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을 말하다
**1
분기 결산 기념
. 피드백에 상흔 입은 쿠쿠다스 멘탈리티와 그가 순례를 마친 이야기.**
‘악플이 무플보다 낫다
.
’ 는 제 절친 같은 분도 많이 계시지만
,
무플이 절대적으로 악플보다 마음 편한 저는 그야말로 쿠쿠다스 멘탈의 소유자입니다
.
쉽게 가장자리가 바스라지거든요
.
그래도 백반집
(
集
)
을 낸 지
3
개월이 지났고
,
어떤 피드백이라도 받아볼까 싶어서 지난
2
월부터는 제 개인 링크드인에도 글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
이것을 공유하기까지 실로 많은 용기가 필요하였다는 고백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
그런 용기를 내는 데는 하루키 선생의 에세이가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
그는 실제로 소설을 내기 전까지 그는 아내와 함께 작은 재즈카페를 운영하였는데
,
그의 ‘경영철학’이라는 게 여러 사람이 두루 만족하는 몰개성한 카페 보다는 서너사람이라도 확실히 좋아해 주어 단골로 찾아오도록 한다는 것이었다고 하더라고요
.
요컨대 주파수 맞는 사람들과 보다 확실히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쪽이 여러모로 보나 더 나은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
며칠 전 우연히 들른 동네 족발집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배달의 민족 순위 추이표’ 였습니다
.
족발집 사장님이 그려낸 이 순위와 리뷰의 상승곡선은 실로 노력과 혼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되어 저는 숙연함마저 느꼈습니다
.
요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이나 웃음 게시물에도 음식을 둘러싼 고객의 리뷰와 사장님과의 숨막히는 티키타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바야흐로 ‘리뷰’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
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의 리뷰가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가지게 되는 시대니
,
반대로 영업하는 식당 사장님들 입장에서는 초주검이 되기 십상인 일상이 펼쳐지게 되지나 않을지 조금 염려도 됩니다
.
사실 맛이라는 게 워낙 주관적인 데다가
,
식당은 대체재가 주변에 널려 있는 실정이니 그야말로 살얼음판이겠죠
.
저도 오랫동안 자주 가던 식당이라도 두 번 이상 실망을 주면 다시 찾아가지 않는 편입니다
.
그런 환경과 상황이 결국 스위스의 미슐랭
3
스타 쉐프의 자살과 같은 비극인지 촌극인지 분별이 어려운 일들을 낳기도 하게 될 것입니다
.
세계
1
천개의 레스토랑 순위에서
1
위를 차지하여 ‘세계 최고의 쉐프’ 타이틀을 얻은 지 한달 여 되던 날이자
,
결국은 자신에게 최고등급을 다시 안겨주게 될 미슐랭 가이드 새 평점 발표 하루 전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
리뷰나 피드백은 사람을 춤 추게도 하지만
,
이처럼 극단의 선택으로 몰아갈 수도 있는 걸 보면 온라인
/
모바일 판 ‘펜은 칼보다 강하다’ 같기도 합니다
.
어느 인터뷰 중에 받았던 질문인 것으로 기억하는데
,
‘당신이 받았던 최악의 리뷰
/
피드백은 무엇이었나요
?
’
.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제 경험은 사실상 첫 회사라고 할 수 있는 건설회사에서 부서 선배로부터 받은 피드백이었습니다
. (
그걸 피드백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
“넌 왜 이렇게 건방지냐
?
”
.
정말 무자비한 시절이었죠
.
제가 정말 밥맛 없는 인간이어서 그런 말을 들어도 싸야 했는지 모르겠지만
,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이 없는 퇴근길이었습니다
. (
테헤란로에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엄청 울어제꼈으니 쿠쿠다스 멘탈 인증입니다
)
또 다른 하나의 경험은 이전 회사에서 상사분이 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전달하겠다며 해 주신 말씀으로
,
“사장님이 그러는데
,
너가 조금 튀어 보인대
.
” 하아
,
정말 어쩌라는 말씀 이십니까
?
그렇습니다
.
말하는 일은 힘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생각없이 자기의 주관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리뷰도 피드백도 아닙니다
.
이것을 즉자적이라고 하며
, 즉자적인 것은 곧 동물적 태도에 가깝습니다.
요즈음의 소통이 온라인
/
비대면으로 너무나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시대라 그런지 누군가에 대한 리뷰나 피드백이 즉흥적으로 오고 가다 보니
,
목적이 불분명한 그야말로 감정 표출의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허다해 보입니다
.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목적으로 하는 피드백
.
소통과 공감을 위하여 주고받는 피드백
.
잘 주고 잘 받을 방법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
잘하기 위해서는 뭐 결국 연습과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아래는 지난
2
년 간 훈련해 온 경험을 토대로 여러분과 몇 가지 팁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
첫 번째 팁은 피드백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
쉽게 피드백을 줄 수 있다고 자신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
아마도 그런 분들은 피드백의 효과성이라는 측면에서 자기검열을 좀 하시면 좋겠습니다
.
피드백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피드백을 주는 혹은 받는 우리 자신이 객관적이지 않은 편견으로 가득한 존재라는 점입니다
.
더구나 한국처럼 고맥락
(High Context)
사회에서는 말하여지지 않은 눈치와 분위기까지 감안하여야 하다 보니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은 생각처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
그래서 두 번째
**,
피드백은 연습과 훈련 통해 실전에 적용**
돼야만 합니다
.
피드백이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연습씩이나…하실 수 있습니다
.
그런 분들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놓쳤던 비행기가 되돌아오는 사연만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
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고 하는 말도 있으니 훈련하여 잃는 것 보다는 얻는 게 많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 (
실제로 저도 한
2
년 정도 매월
1
회씩 훈련하고 있는데
,
그 전과 후의 삶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
**세 번째
,**
피드백을 연습하기란 단순히 주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피드백 구하기
**,
피드백 주기 그리고 피드백 받기를 세 가지 유형을 동시에 연습하는 것입니다
.**
구해야만 얻을 수 있고
,
잘 주어야만 잘 받을 수도 있고
,
잘 받는 사람이 구하기도 쉽습니다
.
이 세 유형은 그야말로 상호의존적입니다
.
구체적 훈련 방법이나 이론에 대한 이야기는 제 전문 영역도 아니고
,
각자 취향에 따라서 검색하거나 선택하시면 그만입니다
.
아직 피드백 문화가 성숙 단계에 이르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다면
,
악의적 피드백이나 리뷰가 언제든지 나를 공격할 수 있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에 대응하기 위한 팁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실제로 몇 해 전 사내 블라인드와
,
지난 해 신문기사에 한번 등장 했다가 혹독한 악플을 겪은 일이 있어서
, (
쓰고 보니 남들에게 욕먹는 캐릭터로 치닫아 가는 이 황망함을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싶은데
)
코칭
/
상담도 받고
,
명상도 하고
,
템플스테이를 다녀오는 등 수행의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
그런데 최근 얼토당토 않게 ‘진화심리학’ 관련 서적에서 혜안을 얻어 마침내 그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
인간을 우선 ‘생존과 번식’에 특화된 진화의 역사에 위치한 동물적 존재라를 가정이 필요하고
,
그 다음 본인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존재와 그렇지 않은 존재를 장에서
(
우리가 흔히
Gut Feeling
이라고 하는 그 腸…
)
에서 재빨리 판단해낸다고 합니다
.
결국 누군가가 싫고 좋음은 생물학적으로 그야말로 즉자적으로 내려지는 판단이고 뒤이어 뇌가 싫은 이유와 좋은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한다는 견해입니다
.
다시 말해
, 내가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 것도 그들의 동물적 권리
라는 이야기입니다
.
물론 적의를 가시적 형태로 드러내느냐와 교양인으로서의 태도와 품행으로 이야기는 별개로 하고요
.
어쨌거나 당신 혹은 그들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나’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습니다
.
미움받을 용기를 열 번 읽었는데
,
마침내 엄한 곳에서 깨닫음을 얻었습니다
.
그리하여 저는 마침내 쿠쿠다스를 비닐 벗겨 세상에 내보일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
오늘은 음식 이야기가 아니어서 실망하신 분이 혹여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
혹시라도 제 글을 눈 여겨 보고 계신 한 두 분의 독자가 있으시거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 주셔도 좋겠습니다
.
아
,
그냥 동물적 감각으로 제가 싫은 분들은 둥글게 둥글게 지나쳐 주세요
.
.
연합뉴스
(2016/02/17)https://www.yna.co.kr/view/AKR20160205190800009
참고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4.19 지금 HR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CEO **는 HR에 무엇을 기대하는가?**어려운 시기이다. 사업과 이익이 가장 중요한 CEO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여러 변화가 반갑지만은 않다.지금은 생존의 시기로 차별화된 경쟁력과 성과가 없으면 망하게 된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방향을 정해 의사결정을 해도 부족한 시점에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너무나 빠른 외부 환경 변화에 1년안에 무엇을 선택하고 우선해야 하는가 고민이 깊다.HR은 CEO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 방향, 전략, 방안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지금은 보다 냉철하게 사안을 보며 변화의 흐름을 읽고 선제적 조치를 하여 CEO가 보다 중요한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CEO가 HR에 기대하는 것은 조직과 구성원의 불만을 없도록 하는 일이 아니다.지금은 조직과 직원의 역량 육성을 이야기할 단계도 아니다.생존하기 위해 성과를 내야 하며 낼 수 있도록 HR이 사업조직과 한 방향 정렬을 해야만 한다.길고 멀리 보며 조직과 직원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CEO가 HR에 기대하는 것은 다음 사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코로나 19 이후, 회사는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선행관리 할 수 있는가?
생존 차원의 사업전략과 이에 연계된 인사전략은 무엇인가?
인사정책과 제도가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와 로드맵은 구축되어 실행되고 있는가?
인사의 하부 기능인 채용, 평가, 보상, 교육, 노사, 퇴직은 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직원들의 의식과 태도, 역량과 동기부여의 수준과 해낼 각오가 되어있는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래 먹거리는 무엇이며 HR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지금 HR이 해야 할 5가지 해야 할 일
이슈 1. 전략적 HR : 3년 후를 내다 본 생존 차원의 사업 전략과 연계된 인사 전략HR담당임원이 CEO가 되지 못하고, 중요 사업전략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회사 사업의 본질,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체인, 현재와 미래 전략, 회사의 5년 재무 추이를 알지 못한다.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방향과 전략을 정하는 의사결정이다.사업, 제품, 전략과 재무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회사는 생산공장 전부를 해외이전으로 결정했는데, HR부서는 국내 생산 인력을 채용하는 모순을 가져가면 곤란하지 않겠는가?이슈 2. 조직전략 : 신속하고 수평적 직급 조직체계로의 조직개편최근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단순, 유연, 스피드이다.기존의 9단계 사원 직급체계를 23단계로 대폭 축소하고 있다.신속하고 수평적 조직으로의 변신이다.다른 하나는 환경변화의 신속함과 복잡성을 감안하여 조직의 형태를 기능조직에서 사업 특성에 따른 유연조직으로 가고 있다.HR부서는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설계와 개편을 해야 한다.조직의R&R(역할과 책임)을 모니터링하고 조정해 불필요한 부서간 개인간 이기를 사전 조치해야 한다.조직의 강약점을 파악하여 유형별 관리를 해야 한다.조직장의 조기 선발과 적재적소 배치를 통해 조직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이슈 3. People 전략 : 리더의 역할 강조와 인력유형별 관리CEO가 비용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직원은 누구일까? HR부서가 끝까지 이끌어갈 사람은 누구일까?인력 측면에서 HR부서가 더욱 고민해야 할 첫째 과제는 리더의 체계적 선발과 유지관리이다.기존의 부서장은 물론이고, 부서장이 될 후보자를 사전에 선발하여 체계적인 과정을 거쳐 철저한 심사로 검증을 해야 한다.둘째 과제는 핵심직무의 핵심직무 전문가의 선발과 유지관리이다.핵심직무를 선정하고, 이 직무의 인력은 직무순환 없이 전문성을 강화하는 제도와 육성 체계를 가져가야 한다.셋째 과제는 변화관리자의 선발과 육성이다.마지막 넷째는 인력 유형별 관리이다.통상 High Performer(10%), Average Performer(8085%), Low Performer(5~10%)를 상시 관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이슈 4. HR 제도의 설계와 운영 전략HR Function을 살피면 대충 다음과 같다.전략, 직급체계와 조직, 채용, 육성, 평가, 보상과 복리후생, 승진, 배치와 이동, 임원인사, 글로벌 인사, 문화, e-hr, 퇴직 등이다.HR부서는 각 영역별 트렌드와 핵심 이슈를 파악하고 선제적 조치를 하고 있어야 한다.더 중요한 포인트는 각 기능과의 연계이다.각 영역별 제도를 설계하는 HR부서가 고려해야 할 점은 타 사의 제도가 아닌 우리 사업에 맞는 우리의 맞춤형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더 중요한 점은 이의 운영이다. HR부서가 100% 이끌 수 없다. 운영을 위해 현장 부서장과 소통하고 협업해야 한다.이슈 5. 비대면 환경 하에서의 기업문화 전략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대에는 속도와 스피드를 중시하는 애자일 조직과 문화 중요하다.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가치관 정립을 통한 한 방향 정렬이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 환경 하의 재택 근무는 일상화될 것이다.향후 기업문화는 생산성 향상과 소통과 협업의 문화 구축이다.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성과관리, 육성을 이끌어야 하는 부서장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신뢰는 기본 중의 기본이 될 것이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1.04.20 꼰대라는 소리 듣지 않고 지적하는 법
팀장: 이 대리, 이거 너무 엉망인데?팀원: 죄송합니다.팀장: 자료 정리를 아직도 이렇게 하면 어떡해? 보고서 페이지마다 오류 있고 글이랑 이미지가 안 맞는 부분이 다섯 군데가 넘잖아.팀원: ….팀장: 아… 내가 이런 것까지 다 가르쳐 줘야 돼?팀원: …. 직설적 비판은 절대 금물이다.“내가 팀장인데 팀원에게 지적을 하면 안 된다고? ”라고 말할 수도 있다.하지만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자는 의미로 말한 것이어도 말투의 형식이 무례하면 애초의 목적은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모두 팀원 잘되라고 하는 말이다” 라는 건 뻔한 변명이다.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위계에 힘입어 손쉽게 분출한 것일 뿐이다.그럼 어떻게 하는 게 팀장의 올바른 말일까? 책임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된다.“앞으로 보고서 작성할 때 더블체크가 필요할 것 같네. 정 과장, 일 많겠지만 앞으로 이 대리가 보고서 작성할 때 검수 좀 해줘요. 이 대리는 보고서 작성하면 일단 정 과장한테 피드백 받고 제출해요.”자신의 실수 때문에 정과장에게 일이 늘어나는 걸 알게 되면, 팀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자발적으로 애쓸 것이다. 이런 대처로 팀장은 팀원에게 분명히 책임을 물었고, 책임지는 방법을 가르쳤다. 또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의지를 갖게 했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더라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할 구조도 만들었다. 팀원의 실수를 직설적으로 질책한 팀장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얻었다.‘지적질’, ‘꼰대질’, ‘선비질’ 이런 말을 듣지 않으려면 섣부르거나 직설적인 비판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지적(指摘)을 아낄수록 지적(知的)인 사람이 된다” 하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해당 글은 도서 <팀장의 말투>(김범준 저)를 재편집하였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4.20 도덕적 해이에서 탈출하는 방법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알면 그랬겠나?” 영화 ‘암살’의 마지막 장면에서 밀정이었던 염석진(이정재 분)의 마지막 말이다.공교롭게도 이 대사는 오늘날 조직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관련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서는 안되는 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행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다 그렇게 한다’,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등과 같은 변명으로 조직 내에서 행해진 자신의 일탈을 포장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구성원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면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한정지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짓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그리 간단하게만 볼 문제가 아니다.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는 그 수준을 막론하고 개인을 넘어 조직 내부 분위기나 요인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범사회적으로도 물의를 일으키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문제다.더군다나 영화에서와는 달리 조직에서의 도덕적 해이는 몰라서 한 것이 아니라 알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 차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그렇다면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채용의 문제일까? 그래서 지금보다 더 정교하고 물샐틈없는 채용 프로세스와 방법을 마련하면 해결될까? 채용의 문제가 아니라면 교육의 문제일까? 대대적으로 교육체계나 내용을 개선하면 해결될까? 만일 채용이나 교육 등에서의 문제가 아니라면 혹시 조직문화나 리더십의 문제일까?쉽사리 특정 짓기 어려울 것이다.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원인은 채용에서부터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여러 측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그 원인이 조직 외부에 있을 수도 있다. 이를테면 개인적이나 사회적으로 변질된 가치나 목표 등이다.이와 함께 도덕적 해이는 특정 시점에 우연히 일시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소위 말하는 관행 등과 같은 용어로 포장되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가 드러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는 한 명이 한 번으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늘고 길게 이어지기도 한다.이와 관련 조직에서는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지 않도록 여러 제도나 시스템을 마련해 놓고 있다.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과 같은 조직의 철학은 물론, 컴플라이언스(compliance)나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 등과 같은 것도 예가 될 수 있다. 물론 교육도 빠질 수 없다. 직무순환 등과 같은 각종 인사관리 역시 일조하는 면이 있다.그러나 조직 내 제도나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 구성원들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뉴스페이퍼 테스트(newspaper test)는 개인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는 쉽고 간단한 방법 중 하나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다음날 신문에 나와도 문제가 없는지를 생각해보고 만일 문제가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면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정도의 판단은 성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또한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자신의 눈을 보면 보다 효과적이다. 시선을 받거나 느끼는 것만으로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무인 상점에 비치된 물건의 가격표 위에 눈(eye)이 그려진 그림이 붙어 있는 경우, 그 전에는 지불하지 않았던 비용 대비 고객들의 지불비용이 300% 증대되었다는 연구도 있다.입사를 위해 작성했던 자기소개서를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작성된 내용 중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과 일에서의 가치나 비전 등을 다시 본다면 굳이 앞서 제시했던 제도나 시스템 혹은 방법 등을 사용할 일이 없을 것이다.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자기 자신은 못 속인다는 말이 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라는 사자성어도 일상에서 종종 듣게 된다. 이견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이와 같은 말들은 스스로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4.21 늪에 빠진 회사 구하기, 나는 어디서 부터 시작하였나?
“여기 모인 임직원 000명이 대표 보다 훨씬 현명하고 유능하다고 저는 믿습니다.”회사 대표로 취임한 첫날 이렇게 직원들에게 이야기했다. 취임 전에, 회사는 바닥 없는 늪으로 가라앉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직접 파악해 보니 상황은 더 나빴다. 인건비는 급상승하고, 매출의 하락추세는 멈추지 않았다. 수익성의 악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벗어나보려는 몇 차례 시도는 이미 실패로 끝난 터였다. 바닥에 구멍이 난 배가 서서히 가라앉는 듯 했다. 더구나 M&A 이후 새로 투입된 직원들은 기존 직원들과 서로 갈등하며 적의를 드러내고 있었다. 조직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기업조직은 경영자의 입장에 볼 때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입었던 “아이언맨 수트” 와도 같다. 평범한 신체능력을 가졌던 토니는 이 수트를 입으면 하늘을 날고, 엄청난 힘과 민첩성을 가지고 악을 응징한다. 평범한 사람도 기업조직이라는 수트를 입으면, 큰 능력을 발휘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퍼 히어로가 되기도 한다. 경영자의 능력은 그의 수트의 질, 즉 지휘하는 조직의 힘에 좌우된다. “포노 사피엔스(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류)”라고 불리는 신 인류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가 “애플”이라는 강력한 수트를 입지 않고 아이폰으로 세계를 바꾸는 것을 상상이라도 할 수 있을까?생사를 건 전투가 벌어지는 전쟁터에서도 지휘관의 성과는 조직의 능력에 달려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어느 나라의 전투 조직이 가장 강력하였을까? 미국의 군사학자 “트레버 드푸이”가 그의 저서 “전쟁의 이해”에서 1943년부터 1944년 사이에 연합군과 독일군이 벌인 81번의 교전을 분석했다. 병사의 수와 장비, 작전과 지형요인 등을 동등하게 수정하여 분석한 결과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독일군 100명은 각각 영국군 145명 미군 132명 소련군 200명과 동등한 수준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었다. 참전했던 독일군, 미군, 영국군 24개 사단의 전투효율 분석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미군 88사단이 5위를 차지한 것 외에는 1위부터 10위까지 9개사단이 모두 독일군이었다. 미국 할리우드가 만들었던 2차대전을 소재로 한 영화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매우 놀라운 결과다.전후 군사 전문가들은 오랜 연구 끝에 그 비결이 독일군의 독특한 “임무형 지휘체계”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임무형 지휘체계의 핵심은 이렇다. 첫째, 상급부대는 하급부대에 달성해야 할 목표를 철저하고 정확하게 공유한다. 그 공유는 상하간의 치열한 의사소통을 통해 이루어 진다. 둘째, 목표 달성 수단과 방법에 대해서는 예하 지휘관들에게 최대한의 재량권을 부여한다.독일군 중에서도 임무형 지휘체계를 가장 잘 활용하여 하급지휘관에게 전술적 재량권을 보장한 지휘관이 사막의 여우로 알려진 롬멜이다. 롬멜 장군이 예하 지휘관에게 간섭하는 경우는 자신과 공유한 전략목표에 반하여 공격이나 기동에 소극적일 때에 한하였다. 북아프리카에서 롬멜의 독일군은 공격이나 대응속도가 기존 상식을 완전히 뛰어넘을 정도로 빨랐다. 영국군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롬멜사단에게 매번 패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수많은 연구보고에 따르면, 독일군 조직은 고위 장성들의 성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다른 나라 군대들보다 훨씬 개방적이고 덜 권위적이었다. 연구, 토론, 비판이 그 어느 나라 군대보다 자유로웠다.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를 통해 가진 독일군의 경직된 이미지와는 정반대였다.독일군 사단의 강력한 전투력의 비결은 바로 임무형 지휘체계가 잘 정착된 것에 있었다.나는 눈 앞의 어려움을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회사 조직을 임무형 지휘체계로 재편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동시에, 상처 입은 조직원의 회복 및 재배치, 필요한 역량의 부분적 외부 수혈, 및 내부의 숨은 인재 발굴은 당연히 병행되어야 하는 필수 작업이었음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수트의 수리 정비작업인 셈이다.임무형 지휘체계로의 재편 첫째 단계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한 목표의 확실하고 철저한 공유였다. 이 과정에서 평가제도가 차별보상을 위한 사전 단계라는 생각을 과감하게 버렸다. 평가제도에 늘 포함되는 업무 목표설정은 반복 피드백을 통한 소통의 도구로 작동되도록 노력했다. 기존의 상대평가제도 자체도 부작용이 클 뿐 아니라 피드백 주기가 매우 길어 소통 툴로 무의미하므로 절대평가에 가깝게 수술했음은 물론이다.*(그저 미국에서 유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유명 컨설팅회사에서 만들어준 제도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고민 없이 수입품 인사제도를 적용해서는 곤란하다. 상대평가는 갓난아이 때부터 엄마 아빠와 다른 방에서 혼자 잠을 자며 자라난 개인주의적인 미국인들에게 어느 정도 효과적인 제도일지 모른다. 하지만 서너 살이 되도록 엄마의 품에 잠들며 성장한 한국인들의 조직에 그대로 적용하면서 부작용이 없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인사담당이 얼마나 심각하게 고민하며 인사제도를 기획하고 운영하여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둘째, 각 계층별 리더들이 자신들이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명령형 지휘체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지속적인 신뢰의 표현으로 자율권을 행사하도록 반복 확인시켜 주고 격려해 주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물론 이러한 작업은 짧은 순간에 마법처럼 이루어 지지 않는다. 많은 이야기와 설득이 필요하고 경영자가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며 시간이 걸린다. 지금까지도 변화는 진행 중이고,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러나 이렇게 조직이 수리되면서 침몰하던 배 같던 회사는 바닥의 뚫어진 구멍을 수리하고 순항을 시작했다.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던 사람들이 큰 성과를 내면서 회사의 실적에 크게 기여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은 개선된 성과 위에 덤으로 얻는 보상이었다.도입 성격의 첫 번째 글이라서 많은 이야기들을 생략하였습니다. 다음부터 개별 이슈들을 좀더 구체적으로 다루어 보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