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22년 6월 중순 어느 날 직장 동료들과 산양큰엉곶으로 반딧불이를 만나러 갔어. 곶자왈* 초입에서 만난 안내자들의 평화로운 목소리가 ‘이곳에서 존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듯했지.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본래 부드럽고 겸허했을 거라는 것을.
40여 분간 검은 숲길을 스마트폰도 끄고 걸었어. 함께 걷는 발자국 소리는 어느새 낮아지고 맞춰졌어. 숨소리도 차분해졌어. 마음 안의 거친 것들이 부드러워졌어. 어둠이 짙어질수록 별처럼 반짝반짝 반딧불이들이 나타났어. 어딘가에서는 반딧불이 한 마리와 한참을 함께 걸었지.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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