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ssment 이미지 검색결과 기업의 변화관리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진단”입니다. 외부 환경을 분석한 뒤, 우리 조직은 어떠한 수준인지 진단하고 그 결과를 해석해서 변화의 방향을 수립하고 실행을 하게 됩니다. 조직문화 진단을 비롯해서 HR/OD 담당자들도 아마 한 두 번쯤 이러한 진단을 설계해본 적 이 있으실 거예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할 때도, 바로 이러한 진단을 하게 됩니다. 많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해서 가장 먼저 하는 세일즈가 “디지털 수준의 진단"이기도 합니다. 그럼 어떤 진단들이 있을까요? 회사의 디지털 수준을 가장 유명한 방법은 바로 디지털 성숙도 모델(digital maturity model)입니다. 그럼 디지털 성숙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보스턴 컬리지의 제럴드 케인 교수는 2017년 역시 MIT슬론매니지머트 리뷰에 기고한 <Digital Maturity, Not Digital Transformation>이라는 글을 통해 디지털 성숙도에 대해 이렇게 정의합니다. “how organizations systematically prepare to adapt consistently to ongoing digital change” 디지털 성숙도는 조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디지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이라고 말하 네요. 사실 성숙도라는 말은 심리학에서 어떤 상황에 대해서 얼마나 준비가 되었고 대처해나갈 수 있는 지를 설명하기 위해 많이 쓰는 용어인데요. 케인 교수 역시 그러한 개념에서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보다 앞서 조지 웨스터먼, 디디에 보내, 앤드류 맥아피 세 사람은 2014년 1월 MIT슬론매니지머트 리뷰에 “The Nine Elements of Digital Transformation”라는 아티클을 기고하였고, Leading Digital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디지털 성숙도에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 < leading digital>은 국내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들은 디지털 성숙도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Integration of organizational operations and human capital into digital processes and Vice versa-digital processes into organizational operations and human capital." 조직 운영과 인적 자본을 디지털 프로세스 안으로 통합하고, 그 반대로 디지털 프로세스를 조직 운영과 인적 자본으로 통합하라. 선문답 같기도 하고 좀 어렵네요. 아래 그림을 보면 조금 더 이해가 가실 것 같아요. 이들은 기업의 디지털 성숙도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합니다. X 축은 변화를 관리해나갈 수 있는 능력 즉, 경영진의 리더십 역량을 의미하고, Y축은 디지털화 수준을 의미합니다. 앞서 말한 정의처럼 디지털 성숙도를 디지털과 운영 리더십의 결합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운영 역량과 디지털 역량이 모두 높은 수준으로 발달시켜야만 Digital Master가 될 수 있는 거니까요. 각 4분면을 자세히 보면 이렇습니다. "초보자"– 낮은 수준의 디지털화 및 변화를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패셔니스타"– 비즈니스 디지털화는 높은 수준이지만 경영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변화가 진행되지 않는다 "보수주의자"– 경영진은 변화에 대한 높은 수준의 준비 상태에 있지만 디지털화 수준은 낮다. "디지털 마스터 또는 Digirati"– 높은 수준의 디지털화, 경영 리더십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완전히 충족한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15%의 기업만이 디지털 마스터에 해당하며 이들은 경쟁자보다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가 초보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Capgemini Consulting> 이들이 진단방식은 굉장히 간단하고 빠르고 또 명확하지만, 높은 수준의 디지털 전문가의 평가에만 의존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반면,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대학교에 있는 백과 버그하우스 두 교수는 2016년 64문항의 9개 요소로 구성된 아주 상세한 디지털 성숙도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9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객 경험 제품 혁신 전략 조직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협업 정보 기술 문화와 전문성 변화관리 상당히 많은 영역을 다루고 있군요. 실제로 조직의 모든 주요 측면을 다루고 있고, 사용이 용이합니다. 직원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고, 자가진단에 꽤 적합한 도구입니다. 저는 실제로 두 번째 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디지털 성숙도 진단을 작년에 진행한 적 있는데, 막상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었죠. 일반 직원이 응답하기 어렵다. 회사의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을 잘 이해하고 있거나, 전체 프로세스를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직원은 거의 없다. 각자 자기 직무에 대해서만 응답할 뿐이다. 경영진이 답하기도 어렵다. 경영진은 전략 방향성을 알고 있지만 실제 운영부문의 디지털화 수준을 체감할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 경영진과 일반 직원이 느끼는 우리 회사의 혁신문화 수준은 정확하게 네 글자로 설명할 수 있다. ‘동상이몽' 어찌어찌해서 결과를 얻어도 우리 회사와 같은 업종의 유사한 규모의 회사와 비교해보기 어렵다. 그래서 저는 디지털 성숙도 진단을 진행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진단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의심을 갖기도 했었지만 약 6개월 정도 지난 지금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그래도 필요합니다. 빛 한점 없는 방을 바로 형광등으로 환하게 밝히면 정말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잠깐 라이터 불이라도 켜서 형광등 스위치를 찾아야 하니까요. 디지털 성숙도 진단은 분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약간의 충격과 동력을 얻는데 도움이 되긴 할 거예요. 단, 중요한 것은 진단 결과 자체보다 구성원들이 왜 이런 응답을 하였는 지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조직 구성원의 Voice를 들어보기를 권합니다. 각각의 상황마다 아마 꽤 다른 이야기를 할 거예요. 디지털 성숙도 진단이 전략 차원에서 중요하다면 학습 차원에서는 구성원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진단하기도 하는데요, 이 부분은 다음 시간에 자세히 얘기로 하겠습니다. 그럼, 장님 코끼리 다리 더듬고 있는 모든 분들, 2월에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