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유성죽(胸有成竹)이란 말이 있다. 대나무 그림을 그리기 전에 마음속에 이미 완성된 대나무 그림이 있다는 뜻으로, 일을 처리할 때 이미 계산이 서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중국 북송의 문인이자 화가인 문동(文同)은 시문과 글씨에도 능했으나, 특히 대나무 그림에서 뛰어났다 한다. 문동의 집은 앞뒤로 대나무(竹)가 우거져 있었는데, 문동이 대나무를 워낙 좋아하여 직접 심고 가꾸었다. 대나무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관찰한 덕분이었을까.그가 그리는 묵죽화는 박진감이 넘친다는 평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동에게 그림을 배우고 싶어하던 한 청년이 문동의 친구인 학자이자 시인 조무구(晁無咎)를 찾아가 문동의 그림에 관해 미리 물으니 조무구가 이르기를 “문동이 대나무를 그리고자 할 때 그의 가슴에는 이미 성죽이 있다”라고 말한 데서 ‘흉유성죽’이라는 비유가 유래한 것이다.전략 프로세스를 세울 때도 마찬가지다. 프로세스에 관한 큰 그림이 이미 마음속에 그려져 있어야 한다.전략(Strategy)이라는 단어는 본래 군의 사령관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스트라테고스(Strategos)에서 왔다고 알려졌다.고대 그리스의 10대 부족은 자신들의 연합군을 통솔할 사령관을 선출했는데 그것이 바로 스트라테고스다.기원전 490년 마라톤전쟁에서는 스트라테고스가 정치적 통치자를 보좌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때 군대를 통솔하는전술적 조언보다는 전쟁에서 최종적 승리를 얻을 수 있도록 전투를 관리하는 전략적 조언을 해주었다.큰 그림을 그리며 기획하고 전체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전략이다.그러므로 전략이란 결국 누가 그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가 “여기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제발 가르쳐 주세요”라고 물었을 때, 체셔 고양이가 “그건 네가 어디로 가기를 원하느냐에 따라 크게 다르지.”라고 대답했듯이 말이다.이처럼 전략이란 ‘큰 그림’을 목표로 그리는 일이다. 다시 말해 제품이나 산출물보다는 그 결과나 성과에 초점을 두는 것이며, 성과를 어떻게(how to) 달성하느냐 보다는 그 성과가 무엇이어야(what to) 하느냐에 더 관심을 갖는다. 전략계획은 체계적으로 사업의 본질을 파악하고, 장기 목적을 정의하여, 측정 가능한 목표를 도출하고, 그러한 목적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그러한 전략을 수행할 자원을 배분하는 지속적 과정을 이른다.전략계획은 학자나 컨설팅 기관마다 그 정의나 용어, 계획 수립 프로세스가 조금씩 상이하다.그러나 전략계획의 공통된 목적은 다음 6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얻기 위함이다.즉 전략계획 수립은 전략목표를 설정하는 과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전략 수립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➀ 왜 이 사업을 하는가? (비전과 미션) ➁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가? (가치와 문화) ➂ 현재 어디에 있는가? (환경과 경쟁사 대비 현 위치 분석) ➃ 어디에 서 있고 싶은가? (전략목표 설정) ⑤ 어떻게 거기에 도달할 것인가? (실행전략 수립) **⑥ 거기 도달했음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전략평가와 실행지표)**내년도 사업계획을 작성하는 마지막 시기이다.자신이 생각하고 구체화하고 있는 사업계획이 위의 6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할 수 있는가?관리자가 하는 일은 의사결정이다. 그것도 전략적 의사결정을 해야만 한다.전략적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체계화된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