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와 폐쇄
공유와 폐쇄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A회사의 컨설턴트
컨설팅을 하고 있는 A사의 직원들은 대부분 해외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이다. 전략, 마케팅, 재무, 인사 영역의 경영 컨설팅을 주로 진행한다. A회사의 출발은 그룹의 전략 수립과 컨설팅을 목적으로 설립했다. 설립 초기에는 그룹이 나아갈 방향 제시, 전략 수립, 진단과 컨설팅, 점검과 피드백 활동을 수행하였다. 그룹 CEO는 컨설턴트와 함께 신사업, 글로벌 전략, 그룹의 조직 및 제도 수립, 핵심 인력에 대한 검토를 요청하고 직접 문제 해결에 동참했다.
CEO가 교체되었다.
A회사는 그룹 내 사업만 추진하였고, 매출의 100%는 그룹 내에서 달성되었다. 새로 부임한 CEO는 이러한 체계 하에서는 더 이상의 경쟁력이 없음을 인식하였다. A회사의 독자적 자립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그룹 외 회사에 대한 컨설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CEO는 3가지 방향에서 전략의 틀을 가져갔다.
첫째, 경영 전반에 대한 연구 자료의 공유이다. A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수 인재들의 지식과 경험을 보고서 형태로 변환 시키는 작업이다. 모든 컨설턴트에게 자신이 담당하는 직무와 관련한 보고서를 자신의 이름으로 작성하게 의무화하였다. 매주 작성된 보고서의 적절성, 파급효과, 질 등은 전략 담당 임원이 담당하게 하였다.
둘째, 외부 공유 활동의 전개이다. 작성된 보고서 중 1개를 선정하여 신문사와 주요 기관에 전송하기 시작했다. 철저하게 사례 중심으로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경영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직장인, 나아가 경영학과 교수들에게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매월 A회사 주관의 무료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국내외 상황을 고려하여 주제를 정하고 컨설턴트가 직접 발표하고, 현장에서 질의 응답 등 참석자와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연구회를 컨설턴트에게 만들도록 하고 회사는 연구회 운영에 필요한 장소, 식사비를 지원하였다. 컨설턴트들이 자연스럽게 외부 지인들을 만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것이다.
셋째, 컨설팅 활동의 질적 변화이다. 과거 경험이 아닌 미래 A회사가 지향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홍보 자료를 작성하였다. 국내 100개 기업을 선정하여 적극적 마케팅 활동을 실시하였다. 세계적 컨설팅 회사와의 협업도 추진하였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 영역을 확대하였다.
컨설턴트들은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보고서를 작성해야만 했다. 1년에 한번은 세미나에서 발표를 해야만 해야 했다. 연구회 활동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매우 바빴다. A회사의 성장 속도는 가파르게 상승하였고, 컨설턴트 인원도 외부 활동을 전개하기 전에 비해 3배 수준이 되었다. A회사는 매주 보고서를 발행하고, 매월 세미나를 개최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컨설팅을 수행하며, 연구회는 수 많은 전문가들의 공유의 장이 되었다. 물론 그룹에 대한 역할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2가지 큰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는 A연구소의 그룹 매출은 10% 이내이다. 90% 이상을 타 기업 컨설팅 또는 자문이다. 그룹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자적 전략과 활동을 전개한다.
다른 하나는 우수한 두뇌의 회전이 매우 빠르다. 대학 교수 또는 타 연구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컨설턴트가 증가되었다. 공유의 효과이다. 이전에는 대학이나 전문 연구기관에서 A회사의 직원에 대한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보고서, 세미나, 연구회와 컨설팅을 통해 이들의 전문성이 인정받게 되었다. 핵심인재로 유치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A회사의 CEO는 역량 있는 컨설턴트를 대학이나 연구기관으로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CEO는 월례 회의를 통해 “여러분의 역량을 이곳보다 더 펼칠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가도 좋다. 이곳은 여러분이 더욱 성장하고 보다 높은 업적을 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A회사는 기존 컨설턴트들이 긴장할 만한 우수한 학력과 역량을 갖춘 신입 컨설턴트들이 입사한다.
B회사의 컨설턴트
글로벌 컨설팅 회사를 표방하고 처음부터 외부 컨설팅을 추진한 B회사는 역량 있는 컨설턴트를 확보하여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룹의 지원도 있었고, 세계적 컨설팅 기업과의 협업 효과, 컨설팅을 위한 지원 조직의 시스템과 인력도 매우 뛰어났다.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세계 수준의 컨설팅을 수행하는 미션과 비전 그리고 컨설턴트들을 홍보했다. 여러 공격적 마케팅의 영향으로 B회사의 컨설팅은 매년 높은 성장을 이어갔다.
사건이 발생하였다. 컨설팅 수행 중에 나가서는 안될 핵심 자료가 공개되게 되었다. 그룹은 사태를 조기에 종결하고, B회사에 대한 외부 컨설팅을 종결하고, 내부 컨설팅만 수행하게 하였다. 매출은 현저하게 낮아졌고, 무엇보다 글로벌 컨설팅을 지향하던 회사의 미션과 비전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며 컨설턴트들의 의욕이 뚝 떨어졌다. 적지 않은 인원이 자신의 길을 찾아 이동했고, 남아 있는 컨설턴트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소극적 마음과 태도로 남아있게 되었다. 그룹 내부의 컨설팅만 수행한다는 소문이 돌아 우수 인재들의 지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룹은 A회사와 그룹 전략팀의 역할 중복을 심각하게 고려한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4.09.08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꽤 오래전에 나온 책입니다. 로맨틱해보이기도 하는 제목이죠.
내용은 로맨틱과 거리가 있습니다. 가끔 그런 글이 있더라고요. 오래 마음에 남는, 그런 글들이요. 이 책이 제게 그랬던것 같습니다.
책의 저자는, 인생이 사막과도 같다고 합니다. 앞이 안보이고, 지도도 없고, 불완전한데다가 어디 하나 대놓고 마음을 내려놓을곳도 없어보이는게 말이죠.
그래서, 사막을 건너는법을 인생에 비유합니다.
1. 지도 대신 나침반을 따라가라
길이 불확실할수록, 방향성을 정해두고 방향이 가르키는 대로 나아가야 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래서, 불확실할수록 사람들도 내면의 나침반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가치관과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갸아한다고 합니다.
2. 오아시스를 만날때마다 쉬어가라.
사막의 오아시스를 마주하면 꼭 쉬어가야합니다. 언제 또 오아시스를 마주할지 모르니, 충분히 기력을 회복하고 여행길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도 돌아보며 나아갈 준비를 해야 더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막 여행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계획도 세워볼 수 있고요. 인생도 사막처럼, 꼭 쉬어가며 다음을 준비하는게 필요한게 아닐까요?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의 바람을 빼라.
사막의 모래는 타이어를 빵빵하게 해서 공격적으로 돌파하려고 하면 더 늪에 빠질수 있다고 합니다. 모래를 빠져나오려면 스스로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돌아보며 주변에 도움도 청하고, 극복해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마치 인생의 슬럼프처럼요.
4. 혼자서, 함께 여행하라.
인생의 사막을 건너는건 고독과 외로움, 다른사람과 함께하는것, 그리고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는것 사이에서 춤을 추는것 같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혼자할 때와 함께할 때를 잘 알고 나아가야 한다는거죠.
5.캠프파이에서 한걸음 멀어져라.
따뜻한 캠프파이어 앞에 있으면 멈추게 되고, 그 멈춤이 오래되면 나아갈 수 없습니다. 안락하고 따뜻한 자리에서 한걸음 멀어져야 변화가 시작되고, 나아갈 수 있죠.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마라
사막에서 국경을 넘는 일은 두려움과 불안을 가지게 합니다. 저 너머 무엇이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지니까요.하지만 국경을 넘어서면 새 여행이 시작되죠. 마음에서 우리가 가진 국경의 두려움과 불안을 이겨내면, 또 새로운 모험이 시작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혹시 인생의 사막을, 지금의 어려움을 겪고계신 분들이 있다면 꼭,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인사이트는 아니더라도 위로는 받아가실 수 있을거에요.
송지은 in 인살롱 ・ 2024.09.05 직원 번영(Employee Thriving)의 시대 (2)
지난 번 고심 끝에 Employee Thriving을 '직원 번성'으로 직역했습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한 선배님께서 우리나라에서는 Thriving이라는 개념을 번영(감)으로 번역하고 있음을 알려 주셨습니다. 부족한 조사로 인해 혼동을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리며, 이번 아티클에서는 Employee Thriving을 직원 번영으로 대체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번영감에 대해서는 Gretchen Spreitzer 박사의 "A Socially Embedded Model of Thriving at Work"(2005)를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Microsoft의 직원 번영(Employee Thriving)
Microsoft는 직장 내외에서 웰빙을 누리며 성장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직원 번영을 위해 (1)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2)에너지를 받고 권한을 부여받는(energized and empowered to do meaningful work) 두 가지 조건을 강조합니다. 그 중 의미 있는 일(Meaningful work)에 대해서는 지난 아티클에서 다루었습니다.
지난 아티클 보러가기
이번 아티클에서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직원 번영의 또 다른 조건, Energized & Empowered 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를 받고 권한을 부여받은 상태 (Energized & Empowered)
직원 번영을 위해 필요한 두 번째 조건은 '에너지와 권한'입니다. 직원들이 번영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일을 하며 본인이 충분한 에너지와 열정을 받고, 그 일에 대해 충분한 권한을 부여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Microsoft는 조직문화와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 조직문화
첫째, 협력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입니다. 번영감을 느끼는 직원들은 조직 내에서 동료들과의 협업과 자율적이고 유연한 문화를 누리는 반면, 그렇지 못한 직원들은 조직 내에서 사일로와 관료주의를 경험하고, 본인이 그저 거대 조직에 속한, 톱니바퀴의 일부(cog in a machine)라고 느낀다고 합니다. 협력적이고 자율적인 조직문화가 어떻게 직원 번영과 조직의 성장을 돕는지는 Microsoft가 진행한 내부 혁신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출처: The Comeback Stock of the Decade: Microsoft (MSFT)*
2013년, Microsoft는 사내 정치와 관료주의적 조직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준 그들의 오랜 평가제도인 상대평가제도(Stack Ranking)를 폐지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해진 비율에 따라 직원들을 줄세우고 그에 따라 포상을 하는 상대평가제도가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라는 제도의 본질과는 다르게 오히려 구성원간 소통을 막고 불필요한 경쟁을 불러일으켜, 조직의 성장과 혁신을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Microsoft는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한 자율 평가를 도입함으로써, 개인 성과보다는 협력과 소통, 자율을 중시하는 문화를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여러 노력 끝에 직원들은 다시 협업과 도전을 망설이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소위 일컬어지는 'Microsoft의 잃어버린 10년(The Lost Decade)'에서 벗어나 최고의 성과를 달성하게 되었습니다.
2. 리더십
둘째, 코칭 리더십입니다. Microsoft에서 번영감을 느끼는 직원들은 리더가 본인을 존중하고 본인의 성장을 지원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만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들어선 이후 조직의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리더의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2023년 McKinsey Quarterly 에서 발간한, 번영하는 조직(Thriving Organization)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과 관련한 아티클에서 명령하고 통제하는 리더십보다는 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완벽한 계획보다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기에, 의사결정을 도맡아 하는 리더십보다 구성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그들이 정답을 찾아갈 수 있게끔 격려하고 코칭해주는 리더십이 번영하는 조직을 만들어가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앞서 설명한 두 가지, 협력적이고 자율적인 문화와 이를 서포트하는 리더십이 조직 내 갖춰진다면 구성원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와 권한을 부여받아 번영하는 직원, 번영하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결론
지금까지 직원 번영과 이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두 가지 조건, '의미 있는 일'과 '에너지와 권한 부여'에 대해 Microsoft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날 많은 회사들은 사업과 조직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웰빙 전략들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워라밸을 위한 자율 근무제, 주 4일제 등의 근무제도 도입부터 주거 지원, 육아 지원 등의 복리후생 제도들을 통해 직원들이 온전히 일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직장 내외의 삶을 아낌없이 지원합니다. 그런데 Microsoft가 제시하는 직원 번영의 참된 의미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제도들이 번영감을 위한 피상적인 전략으로만 남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편안한 근무환경과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물리적인 환경 외에도 직원들이 상호 성장과 협력의 문화 속에서 충분한 에너지와 권한을 부여받고 있는지, 또 스스로 하는 일의 목적을 이해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 직원 번영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Reference
https://www.inc.com/justin-bariso/microsoft-research-how-to-measure-employee-engagement-thriving.html
https://hbr.org/2022/06/why-microsoft-measures-employee-thriving-not-engagement
https://www.mckinsey.com/capabilities/people-and-organizational-performance/our-insights/new-leadership-for-a-new-era-of-thriving-organizations?stcr=5790D3BDFB2247C39DC961247178D9EB&cid=other-eml-alt-mip-mck&hlkid=f46f4ccde8624e5b928d276141afb78f&hctky=15513098&hdpid=5f7d077e-a29d-4a2b-a154-6b1b60798c28
안주영 in 인살롱 ・ 2024.09.05 일터에서 '수다' 좀 떨면 어때?
조직문화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리더십’과 ‘소통’이다. 오늘은 소통과 관련된 경험과 나의 생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원래 글을 쓰며 인용을 최소화 하겠다는 다짐을 했으나, 오늘은 소개의 차원으로 외부 출처를 언급할 테니 저를 아시는 분들께는 양해 부탁드립니다.)
◎ 일터에서 소통에 대한 이해와 유형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은 조직문화 담당자, 인사나 교육 혹은 지원 스텝들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이야기일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기업들은 공식적 소통의 방식으로 ‘타운홀 미팅’을 대표적으로 활용하곤 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경영진이 생각하는 방향을 설명하고 동참을 유도하며, 직원들은 궁금증을 질문하고 답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나 억측을 막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경영진의 잔소리 타임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직원들간 팀빌딩 정도의 용도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외도 계층별, 직군별 간담회 등의 다양한 소통채널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회사내 Top-down과 Bottom-up의 Two-way communication의 활동을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조직 내 소통은 이런 것만 있을까? 조직문화 담당자라면 알아두면 좋은, 그럴싸한 모델이 있어 소개해 본다. 삼성경제연구소(SERI) CEO Information에서 2011년 3월 정도 발표된 아티클로, 제목은 “조직 내 소통활성화를 위한 제언”이란 글을 찾아 읽어 볼 것을 권해 드린다. 너무 오래전에 발표된 자료라 Junior급 OD&OC담당자라면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이미지 참조)
글을 요약하자면, 조직의 신뢰구축과 구성원 몰입을 유도하기 위해선 ‘소통경영’이 중요하기에 조직 내 소통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재 수준을 파악하여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경영과 조직문화에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은 불편의 진리라고 본다. 하지만 이 아티클이 중요한 것은 조직 내 소통에 대한 유형을 구분한 것이다. 위에 이미지처럼, 업무적 소통을 일상적업무와 혁신적업무로 구분하고, 관계적소통을 정서적소통으로 차별화 하였다. 그리고 각각을 부서/동료간 수평적 소통의 차원과 상하간 수직적 소통으로 구분하여 총 6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것이다. (검색해서 전체 아티클을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아티클에는 소통의 3대 유형 간 상관관계를 제시하며 정서적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서적 소통이 업무적 소통과는 R2값 0.6789, 창의적 소통과는 R2값 0.7068이나 된다고 한다. 통계를 잘 모르는 분들도 이정도는 굉장한 값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을 것이다.
◎ 조직 내 소통이 잘 되려면 ‘수다’가 필요해!
이 이제부터는 필자의 경험에서 나온 의견이자 제언이다. 소통은 문서적 소통과 언어적 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는 언어적 소통의 다른 형태라고 보고, 보고서나 메일의 경우는 문서적 소통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문서적 소통은 자주, 많은 내용을 보내기 보다는 핵심을 정리하고, 미팅이나 보고 후 결과나 근거를 남기려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언어적 소통인 대화, 면담, 미팅, 회의, 메신저 활용은 일과 관계형성의 과정에 있다고 본다. 이런 관계형성에 있어 중요한 것이 ‘수다’라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회사에서 왜 쓸데 없는 얘기를 하고 있어? 실없는 농담이나 하는 가벼운 사람이라고 ‘수다’를 폄하하는 사람도 있는 듯 하다.
내가 처음 팀장으로 역할을 수행했을 때가 회사를 옮긴지 3개월 정도 됐을 때다. 당시 사내 공모를 통해 뜻을 함께하는 지원자를 선발했고, 이들과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함께 일해본 경험이 부족한 관계 속에서 어떻게든 소통해야 했다. 그래서 다가 간 것이 매일 아침 Small Talk Time을 만들어 근무 시작 시간에 5분~10분 Tea Time을 가졌다. 주로 업무 이야기가 아니라 어제 뭐 했는지, 주말엔 별 일 없었는지 등 신변잡기에 해당하는 내용을 진행했다. 주말에 가족여행이나 맛집 탐방, 어제 저녁에 본 재미있는 예능이나 드라마 이야기를 말이다. 평소부터 일하는 스타일을 잘 알던 사이가 아니어서 이러한 가벼운 이야기로 대화를 이끌어 냈다. 나이나 직급, 경력에서 차이가 있어 주저하던 팀원들과의 사이가 금방 편해졌다. 그렇게 편안해진 대화의 과정을 지난 후 살짝 끊었다가 업무적 소통을 하게 되면 편안한 분위기가 연장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부장과 대리와의 대화가 편해지니 우스꽝스러운 아이디어나 제안도 가능하게 되었다.
“가벼운 농담이나 신변잡기적 이야기를 하는 'Small Talk"가 조직의 경직성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을까? 혹시 주장이나 근거, 사례를 들어 네 의견을 제시해 줄래?” GPT에게 이렇게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답을 받아 보니, ①심리적 안전감 증대, ②인간적 연결 강화, ③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조직문화 사례로 많이 인용됐던(? 과거형)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Zappos사는 유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회사로 유명하다는 답과 함께 말이다.
혹시 리더인 당신이 대문자, 볼드체 I형 성격을 가져서 대화를 리드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수다스러운 팀원에게 미션을 줘서 스몰 토크를 주도하도록 하고, 맺고 끊는 것만 잘 관리해 준다면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회사에선 일만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 회사도 사람 사는 곳이다. 가족과의 일상도 공유하고, 자녀가 커가는 일도 함께 알면, 서로를 배려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심리적 안전감도, 신뢰도, 건강한 웃음도 가능할 것이다. 우린 모두 그런 직장을 원하지 않는가?
윤석원 in 인살롱 ・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