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에 바로 적용하는 스타트업 노무관리 가이드_임금편(1)
임금은 노사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영역이다. 동시에 임금은 필자를 포함한 노무사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임금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개념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례’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임금은 개념 정리만 잘 되어도 상당수의 노무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바, 임금편(1)에서는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임금을 개념 중심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평균임금 , 통상임금 , 최저임금
노동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금에는 평균임금, 통상임금, 최저임금이 있고, 각각의 도입 취지, 개념, 산정방법이 각각 다르다. 다만, 공통적으로 특정 금품이 임금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하에서 설명할 평균임금, 통상임금, 최저임금 등에도 포함되지 않으므로 우선 근로기준법 제2조 제5호에서 정의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임금의 개념
근로기준법 제2조 제5호에서는 ‘임금이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임금은 정의에서 보듯이 사용자가 ▲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 의하여 ▲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 (대법원 2002.05.31. 선고 2000다18127 판결 참조)
※ 임금 해당여부 관련 개념
○ 근로의 대상성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이냐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 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개별 근로자의 근로의 양이나 질에 따라 영향을 받음)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함
목표 매출 또는 목표 영업이익 달성 등 조직의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경영 성과급’은 영업상황, 재무 상태 등 개별 근로자가 통제할 수 없는 불확정적, 외부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바 개별 근로자의 근로의 양이나 질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없어 근로에 대가로 판단되지 않음
○ 계속적 · 정기적 지급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어야 함. 따라서 1회성으로 지급되는 금품의 경우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된다고 보기 어려워 임금으로 볼 수 없음
○ 사용자의 지급의무
사용자에게 금품에 대해 지급의무가 있다는 것은 그 지급 여부를 사용자가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급의무의 발생근거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에 의한 것이든 그 금품의 지급이 사용자의 방침이나 노동관행에 의한 것이든 무방함
평균임금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 규정하고 있다.
평균임금 정의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은 ▲ 산정 사유 발생, ▲ 사유 발생 이전 3개월 동안, ▲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 총액, ▲ 그 기간의 총일수이고,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 총액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의 임금을 의미하므로, 앞서 살펴본 기준에 따라 임금 해당여부 판단만 정확히 이뤄진다면 자동으로 해결되어 나머지 항목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 평균임금 관련 개념
○ 산정 사유발생
평균임금은 퇴직금, 휴업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 업무상 재해에 대한 재해보상금, 감급(감봉)의 제재 한도 계산 시 활용되므로 산정 사유발생일은 퇴직일, 휴업시작일 등이 됨
○ 사유발생 이전 3 개월간 총일수
3개월간 총일수는 실근로일수가 아닌 사유발생일로부터 소급하여 역월상의 3개월간(89일 내지 92일)을 의미하며, 평균임금 계산 시 분모로 활용됨
통상임금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
통상임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소정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으로서 ▲ 정기성, ▲ 일률성을 갖추어야 하며, 개념정의에서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2013.12.18. 통상임금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거 ▲ 고정성도 갖추어야 한다.
※ 통상임금 관련 개념
○ 소정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에 관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품을 말함. 따라서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가 아닌 특별한 근로(예: 초과근로)를 제공하고 추가로 지급받은 임금은 통상임금이 아님
○ 정기성
미리 정해진 일정한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지급되는지 여부에 관한 것으로서,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마다 지급되더라도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통상임금이 될 수 있음
○ 일률성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뿐만 아니라 ‘일정한 조건 또는 기준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것도 포함됨
○ 고정성
초과근로를 제공할 당시에, 그 지급 여부가 업적, 성과 기타 추가적인 조건과 관계없이 사전에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이어야 인정됨
최저임금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결정된 수준 이상 지급이 강제되는 임금이다. 최저임금 개념은 상대적으로 쉬운 편으로, 사실 개념보다는 산입범위가 보다 중요하다.
최저임금 위반 여부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 총액에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항목과 산입되지 않는 항목을 가려낸 뒤,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항목만을 대상으로 시간당 임금으로 환산하여 당해 연도 최저임금과 비교하여 판단한다.
미산입비율은 매년 달라지며 2021년 비율에 해당함
임금 관련 이슈(Q&A)는 임금편(2)에서 계속됨
김동미 in 인살롱 ・ 2021.02.03 동료의 일과 삶에 관심을 기울이다
카카오에서도 진행한 경험공유살롱, 리뷰빙자리뷰
누군가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리뷰빙자리뷰(이하 리빙리).는 회사 밖에서 시작되었다. 그 얘길 페북과 인스타를 통해 수시로 공유했고, 그걸 본 동료들이 댓글로 회사 안에서도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 안 할 이유와 못 할 이유가 없었다. 어떤 일이든 물꼬가 필요하니, 나의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역시나 .퇴사준비생의 도쿄 2박 3일 여행. 리뷰를 진행했고, 반응이 좋았다. 반응이 좋았다고 단언한 이유는 무려 4번이나 했고, 할 때마다 '모집인원'을 바로 채웠다. 자신감을 얻어 회사 안에서도 시리즈로 이어갔다.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960". 도쿄 다녀 온 이야길 리뷰했다. 이게 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caption.
1) 백분의 일 프로젝트
양말을 참 좋아한 동료(기획자)가 있었다. 대개의 사람들이 옷을 입고 양말을 신는다면, 그는 양말을 신고 거기에 맞는 옷을 입는다! 고 할 정도로 양말이란 존재를 사랑했다. 어느 날, 그는 양말 100켤레를 주문했다. 싼 양말이 아니었다. 그의 양말 최애 브랜드인 '아이헤이트먼데이'에서 주문한 거다. 켤레당 7,000원이 넘었다. 단순 계산으로 결제금액이 70만 원이 넘었다. 그는 생애 첫 카드를 만들고, 그걸로 결제를 했다고 한다.(그전까진 현금만 썼다고 한다.)
그렇게 배달된 양말과 고이 쓴 엽서를 묶어 매일 누군가의 대문, 누군가의 담벼락에 붙였다. 양말을 통해 경험한 충만했던 행복감을 낯 모르는 이들(주로 동네사람)과 나누는 프로젝트다. 당시 그는 이태원 우사단 길 어딘가 작은 원룸에서 살고 있었고, 동네엔 외국인들과 어르신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행복을 나눠 준 것이다. 양말 수만큼의 날들이 지난 어느 날. 그에게 '그' 이야길 들려달라고 제안했다. 시작 이유도 흥미로웠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있었던 에피소드 역시 기막히게 재미있었다. 그걸 혼자 듣기 미안해 리뷰 '판'을 열었다.
.베바의 백분의 일.
https://www.instagram.com/just.be.beba/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567". 대문과 담벼락에 붙은 양말과 엽서./caption.
위 얘긴 2018년 일이다. 그는 그 이후로도 백분의 일 프로젝트 이어오고 있다.(위 인스타 링크 참고) 슬쩍 들어가, 친구도 맺고 응원을 부탁드린다.
2) 독립영화 제작
독립영화를 제작해 영화제에 출품한 개발자 동료 이야기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그. 그러니까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그. 하지만 세상이 만들어 놓은 흐름에 따라 공부하랴, 취업하랴, 연애하랴, 결혼하랴, 이사하랴, 아이 챙기랴 하면서 시간은 훌쩍 지나고, 꿈은 슬쩍 사라져 버렸다. 다행인 건, 그 꿈을 잃어버리진 않았다. 일과 삶의 시간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을 즈음, 그 꿈을 다시 호출했다. 그는 장기근속으로 안식휴가를 쓸 수 있었고, 그 시간을 활용해 독립영화 한 편을 만들었다. 휴가에 앞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촬영 준비를 했다. 시나리오를 썼고, 각색을 했고, 스텝을 구했고, 배우를 찾았고, 장비를 대여했고, 장소도 미리 헌팅했고, 소품도 구했고, 주변의 도움도 받았다. 그 하나하나가 쌓여, 휴가와 동시에 촬영에 들어갈 수 있었다. 누적된 꿈의 시간만큼, 안간힘을 다해 달렸다. 촬영이 끝나고는 편집의 시간이 이어졌다. 그렇게 노력과 시간과 돈(어디 후원을 받아 영화를 만들 상황이 아니었다고 한다)이 섞이며 만들어진 독립영화 한 편. 그는 그걸 그냥 두지 않고, 영화제에 도전을 했다. 리뷰하는 날, 그와 함께 일하는 팀 동료들이 많이 참석을 했다. 그간 그가 흘린 이야기가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거다. 그가 만든 영화를 실재 보고 그 과정 면면을 들으면서, 그 자리에 있던 많은 분들이 아마도 뭉클한 감정의 유대를 경험했을 거다.
3) 부부가 함께 간, 산티아고 순례길
카카오로 이직을 앞두고, 남편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기획자 동료의 이야기다. 요즘은 산티아고를 다녀온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그렇다고 많은 건 아니다). 하지만 부부가 함께 다녀온 경우는 거의 듣지 못했다. 부부가 함께 가려면, 그야말로 절묘한 타이밍과 운이 필요하다. 순례길을 다녀와야겠다는 각자의 계기가 있었고, 그래서 함께 준비를 했고 그렇게 40여 일간의 도보 여행을 다녀왔다. 쉽지 않은 그 여정을 어떻게 준비를 했고, 마음 같아선 요것 저것 다 챙겨가고 싶었지만 고심에 고심을 통해 어떤 걸 챙겨갔고, 긴긴 여행 기간 동안 누구를 만났고 그들과 어떤 일이 있었고, 그냥 있어도 아픈 나이(?)인데 어떻게 매일 온몸을 쓰며 끝까지 길을 이었고, 결국 어떤 걸 느끼게 되었는지 소개했다.
언젠가 산티아고를 다녀오리라 마음먹은 참가자들. 고단하지만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웠던 동료의 긴긴 여정에 올라 타, 마음으로 함께 걸었다.
회사에선 총 4번을 진행했다. 앞서 소개한 3명의 이야기 외, 1번은 밖에서 진행한 리빙리 리뷰어 중에 한 분을 초대했다. 바로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로 맹활약 중인 김나이 님이다. 그가 판교까지 와서 쏟은 이야긴, 커리어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로 아이와 함께 한 달 외국 살기. 그는 거의 매해 아이와 함께 한 달 정도 외국에 나간다. 평소 학원을 안 보내고 그 돈을 모아 모아 아이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준다고 했다. 오랜 시간 그렇게 해 왔고, 그러다 보니 여러 나라를 갔고, 호텔은 너무 비싸니 에어비앤비 장기 렌털을 했고, 한 달이란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도시가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살펴 하루하루 계획을 했다. 그렇게 쌓인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했다. 그날 그의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린 한 동료는 바로 다음 해 아이와 함께 호주로 한 달 살기를 떠났다.
.caption id="" align="aligncenter" width="1280". 김나이님의 리빙리. 아이와 함께 외국 한 달 살기./caption.
동료들과 일 얘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때론 이런 삶의 이야기가 흘러내려야 회사 생활에도 활력이 돋는다. 하지만 팀을 자주 바꾸지 않는 이상, 거의 보는 분들만 본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정보와 자극을 받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이렇게 의도적으로 판을 만들어, 함께 일하지만 아직은 잘 모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얼마나 흥미로울까 싶다. 비단 삶의 얘기만이 아니다. 일 얘기도 충분히 리뷰의 방식으로 풀 수 있다. 서로가 가진 지식과 정보 그리고 암묵지를 이런 방식으로 공유한다면 어떨까? 최고의 복지는 멋진 동료다! 란 얘기가 있는데, 그 멋짐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이런 판은 자주자주 더 많이 있어야 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2.03 우리는 전략적 HRD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HRD의 수행영역은 전통적으로 네 가지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개인개발, 경력개발, 성과관리, 조직개발이다. 이는 HRD를 단기적인 접근과 장기적인 접근과 같은 기간에 따른 축과 개인 중심과 조직 중심과 같은 대상에 따른 축으로 구분해서 제시한 것이다.조직에서 HRD를 비즈니스의 파트너 등과 같이 표현하는 것도 이와 같은 HRD의 수행영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실제로 이러한 영역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그러나 현장에서 보여지는 HRD는 여러 가지 상황 또는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역량 등에 영향을 받아 주로 개인개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영하고 전달하고 평가하는 정도다. 물론 이 역시 HRD의 주요 역할이자 기능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그렇다면 조직에서 기대하는 HRD 그리고 HRD담당자로서 보여주고 싶은 HRD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무엇보다 비즈니스와 구성원들에 대한 감지력(sensing power)이 요구된다. 이러한 감지력이 있어야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를 환언하면 전략적 HRD를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남다른 접근과 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런데 감지(sensing)는 저절로 되는 경우가 없다. 목적이 있어야 하고 지속적인 관심도 빠질 수 없다. 그래서 HRD를 보다 더 전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감지를 하고자 한다면 주변부터 둘러볼 필요가 있다.일터(workplace)는 HRD 수행과 관련해서 감지할 수 있는 원천(source) 중 하나다. 일터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비롯해서 내부에서 전달되고 공유되는 각종 자료 등을 통해 비즈니스와 구성원들의 관심 등에 대한 그야말로 가공되지 않은 자료(raw data)를 얻을 수 있다.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다.또 다른 감지의 원천은 사회적인 이슈(social issue)다. 비즈니스나 구성원 모두 사회적인 이슈의 직/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면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HRD담당자의 개인적인 관심(individual concern)도 포함된다.다음으로는 이와 같은 일터,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적인 이슈, 개인적인 관심 등에서 감지된 이슈들을 여과(filtering)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감지된 이슈들을 여과하는 과정에서는 HRD관계자 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의와 논의가 필요하다.그리고 이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적 측면과 인문학적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배경 지식(knowledge)과 경험(experience)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지된 이슈들을 제대로 여과할 수 있다.이렇게 여과된 이슈들에 대해서는 나름의 기준과 방향에 기반해서 해야 할 것과 중점을 두어야 할 것 등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의제 결정(agenda setting)이다.감지되고 여과된 이슈들이라고 해서 모두를 다 다룰 수는 없다. 시급성과 중요성에 기반한 우선순위도 있을 것이고 지원범위나 수행역량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결정된 이슈들은 HRD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HRD intervention)과 HRD 외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non-HRD intervention) 그리고 연구개발 과제(Research & Development subject)와 향후 검토과제 등으로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향후 검토과제는 현 시점에서 판단을 유보(parking lots)한 과제라고 할 수 있으나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려 논의해 볼 수 있는 이슈다. 또한 연구개발 과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금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한편 HRD 외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의 경우, 말 그대로 HRD측면에서의 접근보다는 제도나 시스템 등에서 접근해서 해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이슈다. 이와 같은 이슈는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조직이나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마지막으로 HRD 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러한 과제들은 HRD 수행을 위한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 당연히 HRD 수행역량이 필요하고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조사, 그리고 경험 등을 통해 제시된 바 있다.전략적이라는 단어에는 미래의 시점과 선제적 접근이라는 개념이 녹아들어가 있다. 그래서 전략적 HRD를 하기 위해서는 상상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나 이슈에 대한 감지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를 여과해서 수행과제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따라서 HRD를 보다 전략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면 이와 같은 접근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2.03 [낯설게 캐묻기] 1. 프로님, 안녕하신가요?
. 낯설게 캐묻기 . 1. 프로님 , 안녕하신가요 ?
종종 익숙해진 단어 하나를 낯설게 보고 스스로 캐묻는 것을 즐기는데 내가 요즘 캐묻고 있는 단어는 Professional,
즉 ‘프로’다. 사전적 정의로는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 HR 파트를 전문으로 담당하며 급여를 받으면서 전문 직업인으로 일하고 있으므로 사전적 의미로는 나 역시 프로에 속한다. 그럼 과연 실질적 의미에서도 프로일까?
프로의 기준이 무엇인지 고민해 본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영역에서 전문성을 갖춘 것?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 전문성은 늘 노력해야 하는 타협할 수 없는 전제이고(이어지는 글에도 전문성은 당연한 전제로 두고 가도록 한다), 결과물 역시 중요하겠지만 프로라고 해서 매번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우리 모두가 열린 조직문화 속에서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합리적인 리더와 유능한 선배, 센스 있는 후배와 함께하는 이상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닐 테니까. 그렇다면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나는 ‘최선’을 그 기준점으로 삼는다. 최선만큼은 외부 요인의 핑계를 댈 수 없는, 내가 오롯이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얘기다. 만약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데도 결과물이 좋았다면? 그건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엄청난 능력자이거나 아니면 누군가의 최선에 무임승차한 것이거나. 내가 알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보자면, 전자보다는 후자이면서 전자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최선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외부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다. 최선을 다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그렇다면 매우 다양한 외부 요인들의 강력한 방해를 받는 환경에서의 최선은 무엇일까. 1)그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2)더 좋은 환경으로의 도약을 위해 쓰디쓴 경험을 핥으며 본인의 역량을 키우는 것. 탓하고만 앉아 있어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으니까. 좀 팍팍한가? 사축처럼 ‘노오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 인생은 아무도 책임져 주지 않으니 주체적으로 살자는 의미에 가깝다. 다만 개인적으로 ‘적당히’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생각하는 적당히는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의 최선’이다. 오버페이스 후 나가떨어지는 것은 최선이 아니다.이제 ‘프로’와 ‘최선’의 개념을 업무의 영역으로 끌어들여보자. 만약 전사적으로 시행하려는 제도에 대해 충분히 합리적으로 기획하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의 반대가 많다면? 그간 주관부서와 구성원과의 충분한 신뢰가 쌓였는지 먼저 살펴본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는 대의를 내세우고는 설득이 어렵다는 이유로 Top-Down 방식의 제도 전파를 고수하고 있지는 않는지.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제도를 성급하게 도입하고 수정을 반복하거나 기존 제도로 회귀해서 구성원의 혼란을 가중시킨 경험은 없는지. 그런 적이 있었을 수도 있고, 나의 뜻과 의지가 아니었을 수도 있으며, 나 하나 목소리 낸다고 해서 바꿀 수 없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팍팍하게 보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바꿔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다. 옳다고 생각하는 길이 당장 가기 어려운 길이라면 한명, 한명을 진심으로 대하고 설득해서 조력자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차후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한발 더 나아가자면 전문적으로 보일 수 있게끔 하는 것 역시 프로의 영역이다. HR의 업무는 필연적으로 구성원 다수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업무 전문성을 가지고 충분히 고민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필요할 때는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모습까지 프로 같을 수 있어야 ‘찐프로’다. 만약 보여지는 모습이 전혀 전문적이지 못하다면 직원들은 그 담당자가 진행한 결과물(업무)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할 것이고,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에서 불필요하게 많은 저항에 부딪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물론 우리는 AI가 아니니까 늘 완벽할 수 없으며, 항상 최선을 다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AI도 오류투성이인데. 물론 나는 말할 것도 없고. 나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이가 있다면 그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완벽할 수 없어도 그런 자세를 견지하려는 노력은 기울이고 있다고, 가끔 틀릴 때가 있어도 옳은 길로 돌아오려는 노력은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 자기반성 자체가 바로 ‘프로다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우린 마냥 자리에서 최선만 다해야 하는 걸까. 이렇게나 팍팍하고 가혹하게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아무것도 변화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조직문화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우아한 형제들의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는 접해 봤을만하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업무상 모토로 삼고 있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몽촌토성역 편의 11번 '이끌거나, 따르거나, 떠나거나!'이다. 옳다고 생각하거나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면 따른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면 주체적으로 이끈다, 목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만 있다가 일이 엎어지고 나서, ‘거봐, 내 저렇게 될 줄 알았어.’라고 하는 것은 비겁한 걸 떠나서 우선 너무 폼이 나지 않는다. 만약 내가 충분히 의사를 개진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과도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면? 그건 떠날 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조직에서 다시 열정적으로 부딪쳐보면서 내가 옳았음을 입증하거나, 내가 부족했던 부분을 깨닫는 계기가 되거나. 고이지 않고 나아가기 위한 도전이 필요할 때가 된 것이 아닐까.유능한 의사가 최선을 다해 수술을 집도한다고 해도 그 결과가 늘 좋을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그때마다 매번 집도의의 멱살을 잡으며 책임을 묻는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는 이유는 ‘최선을 다했습니다.’라는 프로의 말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프로’가 행한 ‘최선’의 무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2.08 우리 회사의 디지털 수준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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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변화관리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진단”입니다. 외부 환경을 분석한 뒤, 우리 조직은 어떠한 수준인지 진단하고 그 결과를 해석해서 변화의 방향을 수립하고 실행을 하게 됩니다. 조직문화 진단을 비롯해서 HR/OD 담당자들도 아마 한 두 번쯤 이러한 진단을 설계해본 적 이 있으실 거예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할 때도, 바로 이러한 진단을 하게 됩니다. 많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서 가장 먼저 하는 세일즈가 “디지털 수준의 진단"이기도 합니다. 그럼 어떤 진단들이 있을까요?
회사의 디지털 수준을 가장 유명한 방법은 바로 디지털 성숙도 모델(digital maturity model)입니다. 그럼 디지털 성숙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보스턴 컬리지의 제럴드 케인 교수는 2017년 역시 MIT슬론매니지머트 리뷰에 기고한 <Digital Maturity, Not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글을 통해 디지털 성숙도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how organizations systematically prepare to adapt consistently to ongoing digital change”
디지털 성숙도는 조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디지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이라고 말하 네요. 사실 성숙도라는 말은 심리학에서 어떤 상황에 대해서 얼마나 준비가 되었고 대처해나갈 수 있는 지를 설명하기 위해 많이 쓰는 용어인데요. 케인 교수 역시 그러한 개념에서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보다 앞서 조지 웨스터먼, 디디에 보내, 앤드류 맥아피 세 사람은 2014년 1월 MIT슬론매니지머트 리뷰에 “The Nine Elements of Digital Transformation”라는 아티클을 기고하였고, Leading Digital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디지털 성숙도에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 < leading digital>은 국내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들은 디지털 성숙도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Integration of organizational operations and human capital into digital processes and Vice versa-digital processes into organizational operations and human capital."
조직 운영과 인적 자본을 디지털 프로세스 안으로 통합하고, 그 반대로 디지털 프로세스를 조직 운영과 인적 자본으로 통합하라. 선문답 같기도 하고 좀 어렵네요. 아래 그림을 보면 조금 더 이해가 가실 것 같아요.
이들은 기업의 디지털 성숙도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X 축은 변화를 관리해나갈 수 있는 능력 즉, 경영진의 리더십 역량을 의미하고, Y축은 디지털화 수준을 의미합니다. 앞서 말한 정의처럼 디지털 성숙도를 디지털과 운영 리더십의 결합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운영 역량과 디지털 역량이 모두 높은 수준으로 발달시켜야만 Digital Master가 될 수 있는 거니까요.
각 4분면을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초보자"– 낮은 수준의 디지털화 및 변화를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패셔니스타"– 비즈니스 디지털화는 높은 수준이지만 경영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보수주의자"– 경영진은 변화에 대한 높은 수준의 준비 상태에 있지만 디지털화 수준은 낮다.
"디지털 마스터 또는 Digirati"– 높은 수준의 디지털화, 경영 리더십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완전히 충족한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15%의 기업만이 디지털 마스터에 해당하며 이들은 경쟁자보다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가 초보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Capgemini Consulting>
이들이 진단방식은 굉장히 간단하고 빠르고 또 명확하지만, 높은 수준의 디지털 전문가의 평가에만 의존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반면,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대학교에 있는 백과 버그하우스 두 교수는 2016년 64문항의 9개 요소로 구성된 아주 상세한 디지털 성숙도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9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 경험
제품 혁신
전략
조직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협업
정보 기술
문화와 전문성
변화관리
상당히 많은 영역을 다루고 있군요. 실제로 조직의 모든 주요 측면을 다루고 있고, 사용이 용이합니다. 직원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고, 자가진단에 꽤 적합한 도구입니다. 저는 실제로 두 번째 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디지털 성숙도 진단을 작년에 진행한 적 있는데, 막상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죠.
일반 직원이 응답하기 어렵다. 회사의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거나, 전체 프로세스를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직원은 거의 없다. 각자 자기 직무에 대해서만 응답할 뿐이다.
경영진이 답하기도 어렵다. 경영진은 전략 방향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 운영부문의 디지털화 수준을 체감할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 경영진과 일반 직원이 느끼는 우리 회사의 혁신문화 수준은 정확하게 네 글자로 설명할 수 있다. ‘동상이몽'
어찌어찌해서 결과를 얻어도 우리 회사와 같은 업종의 유사한 규모의 회사와 비교해보기 어렵다.
그래서 저는 디지털 성숙도 진단을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진단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심을 갖기도 했었지만 약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그래도 필요합니다. 빛 한점 없는 방을 바로 형광등으로 환하게 밝히면 정말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잠깐 라이터 불이라도 켜서 형광등 스위치를 찾아야 하니까요.
디지털 성숙도 진단은 분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약간의 충격과 동력을 얻는데 도움이 되긴 할 거예요. 단, 중요한 것은 진단 결과 자체보다 구성원들이 왜 이런 응답을 하였는 지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조직 구성원의 Voice를 들어보기를 권합니다. 각각의 상황마다 아마 꽤 다른 이야기를 할 거예요.
디지털 성숙도 진단이 전략 차원에서 중요하다면 학습 차원에서는 구성원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진단하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은 다음 시간에 자세히 얘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고 있는 모든 분들, 2월에도 파이팅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