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 팀장님의 면접 단골 질문이다.워라밸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제각각이겠지만, 면접 때 듣는 “워라밸”에 대한 질문의 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회사는 개인보다는 팀을 우선시하고, 팀을 위한 희생을 팀워크라고 부르는 곳이니까. 이른바 "워라밸"의 시대 정확히 언제쯤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2010년대 중반쯤 “워라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번 불기 시작한 바람은 멈출 줄 모르고 거세졌다.내가 취업을 준비하던 2018년 이후에도 계속되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심지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재택근무”와 결합하면서 더욱 심화하였고, 밀레니얼을 넘어 Z세대에 이르러서는 워라밸이 구직자가 기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이에 발맞춰 워라밸을 중요한 조직문화이자 복지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쏟아져나왔고, MZ세대를 필두로 한 구직자 역시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구직시장에 보이는 “워라밸 보장” 같은 키워드를 보고 있으면, 많은 사람이 “워라밸 = 정시 출퇴근”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흔히 생각하는 워라밸과 인사담당자로서 내가 바라본 워라밸은 조금은 다르다. 워라밸의 "시작"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이라는 말은 1970년대 후반 영국의 여성노동자운동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여성들이 직장 일과 가정일을 모두 감당하려면 정부와 기업에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등 모성보호 관련 휴식제도를 강화하고 유연한 근무시간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뜻이었다.미국에서는 1986년부터 이 용어를 사용했으며 점차 성별과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의 근무 시간을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해서 최적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발전하였다. (출처: 나무위키 https://namu.wiki/w/워라밸) 워라밸의 "본질" 워라밸의 시작점 통해 의미를 따져보면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에서 출발했다.이는 “휴식 보장”, “퇴근 후 개인 삶의 보장”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여기서 한 번 더 들어가면 일에 대한 “몰입"이 전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출근해서 맡은 일에 몰입하고, 그 일을 마치고 퇴근 시간이 되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것. 이것이 워라밸의 본질이다.일에 몰입해서 알아서 일하는 직원은 상사 눈치 보며 일찍 출근할 필요가 없고, 하루 종일 몰입해서 일했으니 ‘칼퇴’할 권리가 있다.퇴근 후에는 회사, 일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그래야 다음날에도 일에 몰입할 수 있으니까. "워라밸이 변했다" 오늘날 워라밸이 가지는 의미는 이 본질과는 조금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 “조용한 퇴사”와 맞물리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아니라 “적당히 일하고 많이 쉬는” 쪽으로 살짝 기운 것이 사실이다.우리 팀장님의 면접 단골질문에 대해 “일이 남아있어도 퇴근 시간이 되면 퇴근하겠다”고 답하는 지원자들이 늘었다.만약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그런 지원자에게 높은 면접 점수를 줄 것인가? 퇴근 시간이 되면 일의 중요도나 긴급도와 상관 없이 “그대로 멈춰라!”를 시전하고 쏜살같이 퇴근하는 동료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을 우리 조직의 구성원으로, 우리 팀원으로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가?이 질문에 대해 적어도 내 대답은 “아니오”에 가깝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다소(라고 쓰고 ‘많이’라고 읽는다) 보수적인 우리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상은 아니다. 조금 달라진 분위기 최근 한 취업 포털사이트에서 인사담당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인사담당자들이 원하는 인재상으로 책임감과 성실성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고 한다.“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잦은 지각과 칼퇴를 찾고 책임감이 결여된 일부 젊은 사람들의 행동이 부른 변화가 아닐까 싶다.고전적인 역량인 책임감과 성실함이 주목받는 시대, 워라밸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Outro. 다시 한번 묻겠다.인사담당자로서 당신은 “워라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만약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지원자에게 어떤 대답을 기대하겠는가?반대로 당신이 지원한 회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 “워라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