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담당자에게 추천하는 非인사 도서 5권
literature, a book, paper-3327172.jpg대학 시절, 영문학도이자 심리학도였던 한 사람이 졸업 후 인사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독서가 취미라고 자랑할 수준은 못 되지만, 아주대 김경일 심리학 교수님의 ‘어찌어찌 꾸역꾸역 하는 사람이 정말 강한 사람’이란 말처럼 조금씩 흩뿌린 독서의 가랑비도 쌓이다보면 언젠간 단단한 자산이 될 거라는 생각 정도로는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ㅎㅎ)책을 읽는 목적 중 인사 업무를 잘 하고 싶어서 책을 찾는 사람에게는 인사 관련 서적을 찾는 것이 가장 직관적인 해결책일 것입니다.하지만 저는, 약간은 간접적으로 인사 담당자로서의 역량을 키워줄 책들을 읽어두는 게 나중으로 갈 수록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특히 주니어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생각합니다.그런 의미로 전직 영문학도/심리학도의 관점에서 아래 세 가지 요건에 중 2개 이상에 맞다고 생각되는 책을 몇 개 소개 드립니다.
도서 추천 기준
1. ME: 내가 잘 업무할 방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책업무 할 때 기왕이면 잘하고 싶을 것이고, 시간 대비 효과적으로 해내고 싶을 것입니다. 늘 효율과 성장과 성과가 가득한 것만이 업무적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그래도 어차피 일하는 인간, 호모 라보란스(homo laborans)로서의 지내야 된다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덜 고생하며 더 보람 있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2. HUMAN: 사람 전반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책인사는 결국, 나를 넘어 남들도 잘 업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가 잘 운영되고 성과도 잘 내도록 하려면 필연적으로 그 안의 구성원들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채용, 교육, 평가, 복지, 조직문화 그리고 인사 운영까지 인사의 모든 면에서 사람에 대한 기본 이해가 바탕이 되면 어떤 사람을 뽑아야 더 시너지를 내며 좋은 성과를 낼지, 어떤 지원을 해줘야 더 효과적으로 일하는지, 어떻게 조직 구성과 조직 문화를 관리해야 할 지 등에 대한 이해가 원활해집니다.3. BUSINESS: 비즈니스 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책비즈니스가 잘 돌아가기 위해 서포트 하는 인사 담당자는 결국 기업 경영과 산업군 등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주니어일 수록 내부 정보나 시장 인사이트를 얻기 쉽지 않습니다.IR이나 다트를 보며 회사나 산업군별로 파보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이는 자본주의와 그닥 친하지 않았던 저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이었습니다. 오히려 책에서 간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어떻게 키워왔는지, 혹은 성장을 하는 개인과 단체는 어떤 양상을 띠는지의 거시적인 측면부터 들여다보니 현재 내가 속한 조직과 산업에 대한 이해도도 금방 높아졌습니다.
추천 도서 목록 (5권)
1.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가바사와 시온)
이 책은 도파민, 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 우리 뇌 속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 7가지에 대해 그 기능과 역할을 소개하고, 필요에 따라 스위치처럼 끄고 켜는 생활습관, 식습관, 업무방식을 자세히 설명한합니다.자칫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가 쉽게 쓰여 아주 잘 읽힌다는 점, 그리고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만한 팁이 많다는 점에서 강력히 추천합니다.개인 차원에서는 각자에게 맞는 생활습관을 찾아 가장 효과적으로 업무할 수 있으며, 조직 차원에서는 여러 제도를 도입할 때 인간에게 어떤 부분에서 맞기에 이런 제도를 설계할 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들을 제공해줍니다.
2. 그릿(Grit) (앤절라 더크워스)
성공할 거라고 예측됐던 사람들에게선 한 가지 공통된 특성, '그릿'이 측정되었다는 이야기로 베스트셀러 열풍을 일으켰던 책.성공 = 재능 x 노력²'라는 공식으로 그릿을 정리하며 이에 대한 실제 상황 소개이나 예측 방법 등도 상세히 소개해주고 있습니다.채용에서 조직에 어떤 사람을 데려올 것인지부터 성과평가 지표를 세우는 등 여러 방면에서 성공에 대해 고민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저서가 아닐까 싶습니다.(여담으로, 번역 상 영문 서적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은 가급적 원서를 읽는 것을 추천 드려봅니다.)
3. 벤자민 프랭클린 자서전 (벤자민 프랭클린)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으로 불리는 벤자민 프랭클린이 보낸 편지들을 바탕으로 사후에 출판된 자서전.사업, 투자, 정치, 언어, 과학, 문학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지금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르네상스맨스러운 그의 일대기를 읽고 있노라면 그 부지런함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적극적으로 실천하고 검소하면서도 포부 있게 살아간 그의 인생을 보고 있으면 능률적인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해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으며, 기업가 및 한 시대의 사상가로서 보여주는 면모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인사이트를 보여줍니다.
4. 진정한 사람 되기 (On Becoming a Person) (칼 로저스)
저명한 사람 중심 심리학자 칼 로저스의 대표적인 저서.전문 심리학자가 아닌 대중을 대상으로 저술한 만큼, 상담과 심리치료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이 책을 통해 스스로의 삶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사례 중심으로 쉽게 쓰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칼 로저스의 사람 중심 이론은 상담자가 내담자를 완전하게 공감해 주려고 노력하고, 내담자의 세계에서 함께하며, 나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내담자를 또한 그렇게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내가 나를 대할 때, 그리고 다른 구성원을 대할 때 인간에 대해 가져야 할 이해, 그리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입니다.
5.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정주영)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인 기업 '현대그룹'을 일구기까지 정주영 회장이 겪었던 삶과 이상을 담은 책.우리 나라의 경제사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으며, 정주영 회장의 신념과 의지에서 기업인이 가져야 할 정신에 대해서 또렷이 포착할 수 있습니다.나 그래도 꽤나 열심히 살고 있는데...라고 삶이 느슨해질 때 읽으면 '이렇게까지 한다고...?'라는 생각과 함께 여러모로 숙연해지며 다시 힘낼 수 있게 되는 책입니다.인사적으로도 어떤 관점으로 조직을 꾸려야 할 지에 대해 지금 시대까지도 유의미한 인사이트가 많아 강력히 추천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6.25 워라밸을 재정의하다
Intro.
“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팀장님의 면접 단골 질문이다.워라밸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겠지만, 면접 때 듣는 “워라밸”에 대한 질문의 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회사는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시하고, 팀을 위한 희생을 팀워크라고 부르는 곳이니까.
이른바 "워라밸"의 시대
정확히 언제쯤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0년대 중반쯤 “워라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번 불기 시작한 바람은 멈출 줄 모르고 거세졌다.내가 취업을 준비하던 2018년 이후에도 계속되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재택근무”와 결합하면서 더욱 심화하였고, 밀레니얼을 넘어 Z세대에 이르러서는 워라밸이 구직자가 기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이에 발맞춰 워라밸을 중요한 조직문화이자 복지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쏟아져나왔고, MZ세대를 필두로 한 구직자 역시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직시장에 보이는 “워라밸 보장” 같은 키워드를 보고 있으면, 많은 사람이 “워라밸 = 정시 출퇴근”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워라밸과 인사담당자로서 내가 바라본 워라밸은 조금은 다르다.
워라밸의 "시작"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이라는 말은 1970년대 후반 영국의 여성노동자운동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여성들이 직장 일과 가정일을 모두 감당하려면 정부와 기업에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관련 휴식제도를 강화하고 유연한 근무시간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미국에서는 1986년부터 이 용어를 사용했으며 점차 성별과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의 근무 시간을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해서 최적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발전하였다. (출처: 나무위키 https://namu.wiki/w/워라밸)
워라밸의 "본질"
워라밸의 시작점 통해 의미를 따져보면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에서 출발했다.이는 “휴식 보장”, “퇴근 후 개인 삶의 보장”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여기서 한 번 더 들어가면 일에 대한 “몰입"이 전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출근해서 맡은 일에 몰입하고, 그 일을 마치고 퇴근 시간이 되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것. 이것이 워라밸의 본질이다.일에 몰입해서 알아서 일하는 직원은 상사 눈치 보며 일찍 출근할 필요가 없고, 하루 종일 몰입해서 일했으니 ‘칼퇴’할 권리가 있다.퇴근 후에는 회사, 일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그래야 다음날에도 일에 몰입할 수 있으니까.
"워라밸이 변했다"
오늘날 워라밸이 가지는 의미는 이 본질과는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 “조용한 퇴사”와 맞물리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라 “적당히 일하고 많이 쉬는” 쪽으로 살짝 기운 것이 사실이다.우리 팀장님의 면접 단골질문에 대해 “일이 남아있어도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하겠다”고 답하는 지원자들이 늘었다.만약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그런 지원자에게 높은 면접 점수를 줄 것인가? 퇴근 시간이 되면 일의 중요도나 긴급도와 상관 없이 “그대로 멈춰라!”를 시전하고 쏜살같이 퇴근하는 동료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을 우리 조직의 구성원으로, 우리 팀원으로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 질문에 대해 적어도 내 대답은 “아니오”에 가깝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다소(라고 쓰고 ‘많이’라고 읽는다) 보수적인 우리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은 아니다.
조금 달라진 분위기
최근 한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인사담당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사담당자들이 원하는 인재상으로 책임감과 성실성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고 한다.“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잦은 지각과 칼퇴를 찾고 책임감이 결여된 일부 젊은 사람들의 행동이 부른 변화가 아닐까 싶다.고전적인 역량인 책임감과 성실함이 주목받는 시대, 워라밸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Outro.
다시 한번 묻겠다.인사담당자로서 당신은 “워라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지원자에게 어떤 대답을 기대하겠는가?반대로 당신이 지원한 회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지경 in 인살롱 ・ 2023.06.25 Junior HR 담당자 성장기 Chapter 2 - 교육 및 도서
Junior HR 담당자 성장 Chapter 1에서는 제가 5년차 인사담당자로서, 처음 입사에서 현재까지 하고 있는 업무들을 주요 과업 중심으로 정리한 바 있습니다. 이번 Chapter 2에서는 제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궁금했던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하여 어떤 교육업체를 이용했는지, 어떤 도서를 참고하였는지 업무별로 공유드리고자 합니다(책 홍보는 아니며, 어디까지나 제가 업무를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책입니다..^^)■ 교육인사노무 교육업체의 경우 그리 많지는 않아서, 아마 다들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대표적으로 1) 한국인사관리협회, 2) HR중앙경제교육원, 3) HR에듀센터, 4) HR아카데미, 5) 한국생산성본부, 6) KMAC(한국능률협회) 등이였고, 이중 HR중앙경제교육원과 HR아카데미에는 온라인 교육도 제공하고 있어서 업무로 인하여 바쁘신 인사담당자 분들께서는 참고해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1. 노무 1) 개별 노동법 실무(최영우 저)(출처: 네이버 책)제 주관적인 견해로 부서 내 노무 담당자라면 위 책은 필히 책상에 꽂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ase별로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정독을 한다기 보다는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보면 좋습니다.2) 핵심 노동법 사례 문답집(김호병 저)(출처: 네이버 책)'개별 노동법 실무' 책이 이론적인 부분이 조금 강하다면 위 책은 문답식으로 저자가 근로감독관으로서 업무를 하면서 실제 문의를 받았던 내용에 대하여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어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2. 임금 1) 인사노무 급여관리 실무(이민석, 이경복 저)(출처: 네이버 책)제가 처음에 급여를 시작할 때 많이 참고하였던 책인데, 급여 업무를 하다보면 애매모호한 순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급여압류, 퇴직연금, 해외주재원 급여까지 설명을 하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책입니다^^2) 성과연봉제 인센티브 보상 설계(이민석 저)(출처: 네이버 책)인센티브 제도 설계시 이론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책입니다. 인센티브 종류와 설계 원리, 그리고 타사 사례까지 소개되어 있어서 저에게는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이였습니다.3. 인사전반 1) HR BEST PRACTICE 100( 한국인사관리협회 저)(출처: 네이버 책)월간인사관리에 실린 회사별 사례들을 HR 내 기능별로 구분하여 정리해놓은 책으로서, 업무를 하면서 타사 사례를 참고하기에 좋은 책입니다.2) 회사를 구하는 인사(장내석 저)(출처: 네이버 책)읽기 쉽게 회사 내에 인사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여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노무 지식들을 이해하기 쉽게 부연 설명해놓은 책입니다.3) 스토리텔링 인사노무관리(김복수 저)(출처: 네이버 책)저자께서 현업에서 실제로 경험하셨던 사례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구성하여 위의 책과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입니다.4) 조직관리와 HR전략(정민홍 저)(출처: 네이버 책)제가 최근에 업무를 하면서 많이 참고를 하는 책이며, 인사 업무에 대해 이론적으로 깊이 있게 풀어놓은 책입니다.이상 제가 업무를 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들을 일부 소개드렸습니다.
손용원 in 인살롱 ・ 2023.06.26 어쩌다 교육담당자가 되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Prologue.
"어쩌다 교육담당자가 되었습니다. 생각치도 않던 일이 갑자기 제게 일어나버렸어요."
HR 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HR을 하고 싶다기보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물론 저는 HR을 하고 싶어 시작했지만, 어디까지나 HRM이었어요. HRD는 저와 맞는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자신도 없었거든요. 그런 제가 어쩌다 교육담당자가 되었습니다.
"원티드 엠버서더 6기에 덜컥 뽑혔던 것처럼요."
#1.
저는 4년 차 인사담당자입니다. 전사 채용과 HRMS 운영, 근태관리 같은 것을 맡고 있어요. 올 초까지는 그랬어요.4월쯤? 같은 팀 과장님이 갑자기 부서를 옮기게 됐어요. 본부장님이 기획실에 사람이 필요하다며 끌고 갔거든요.과장님이 맡았던 수많은 업무 중 전사교육 업무가 저에게 떨어졌어요. 교육 중에서도 “교육기획”만요. 얼떨결에 교육담당자가 되었습니다. 맡은 업무가 하나 더 늘었네요. 법정필수교육을 맡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그게 지난 4월이었는데, 벌써 2개월이 지났네요.올해 교육 목표가 인사팀 주관의 교육을 5회나 해야 한대요. 2분기에 1번,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2번씩. 4분기는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10월까지 5번의 교육을 해야 합니다. 심지어 팀이 아니라 본부 KPI래요.
"말도 안 돼."
저는 교육의 '기역'도 잘 모르는데 말이죠.물론 생각해 둔 교육 콘텐츠들이 있긴 했어요. 제가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하진 못했지만, 2년째 채용을 담당하며 우리 회사에 필요한 교육을 머릿속에 하나둘씩 정리해 놓았거든요. 노무교육과 면접관 교육 같은 거요.
#2.
아무튼 그렇게 교육담당자가 되었고, 지난 5월 말 첫 번째 교육을 진행했어요. 회사 자문 노무법인 대표노무사가 직접 하는 직책자 대상 노무 교육이었어요. 노무사님이 원래 말 잘하는 사람인 건 알았지만, 직접 교육을 들어보니 제 예상보다 더 잘하시더라고요. 부러웠어요. 저는 언변의 달인(?) 스타일은 아니거든요.처음 진행하는 교육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이 정도면 첫 단추는 잘 끼운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이렇게 교육담당자로서 제 첫 번째 일을 마쳤습니다. 아니 사실은 아직 마치지 않았어요. 결과보고서 쓰는 것도 미루고 있고, 노무사님 교육비도 아직 안 드렸거든요^^ (죄송)이번에는 필요에 의해, 강사를 초빙해서 진행하는 간단한 교육이었는데요. 다음번 교육을 기획할 때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설문도 하고, 인터뷰도 하며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필요한 교육을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생각이 많으면 머리카락 빠지는데;;ㅎㅎ
#3.
HR을 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인사담당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입사했는데 인사팀으로 발령이 났다거나,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너 채용할래? 라며 채용담당자가 되었다거나 하는.저랑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제 의지로 HR에 뛰어든 거라서요.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
“뭐부터 해야 해요?”,
“이거 어떻게 해요?”
인사쟁이 카페 같은 곳에 올라오는 질문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그런데 막상 비슷한 일을 겪고 나니까, 그분들의 막막한 심정이 이해가 가더라고요. 제 심정이 지금 그렇거든요. 하라고 하니까 하긴 하는데, 내가 뭘 하는 건지,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는 그런?덕분에 이직 생각은 당분간 곱게 접어두어야겠네요. 자신이 생길 때까진 맡은 일에 집중해야 하니까요 🙂갑자기 인사담당자가 된 분들, 안 해본 일을 덜컥 맡아 스트레스받는 분들. 모두 고생이 많으십니다. 그리고 화이팅입니다!
Epilogue.
제가 예전에 취재단 활동할 때도 그렇고, 지금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주로 쓰는 글이 딱딱한 글이거든요.
“뭐 해야 한다”, “어떤 거는 하면 안 된다”와 같은?
그래서 가벼운 느낌의 글도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나쁘지 않네요. 종종 써야겠어요."
장지경 in 인살롱 ・ 2023.06.26 "나 저 회사 다녀보고 싶어"의 저 회사 되기
요즘 핫한 소재인 채용 브랜딩과 채용 마케팅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익히 들어보셨을 겁니다.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채용 브랜딩, 채용 마케팅의 간단한 한 줄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나 저 회사는 다녀보고 싶어."
채용 브랜딩/마케팅은 그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흔히 마케팅에서 제품과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그 회사에 대한 채용을 홍보합니다.
일반 브랜딩/마케팅 vs 채용 브랜딩/마케팅나 저 회사 제품 사고 싶어 vs. 나 저 회사는 다녀보고 싶어저 제품을 쓰면 vs 저 회사에서 일하면......좋을 것 같아/도움이 될 것 같아/나랑 잘 맞을 것 같아/나랑 잘 어울려/내 가치관과 맞아
우리 회사와 잘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해 미리미리, 그리고 꾸준히 쌓아가야 하는 부분들이지요.채용 브랜딩은 첫 인식부터 지원, 리크루터의 연락, 면접, 등 채용 프로세스 전반에서 영향을 받지만, 그 중에서도 채용 마케팅은 주로 실제 채용 지원을 하기 전까지의 단계에서 영향을 받습니다. 간단하게 funnel로 정리한다면, 평소에 꾸준하게 우리 회사가 존재한다는 인식(Awareness)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 회사를 직업 선택지로 고려(Consideration)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 지원해보고 싶다는 흥미(Interest)를 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recruiters-as-marketers-candidate-journey
(출처: 11 Similarities Between Recruiters and Marketers)
채용 브랜딩과 마케팅에 임한다는 것은, 기술 고도화와 인구 감소 속에서 '인재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대에 인재 경쟁력의 유효성을 이어가기 위해 채용 시장의 90% 내외를 차지하는 수동적인 후보자(passive candidate)를 선점할 수 있도록 기업이 먼저 행동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출처: Top 5 Ways To Help You Attract Passive Candidates)
그렇다면, 주니어 채용 담당자는 채용 마케팅을 위해 어떤 액션들을 취하고 있을까요?
감사하게도 제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는 B2C를 대상으로 오랜 기간 서비스를 제공하며 대중의 인지도는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이런 회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보다는 바로 '다녀보고 싶은 회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 '채용이 진행되고 있는 회사다'라는 사실을 어필하는 것을 중요 포인트로 잡고 업무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는 주로 SNS나 회사 자체 뉴스룸에 발행하고 있으며, 특히 링크드인처럼 직무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수성을 가진 채널은 그에 맞춰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내용을 섬세하게 조율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통상적인 기업 콘텐츠과는 구분되는, '채용 마케팅' 콘텐츠만의 차별점을 가져가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이런 내용들을 콘텐츠에 녹여내고자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 회사는 저런 사람들이 있고, 저렇게 일하고, 저런 채용 기회가 있구나” (MVC., 조직문화, R&R, 채용 소식)**내부 직원에 대한 인터뷰, 직무 소개, 일하는 방식에 대한 소개 등을 통해 입사 후 일했을 때의 나의 모습에 대해 상상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특히 직무 인터뷰는 채용 포지션에 대하여 JD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한 팀 상황이나 하루 일과 등, 지원자가 입사 후 어떻게 일하게 될 지에 대해 더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회기도 합니다. 신뢰도를 높일 직원들의 직접적인 보이스를 활용할 방법을 찾고, 다른 기업과의 차별점을 가져갈 질문 혹은 flow를 고민합니다.콘텐츠 범람의 시대인 만큼 독자가 빠르게 훑고 지나갈 것을 고려하여, 시각적으로도 사진이나 도표와 같은 시각 콘텐츠 등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읽고 싶고 생생한 콘텐츠를 살릴지 고민합니다..MVC: Mission, Vision, Core Value. 우리 회사는 어떤 방향성과 가치를 바탕으로 일하는지 보여주자. **“저 회사에서 나는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몰입할 수 있고, 이런 성장을 할 수 있구나” (EVP., CDP.)**성장과 성취감을 중요시하는 MZ 세대들이 일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이 곳에 오면 나는 계속적으로 성장과 몰입을 가져갈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중요합니다.복지 제도, 교육 지원, 일하는 방식, 등을 외부에서 이해하기 쉽게 드러냅니다. 특히 내부 제도들 중에서는 외부에서 그 존재 여부나 자세한 운영 방식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 수 있다보니 이미 잘하고 있음에도 충분히 각광 받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잘 검토해봅니다. 제도 자체를 소개하는 것보다는 그 제도를 통해 회사는 어떤 메세지를 주고 싶고, 어떤 성과를 향해 가고 싶은지에 대한 더 근본적인 고민들도 같이 드러낼 수 있을까에 대하여 고민합니다..EVP: Employee Value Proposition. 내가 저 회사에 일하게 되면 어떤 가치를 얻게 될 수 있을까에 대해 선명하게 보여주자..CDP: Careeer Development Plan. 내가 저 회사에서 일하면 업무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고, 어떤 커리어 패스를 가져갈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히 드러내자. **"저 회사 일 잘하는구나, 현재는 이런 일에 집중하는구나” (비즈니스 전략/성과, 최신 소식, 일하는 방식)**최신 비즈니스 현황과 성과에 대한 소개를 바탕으로 기업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를 가져갈 수 있게 하고, 기업에서 하이라이트 하고 싶은 방향성에 대하여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단순히 어떤 일이 있었다, 라는 팩트 전달보다는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이런 업무를 했다'라는 점까지 드러나게 콘텐츠를 기획한다면 한 번의 전달만으로는 피상적일 수 있는 기업의 철학 등도 피력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작고 큰 여러 성과를 제때마다 잘 자랑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일 하는 입장에서 1번은 나의 일터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존은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요소니, 안정기를 찾아가는 기업일 수록 현황과 장점을 잘 드러내는 것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더 나아가,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비전과 향후 전략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앞으로도 잘 해나갈 비즈니스에 내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런 비전에 흥미를 끌 후보자군을 고려했을 때, 향후 입사했을 때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성과를 내는 인재를 모으는 데까지도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기업의 현재 규모와 고민과 내외부 시장의 현황 등에 따라 각 기업이 필요로 하는 채용 브랜딩과 마케팅의 형태와 정도는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 곳에 리소스를 투입해도 성과가 즉시 나지 않아, 쉽게 금전적/인적 리소스를 쏟기 어려운 분야일 수도 있습니다.그럼에도 모쪼록 각 기업과 상황에 맞게 "나도 일해보고 싶은 회사"라는 브랜딩을 쌓아가며 더욱 시너지가 나는 채용을 진행할 수 있기를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