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리더십’과 ‘소통’이다. 오늘은 소통과 관련된 경험과 나의 생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래 글을 쓰며 인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다짐을 했으나, 오늘은 소개의 차원으로 외부 출처를 언급할 테니 저를 아시는 분들께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 일터에서 소통에 대한 이해와 유형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은 조직문화 담당자, 인사나 교육 혹은 지원 스텝들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기업들은 공식적 소통의 방식으로 ‘타운홀 미팅’을 대표적으로 활용하곤 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경영진이 생각하는 방향을 설명하고 동참을 유도하며, 직원들은 궁금증을 질문하고 답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나 억측을 막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영진의 잔소리 타임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직원들간 팀빌딩 정도의 용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외도 계층별, 직군별 간담회 등의 다양한 소통채널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회사내 Top-down과 Bottom-up의 Two-way communication의 활동을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조직 내 소통은 이런 것만 있을까?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알아두면 좋은, 그럴싸한 모델이 있어 소개해 본다. 삼성경제연구소(SERI) CEO Information에서 2011년 3월 정도 발표된 아티클로, 제목은 “조직 내 소통활성화를 위한 제언”이란 글을 찾아 읽어 볼 것을 권해 드린다. 너무 오래전에 발표된 자료라 Junior급 OD&OC담당자라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이미지 참조) 글을 요약하자면, 조직의 신뢰구축과 구성원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선 ‘소통경영’이 중요하기에 조직 내 소통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재 수준을 파악하여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경영과 조직문화에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은 불편의 진리라고 본다. 하지만 이 아티클이 중요한 것은 조직 내 소통에 대한 유형을 구분한 것이다. 위에 이미지처럼, 업무적 소통을 일상적업무와 혁신적업무로 구분하고, 관계적소통을 정서적소통으로 차별화 하였다. 그리고 각각을 부서/동료간 수평적 소통의 차원과 상하간 수직적 소통으로 구분하여 총 6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것이다. (검색해서 전체 아티클을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아티클에는 소통의 3대 유형 간 상관관계를 제시하며 정서적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서적 소통이 업무적 소통과는 R2값 0.6789, 창의적 소통과는 R2값 0.7068이나 된다고 한다. 통계를 잘 모르는 분들도 이정도는 굉장한 값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을 것이다. ◎ 조직 내 소통이 잘 되려면 ‘수다’가 필요해! 이 이제부터는 필자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이자 제언이다. 소통은 문서적 소통과 언어적 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는 언어적 소통의 다른 형태라고 보고, 보고서나 메일의 경우는 문서적 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문서적 소통은 자주, 많은 내용을 보내기 보다는 핵심을 정리하고, 미팅이나 보고 후 결과나 근거를 남기려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언어적 소통인 대화, 면담, 미팅, 회의, 메신저 활용은 일과 관계형성의 과정에 있다고 본다. 이런 관계형성에 있어 중요한 것이 ‘수다’라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회사에서 왜 쓸데 없는 얘기를 하고 있어? 실없는 농담이나 하는 가벼운 사람이라고 ‘수다’를 폄하하는 사람도 있는 듯 하다. 내가 처음 팀장으로 역할을 수행했을 때가 회사를 옮긴지 3개월 정도 됐을 때다. 당시 사내 공모를 통해 뜻을 함께하는 지원자를 선발했고, 이들과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함께 일해본 경험이 부족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든 소통해야 했다. 그래서 다가 간 것이 매일 아침 Small Talk Time을 만들어 근무 시작 시간에 5분~10분 Tea Time을 가졌다. 주로 업무 이야기가 아니라 어제 뭐 했는지, 주말엔 별 일 없었는지 등 신변잡기에 해당하는 내용을 진행했다. 주말에 가족여행이나 맛집 탐방, 어제 저녁에 본 재미있는 예능이나 드라마 이야기를 말이다. 평소부터 일하는 스타일을 잘 알던 사이가 아니어서 이러한 가벼운 이야기로 대화를 이끌어 냈다. 나이나 직급, 경력에서 차이가 있어 주저하던 팀원들과의 사이가 금방 편해졌다. 그렇게 편안해진 대화의 과정을 지난 후 살짝 끊었다가 업무적 소통을 하게 되면 편안한 분위기가 연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부장과 대리와의 대화가 편해지니 우스꽝스러운 아이디어나 제안도 가능하게 되었다. “가벼운 농담이나 신변잡기적 이야기를 하는 'Small Talk"가 조직의 경직성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을까? 혹시 주장이나 근거, 사례를 들어 네 의견을 제시해 줄래?” GPT에게 이렇게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답을 받아 보니, ①심리적 안전감 증대, ②인간적 연결 강화, ③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조직문화 사례로 많이 인용됐던(? 과거형)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Zappos사는 유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회사로 유명하다는 답과 함께 말이다. 혹시 리더인 당신이 대문자, 볼드체 I형 성격을 가져서 대화를 리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수다스러운 팀원에게 미션을 줘서 스몰 토크를 주도하도록 하고, 맺고 끊는 것만 잘 관리해 준다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회사에선 일만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 회사도 사람 사는 곳이다. 가족과의 일상도 공유하고, 자녀가 커가는 일도 함께 알면, 서로를 배려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심리적 안전감도, 신뢰도, 건강한 웃음도 가능할 것이다. 우린 모두 그런 직장을 원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