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확보에 애타는 기업과 취업에 목마른 인재, 그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 고용가능성(Employability) 라는 개념과 그를 둘러싼 개발 방법론을 선뜻 번역해서 국내에 내놓았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대개 한결같았습니다. '고용' 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이미지와 심상이 다소 무거운 것도 무거운 것이고, 그 가능성을 높인다고 하니 뭐 어디 취직 잘하는 팁 같은 것인가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주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 이라는 것을 통해 밥벌이를 하는 한,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누군가에게 고용되거나의 상태에 놓여있지 않나 생각 합니다. 다시 말해, 고용은 실제 우리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한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대에 ‘어딘가에 고용되어 있음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을 한번 떠 올려 봐도 의미가 새롭고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 굳이 제가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이지 않더라도 구직자 측면에서의 고용시장의 전망은 매우 어둡고 불투명합니다. 고용주 측면에서의 고용시장도 결코 만만치 않고요. 설령 여차저차 이들이 한 지점에서 만나 함께 일하기로 약속했더라도 이들의 만남은 대개 오래 이어지지 않는 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소개팅을 주선하는 마음으로 (물론 소개비는 일방적으로 회사로부터 받았지만) 채용업무를 지난 10년 여 간 해 온 저의 관찰에 따르면, 인재 확보에 애타는 기업과 취업에 목마른 인재 이 둘 사이에는 서로에게 바라는 심연한 차이가 분명한데도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좀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주로 이야기하게 될 고용브랜드(Employer Branding)는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기업의 노력에 관한 이야기 또는 제언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별도의 지면을 빌어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개인의 노력에 관한 이야기도 하게 되길 희망합니다.) 우선, 매년 발표되는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순위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구직자 시절의 제 경험에서 비춰 보더라도, 저런 설문조사와 순위결과는 구직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좀 도발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이런 류의 순위 발표를 볼 때마다 제게는 두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우선 대학생들에게 가고 싶은 회사를 물을 만큼 그들에게 리서치나 준비가 잘 되어 있나? 회사의 서비스, 제품, 이미지와 이른바, ‘급여’, ‘복지’, ‘직무개발’ ‘근무환경’과 같은 일 자리 조건을 혼동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심각한 회의가 우선 있고요. 과연 기업들은 그들이 “고용주(Employer)”로서의 참 모습을 알리고 이것이 잘 전달된 결과인가란느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가령, 한국에 몇 명 되지도 않는 미국계투자은행은 그들 자신이 도무지 무슨 회사인지 알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상위에 위치해 있는 일도 있고,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한국은행이 매년 순위에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과연 이 설문조사는 그 목적과 의도를 달성하기에 효과적인가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저 역시 구직자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 회사가 내보내는 광고 그리고 이런 류의 설문을 보고 막연한 하나의 상(像)을 만들어 두고 묻지마 지원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그렇다면 고용브랜드란 녀석은 대체 무엇일까요? 급한 마음으로 우선 위키피디아부터 뒤져볼까요? 첫 문장부터 설명하길, ‘회사가 가진 일반적인 브랜드 평판과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와는 별개로 고용주 또는 ‘일하는 곳’으로써의 평판 및 직원가치제안을 기술하는 하나의 이미지.1.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고용브랜드는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 제품 혹은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와는 차별화 된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제공될 가치나 고용주로서의 의미가 종합된 형태의 별개 브랜드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기업으로써의 애플이 가진 이미지와 제품은 고용주로서의 애플이 가진 이미지와 경력개발의 장으로써의 애플과는 (물론 같을 수도 있지만) 다르기가 매우 쉽습니다. 무릇 상대방의 SNS게재 사진을 보고 괜히 기대 했다가 실망감을 감출 수 없는 소개팅의 현장에 비견될 만 하달까요. 자, 그래서 기업들은 고용브랜드를 어떻게 내세우라는 이야기냐? 하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싶으면 교과목을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해’ 같은 당연한 소리이자 하나마나 한 소리처럼 들리실 것 같아 걱정되지만, 답은 내부 성찰에서 시작됩니다. 회사의 미션, 비전, 사업목표, 인사철학, 핵심가치, 공통역량, 조직문화 같은 요소들을 명확히 설정/진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가 확보 및 유지하고자 하는 핵심인재나 목표인재를 설정합니다. 이를 통해서 회사는 직원가치제안(Employee Value Proposition)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고용브랜드는 또 다른 개념인 직원가치제안은, 간단히 말하면 직원들이 그 회사에서 일하는 것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더불어 그를 실현하기 위해 회사가 현재 또는 잠재적 직원에게 기대하는 ‘가치행동양식’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2. 이제 도출된 EVP는 전략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목표하는 인재들에게 도달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하고, 지금부터 채용담당은 마케팅 담당의 심정으로 우리 회사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고 가꾸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종종 채용담당자들에 연간 사이클플랜을 만들어 보거나, 온라인 시대가 된 요즘에는 의미가 조금 퇴색했지만 ATL/BTL 관점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등을 생각해 보길 권합니다. 끝으로 채용브랜드는 하루아침에 일궈지지 않는 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계속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고 또 개선해 나가는 이른바 ‘가꾸기’ 작업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그 색깔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도, 여전히 시스템 보다는 사람에 의존하는 고용브랜드 관리는 순환보직을 주기적으로 하는 국내회사나, 이직이 빈번한 외국계 또는 중견기업이나 스타트 업에겐 그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지금까지 고용브랜드의 개념에 대해서 주로 이야기했다면, 끝으로 회사 입장에서 고용가능성 그러니까 다른 경쟁사들보다 채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선 잠재적 구직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경쟁사 대비해서 우월한 고용브랜드의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채용을 하나의 기업활동에 일상으로 여기고 늘 인재확보를 위한 활동을 끊임없이 지속 전개할 것을 제안합니다. 구직자 입장에서 결국 고용브랜드란 그 회사의 채용활동 및 공고에 빈번히 노출되는지 여부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 모습이 아닌 모습을 굳이 오버해서 팔 이유와 필요도 없는 것이, 우리가 정말 원하는 인재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게 지상 목표인 회사들이 소개팅 전부터 과도한 필터링으로 자기의 모습을 왜곡할 이유나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더불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진짜 가치와 경험은 백만금보다 더 값지고 귀한 가치가 있습니다. 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투명사회’를 살고 있는 오늘 우리 자신의 모습이 노출될 가능성과 기회가 무궁무진 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현재 함께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몰입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가 뽑아 데리고 있는 직원 그 자체가 고용브랜드의 주요 자산이라 할 것입니다. 마침. .1. Barrow, S. and Mosley, R. The Employer Brand, Bringing the Best of Brand Management to People at Work, John Wiley & Sons, Chichester. (Retrieved Nov 6, 2020, from https://en.wikipedia.org/wiki/Employer.branding as of 11/06/2020).2. Retrieved Oct 16, 2020, from https://b2b.kununu.com/blog/whats-the-difference-between-evp-and-employer-brand#:~:text=Your%20company's%20EVP%20is%20the,re%20about%20as%20an%20emplo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