내를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귀한 시간을 내서 설문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바로 반영한 가능한 부분(면접 장소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안내와 같은)부터 새로운 기준을 세우는 일들(면접 평가의 기준 재설정, 면접관 교육)에 대한 인지와 준비 등 후보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의 모든 HR 담당자들을 응원하며 도전하고 싶습니다.여러분의 작은 시도는 어떻게든 조직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조직의 규모가 작든, 부여된 예산이 적든 많든, 어떤 모습이나 방향으로든 여러분이 시도하면 조직은 변화하게 되어있습니다. 모든 시도가 성공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시도를 멈추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일단 시작하세요. 작고 소중하게요! 다음 편에서는, "함께하는 HR"에 대한 시도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기대해 주세요!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4 진심을 담아 역사 속을 사는 인사담당자 되기 - 플레이리스트 윤소천
❗️ 플레이리스트 경영지원팀 리드이자 생존 7년 차인 윤소천님 이야기
#HR 정의하기
대기업에 있을 때 '인사 직무를 다섯 자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신입 공채 단계에서 각 직무를 소개하는 데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여러 HR 담당자에게 물어봤던 것 같다. 당시 내가 했던 대답은 '무한책임감'이었다. HR은 수치로 환산되는 실무의 전면에 서 있지는 않지만 결국 사람과 제도를 통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비록 대기업이라는 관료화된 조직에 있더라도.
그 후 약 100명 정도 인력이 있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전히 누군가 나에게 'HR을 다섯 자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더욱 확고하게 ‘무한책임감’이라고 대답할 것 같다. 성장하는 작은 조직에서는 HR이 해야 할 일이, 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다.
그리고 최근 들어 체감하는 것 하나 더. 인사담당자는 조직 내의 ‘갈등 조정자’ 역할을 한다. 고도로 정치역학적인 일로 보이지만 그보다는 진심이 하는 일이다. 갈등의 해결은 머리와 가슴이 함께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인사 업무의 다섯 자 정의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풀지 못한 풀어야 하는 질문
인사담당자로서 당장 우리 회사의 현안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만, 가능하다면 사회의 변화와 일의 미래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래서 전공 분야 공부를 놓지 않고 HR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변화에 관해서도 관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노동시간의 단축, 언택트 근무, AI의 발달, 노동소득과 자본소득 이슈 등. 우리 사회에서 일의 의미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내 앞의 현실과 커다란 역사적 흐름을 조화롭게 함께 조망하고 적시에 고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한동안 고민했으나 아직 풀지 못한 문제가 있다. 업종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끌어낸 기업들이 있다. 만약 이러한 회사들이 업종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내부 구성원의 대다수를 교체하였다면, 이 회사는 예전과 동일한 회사라고 할 수 있을까? 소속 구성원이 모두 바뀌더라도 회사라는 법인이 살아남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아마 채용과 노동에 대한 인식, 회사와 주주의 본질에 대한 판단, 국가와 사회의 역할에 대한 생각에 따라 각기 다른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역시 여러분과 함께 생각을 나누어 봤으면 좋겠다.
#인사담당자로 산다는 것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를 거쳐왔지만, 인사담당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몇 번의 우연이 겹쳐 현재의 업무를 하게 되었고 비록 힘든 일도 많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업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사담당자로 살면서 가장 힘든 점은 사람의 일이라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다양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점이기도 하다. 지나간 자리에 진심이 남는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서로 다른 두 조직에서 HR 업무를 해보니 HR의 본질은 같지만, 상황적 변인 역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럴수록 또 다른 조직에서 다른 변인을 다루어 보고 싶은 욕심이 커진다.
앞으로도 다양한 곳에서 현실을 직시하되 진심을 담아 큰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고민하는 인사담당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 다음 인터뷰이를 빵야빵야
"항상 좋은 자극을 주는 MBX(Memebox) 임세호 Director를 추천합니다. 학창시절 친구였지만 어느새 함께 HR 업무를 수행해나가는 동료가 되었습니다. 제가 HR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마다 좋은 자문을 얻는 소중한 논의 상대입니다. 많은 분에게 인사담당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소천님과 생각을 나눠보세요.
윤소천 (Socheon Yoon) - Playlist Lead ㅣLinkedin .인사담당자로 살아남기 시리즈.무한 경쟁 시대. HR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의 생존 스토리를 담습니다. ⛑전체보기2020-11 작성된 글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4 ‘환상의 팀 케미’ 대한 단상
지난 12월 23일 종무식을 끝으로 2020년 연간 회사 일정을 모두 마무리 하고 2021년 1월 4일까지 11일 간의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긴 휴식을 가졌는데, 코로나로 지인들과 약속도 다 취소된 마당에 책도 읽기 싫고 운동도 하기 싫어 집에서 딩굴댕굴… 동태처럼 목적없이 초점없이 정면을 응시하던 두 눈에 일년 내내 데면데면 했던 ‘TV’가 보였다.11일간 나는 무제한 스트리밍서비스 하나를 뚫어 내 동태눈에 영점 조절을 마친 후 드라마 두 편과 평소 좋아하는 유재석님이 진행하는 예능프로 정 주행을 시작했다. 평일엔 시간이 없어 TV는 벽에 걸어두는 장식에 불과했는데, 이제야 제 값을 하는듯^^몇 년간 HR 소속으로 일하며 생긴 습관은 평소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들을 업무영역에 적용해보거나 연결해 보곤 하는데 최근 고민하고 있는 HR과제들 중 ‘팀 케미 강화’와 관련하여 생각해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결국…. 집에서 TV를 보다가 회사 생각한 이야기다.
‘팀 케미’라는 용어는 ‘팀 웍(Team Work)’과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개념이다. 케미는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잘 어울릴 때 사용하는 신조어인데, 화학반응을 의미하는 ‘Chemistry’의 줄임 말로, 팀 케미는 팀 구성원들이 서로 조화롭게 혼합되어 역량의 시너지가 발생할 때 사용한다.
진정 팀 케미가 좋을수록 팀 성과도 높아지는 걸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팀원간의 케미가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성과가 팀 케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상호 관련성은 있으나 인과관계는 없을 수도 있고, 제 3의 다른 X인자들이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자기들끼리 분위기는 좋은데 팀 성과는 바닥인 경우도 많이 봤다) 예를들어, 축구경기를 보다 보면 이 팀의 분위기가 좋아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지,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팀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명확한 연구결과가 없다 하더라도 ‘팀 케미가 좋지않으면 성과가 좋을 리 없다’는 사실은 굳이 논문을 찾아보지 않아도 명백할 것이다. 그럼 팀 케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스토브리그
야구드라마인 것 같지만 ‘야구단’드라마인 스토브리그에서 앞어서 설명한 팀 케미가 무(無)에서 유(有)로 전환되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HR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면 좋을 것이라는 주변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는데 조직운영, 경영진단, 채용, 총무 등 참고할만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다.그중 내가 눈 여겨 본 건 주인공 ‘백승수 단장’을 중심으로 한 야구단 프런트의 케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다년간 연속 꼴지를 하며 패배감이 만연하던 프런트에 갑자기 전혀 새로운 업무 방식의 리더가 부임하게 되고 완전히 막장으로 치닫던 프런트의 분위기가 좋아지면서 구성원들이 각자 제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간단히 세 단계로 정리해 보았다.
리더를 신뢰하게 한다 : 구성원들과의 소통에서 감추는 것이 없으며, 리더로서 높은 역량과 더불어 결과에 책임을 짐으로써 신뢰를 강화한다.
신뢰가 쌓여 목적을 주입한다 :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의 역할에 맞는 목표와 목적의식을 부여한다.
목적이 생기면 직원들이 활력을 가지게 된다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부여와 더불어, 팀 구성원 간의 협업의 강도도 높아진다.
보통은 회사가 뚜렷한 미션과 목적의식이 성과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얘기하곤 하지만 목적의식은 직원들의 참여를 이끄는 여러 요인 중에 하나일 뿐, 가장 중요한 것은 첫번째로 언급한 팀원 내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이라 할 수 있다. 백단장은 ‘성과는 사람을 통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 고 있는 인물이기에, 드라마 내내 구단의 리더 역할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은 함께 일하는 프런트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목적의식을 부여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어떤 조직이라도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거치면 좋은 팀 케미가 만들어지는 걸까?
#놀면뭐하니? 환불원정대
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한 무대에서 노래하며 말 그대로 무대를 뒤집어버린다. 멤버들이 각자의 개성을 요리하듯 운용하며 따로 똑같이 시너지를 내는 환상의 팀 플레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환불원정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포지션 중 하나는 ‘매니저’로 보였다. 네 명의 멤버들의 공연이 주가 되어야 할 터인데 실제 매니저를 뽑는 과정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전체 에피소드 중에서 젤 재미있게 봤던 포인트이기도 했다.비록 감초 역할이지만, 케미가 찰떡 같은 기존 팀에 뜬금없이 전혀 맞지않은 인물이 들어온다면 조화가 깨져버리고 다시 좋은 케미를 만드는데 불필요한 노력과 비용이 투입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팀에 새로운 팀원이 투입될 때 무턱대고 업무능력만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기 보다 몇가지 추가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있지 않을까? 환불원정대의 매니저 면접 과정을 보며 세가지 정도 고려사항을 정리해보았다.
신규 팀원과 (기존 팀원들의 개인적 특성을 파악한 후) 케미가 맞는 기존 팀원이 있을지 신규 팀원이 일하는 스타일이 기존 팀에 어울리는지 신규 팀원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팀워크에 저해되지 않은지
모든 팀 구성원과 처음부터 다 잘 맞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단 한 명이라도 잘 어울릴 것 같은 구성원이 있다면 팀 내 적응이 훨씬 쉬울 것이고, 평소 협업 경험이 적거나 자기 업무스타일을 너무 밀고 나간다면 팀 전체의 역량에 시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낮다면 의견이 대립하거나 특히 불화가 생겼을 때 이를 팀 내부에서 진압하기 힘들 수 있다. 결국 신규 팀원이 새로운 팀에 적응하고 성과를 발휘하게 되는 준비기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선발과정에서부터 후보자의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팩트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생각된다.하지만 결국 팀 케미라는 것은 리더 혼자의 영역도 아닐 것이고, 팀원을 구성하는 인사팀 만의 영역도 아니다. 결국 해당 팀의 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경이로운 소문
이 드라마는 악귀를 잡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기존 팀에 새로운 팀원(주인공)이 들어오게 되는데 여기서도 밑바닥에서부터 기존 구성원들과의 케미가 점점 높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드라마에서 내가 발견한 부분은 기존 구성원들이 새로운 팀원이 적응해 내기 위해 사용하는 특별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진심 커뮤니케이션’이다. 팀원들은 억지가 아닌 진심으로 주인공 ‘소문’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격려하며, 따뜻한 조언들을 통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진심 커뮤니케이션의 첫 걸음은 바로 동료들에 대한 ‘관심’이다. 팀원들은 악귀 잡는 일에 관한 것 뿐 아니라 평소 주인공의 안부를 끊임없이 물어보며 다양한 관심사를 공유해 나간다. 이러한 정서적 터치(Emotional Touch)가 새로운 팀원으로 하여금 우리가 한 팀(One Team)에 소속되어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하고 그러한 안정감이 빠르게 조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가 최근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위로를 받거나 조언을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면? 좋은 일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축하해 주는 동료가 있다면? 더욱 더 그 팀의 케미는 끈끈해 질 것이다. 드라마에서 팀원들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수 있는 ‘추매옥님’의 주인공을 향한 대사 몇 가지를 발췌해보았다.
‘여기있는 사람들 다 네 편이야. 우리가 네 편이 되어 줄께’ ‘넌 혼자가 아니야 언제나 우리와 함께 야’ ‘소문이는 누구보다 소중한 내 식구야’
나는 우리 팀원들에게 얼마나 진심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을까. 진심이 담긴 말들이 때론 오글거리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감성이다. 우리 팀이 환상의 케미가 될 것이냐 환장의 케미가 될 것이냐는 결국 서로가 얼마나 진심으로 소통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아침 출근길에 우리 팀원들에게 내가 평소에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는지 돌아 보았다. 정작 나는 나의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타인의 사생활을 아는 건 피곤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피상적이고 진실성 없는 말만 내뱉고 있지 않나(뜨끔!) 만약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우리 팀의 케미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나부터 팀원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담아 좋은 감정을 실어 대화 해 보자. 데일 카네기의 책에서 본 .인간관계의 중요한 비결.로 소개한 문구를 끝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
“인정과 아첨의 차이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하나는 진심이 담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진심이 없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라”
정다운 in 인살롱 ・ 202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