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신임 임원에게 드리는 글
**임원은 힘든 자리이다.**2021년 신임임원의 두드러진 특징은 3~40대 약진이다. 4대그룹 신규임원을 보면, 30·40대 비중이 ·삼성 14%, 현대차 33%, SK 55%, LG 62%이다. 정년 60세를 기준으로 보면, 나이 많은 직원을 이끌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기업은 성과로 이야기한다고 한다. 하지만 성과는 한 개인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함께 달성해야 한다. 관계 속에서 성과가 창출되기 때문에 조직 내의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임원은 위로는 CEO를 보완하는 존재이다. 보좌하는 임원이라면 돈 많이 받는 팀장이나 팀원일 뿐이다. 보완 역할을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를 임원은 인지하고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자신이 맡고 있는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지는 존재이다. 임원의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책임은 무엇일까? 조직과 구성원을 성장시켜야 하는데, 구성원들은 임원이 잘 이끌어줄 것이라 믿는다.CEO는 임원들이 방향을 정해 주도적으로 조직과 구성원을 이끌어 성과를 창출하기를 원한다.하지만, 자신처럼 고민하지 않는 임원들을 보며 실망한다. 실천하지 못하는 임원들을 보면 화가 나기까지 한다. 임원이라면 개인을 떠나 회사에 모든 것을 헌신해야 하는데 개인 성향을 보이는 임원을 보면 참을 수 없게 된다.구성원들은 임원들이 방향을 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준다고 생각한다.어려운 경영여건을 해결하는 전략과 방안을 제시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듣고 올바른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 자신들의 미숙한 경험이나 지식을 임원이 지도나 코칭 등으로 보완해 주길 원한다.임원은 위로는 CEO, 아래로는 조직과 구성원의 수많은 니즈를 해결하며 성과를 내야 한다.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임원은 회사를 떠나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힘들다.오죽하면 임원들은 조직장으로 있으면서 정년이 보장되는 팀장 시절이 더 좋았다고 토로한다. 신임 임원이 해야할 4가지팀장에서 임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이 많다. 과거, 회사 게시판에 신임 임원 발표를 하기 전에 인사팀에서 했던 일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축하란 발송과 신임 임원에게 ‘임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에 대한 안내이다. 신임 임원 발표와 동시에 신임 임원들에게 회사 명의의 축하란을 발송한다.다른 하나는 임원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을 정리해 보낸다. 임원들은 자신이 임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잘 모른다. 보상과 복리후생의 금전적 보상 뿐 아니라 조직 상 권한과 교육 등 비금전적 보상의 내용을 전달한다. 당시 달라지는 내용이 거의 100개 수준이었다.신임 임원 발표가 끝나면, 바로 신임임원교육이 진행되었다. 신임임원교육은 매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그룹 차원으로 진행하였다. 그룹 회장의 축하인사와 부부동반 축하연이 있었다.임원의 역할과 해야 할 일에 대한 설명, 조직관리, 리더십, 정도경영이 주요 내용이었다.신임임원에게 강조했던 4가지가 있었다.첫째, 담당하는 조직에 대한 파악이다. 신임 임원은 크게 3유형이 있다. 하나는 팀장으로 있다가 타 본부로의 이동 없이 수직 승진한 경우이다. 이 경우는 조직 파악이 조금 수월한 면이 있다.하지만, 가장 유념할 점은 팀장으로서 수평 관계에서 팀장과 임원의 수직 관계가 된 점이다.2번째 유형은 내부 승진이지만, 타 부문(실)의 임원이 된 경우이다. 회사의 전체 큰 틀을 알지만, 조직의 해야할 일과 구성원을 알아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3번째 유형은 외부영입이다.회사와 조직, 사람 모두를 알아가야 한다. 조직에 대한 파악으로 구성원과의 1:1 면담을 강조한다.둘째,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 이내에 중기 전략의 수립이다. 내부 승진 임원이라면, 길면 2개월 이내에 조직이 나아갈 방향과 전략, 방안과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외부 영입 임원도 3개월 이내에 수행해야 한다. 조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경영층 보고가 이루어져야 한다.셋째, CEO와의 협력체계 구축이다. 중기 계획에 대한 보고, 조직 현황파악 논의, 지원 사항에 대한 요청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중기 계획에 CEO의 의중을 담아야 한다.중기 계획의 추진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CEO의 관심과 참여는 절대적이다.계획 자체가 CEO의 의중을 사로잡아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사항을 요청하여 지원받아야 한다.현황 파악한 내용을 공유하여 조직과 구성원에 대한 임원과 CEO의 인식이 같아야 한다.넷째, 중기 계획에 따른 조직과 내부 시스템의 정비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중기 계획을 추진할 내부 조직과 구성원의 한 방향 정렬이다.달성할 원칙을 정하고 중기 계획을 상세히 설명하며 각자가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업무 분장을 해야 한다.사업계획에 중기 계획의 전략과 방안들이 담겨야 한다. 점검과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하여 최소 월 단위로 추진 정도를 점검해야 한다. 내부 경영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분석하여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들이 해내겠다는 의지와 열정이 불타야 한다. 신임 임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신임 임원이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임원이 된 것은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측면도 있지만, 담당하게 될 조직을 제대로 이끌고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믿음의 결과이다. 신임 임원들이 가장 실패하는 이유는 임원 이전의 경험과 지식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임원이 되었기에 자신의 철학과 원칙이 옳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를 새로운 조직에 강요할 경우, 성공 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높다. 임원은 임원으로서 역할이 있다. 임원의 역할은 팀장의 역할과 다르다.팀장이 보다 실무 책임자로서 역할이 중요하다면, 임원은 방향 제시와 의사결정자로서 역할이 중요하다.팀장이 팀 운영에 초점이 맞춰 있다면, 임원은 회사와 연계된 조직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팀원의 성장이 중심이라면 임원은 회사를 생각하며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을 생각해야 한다.자신의 과거 역량과 성공이 임원으로 역할과 해야 할 일의 장애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1.12.26 온보딩은 처음이라: 초기 스타트업의 우당탕탕 온보딩
누군가와 처음 만나는 자리를 상상해볼까요? 상대방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느냐, 고개를 까딱하며 건성으로 인사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 달라집니다. 회사와 신규 입사자의 관계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온보딩 프로세스는 회사가 신규입사자에게 건네는 첫인사인데요. 만족스러운 온보딩 경험을 선사할 경우 조직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갖게 되죠. 반면 온보딩 과정에서 실망감을 느낄 경우 이 회사를 선택한 것에 대해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쯤에서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약 7개월 전만 해도 히츠팀의 첫인사는 그야말로 ‘우당탕탕’이었습니다. 당시 온보딩 프로세스를 정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규 입사자들을 맞이했고, 환영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었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죠. 그날을 계기로 히츠팀은 ‘체계적인 온보딩 프로세스 갖추기’라는 숙제를 풀어나갔습니다. 온보딩 프로세스의 부재가 “히츠 오기 잘했다”는 확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히츠팀은 좋은 온보딩 프로세스를 만들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끝내면 참 좋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저희 같은 스타트업은 매해 정해진 시기에 몇십 명씩 뽑아 대규모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거나, 시간당 몇십만 원의 강사료를 주고 유명인사 특강을 열 수 있는 대기업이 아닙니다. 회사 이름을 소개할 때 “어디?”라고 다시 물어볼 정도로 지명도가 낮고 규모도 작아서, 대부분의 입사자들은 걱정 반, 설렘 반이 아닌 걱정 7, 설렘 3 즈음 되는 마음으로 첫 출근을 합니다.
이런 여건에서 히츠팀은 ‘취업 스트레스를 받으며 수많은 이력서를 작성하셨던 분들이 첫출근할 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스타트업으로서 우리만의 장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줄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 결과 형식적이고 행정적인 절차로서의 온보딩이 아니라 신규입사자와 교감하며 적응을 지원하는 따뜻한 온보딩을 만들자는 방향성이 도출되었습니다.
Step 1. 온보딩 프로세스 핵심 가치 수립
먼저 어떤 온보딩 경험을 설계해야 신규입사자들이 “히츠 오기 잘했다!”는 확신을 가질지 숙고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나름의 답을 핵심 가치로 정했는데요. 히츠팀은 ‘37°C(새로운 동료를 열렬히 환영하는 따뜻한 진심)’, ‘Sensitive(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세심한 적응 지원)’, ‘Soft(부드러운 온보딩 경험 제공)’라는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온보딩 프로세스 기획에 돌입했습니다.
Step 2. 온보딩 단계별 고충 파악
만족스러운 온보딩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선 적응에 방해가 되는 요인을 찾아야 했습니다. 히츠팀에 적응하는 동안 어떤 고충이 있는지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했죠. 온보딩 단계를 크게 ‘입사 전-첫 출근-입사 후’로 나눈 뒤 단계별 고충을 기존 동료들에게 물어봤습니다.
Step 3. 문제 해결을 위한 온보딩 프로그램 기획 및 실행
문제를 알았으니 이를 해결할 프로그램을 기획해야겠죠. 앞서 파악한 고충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뒤 ‘입사 전’-‘첫 출근’-‘입사 후’로 이어지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완성했습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스타트업 HR 컨퍼런스 히츠 세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tep 4. 피드백
제일 중요한 단계입니다. 신규입사자의 적응을 위한 프로세스인 만큼 그 효과를 측정해야 하죠. 히츠팀은 ‘첫인상 인터뷰’(첫터뷰)를 통해 온보딩 프로세스가 적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입사 전 상상했던 히츠와 실제로 경험한 히츠는 어떻게 다른지 질문하며 그 틈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입사 후 일주일 동안 불편했던 점은 없었는지 질문하며 온보딩 프로세스를 개선·보완하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감사하게도 팁스창업기업 HR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히츠팀의 온보딩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었는데요. 사실 저희는 좋은 온보딩을 만들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듬성듬성 존재하는 온보딩 프로세스의 빈틈을 메우며 ‘다른 곳은 어떻게 하지?’와 같은 궁금증이 늘 있었는데, 같은 갈증을 느끼고 계실 초기 스타트업의 HR 담당자분들에게 저희의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12.26 세밑, 한 해를 기억하는 몇 가지 방식
이맘때쯤 가장 자주 쓰이는 표현이 있다면 아마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지나온 시절을 생각하면 언제나 신산했던 것처럼 느끼는 게 인지상정 같기도 하고요.
코로나 상황만 보더라도 희망과 암울한 전망이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내년엔 정말 종식되길..바라는 또 한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12월 31일에 해넘이국수(토시코소바)라고 해서 메밀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메밀면의 잘 끊어지는 속성에 빗대 한 해의 액운을 끊고 새로운 해를 시작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고, 가늘고 긴 면발에 빗대 장수와 건강을 염원하는 마음을 함께 담아 가족들과 나누어 먹는다고 합니다. 새해엔 코로나도 메밀면 끊기듯 '뚝'하고 잠잠해지면 좋겠습니다.
사실 고백하건대 해넘이국수 이야기는 사실...새해의 전망과 계획을 세워보기 전에 한 해를 먼저 되돌아 보다가 꺼내게 되었습니다.
인살롱백반이라고 타이틀을 내걸고 12편의 글을 쓰는 동안 당초 취지와는 달리,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적절히 담아 녹여낸 글보다는 그냥 개인적인 생각을 끼적이는 잡문에 가까웠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끼워 넣어 보았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제 글쓰기 실력을 미처 가늠하지 못하고 시작부터 오바 한 것 같아 제 글을 읽는 분들께 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어정쩡한 메밀면 끊고 년에는 좀 더 나은 글을 써 보겠다고 다짐 해봅니다.
메밀면 끊고 새로운 한 해의 기원을 말하기 전에, 그러나 아직 2021년이 다 지나가지 않았으므로...이번 연재는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방식에 몇 가지를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올해의 모먼트
먼저 이야기 드리고 싶은 방식은 사실 제가 만든 것은 아니고, 저희 회사 상사분이 매년 팀원들과 한 해를 기억하던 방식에 관한 소개입니다. 매년 이 활동을 할 때는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는데...(이제 더는 같은 팀에서 일하는 관계도 아니고 제 위치와 소속도 바뀌고 보니) 그만큼 의미있는 연말 이벤트도 없었구나 생각이 듭니다.
먼저 팀원의 숫자에 따라서 적절히 월별 혹은 분기별로 팀을 나눕니다. 그리고 난 후 팀원들에게 일정한 시간을 주고 해당 시점에 일어난 사건들을 나열하도록 합니다. 이때 팀원들은 각자의 스마트폰이나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저장된 사진들을 참고할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의 업무 혹은 개인 캘린더를 되돌아 보며 팀원들과 함께 나누고 추억할만한 일들을 열거할 수 있습니다. 팀원의 생일이어도 좋고, 특별한 사건(?)도 좋고요. 신기하게도 특별히 제약을 두지 않았는데, 지난 몇 년 간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대체로 긍정적인 혹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일들을 열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다난'보다는 '다사'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난 후에 시간순서에 따라 팀별 발표/공유를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이 때 다른 참가자들은 특별히 보태거나 뺄 이야기들에 대해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올해의 베스트
다음으로 이야기 드리고 싶은 방식은 지인으로부터 우연한 계기에 추천을 받아 시작한 개인적인 방식에 관한 소개입니다.
벌써 올해로 십주년을 맞아 이제는 나름의 권위를 갖추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 제 자신만의 '올해의 베스트 어워드'입니다.
각 방송국이 앞다퉈 기획하고 진행하는 시상식과 비슷한데요, 룰은 '베스트'를 선택하면서 가능한 좋았던 기억을 상기하는 목적이 크고 다른 하나는 전년도와 동일한 시상 내역도 있지만 '창의력'을 발휘해도 좋다는 것 정도입니다. 이를테면, 올 한해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자주 드나들었던 때라고 해도 '베스트 의술인'상을 만들어 치료와 병구완에 도움을 준 의료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시간을 보내는 것과 같이 가능한 긍정기제를 발동시키는 것입니다. 올해의 여행지, 올해의 데이트, 올해의 친구/인물, 올해의 술자리, 올해의 식당....그저 마음 가는대로 만들기 나름입니다.
이렇게 한 해의 베스트들을 떠올리느라 몇 시간 혹은 한나절쯤 보내고 나면, 그야말로 지나간 한 해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도 들고...무엇보다 떠올리고 챙겨야 할 사람 혹은 관계들에 대해서 돌이켜 보고 또 그 돌이켜봄이 어떤때는 앞으로 나아갈 힘과 의지를 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면, 퍼포먼스 리뷰
지난 5월을 맞아 May I ask you to review your resume? 연재때 말씀 드린 내용을 재차 언급합니다. 연말연시가 분위기나 상황 혹은 기분에 둥둥 떠 다니기 좋은 시기인 것은 맞습니다만, 이럴때 하룻저녁쯤 혼자 시간 내서 나의 퍼포먼스를 되돌아 보는 것은 어떨까도 제안 해봅니다. 뭐 사실 되돌아 보다 보면 내년도 계획이 좀 나오기도 하고요. 일하는 방식도 많이 바뀌었고, 일이 주는 의미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얼마나 어떤 일을 더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정도는 다를지언정 누구나 생각이 많은 요즘입니다. 그러다 보니 FIRE (Financially Independent, Retire Early)를 표방하면서 재테크에 관심 갖는 분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 경력을 스스로 가꾸는 것만큼 확실한 재테크는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Retire Early 를 하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커리어에 궤적을 보고 궤도를 수정하든 보완하든 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어디서 주워 듣기론, 새하얀 국물과 새하얀 떡을 먹으며 깨끗한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떡국 드시기 전에 남은 2021년의 하루가 모쪼록 의미있게 쓰여지기를, 그리고 여러분들의 2022년에는 삶의 의미와 재미가 가득한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담아 인살롱백반 열 두번의 연재를 마칩니다. 그 동안 이 허섭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함께 전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12.30 초기 스타트업의 고난 극복기 [레드브릭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하여]
레드브릭의 (재)탄생
‘사명까지 바꿨다구요?’
맞습니다. 채용을 고민하다 사명을 바꿨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우리다움이 뭘까’ 고민하다보니 사명까지 바꾸게 되었습니다.
2021년 초 시리즈A를 달성하며 성장을 위해 대규모 인재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일손이 급하니 빨리 채용하는 데 집중했죠. 중요한 알맹이가 빠진 채용 과정은 결국 리텐션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아마 초기 스타트업 동료분들은 공감하실 것 같아요. ‘성장하기에도 급하고 일손도 부족한데 우리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건 사치 아닐까?’ 저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채용과 리텐션 실패를 경험하며 깨달았습니다.
‘우리다움이 먼저구나!’
그래서 조직의 정체성 재정의부터 시작했습니다. 채용과 리텐션이 성공하려면 ‘우리가 어떤 조직인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정체성부터 제대로 정리가 되어야한다는 걸 뼈아픈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초기 조직의 채용 브랜딩과 조직문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누틸드와 함께 ‘조직문화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했습니다. 3개월 간 치열한 고민 끝에 경영진과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우리만의 미션과 핵심가치를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레드브릭’이라는 새로운 사명이 탄생했습니다.
레드브릭의 고난 극복기
여러분이 레드브릭의 인사 담당자 A씨라면
어느날 조직의 사명이 바뀌고 미션과 핵심가치가 생겼다면
이제 뭐부터 해야할까요?
저희는 다시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집중했습니다.
채용 관련 서베이 결과 ‘정보가 부족해요’라는 답변이, 조직에 대한 인터뷰 결과 ‘소통이 부족해요’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 목소리들을 통해 저희 조직이 얼마나 지원자에게 불친절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내부적으로 우리 조직의 미션과 핵심가치, 행동원칙을 공유한 경험이 없었기에 구성원들이 소통의 단절과 답답함을 느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 목소리를 해소하고자 아래와 같은 목표를 세웠습니다.
레드브릭의 미션과 핵심가치를
첫째, 지원자가 채용부터 온보딩까지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들자
둘째, 내재화 및 전파하여 레드브릭 Maker로 거듭나자
2.1 레드브릭의 미션과 핵심가치를 지원자가 채용부터 온보딩까지 일관되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들자
이 목표를 위해 우리의 미션과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지원자 친화적인 채용 블로그와 공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요?
저희는 아래의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고 답하며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공고 하나를 작성하더라도 포지션 마다 명확한 답이 나올 때까지 묻고 또 묻습니다.
‘레드브릭의 지원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지원자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가?’
‘레드브릭만 줄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은 무엇일까?’
우리 고객인 지원자의 시선으로 봤을 때 ‘레드브릭다운 채용’은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고민하며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채용 블로그 버전 2.0을 제작해 배포했고, 레드브릭만의 차별화된 채용 경험을 지원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누틸드와 두번째 프로젝트를 하며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2.2 레드브릭의 미션과 핵심가치를 내재화 및 전파하여 레드브릭 Maker로 거듭나자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가 레드브릭의 핵심 인재인 Maker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가 기대하고 일부 경험했던 Maker 정신을 입사 후에도 동일하게 경험하려면, 우리 구성원부터 Maker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미션과 핵심가치를 내재화화 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조직 내부 단절 또한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주 ‘칭찬합시다 이벤트’를 통해 레드브릭의 핵심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동료의 사연을 공유하며 내재화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최근에 진행한 온라인 연말행사 ‘2021 Maker’s Day’에서는 레드브릭 3D 스튜디오를 활용해 자신만의 월드를 만드는 ‘Maker Challenge’를 진행하며 Maker 정신을 공유했습니다. 또 10년 뒤 레드브릭의 모습 상상하기, 핵심가치 기반 자기자랑하기 등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레드브릭 문화를 함께 나눴습니다.
레드브릭의 다음 목표
저희 조직의 고군분투를 좋은 사례로 봐주시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레드브릭은 앞으로도 우리 조직의 미션과 핵심가치에 적합한 채용인지, 적합한 행동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개선해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5년, 10년 후 레드브릭이 더욱 성장하여 성공적인 조직의 대표 사례로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Maker 정신을 잃지 않고 성장해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12.27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사이야기
2014년에 인사업무를 시작한 후 어느덧 11년차가 되었습니다.
그동안 외국계 중견기업에서 시작해 국내 미디어 중견 기업, IT헬스케어 스타트업, 그리고 뷰티 스타트업의 인사팀장으로 커리어를 쌓아오고 있으며, 다양한 배경을 통해 인사담당자로 느낀 것은, HR의 업무의 모든 것은 다양한 관점에서 꼬리를 물며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글들을 통해 제가 경험한 연결된 인사 업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막 업무를 시작하시거나, 새로 인사팀이 꾸려지는 회사의 인사담당자에게 조금의 인사이트라도 드렸으면 합니다.
실무자의 관점부터
처음 채용 업무를 담당했을 때는 주어진 업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채용 담당자로서 현업에서 요청 온 포지션의 사람을 뽑는 과정을 운영하거나, 대규모 공채를 위해 준비하고 운영하는 것, 즉 공고를 올려야 할 곳에 올리고, 빠르게 취합하고, 현업에 검토 요청을 하고, 면접을 조율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었습니다.
1년이 지난 후, 두 번째 싸이클을 거치며 익숙해졌다고 느꼈을 때, 다음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원자들이 어떻게 해야 공고를 많이 보고 JD를 이해하기 쉬울까
이력서를 어떻게 해야 빨리 취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이것들에 대한 원인을 찾고 현실적인 해결안들을 찾는 것, 나의 실무 위주의 관점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지원자, 현업)을 이해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글로벌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채용 시스템이 국내 채용 시장 및 대규모 채용을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었기에, 새로운 채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의 PM을 맡아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채용 플랫폼과 홈페이지, HRIS가 연동되어 지원자가 쉽게 공고를 보고 지원하며, 채용담당자가 관리하기 쉬우며, Hiring Manager도 지원서 검토 및 전형 단계를 실시간 확인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다양한 업무 관점에서의 개선
당시만 해도 저 부분만 개선되면 좋은 사람들을 뽑는 것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현업과 채용담당자의 업무가 효율화되어 시간적인 부분이 개선됨에 따라 많은 운영 업무를 수행했지만, 좋은 인재를 뽑는 다는 본질은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채용, 평가, 보상이 구분된 체계화된 회사의 프로세스에서는 더 이상 스스로 방법을 찾을 기회가 주어지기 힘들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았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인사 전반을 담당하게 되었고, 기존 업무에 대한 지식 및 숙달된 운영 방식을 적용하며 채용이란 업무 자체가 아닌, 채용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을 파악하고, 하나씩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안정화된 조직문화에는 어떤 방법이 필요할까?
우수인재의 이탈에는 어떤 원인이 있을까?
저성과자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성과를 만드는 과정에서의 인사담당자의 역할은?
정체된 비즈니스와 안정적 문화를 바꾸기 위해 조직은 변화를 추구하였고, 신입 공채를 통해 새로운 열정에 대한 시도를, 우수인재에 대한 성과를 인정하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보상 및 인정을, 저성과자의 원인을 파악하여 부서이동 또는 대체 인력 채용 등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채용에 대한 관점 뿐 아니라, 인사 기능의 전반적인 이해를 통해 우수인재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고, 인사의 기본 영역이 따로 운영되는 것이 아닌 채용, 평가, 보상, 인력운용, 퇴사, 조직문화가 모두 연결된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경영의 관점
인사 담당자로서 권한이 확대된 스타트업에서는 규모는 작아졌지만 더 복잡하고 연결된 인사의 영역을 경영과 밀접한 위치에서 고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즈니스가 수행되기 위해서는 인력 한 명의 권한과 역량이 중요 해지며, 그 인력유지를 위해서 매출 및 인력이 안정적인 회사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했습니다.
따라서, 적극적인 아웃바운드, 홍보&브랜딩이 중요했으며, 효율보다는 효과적인 결과가 중요했습니다.
또한, Take and then Give인 기존의 보수적인 보상 또는 조직에 대한 투자가 아닌, Give and then Take가 필요 해지며, 그에 따라 리더들의 성과관리 및 조직 차원의 상시 격려가 필수가 되었습니다.
결국 채용이 잘 되기 위해서는 현재 인력에 대한 유지 또한 중요했기에, 온보딩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빠르게 인재가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리더의 관점
한 회사의 인사업무를 총괄하고 책임진다는 것은 심신의 단련이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의사 결정의 중요함과 커뮤니케이션의 무게, 리더들의 리더가 되기 위한 리더십을 갖추고, 경영진에게 물러남이 없는 소통과 조언을, 구성원에게는 배려와 단호함을 동시에 갖추어야 하는 만능 오브 만능이 되어야 하는 것, 그것이 인사 리더가 아닐까 합니다.
인사라는 두 글자에는 너무나도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사람과 일, 이 두 가지를 담당하고 관리한다는 것, 그만큼 많은 이해와 경험, 지식이 필요하며 나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 하다는 것.
인사담당자로 성장하고자 하는 모든분들은 이것을 알았으면 하며, 이 길을 함께 가고 있는 동료분들과 선배님들에게는 존경을 표합니다.
인사 전문가라는 말은 인사 담딩자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방향이지만 누구도 달 수 없는 타이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전문가가 제시한 획일적인 인사관리 방법이 나오길 기대하며, 그것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고자 계속해서 성장하고 도전하려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른 인사이트를 드리기 위한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대영 in 인살롱 ・ 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