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워크플레이스는 어떻게? (1) 협업툴 다들 잘 아시죠?
데우스 엑스 마키나 (deus ex machina)라는 말이 있다. 극의 사건 진행 과정에서 도저히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뒤틀어지고 비꼬인 문제를 갑자기 등장한 신의 대명(大命)으로 해결하는 기법에서 유래한다. 한 마디로 등장인물들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개고생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제를 누군가(주로 절대적 존재)가 나타나서 다 해결해버리는 거다. 2005년에 개봉한 영화 <우주전쟁>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유명하다. 어느 날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한다. 군대도 속수무책이고, 주인공 톰 크루즈 형님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딸을 지키기 위해 도망친다. 도시는 초토화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가운데 갑자기 외계인들이 픽 쓰러진다. 지구의 박테리아에 감염되는 바람에 죽었다. 앵?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구축을 준비하던 많은 실무자들은 코로나 19라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만났다. 우리는 그동안 무수한 직원 의견 조사와 경영진 보고를 했지만 회사를 크게 바꿀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간의 노력이 허무할 만큼 한 번에 많은 변화가 생겨버렸다. “어라? 개이득^^” 하기에는 조금 복잡한 마음이 든다.
<이거 뭐 좋은 거야... 싫은 거야>
지난 2월 말부터 주요 기업들이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긴급하게 재택근무 돌입하였다. 이후에도 일부 기업은 주 1~3일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면서 향후 코로나 19 재확산 등에 대비해 디지털 업무환경을 보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클라우드, 협업 툴, 화상회의 솔루션, VPN 등 원격근무에 필요한 솔루션이다. 특히, 비대면 업무 처리를 위한 협업툴과 화상회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였다. 네이버, 카카오 테크 자이언츠들이 참전하고 있는 협업툴 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15% 이상의 엄청난 성장이 예상된다.
<출처 : 한국IDC>
협업툴이라는 말은 사실 굉장히 광범위하다. 협업에 필요한 도구. 응? 우리 하는 일이 다 협업 아니야? 맞다. 협업에는 사실 다 필요하다. 인스턴트 메시징, 이메일, 화상회의, 공동문서 작성, 콘텐츠 관리, 일정관리. 그런데 협업툴은 이 모든 작업을 연결시켜주는 것에 그 역할이 있다.
최근 언론에서 소개되고 있는 협업툴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메시징 기반의 Workstream Collaboration Tool과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Collaborative Work Management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슬랙, 팀즈, 잔디, 카카오워크 같은 솔루션은 Workstream Collaboration Tool이다. 가장 기본의 기능은 1:1, 그룹, 업무별 대화 공간이며 신속하고 간편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큰 장점이다. Collaborative Work Management는 사용자의 과업 계획 및 조정을 지원하는 작업 공간이다. 할 일, 프로젝트, 업무 프로세스를 대시 보드와 결합한다. 아사나, 트렐로, 먼데이닷컴같은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전체 과업을 한눈에 보거나 하향식 목표 수립에 용이해서 최근에는 OKR 운영을 지원하는 솔루션으로도 쓰인다.
협업툴을 도입해야만 디지털 워크플레이스가 되는 건 아니다. 많은 대기업 담당자가 슬랙과 노션을 쓰는 것만으로 우리 회사가 스타트업처럼 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장님은 절대로 후드티를 입고 출근하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자.
<후드 쓴 부장님 뿐만 아니라, 수지도 남주혁도 없지. tVN에서 방영 중인 스타트업>
협업툴을 급하게 도입한 회사 중에는 사내 메신저를 4~5개씩 여전히 같이 쓰고 있는 곳이 있다. 직원들은 혼란에 있다. 여러 툴에 내용이 흩어져 대화 내용이나 자료를 찾는 데 오히려 비효율이 발생해서 가장 큰 장점인 신속성을 해친다. 여러 툴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통합적인 맥락 파악이 힘들 수 있다. 그 밖의단점으로는 잦은 알람과 즉각적인 답변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집중력이 분산되고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며 일할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어바인 캠퍼스 글로리아 마크 교수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3분마다 방해를 받고, 한 번 방해를 받은 뒤 다시 집중하는 데는 약 23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비즈니스 플랫폼은 어디까지나 우리 회사의 특성과 비즈니스 전략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그룹에서 주요한 사업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내 구성원보다 더 많은 수의 협력사와 빠른 협업이 굉장히 중요하며, 중소협력사도 쉽게 잘 쓸 수 있는 협업툴이 필요하다. 디지털 워크플레이스 관점에서는 협업툴 도입 여부는 통합된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환경 지원이라는 목적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협업툴은 협업에 필요한 전체 환경의 일부이다. 더 큰 변화는 온 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의 전환이다.
많은 대기업이 문서작업에 필요한 오피스 프로그램, 이메일, 업무용 메신저, 로컬 드라이브 다 제각각이다. 이제는 모두가 통합되어야 한다. 이해를 돕자면 마이크로소프트의 MS365나 구글의 워크스페이스(G suite에서 이름이 바뀌었다)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말한다. 이메일과 협업툴, 화상회의, 공유 드라이브, 공동 문서작업 등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생성된 콘텐츠를 쉽게 찾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거기에 AI와 BOT을 붙여서 자동화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협업툴은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클라우드 작업환경으로 한 번에 옮기지 못하면 협업툴에 다른 솔루션들을 연동해 가면서 점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구글과 MS, 아무나 이겨라. 싸게만 해다오>달을 향하는 로켓이 이륙하는 순간 3도만 틀어져도 달에 갈수 없다고 한다. 트렌드라서, 경쟁사가 도입했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솔루션을 도입하다 우리가 원하는 디지털 업무환경에 오히려 멀어질 수도 있다. 조금만 더 긴호흡으로 우리모두 화이팅!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디지털 워크플레이스의 목적과 범위, 우선순위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요약하면,
협업툴의 유형을 잘 파악하고
우리 회사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가려서 도입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협업툴 단일 솔루션보다는 통합된 커뮤니케이션과 클라우드 오피스 환경 관점에서 조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04 낯선대학은 1년, 낯선컨퍼런스는 2박
지난 3번째 글까지 낯선대학에 대해 얘길 나눴다. 이번에는 잠시 샛길로 빠져, 자매품이자 형제품인 ‘낯선컨퍼런스’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이렇게 딴짓은 슬기롭게 확장된다..고 생각한다)
낯선대학(이하 낯대)은 1년이란 시간을 통과하는 프로젝트다. 그래서 시간을 생각하면 조금 아득한 게 사실이다.(물론 참여하면 그 시간의 속도는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낯대의 임팩트를 유지하고, 짧은 시간 낯선 연결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를 고민하다 나온 것이 ‘**낯선컨퍼런스(이하 낯컨)**’다.
2박 3일, 제주로 간다. 컨퍼런스인 이유는 이 행사가 ‘언컨퍼런스’ 형식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이 행사는 2013년에 제주에서 진행된 Inspried@jeju 에서 영감을 받았다. 세상 별난(재미난) 사람 100명을 초대해, 2박 3일 동안 진행된 언컨퍼런스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이 행사에 공동 기획자로 참여했고, 행사 때 사회를 봤다. 그 경험이 낯컨 기획으로 이어졌다. 참고로 언컨퍼런스는 컨퍼런스의 한 형태로, 주제없이 진행되는 컨퍼런스다. 참여자들이 현장에 모여, 각자가 발의한 주제(혹은 질문) 가운데 논의하고 싶은 것들을 함께 선정해 얘길 나눈다.
낯컨의 시작은 어떤 테마로 할지 결정하는 것부터다. 이제까지 4번을 했는데(올해 3월 5번째가 준비되다가, 코로나로 무기연기되었다) 기획자, 메이커, 셀러, 라이프스타일이 각각의 테마였다. 그게 정해지면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들 가운데 스텝을 할 사람을 찾는다. 스텝이 구성되면, 진행 일정 및 초대자를 리스트업 한다. 그렇다. 이것도 낯대와 마찬가지로 초대로만 참여 가능하다. 그래서 스텝 구성이 중요하다. 그들의 네트워크가 초대자를 결정한다. 물론 우리가 초대한다고 해서 ‘좋습니다’하고 다들 오는 것도 아니다. 운과 때가 맞아야 한다. 정해진 날짜에 올 수 있어야 한다. 출장이나 행사 등이 겹치면 못 온다. 그래도 금세 40여 명이 확정된다.
참가자들은 각자 자비로 제주 ‘플레이스캠프’로 오게 한다. 행사장에 도착하면, 그때부턴 참가비가 작동한다. 참가비는 30만 원이다. 그 돈으로 2박 5식이 제공되고, 각종 이벤트와 여행 경비를 지원한다. 남는 돈은 번개에 쓰인다. 스텝들도 참가비를 낸다.
행사 전에 페이스북 그룹방을 만들어 각자 소개를 진행했다. 그래서 낯설지만, 또 낯설지 않다. 낯설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는 어찌 됐건 이들은 스텝들의 지인이다. 최소한 한 명은 알고 온다. 그러니 부담이 덜하다.
프로그램은 이렇다.
1) 첫날 - 3분 소개, 미니올림픽, 식사, 1:1 인사, 컨퍼런스 준비, 뒷풀이
2) 둘째날 - 컨퍼런스, 점심, 숏트립, 숏트립 리뷰, 뒷풀이(마니또 발표 등)
3) 세째날 - 각자 기상 후 집으로
이 프로그램 이름에 컨퍼런스가 들어간 건 둘째 날 오전에 진행하는 컨퍼런스 때문이다. 참여자들이 하나의 테마로 묶여 있기 때문에 작은 공감대가 있다. 그런 그들이 제주에 오니 풍광에 취하고, 한라산(산이기도 하고, 술이기도 하다)에 취하고, 바람에 취하고, 공기에 취하면서 ’ 연대감’은 증폭된다(다른 곳에선 이게 약하다. 제주가 주는 힘이 있다. 기획자의 의도다). 그런 분위기에서 그간 품어 온 질문 혹은 문제를 던지고, 그걸 함께 해결하기 위해 토론을 진행한다.
숏트립은 먼저 4인 1팀으로 반나절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드라이버를 정해놓고(행사 전, 둘째 날 운전할 사람을 신청받는다) 나머지는 추첨으로 팀을 정한다. 점심시간에 팀끼리 밥을 먹으며, 코스를 정한다. 참가비에서 1인 3만 원의 여행비도 지급한다. 잘 놀고 잘 먹고 오란 뜻이다. 모자란 건 자비로 충당해야 한다. 그렇게 6시간 동안 제주 기운을 듬뿍 쐬고 오면, 다들(운전자를 뺀 나머지) 얼굴이 붉은 노을처럼 상기되어 돌아온다. 알고 보니 한라산 탓이거나 덕분이었다.
낯컨에 다녀오면, 남는 건 역시 관계다. 단톡 방은 오래 유지가 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생일과 경조사 중심의 인사들이 오간다. 그래도 은근 서로 밀고 끌어주고 의지하는 관계로 이어진다. 그렇다 보니, 각 테마별로 낯컨 다녀온 사람과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로 나뉜다. 이제는 많이 알려져, 다들 낯컨 소식을 들으면 오고 싶어 한다(고 들었다). 바람이 있다면, 이걸 자주자주 하고 싶다. 낯대보단 호흡이 훨씬 짧지만, 임팩트 만큼은 뒤지지 않는 터라 좀 더 많은 분들이 연결되고 협업의 물꼬를 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로 여전히 시즌5 낯컨의 발이 묶여 있지만, 언젠가 훈풍이 불기를 바란다.
Ps.
기업 워크숍으로 ‘낯컨’을 권합니다. 직무별 다양한 분들을 제주로 초대해(꼭 제주가 아니어도 좋지만, 제주면 더 좋아요) 2박3일 서로의 고민과 질문을 나누는 행사를 가져 보는 것.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요? 아. 이 행사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스텝은 임직원이 해야겠죠.
제주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플레이스캠프를 권합니다. 많은 호텔과 숙박공간이 있지만, 여기가 딱 좋아요. 왜냐면 1인 호텔이잖아요. 쉬고 자는 곳만큼은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곳이고, 스피닝울프 등 다양한 공간들이 있어요. 프로그램 진행하기 딱 좋아요.
Inspried@jeju는 2016년부터 사회혁신가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매해 진행 중에 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05 인재 확보에 애타는 기업과 취업에 목마른 인재, 그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
인재 확보에 애타는 기업과 취업에 목마른 인재, 그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라는 개념과 그를 둘러싼 개발 방법론을 선뜻 번역해서 국내에 내놓았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대개 한결같았습니다. '고용' 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이미지와 심상이 다소 무거운 것도 무거운 것이고, 그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니 뭐 어디 취직 잘하는 팁 같은 것인가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주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 이라는 것을 통해 밥벌이를 하는 한,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누군가에게 고용되거나의 상태에 놓여있지 않나 생각 합니다. 다시 말해, 고용은 실제 우리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어딘가에 고용되어 있음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한번 떠 올려 봐도 의미가 새롭고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 굳이 제가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구직자 측면에서의 고용시장의 전망은 매우 어둡고 불투명합니다. 고용주 측면에서의 고용시장도 결코 만만치 않고요. 설령 여차저차 이들이 한 지점에서 만나 함께 일하기로 약속했더라도 이들의 만남은 대개 오래 이어지지 않는 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소개팅을 주선하는 마음으로 (물론 소개비는 일방적으로 회사로부터 받았지만) 채용업무를 지난 10년 여 간 해 온 저의 관찰에 따르면, 인재 확보에 애타는 기업과 취업에 목마른 인재 이 둘 사이에는 서로에게 바라는 심연한 차이가 분명한데도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주로 이야기하게 될 고용브랜드(Employer Branding)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 관한 이야기 또는 제언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별도의 지면을 빌어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개인의 노력에 관한 이야기도 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우선, 매년 발표되는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구직자 시절의 제 경험에서 비춰 보더라도, 저런 설문조사와 순위결과는 구직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좀 도발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런 류의 순위 발표를 볼 때마다 제게는 두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우선 대학생들에게 가고 싶은 회사를 물을 만큼 그들에게 리서치나 준비가 잘 되어 있나? 회사의 서비스, 제품, 이미지와 이른바, ‘급여’, ‘복지’, ‘직무개발’ ‘근무환경’과 같은 일 자리 조건을 혼동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우선 있고요. 과연 기업들은 그들이 “고용주(Employer)”로서의 참 모습을 알리고 이것이 잘 전달된 결과인가란느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가령, 한국에 몇 명 되지도 않는 미국계투자은행은 그들 자신이 도무지 무슨 회사인지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상위에 위치해 있는 일도 있고,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한국은행이 매년 순위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과연 이 설문조사는 그 목적과 의도를 달성하기에 효과적인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저 역시 구직자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 회사가 내보내는 광고 그리고 이런 류의 설문을 보고 막연한 하나의 상(像)을 만들어 두고 묻지마 지원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그렇다면 고용브랜드란 녀석은 대체 무엇일까요? 급한 마음으로 우선 위키피디아부터 뒤져볼까요? 첫 문장부터 설명하길, ‘회사가 가진 일반적인 브랜드 평판과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와는 별개로 고용주 또는 ‘일하는 곳’으로써의 평판 및 직원가치제안을 기술하는 하나의 이미지.1.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용브랜드는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제품 혹은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와는 차별화 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제공될 가치나 고용주로서의 의미가 종합된 형태의 별개 브랜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기업으로써의 애플이 가진 이미지와 제품은 고용주로서의 애플이 가진 이미지와 경력개발의 장으로써의 애플과는 (물론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르기가 매우 쉽습니다. 무릇 상대방의 SNS게재 사진을 보고 괜히 기대 했다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소개팅의 현장에 비견될 만 하달까요. 자, 그래서 기업들은 고용브랜드를 어떻게 내세우라는 이야기냐? 하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싶으면 교과목을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해’ 같은 당연한 소리이자 하나마나 한 소리처럼 들리실 것 같아 걱정되지만, 답은 내부 성찰에서 시작됩니다. 회사의 미션, 비전, 사업목표, 인사철학, 핵심가치, 공통역량, 조직문화 같은 요소들을 명확히 설정/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확보 및 유지하고자 하는 핵심인재나 목표인재를 설정합니다. 이를 통해서 회사는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고용브랜드는 또 다른 개념인 직원가치제안은, 간단히 말하면 직원들이 그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더불어 그를 실현하기 위해 회사가 현재 또는 잠재적 직원에게 기대하는 ‘가치행동양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2. 이제 도출된 EVP는 전략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목표하는 인재들에게 도달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하고, 지금부터 채용담당은 마케팅 담당의 심정으로 우리 회사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가꾸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종종 채용담당자들에 연간 사이클플랜을 만들어 보거나, 온라인 시대가 된 요즘에는 의미가 조금 퇴색했지만 ATL/BTL 관점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보길 권합니다. 끝으로 채용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일궈지지 않는 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계속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또 개선해 나가는 이른바 ‘가꾸기’ 작업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그 색깔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도, 여전히 시스템 보다는 사람에 의존하는 고용브랜드 관리는 순환보직을 주기적으로 하는 국내회사나, 이직이 빈번한 외국계 또는 중견기업이나 스타트 업에겐 그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지금까지 고용브랜드의 개념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다면, 끝으로 회사 입장에서 고용가능성 그러니까 다른 경쟁사들보다 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잠재적 구직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경쟁사 대비해서 우월한 고용브랜드의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채용을 하나의 기업활동에 일상으로 여기고 늘 인재확보를 위한 활동을 끊임없이 지속 전개할 것을 제안합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결국 고용브랜드란 그 회사의 채용활동 및 공고에 빈번히 노출되는지 여부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습이 아닌 모습을 굳이 오버해서 팔 이유와 필요도 없는 것이, 우리가 정말 원하는 인재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게 지상 목표인 회사들이 소개팅 전부터 과도한 필터링으로 자기의 모습을 왜곡할 이유나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진짜 가치와 경험은 백만금보다 더 값지고 귀한 가치가 있습니다. 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투명사회’를 살고 있는 오늘 우리 자신의 모습이 노출될 가능성과 기회가 무궁무진 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몰입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뽑아 데리고 있는 직원 그 자체가 고용브랜드의 주요 자산이라 할 것입니다. 마침. .1. Barrow, S. and Mosley, R. The Employer Brand, Bringing the Best of Brand Management to People at Work, John Wiley & Sons, Chichester. (Retrieved Nov 6, 2020, from https://en.wikipedia.org/wiki/Employer.branding as of 11/06/2020).2. Retrieved Oct 16, 2020, from https://b2b.kununu.com/blog/whats-the-difference-between-evp-and-employer-brand#:~:text=Your%20company's%20EVP%20is%20the,re%20about%20as%20an%20employer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05 수평적인 조직문화의 좋은 의사결정이란
수평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조직은 ‘의사결정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입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하지 않습니다. 조직을 '의사결정의 공동체'로 이해하고 누구든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해 각자의 역할에서 '의사결정 책임자'로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구성원들은 ‘의사결정 책임자’로서 일을 하며, 누구나 다 스스로 각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들은 누구나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합니다.
첫째,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고, 둘째, 서로의 의사결정을 돕습니다.
조직 안에서 일하는 방법으로 규정되고 있는 핵심가치는 ‘구성원들이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준이며 가이드’입니다. 구성원의 역할은 ‘스스로 의사결정하고 서로의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기에 만일, 새로운 핵심가치를 세운다면 모든 멤버들이 **스스로 의사결정하고, 서로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위한 믿음**을 설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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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 각자가 스스로 좋은 의사결정을 하고, 서로의 좋은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을까?”
위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믿음과 생각을 확인해야 합니다.
첫째, 좋은 의사결정이란 무엇인가?
둘째,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셋째, 스스로 결정하고 서로가 돕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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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사결정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의사결정은 우선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력(Impact)을 가져옵니다. 어느 한 개인이나 일부 집단이 아니라 팀 전체의 파워(Total Power)를 높이는 것입니다. 매출, 시장 점유율, 브랜드인지도 향상과 같은 눈으로 잘 보이는 것도 있고 일하는 습관, 조직의 정서와 같은 눈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간에 좋은 의사결정은 가까운 또는 먼 미래에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좋은 의사결정은 이해관계자들 모두가 윈윈합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던 불편함 또는 문제가 해결되거나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환경이 개선됩니다. 이 게임에서 손해를 보거나 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좋은 의사결정은 공정합니다. 상황과 맥락에 비추어 봤을 때 누가 봐도 납득 가능하며 수용할 수 있습니다. 공정하다는 것은 ‘누구나 똑같아야 한다’는 공평과는 다릅니다. 팀원들이 가지는 책임과 의무 그리고 그에 따른 혜택은 긴밀한 관계를 가집니다.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필요한 일하는 방식과 행동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았습니다.
먼저 ‘WHY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일을 하며 마주치는 문제들, 흔히 ‘이슈’라고 불리는 것들은 대부분 ‘현상’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이 진짜 문제입니다. 본질은 그 현상을 만들어 낸 원인입니다. WHY라는 질문을 통해 우리는 본질을 발견하고 진짜 문제를 밝혀내야 합니다.
‘반복적인 시도와 작은 실패’도 중요합니다.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확인하고 다시 수정하고 개선하며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을 빠르게 접목시킵니다. 이러한 습관으로 성공의 요인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성공의 가능성을 높입니다.
‘정보와 맥락을 투명하게 공유’합니다. 정보 공유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방이 나와 동일하게 문제인식의 주파수를 맞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상대방이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고 나와 함께 문제를 바라볼 때 다른 관점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고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인식의 공유는 향후의 진행과 계획 설정에 다른 구성원이 함께 동참하는데 유용하며 이로 인해 의사결정의 수용성이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 결정하고 서로가 돕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자신과 타인의 미션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미션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직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타인의 미션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조직 안에서 타인의 역할의 목적은 무엇인지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자신의 미션 뿐만 아니라 각자가 상대방의 미션을 제대로 이해할수록, 우리는 서로의 미션 성공과 그를 위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금 더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정보와 자원을 폭넓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투명하게 공유된 정보는 팀원 스스로 가장 효과적인 최적의 의사결정을 찾는데 도움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도 정보는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조직 내에서 활용이 가능한 정보와 자원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우리는 자신의 의사결정과 타인의 의사결정을 계속해서 성공적인 방향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솔직한 용기와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더 좋은 의사결정을 위해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하여야 합니다. 단호함은 현재의 불편함보다 미래의 성장과 임팩트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솔직한 용기와 단호함을 토대로 우리는 서로의 역할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시켜주며 의미있는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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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들이 ‘의사결정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은 개인이 조직문화의 주체자로서 역할을 다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의사결정하며, 서로의 의사결정도 돕습니다. 즉, 나의 의사결정을 주도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며 책임질 줄 알아야 하며, 타인의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서로가 코치나 멘토, 때로는 참고인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원 개인에게 탁월한 전문성과 성숙함이 요구됩니다. 전문성과 성숙을 지향하는 태도 없이 단지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부르짖고 있다면, 그것은 '자유'와 '공정함'에 대한 왜곡된 이해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혼자 결정하는 것보다, 함께 고민하고 결정할 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에 함께 모여 일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가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하며, 모두의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11 인내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
초창기, 어설픈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현재 HR Insight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다. HR Insight가 14년 된 잡지인 것을 생각하면 HR Insight의 일생을 거의 함께 했다고 말할 수 있다.입사 초기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업무는 ‘전화’였다. 보통 하나의 섭외 성공을 위해 열몇 군데의 회사에 전화를 했던 것 같다. 물론 지금도 ‘섭외’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당시에는 상대방에게 HR Insight에 대한 소개를 꽤 길게 해야 했다는 점이다.“안녕하세요. HR Insight 정은혜 기자입니다.”“네? 어디시라고요?”“HR Insight 정은혜 기자입니다.”“에이치이이이알... 어디요?”첫 시작이 이러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제 막 창간한 잡지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던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통화의 본론으로 넘어가기 전 해야 할 말이 많았다.긴 소개 후에도 상대방의 시큰둥한 반응이 계속되기도 했고 그럴수록 내 목소리는 작아졌다. 수화기 너머의 상대의 목소리를 마치 사무실의 다른 직원들이 스피커폰으로 다 함께 듣는 것처럼 얼굴이 따끔거릴 때도 많았다. 당시 어렸던 나이, 배짱 두둑한 성격을 가지지도 못했던 나는 섭외 전화가 힘들게만 느껴졌고, 회사 내 아무도 없는 공간을 찾아다니며 전화를 할 때도 많았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힘든 일이었지만, 해야 했고,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잘 해야 하는 일’이었다.무엇보다 나는 마음가짐을 바꿔야했다. 내가 전화를 힘들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때의 결론은 ‘거절의 두려움’이었다. 섭외 전화를 했을 때 한 번에 수락을 받게 되는 경우보다는 수없이 많은 거절을 경험해야 했다. 따라서 전화하기 전부터 ‘거절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조금 우습게 들릴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 두려움을 깨기 위해 주문을 외웠던 것 같다.“거절할 수도 있지 뭐, 그럴 수도 있지 뭐. 그게 뭐 어때서.”“그냥 일을 거절하는 거지, 나를 거절하는 게 아니지.”"아니면 말고"이런 식으로 말이다. 좀 더 가볍게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마인드 컨트롤이 있으나 낯간지럽고 부끄러운 ‘주문’에 가깝기에 이 정도로 언급해야겠다.그런데 실제로 이러한 마음이 도움이 됐다. 같은 상황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에 같은 거절에도 나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덜 상처받았던 것 같다.이러한 하루하루, 한 달 한 달의 경험과 노력이 내 개인적인 역량을 키우고 역할을 넓히게 됐고 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지나친 긴장이 아닌 편안함과 일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했다. 월간지의 특성상 한 달 단위로 마감이 끝나고 새롭고 판이 짜이는 프로세스가 이를 더욱 가능하게 한 것도 있다. 좌절하거나 마음 상한 일이 있었더라도 일단 해당 호를 마감하고 나면 ‘잊고 다시 시작’이 되더라. 오히려 그 좌절을 딛고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힘을 얻어 강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도 있었다.현재 HR Insight는 인사담당자라면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잡지가 됐다. 물론 여전히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상대를 만나도 예전처럼 안절부절 하지 않는다. 그냥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내가 알려주면 되고, 지금 우리가 이렇게 대화하고 있으니 이제부터는 알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13년의 시간 속에서 나 역시도 여유가 생겼고, 우리 잡지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사소해 보일지라도 나의 성장을 위한 기회의 시간이 될 것이다매일경제와 한국리서치가 주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들이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일에서 오는 보람’과 ‘자부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동기부여하기 위해서 물질적 보상만큼이나 일할 기회 제공,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조직 분위기와 환경 조성을 통해 그들의 성장에 힘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사람마다 성장의 정의는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직급이 올라가거나 연봉이 오르는 등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 향상을 성장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학습의 개념에서는 더 많은 전문성이나 지식을 쌓는 것으로 정의할 수도 있다.닐 도쉬와 린지 맥그레거는 저서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지금 당장에서는 사소해 보일지라도 자신의 역량과 성장 잠재력 및 기회가 된다고 인식하게 되면 일에 몰입을 이끌어내는 긍정적인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즉,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본인이 어떻게 인식하고, 향후 커리어 개발에 연결해 나가느냐에 따라 주도성, 창조성, 열정 등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말이다.처음 업무를 시작할 때 우리는 종종 조직에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전혀 빛나지 않는’ ‘누군가는 하기 싫은’ 그런 업무를 맡은 경우가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그게 나는 아니었으면 했는데 결국 내가 하게 되는 상황들이다.또한 중요하고 빛나고, 누구나 하고 싶은 일에 투입된다고 해도 나의 역량과 역할의 한계 때문에 기여도가 낮을 수도 있다. 배우는 과정이라고 여기지만, 당장 맞닿는 상황들이 일 자체가 즐겁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시간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미국의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의 아버지는 유명한 경제학자인 조지프 슘페터와 오랜 친구사이였다. 피터 드러커는 아버지와 함께 슘페터를 병문안 간 적이 있었다. 당시 66세였던 슘페터는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누리고 있었지만 병이 깊어진 상태였다. 당시 피터 드러커의 부친은 슘페터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조지프, 자네는 아직도 자네가 죽은 후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가?”사실 슘페터는 서른 살 무렵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 누군가 던진 이 질문에 그는 “유럽 미녀들의 최고 연인, 유럽의 최고 승마인, 그 다음으로는 세계최고의 경제학자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답했다. 드러커의 부친은 이 일화를 떠올리며 다시금 질문을 던진 것이다.“그렇네. 그 질문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네. 그러나 지금 나는 그 당시와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 있네. 나는 대여섯 명의 우수한 학생을 일류 경제학자로 키운 교사로서 기억되길 바란다네.”이렇게 대답한 슘페터는 “이제 나도 책이나 이론으로 기억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 만한 나이가 되었어. 진정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는 책이나 이론이라면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걸 알았단 말일세”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 후 슘페터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피터 드러커는 당시의 대화에서 3가지를 배웠다고 말했다.첫째,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둘째, 나이가 들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도 성숙해져야 하며, 세상의 변화에 맞춰 목표도 새롭게 세워야 한다.셋째 마지막으로 꼭 기억할 만한 가치는 사는 동안 다른 사람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이 일화에서도 언급되는 것처럼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목표한 바를 이루었다면 목표를 새롭게 정립하고 그 목표가 달성된다면 또 다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를 이룬 사람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이는 목표를 이루어본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나 한 사람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게 된다. 업무의 전문성을 가진 인사담당자들의 대외적인 활동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것도 이 일환이라고 생각한다.HR Insight도 마찬가지이다. 늘 새로운 목표를 세워간다.얼마전 HR Insight는 비슷한 업무 고민을 가진 실무자들이 만나서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면서 한걸음 성장할 수 있도록 스터디 모임, 클럽 인사이트를 오픈했다. 현장 전문가가 이끌고, 100% 온라인 상에서 함께 공부하면서 친해지는 또 하나의 공간을 만든 것이다.아직 첫 단계라서 “클럽 인사이트”라고 소개하면 “클럽..뭐요?”라고 말하는 이들이 더 많지만, HR Insight가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것처럼 클럽 인사이트도 초창기 어설픈 시간을 거치며, 성숙의 단계로 넘어설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그 단계에서는 또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이를 통한 선한 영향력을 펼칠 것으로 믿는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