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법인에 근무하는 직원은 어느 나라 노동법을 적용해야 할까?
최근 기업의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주재원을 파견하거나 현지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해외법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근로관계에 대해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해외 국가의 노동관계법령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실무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에 주재원 및 현지에서 채용한 근로자의 경우 근로기준법 등이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1. 먼저 살펴봐야 하는 법 , 국제사법국제사법은 외국과 관련된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자국과 외국이 관계되어 이루어지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국제재판관할과 준거법을 지정하는 법을 말한다.
. 섭외적 사법관계라고도 하며 사법관계의 구성요소인 당사자의 국적‧주소‧현재지‧목적물의 소재지‧행위지‧이행지‧사실발생지 등의 일부가 타국에 관련이 있는 사법관계를 말함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당사자간의 계약과 같이 외국적 요소를 가진 계약은 계약 당사자의 국적과 두 국가간의 법령이 다르기 때문에 계약 내용의 해석에 대한 의견 차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할 때 어느 나라의 법률에 의거하여 계약 내용을 해석하고 적용할 것인지를 정한 것이다. 2.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 지정 필요외국적 요소가 있는 근로계약관계에서 근로계약 당사자가 어느 나라의 법을 적용받는지는 아래의 순서로 판단한다.따라서 외국적 요소가 있는 근로계약관계에서는 준거법 지정이 중요하다. 근로계약서 등에 명시적으로 준거법을 정했다면 크게 문제가 없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 당사자간에 묵시적으로 준거법을 선택하였는지 또는 준거법을 선택하지 않은 것인지를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아래의 판단 기준에 따라 어느 나라의 법령을 적용할지 결정하게 된다. **3. 그래서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직원은 어느 나라 노동법을 적용해야 할까?**한국 본사 소속 직원을 한시적으로 해외 사무소 등에 파견한 경우와 현지 직원을 채용한 경우로 나눠서 볼 수 있다.전자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법령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사무소가 아닌 현지 법인이라 하더라도 원래 소속 기업(한국 본사)과 근로관계를 유지하면서 일정기간 동안 전출기업(미국법인)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인사명령으로서 전출에 해당하는바, 기본 근로관계가 한국 본사에 있어 근로조건 역시 한국 본사의 기준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고용노동부도 우리나라 기업이 소속 근로자를 한시적으로 해외 사무소 등에 파견한 경우에는 묵시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선택하였거나 일상적 노무제공 국가를 우리나라로 볼 소지가 크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근로기준정책과-4248)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사무소 등에서 현지 근로자를 채용한 경우(현지 거주 중인 한국인을 고용할 경우 포함)에는 우선 준거법을 지정해야 한다. 만약 준거법을 지정하지 않았다면 기본적으로 해외 현지 국가의 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다만, 이러한 사례는 일반적인 경우를 상정한 것이므로 개별 사안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여부 판단 시 상기 제시한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4. 결론적으로 , 외국적 요소가 있는 계약관계에서는 준거법 지정이 중요살펴본 바와 같이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준거법을 지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약 당사자는 계약의 일부에 관하여도 준거법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외국법을 준거법으로 하면서도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 중 일부의 조항에 대해 적용받도록 할 수도 있다. 또한 최초에 정한 준거법 변경이 필요할 경우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준거법 변경도 가능하다.다만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강행규정에 따라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는 없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동미 in 인살롱 ・ 2023.03.01 MZ 세대가 본 MZ 오피스 - 2. 일해라 절해라
일할까, 절할까
민지(MZ) : “제가 일하는 거에 일.해.라 절.해.라 하지 마세요”상사 : ‘실력은 없으면서 자존감은 호날두급이네’SNL 코리아의 콘텐츠 ‘MZ 오피스’에 나오는 장면이다.다소 극단적인 예로,과장과 희화화가 섞였지만 둘 간에 생각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듯하다.이 간극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그리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1편 글 보기 링크 : ‘MZ 세대가 본 MZ 오피스 - 1. 시끄러운 입사’ (지난 아티클을 보셨다는 전제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용한 퇴사’를 유발하는 2번째 요소,‘일’에 대해 써보려 한다.요즘 다양한 연령, 직무를 가지신 분들과 만나곤 하는데,그중에서 한 분이 해주신 말씀이 생각난다.“어차피 맡을 거면 그게 그거 똑같은 거 아니야?”이 말은 필자가 새로운 일을 맡았을 때, 일을 맡는 배경, 맥락을 알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을 때 하신 말이다.이 대목에서 민지(MZ)와 기성세대 간의 생각이, 생각보다 더 차이가 있음을 느꼈다.
민지(MZ)에게는 일의 ‘맥락’이 중요한 편이다
민지(MZ)에게는배경(이 일은 어떻게 왔는가?),이유(왜 그렇게 일하는가?),근본적인 일하는 이유 등 일의 맥락이 중요한 편이다.
1. 상사가 바쁘다(?)고 맡는 A 업무 2. 구성원들을 알아갈 수 있으며, 주니어급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 A 업무
회사 입장에선 동일한 일을 시킨다고 볼 수 있지만,민지는 다른 일을 받았다고 느낄 거로 생각한다.실제로 1995년생 민지(MZ)인 필자가 느낀 바이다.잠시 필자의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필자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비록 3년 차지만, 3개의 팀에 있어 봤다.이건 마치 3개의 회사에 다닌 듯한 느낌을 주었다.어쩌면, 필자와 같이서로 다른 성격의 일(‘현장 엔지니어’와 ‘HR 담당자’)을 해보고,**같은 일을 서로 다른 팀(환경)**에서 해보는 것은30년 직장생활을 해도 경험하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그 덕분에, ‘일’에 대해 조금은 더 생각해볼 수 있었다. 똑같은 일을 맡더라도 맥락에 따라 다르게 느껴졌고,서로 다른 일을 하더라도 비슷하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다.(당연히 동료, 조직, 기타 환경 등 다른 요소들도 영향을 주지만,다음 아티클에서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일’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배경과 이유 등 맥락에 대해 충분히 이해했을 때,잠재된 능력까지 끄집어낼 수 있었으며(능력 발휘),자신도 일에 더 가치와 재미를 느끼고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좀 더 근본적으로, **일하는 이유(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입사한 지 6개월쯤, 문득 생각이 들었다.**나는 이 일을 왜 하는 걸까?**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그러기엔 내 인생의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지 않은가.삶에서 일이란 원래 그런 건가? 그렇다면 너무 퍽퍽하다고 느껴졌다.그렇게 생각이 방황하다가,하나의 사건을 통해 비로소 일하는 이유, **일의 의미를 찾았다.**누구나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죽도록 힘든 시기가 있을 것이다.하나의 사건이란 필자에게도 그런 힘든 시간이었고,그로 인해 모든 걸 그만하고 퇴사하고자 마음먹었었다. 그 생각을 변화시켜준 것은 주변 동료분들이었다.진심으로 도움을 주었다. 그 덕분에 지금까지도 회사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었다.그렇게 도움받은 게 크기에,필자가 일하는 이유는 ‘동료분들께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가 됐다.덕분에 일에 ‘사명감’이란 맥락이 추가되었고, 일하는 원동력이 하나 더 늘었다. 이러한 맥락이란 input이,성과 및 성장 같은 output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무리하며
물론 일하면서 매번 이러한 맥락을 이해시키는 게일을 시키는 회사 입장에선 정말 쉽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소위 ‘시키면 하는 거지!’가 좋은 점도 있겠지만,그런 부분에 익숙지 않은 게 민지다.‘왜 시키는 거죠!’를 알면(물론, 서로 납득이 가야겠지만..)생각지 못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도 민지다. 회사는 최소한, 업무 분장같은 굵직굵직한 순간만큼이라도‘맥락’이란 부분에 대해 고려해주면 어떨까민지는 ‘잡일’이라고 생각하기보다,일을 통해 스스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일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일하냐 절하냐’, ‘자존감만 호날두’하고 갑론을박하기보다서로에 대해 잘 알고, 맞춰나간다면 모두에게 좋지 않을까 싶다. .. 대부분의 일은 혼자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니어인 민지(MZ)의 경우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이럴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료’는 직장생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것입니다.다음 아티클에서는 ‘동료’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본 글을 읽으시고, 생각이 다른 부분 또는 기타 의견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세요! 매우 환영합니다 :D 필자의 LinkedIn : 신연권(Yeonkwon Shin) | GS파워 HR Manager 또는 글쟁이공대생https://www.linkedin.com/in/yeonkwon-shin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3.01 People Analytics 101 최종편 : 고객
지금도 앱 시장에는 수많은 앱들이 업데이트 되고 있다. 하지만 그중 고객들의 선택을 받는 앱은 극 소수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선택받지 못한 앱들은 생활에 쓸모 없는 앱들일까? 물론 쓸모 없는 앱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앱 개발자들은 앱을 출시할 때마다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심혈을 기울인다. 실제로 대다수의 앱들은 시기가 맞지 않았거나 기능은 매우 좋은데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아 잊혀지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하지만 앱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할 때 고객을 탓하지 않는다. 실패를 교훈삼아 더욱 사용자 친화적이고 여러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넘어 없으면 안되는 기능을 찾으려 노력하고 개발해 나간다.이렇듯 모든 일에는 ‘고객’이 있는 법이다. 본인은 증권영업과 제약영업을 오래 해봐서 고객을 대하는 일이 어렵지 않는데 HR에게 당신의 고객은 누구입니까? 라고 물으면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대다수의 HR은 고객이 누구인지 물으면 임직원 혹은 경영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People Analytics의 고객은 누구일까? HR Analytics / People Analytics 담당자가 겪는 가장 큰 고충은 데이터가 아니라 HR동료, 경영진, 임직원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People Analytics의 고객을 HR동료, 경영진, 임직원으로 정의하고 그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를 생각하며 고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까 한다. 분석과정에 HR동료를 참여시키자 PA담당자의 주 고객은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HR동료일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로 이야기 할 때마다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우리 조직의 HR은 데이터에 대한 개념도 없고 배우려 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는 어느 조직이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운전하는 사람은 멀미를 하지 않는다. 흔히 멀미는 뒷자리에서 핸드폰을 하거나 책을 보는 등 운전자와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멀미를 하게 된다. 분석도 마찬가지다. 분석과정에 직접 발을 담근 사람은 데이터 하나하나의 가치를 소중히 느끼고 분석결과에 대한 이해력과 활용방안, 무엇보다도 데이터와 분석결과에 오너십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HR에도 각각의 영역이 있기에 분석결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PA담당자가 HR전 영역에서 운영업무까지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PA담당자는 분석프로젝트를 혼자서 수행하는 것이 아닌 진단 담당자, 평가 담당자, 퇴직 담당자들이 조금이라도 분석에 참여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신이 생각한 변수도 각 영역의 담당자들이 직접 변수를 선택하게끔 유도하고 데이터 기반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다른 담당자가 PA담당자 대신 데이터 기반으로 보고한다고 해서 PA담당자의 공적이 넘어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의 분석을 활용해서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했다고 생각하면 된다.즉 PA 담당자는 전쟁터에서 싸울 좋은 무기를 만드는 것이고 그 무기를 가지고 전선에서 같은 적과 함께 싸우는 것은 HR동료들과 함께 해야 한다. PA담당자만 좋은 무기를 가지고 다른 HR담당자가 그 무기를 활용할 수 없다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그러므로 PA담당자의 1차 목표는 낮은 P-value값이나 높은 AUC 값이 아닌 HR영역에서 나의 분석이나 데이터 기반으로 개발한 제품들이 얼마나 많이 활용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이를 활용한 HR영역에서의 결과가 어떠했는지가 더 중요할 것이다. 경영진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자 모든 분석에는 시기도 중요하다. 자신이 분석하고 싶은 주제들은 많이 있겠지만 과연 우리 조직의 경영진도 이를 심각하게 고민할까? 라는 부분에서는 많은 생각을 해 볼 수 있다.예를 들어 직무DATA기반으로 직무탐색 및 후보자 추천 시스템을 개발했을 때 지금과 같이 우리나라에도 직무에 대한 중요성이 높을 때에는 좋은 분석일 수 있지만 10년 전이었다면 그다지 가치를 창출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또한 PA를 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 보았을 “구글인가 어디선 퇴직자도 예측하고 그랬다던데?” 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 조직의 자발적 퇴직율이 극히 적은 조직일 경우 이러한 분석을 하고도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주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를 두고 “땅을 잘 파기위해 삽을 쓰는 것이 아닌 삽을 쓰고 싶어서 땅을 파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머신러닝 같은 분석 기술을 쓰고 싶어도 이 분석의 목적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인지 곱씹어 봐야 한다.의외로 경영진에게는 단순한 분석만으로 만족을 주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우리 조직에서 해결해야 할 비즈니스 문제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에 적합한 사람은 누구인지? 또는 각각의 주요 포지션에 승계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그 후보자는 어떤 사람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니즈가 있는지 아니면 다른 방향에서 니즈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만약 경영진이 위와 같은 부분에 큰 니즈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적재적소’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제정의를 잘 하면 단순한 과정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데 직무별 후보자 추천 등을 위해 채용, 인사이력, 직무분석DATA 등의 HR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이때 HR데이터는 다른 데이터와 다르게 한 사람에게 라밸링되는 데이터들이 마트에서 물건 고르듯 생성된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생성된 데이터이므로(예를 들어 직무 이력 등) 고차원의 분석보다는 연결만 잘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HR의 각 영역에서 파편화 된 데이터들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이를 의미 있게 연결하기만 하여도 경영진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임직원이 데이터를 만들고 싶게끔 하자 기름이 없으면 제조산업이 안 돌아가듯 People Analytics에서 제대로 된 HR데이터가 없으면 가치를 생성할 수 없다. 그러므로 HR DATA를 생성하는 우리 임직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다.만약 나의 핸드폰 로그기록을 통해 상품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에 활용된다고 할 때와 이 정보들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활용된다고 할 때 우리가 생성하는 데이터의 질은 완전히 다를 것이다.이처럼 우리 임직원들도 자신이 HR DATA를 생성하면 이 정보들이 자신의 커리어와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HR DATA 담당자는 무엇보다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한데 몇 년 전 DBR에서 공개된 카카오 파이랩의 길을 참고하여 원칙을 세우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이러한 원칙을 공유하며 실제로 DATA 기반으로 직원과 조직의 성장에 긍정적인 경험이 쌓이게 되면 우리 임직원들 또한 DATA를 제공하지 않으면 생기는 불이익이 두려워 DATA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DATA를 제공할 때 생기는 이익에 대해 더욱 신뢰를 가지고 점점 퀄리티 좋은 DATA를 생성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DBR 271호 .피플 애널리틱스는 목적이 아닌 수단 인사이트보다 구성원 신뢰에 초점. 지금까지 PA담당자의 고객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다. 영업부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일에는 고객이 있기 마련이다. 이렇듯 PA도 마찬가지인데 여러 고객을 이해하고 관찰하며 우리 조직의 문제를 데이터 기반으로 해결하려는 우군을 확보할 수 있을 때 People Analytics도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많은 조직에서 People Analytics가 단순히 트랜드로 여겨지거나 하면 좋은 것이 아닌 안 하면 조직의 인재경영을 못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내길 바라며 People Analytics 101을 마치도록 하겠다.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라. 너무 가까워서 고객 스스로가 알아채기도 전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미리 말해줄 만큼 -스티브 잡스
지금까지 People analytics 101을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저도 여러분들을 고객이라 생각하며 한 글자씩 적었는데요 여러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으면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지상 올림 People Analytics 101 모두보기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3.03 소유냐 공유냐 _ 조직문화 탐사기
8년 만에 이사를 앞두고 있다. 퇴근하면 짐을 정리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하나씩 사 모은 책장이 열 개가 되었는데 그 안에 가득 차 있는 책을 한 권씩 꺼내보며 이사 갈 집에 데려갈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때마다 마치 책이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다. ‘저와의 추억 기억나시죠? 저는 아직 다 안 읽어보셨잖아요? 저 버리고 가실 건가요?’ 녀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모질게 먹었던 마음도 스르르 무너지고 만다.. 그래도 이번에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단 두 개의 책장 분량만큼만 책을 가져가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부동산이나 공간 관련 도서나 영상 콘텐츠를 보다 보면 가구나 책과 같은 물건이 자리 차지를 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 듣곤 한다. 그럴 때면 특히 부동산 가격이 높은 편인 수도권에서 많은 물건을 지니고 산다는 건 그만큼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열 개의 책장에 쟁여두고 있던 책들에 나는 얼마만큼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걸까?’ 문득 생각에 잠겨 들었다.
직접 책을 소장하면서 원할 때 바로 읽을 수 있는 삶과 필요할 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삶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본다. 책에서 오는 물성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나만의 책장에 책을 넣어두고 언제든지 매만지며 볼 수 있다는 매력이 꽤 컸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늘 가까이 대했던가?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매주 쏟아지는 신간 가운데 마음을 끄는 책은 꼭 있게 마련이어서 서점 앱 장바구니에는 이백 권이 넘는 책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매주 한두 권씩을 책을 사 모으다 보니 새롭게 만나는 책들 읽기에도 바빴던 게 사실이다. 그러면 나는 왜 그동안 철 지난 책들을 그리도 많이 소장하고 있었을까?
내가 원할 때 바로 접근할 기회와 권한, 나만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 책장을 그윽이 바라보다가 그날 내게 말 걸어오는 책을 만날 때의 설렘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럼에도 책을 과감히 정리하고 도서관 책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봐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물리적 공간의 제약, 인근 도서관 장서의 양과 질에 대한 신뢰 증대, 책을 나눠보고 돌려보면서 말과 글로 함께 한 공유의 경험이 한몫한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소유 대신 나눔과 공유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
인생여행자 정연의 조직문화 탐사기 2화
이십 년 전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하던 시절 회사의 자료는 모두 업무용 개인 PC에 들어가 있었다. 당시 담당했던 전사 인사평가 업무 자료도, 구성원 인적 정보가 담긴 보고서도, 인사제도 설명 자료도 모두 당시 담당자였던 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고이 저장되어 있었다. 특히나 정보 보안과 개인정보보호에 민감한 업무를 하고 있던 당시 우리 조직의 경우에는 더욱더 자료 관리에 엄격한 편이었다. 업무 담당자나 해당 팀장이 아니면 언감생심 자료를 보거나 보유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점조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업무의 일상에 들어차 있었다.
정보와 자료는 곧 권력이었다. 얼마나 많은 히스토리 자료와 최근 정보 파일을 갖고 있느냐가 그 사람의 지위와 영향력을 말해주는 지표가 되었다. 도제 방식으로 업무 인수인계가 되다 보니 자료 역시 선배의 하드디스크에서 후배의 하드디스크로 전해졌고, 자료를 나누는 일이란 자신의 권력과 에너지를 나눠주는 일과 같아서 꼭 필요한 상황이거나 선배의 마음에 들 때만 일어나는 기적 같은 일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파일을 모으고 축적해두는 건 조직 내에서 나의 입지를 강화하고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기초 활동이 되었다.
같은 회사에서 이십 년 가까이 일하다 보니 보유하게 된 데이터의 양도 세월만큼 늘었다. 처음에 PC 하드디스크에 몇십 메가바이트에서 시작했는데, 이제는 회사 클라우드에 내가 보유한 데이터만 해도 몇십 기가바이트가 되었다. 중간에 회사 안에서 본부 간 이동하는 가운데 유실된 자료도 꽤 있었음에도 이렇게 저렇게 모은 자료가 우리 집 열 개의 책장 속 책들처럼 나의 온라인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언젠가 필요하겠지, 볼 일이 있겠지.’ 하며 모아놓았던 것인데 상당 부분은 지금 시점에서 볼 때 유효기한이 만료된 말 그대로 ‘옛날 자료’이고 실제 찾아볼 일도 별로 없기도 하다. 그럼에도 쉬이 자료를 폐기하지 못한 나의 마음은 무엇일까? 과거 권력의 증표였던 자료에 대한 향수이자 습관일까?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는 안심에서일까? 아니면, 당시 했던 일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것일까? 이런저런 질문들이 마음을 스쳐 간다.
지난주에는 MS Teams 리더 대상 교육을 다녀왔다. Teams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협업 도구인데, 구성원 간 영상통화, 채팅, 자료 아카이브, 공동작업 등에 이용된다.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 Zoom과 함께 영상회의 도구로 많이 활용되면서 흔히 영상통화나 채팅 앱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번 교육에 참여하면서 ‘함께 일하는 걸 도와주는 도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특히, 자료를 함께 작성하고 공유하고 축적해서 ‘집단 지성’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교육에 함께 참여한 리더들과 공동 문서 작업을 하면서, 자료를 공유하고 관련해서 피드백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구나 새삼 느꼈다.
물론 그전에도 회사 클라우드에 자료를 저장하고 공유하는 일은 있었지만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축적해서 공유’한다는 사상을 업무 현장에 데려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른바 ‘내 것’이라는 좁은 생각과 욕심 때문이었다. 일을 하며 만들어낸 결과물의 소유권이 구성원 개인과 회사 가운데 누구에게 있느냐의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서, ‘이 자료를 내 책장에만 꼭꼭 간직할 것이냐, 함께 나누면서 더 키워갈 것이냐.’ 생각 정리가 필요했다. Teams와 같은 협업 도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는 걸 명확히 발견하게 된 것도 이번에 참여한 도구 활용 교육 덕분이었다. 결국 구성원 간 신뢰, 소유가 아닌 공유의 힘에 대한 믿음, 나만의 축적이 아닌, 함께 하는 성장의 과제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삶은 깨달음의 여정
문화비평가 루이스 하이드는 그의 책 <선물>에서 ‘대가 없이 주고받는 일은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재능과 영감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고, 그러니 돌려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타고난 재능(Gift)에서 비롯된 창작물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돌려주어야 하는 선물(Gift)이며, 재능은 시장의 사고파는 상품이 아니라 대가 없이 주고받아야 하는 선물이기 때문에 공동체에 환원해야 하며, 그럼으로써 가치는 배가된다.' 라는 그의 주장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나의 것을 쌓아서 교환하는 거래의 경제에서 선의로 함께 나누는 선물의 경제로의 전환을 설파하는 그의 말에 귀 기울이다 보니, 이는 비단 창작자뿐만 아니라, 회사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나부터 나눠야지. 온전히 주고 공유함으로 나는 더 성장하고 더 영향력이 생길 거야.’ 이 마음을 품고 오늘도 출근한다. 물론 쉽지 않다. 매번 욕심에 휘둘리는 자신도 발견한다. 그럼에도 이 길로 들어서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거기에 나의 더 나은 미래와 성장이, 동료와 함께하는 일터의 기쁨이, 조직의 성장이 있음을 믿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떤가? 당신의 조직은 어떤가? 나만의 책장에 고이 책을 쌓아놓고 있는가? 함께 나누면서 더 큰 서가의 도서관을 만들어가고 있는가?
. 글쓴이 . 인생여행자 정연이십 년 가까이 자동차회사에서 HR 매니저로 일해오면서 조직과 사람, 일과 문화, 성과와 성장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몸으로 답하는 시간을 보내왔다. 지층처럼 쌓아두었던 고민의 시간을 글로 담아, H자동차그룹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칼럼을 쓰기도 했다. 9년차 요가수련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을 인생여행자라고 부르며,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글을 짓는다. 현재는 H자동차그룹 미래경영연구센터에서 조직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
인생여행자 정연, 19년차 HR 매니저, 9년차 요가수련자, 14년차 아빠로 살아갑니다. 일상을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글을 짓습니다.https://brunch.co.kr/@promisee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3.08 기업문화로 살펴본 엔비디아의 경쟁력
Chat GPT 열풍으로 주목 받고 있는 '엔비디아'라는 기업을 알고 계시나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이 AI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GPU라는 반도체가 반드시 필요하기에 Chat GPT의 진정한 수혜자는 엔비디아라고 주장하는 미국 증권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엔비디아는 PC가 게임과 멀티미디어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1993년 젠슨황, 크리스말라초우스키, 커티스프리엄이 공동 창업한 반도체설계회사입니다. 1995년 회사의 첫 번째 제품인 NV1칩이 출시되었고 세가의 최초 3D게임인 '버추어파이터'에 적용되었습니다. 1998년엔 전세계 최대 파운드리회사인 TSMC와 파트너십 관계를 체결하여 반도체 설계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1999년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을 발명하며 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나스닥에 상장되었습니다. 2005년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용 프로세서를 개발하였고, 2010년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에 엔비디아제품이 채택되었으며, 2015년엔 딥러닝분야에 활용되었습니다. 2019년엔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였고, 2020년엔 반도체 기업 중 전 세계 시가총액 1위가 되었습니다.
엔비디아는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 가능성, 건강과 웰빙과 같은 다양한 주제에 걸쳐 기업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성원은 우리사주를 시장 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 수 있고, 온/오프라인을 포함한 유연한 근무 조건을 제공 받습니다. 또한 회사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촉진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연간 2,500불 상당의 봉사 활동과 기부를 권장합니다.
엔비디아는 게임에서 과학 탐구에 이르는 산업 분야에서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를 하고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거시적 관점과 각 구성원이 성과 창출을 인식할 수 있을 만큼 미시적 관점을 동시에 보유하고자 노력합니다.
엔비디아는 단 하나의 팀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불필요한 사내정치와 위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고 라인이 존재하지만 필요한 기술을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팀이 구성되며, 지속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성공을 향한 한 걸음으로 생각합니다. MIT Culture X팀의 연구에 의하면 엔비디아는 혁신성이 매우 뛰어난 기업으로 구성원들이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s://sloanreview.mit.edu/culture500
MIT Culture X팀의 연구는 단순 서베이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큰 채용 사이트인 Glassdoor 내 해당 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의 익명 리뷰 Text 분석을 통해 도출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 편 입니다.엔비디아의 성장경로 및 기업문화를 Quinn & Spreitzer의 경쟁가치모형(1991)으로 살펴보면 엔비디아가 변화지향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변화지향문화는 조직의 내부보다는 외부와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유연과 자율성을 지향하는 조직문화입니다. 따라서 조직원의 적응력과 신속성을 활용하여 조직과 조직구성원의 성장과 자원 획득하는 것이 조직의 목표입니다. 변화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문화적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구성원들은 성장과 격려, 창조성과 다양성에 의해 동기부여를 받습니다(강희경, 추교완, 신지민 '조직문화가 기업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2017).
기업의 탁월한 문화적 특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성과와 연동되어 있습니다. Watkins, Marsick(1996)과 Yang(2004)의 연구에 따르면 학습조직 운영을 통해 조직의 지식획득과 재정적 성과가 연결되어 있기에, 학습조직 운영에 적합한 엔비디아의 기업문화는 기업가치 창출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s://sloanreview.mit.edu/culture500
위 MIT Culture X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문화의 대부분의 요소에서 엔비디아가 미국 반도체 기업 중 최고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엔비디아가 왜 2023년 현재 전세계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지를 설명해 줍니다.HR에서는 서베이 및 인터뷰 등을 통해 기업문화를 측정하고 이 결과를 통해서 기업문화혁신 활동을 주관합니다. 기업문화가 기업의 성과 및 가치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을 기업 구성원들이 인지하길 HR담당자로서 희망하며, 엔비디아 CEO 젠슨황과의 2030년 가상 인터뷰를 끝으로 본 글을 마칩니다.
"엔비디아 CEO 젠슨황과의 2030년 가상 인터뷰"
젠슨님 안녕하세요? CES2030 기조연설 잘 보았습니다. 정말 긴 연설이었네요. (저자)
안녕하세요? 제가 원래 연설을 길게 하는 편 입니다. (젠슨황)
반도체 분야는 너무 어렵습니다. 젠슨님의 CES연설을 2017년 부터 들었는데 여전히 이해가 잘 안됩니다. 제가 수포자에 문과 출신이니 젠슨님께서 엔비디아를 37년째 운영하시면서 어떻게 돈을 벌고, 회사를 키워왔는지 쉽게 설명 해 주세요. (저자)
한마디로 남들이 힘들고 어려워서 잘 안하는 분야를 선점하는 것 입니다. 저희에게 반도체 기술과 관련 시장과의 '타협' 이란 없습니다. 석사과정을 마친 후, AMD에서 CPU를 설계할 때에도 남들이 잘 안하는 그래픽 연산에 특화된 제품을 만들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대중적인 제품 개발을 강요하기에 저와 친구들이 직접 엔비디아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GPU(graphics processing unit)'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젠슨황)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PC를 조립해서 게임을 했는데 늘 엔비디아 제품이 AMD 보다 비싸서 사용을 못했습니다. 3D 게임을 돌려보면 확실히 엔비디아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지요. (저자)
학생 때는 늘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해합니다. 지금은 경제활동을 하시니까 그래픽카드에 투자를 하세요. 이번에 새로나온 '하프라이프 5편' 정말 재밌습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칩에 최적화 되어있는 VR(버츄얼리얼리티) 게임 입니다. (젠슨황)
꼭 해보겠습니다. 요즘 VR기기들은 가볍고 소형화되어서 휴대하기 편하더라구요. 지금은 게임용 그래픽 보다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쪽 매출이 더 크잖아요.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도 이미 3년 전에 달성하셨네요. (저자)
비메모리 반도체 전성시대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자율주행차 생태계 가치의 약 25%를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가져갑니다. 예전에 여러분들이 최신형 PC를 200만원에 구매한다면 그중에 약 50만원정도를 GPU 관련 비용으로 지출하셨을 거에요. IoT(사물인터넷) 시대가 되어 세상의 모든 전자기기(자율주행차포함)의 Cost 구조가 PC와 유사해 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젠슨황)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분야의 핵심을 선점하셨으니 가치사슬의 최정점에 있으시네요. 다른 반도체기업들 보다 우위에 서신 구체적 비결이 있을까요? (저자)
저희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자 하는 이미지/게임/AI 크리에이터들의 생태계를 만들어 온 것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시장에 상용될 수 있도록 엔비디아 Creavity Circle을 통해 해당 창조물을 저희가 구매도 하고, 유통도 하는 애플의 App Store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지요. 저희 기술을 활용한 창조물은 일반 소비자 보단 기업을 대상으로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패스트패션 기업인 유니클로와 엔비디아가 생산효율을 위한 AI 시스템 구축 협업 시에 저희 엔비디아 Creativity Circle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고딕양식 화풍의 그림을 의류디자인에 적용시키는 Solution을 함께 소개하는 등의 형태로 해당 크리에이터가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젠슨황)
멋지네요. 결국 시장 내에서 선도적인 이미지/게임/AI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여 이들이 산업현장곳곳에서 엔비디아의 Solution을 선호하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것 이군요. (저자)
비메모리 분야의 기존 강자(인텔, 퀄컴, AMD)들은 저희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하면서 기술 Leadership과 생태계 조성에 있어서는 늦었던 것 같아요. 2020년대 초반 저희의 Main Cash Cow였던 Data Center용 반도체시장은 과다 경쟁으로 저희는 이미 상당 부분 손을 떼었습니다. (젠슨황)
어느덧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시장도 Red Ocean이 되었군요. 하긴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파운드리시장(반도체 제조 대행)은 이미 중국업체들이 점령하였지요. 삼성전자도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으로 옮겨왔지만 아무래도 과거보다는 마진률이 많이 하락하였더라구요. (저자)
이제 반도체 시장은 크게 세 부류로 보시면 됩니다. 1) AI와 자율주행차 관련 비메모리반도체 기술 리더쉽이 있는 엔비디아, 2) 메모리반도체 관련 제조 Capa.와 가격으로 승부하는 중국업체, 3) 자사의 모바일폰/웨어러블용 반도체를 자체 조달하는 애플/삼성전자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젠슨황)
자율주행차와 메타버스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지요. 2030년 하드웨어는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는 메타버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데요. 두 분야 모두 엔비디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자)
네, 21년 테슬라의 도조컴퓨터와 D1칩 발표는 저희에게 큰 위협이었지만 덕분에 반 테슬라 진영의 연합을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폭스바겐과 현대자동차가 단독으로 테슬라의 기술을 따라잡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저희와 적극적으로 기술교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젠슨황)
테슬라 FSD, 엔비디아의 젠슨시스템(엔비디아칩 기반의 자율주행차운영시스템) 그리고 애플의 AMOS(Apple Mobility Operation System)가 자율주행차 운영의 삼각축이 된 지도 벌써 3년이 넘은 것 같네요. 구글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실패한 주 요인은 역시 비효율적인 라이다기반의 학습방식을 고집해서 일까요? (저자)
그렇습니다. 또한 각국 정부의 구글알고리즘에 대한 견제, 자체적으로 하드웨어를 개발하려는 고집 등도 원인이 되겠네요. 저희는 설립 초기부터 TSMC, 삼성전자 등의 파운드리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온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하드웨어 제조 쪽이 아님을 잘 알고 파트너(완성차)들의 성공을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저희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플랫폼을 통해 파트너(완성차)사들의 제조과정을 AI기술을 활용, 최적화하여 Win-Win 모델을 만들게 되었네요. 저희가 PC용으로 꾸준히 운영하던 클라우드 게이밍도 자율주행차에서 완벽히 구현하게 되어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젠슨황)
메타버스 영역에서는 엔비디아 기술의 원조격인 3D그래픽 기술의 신기원을 이루고 있습니다. 애플과 페이스북의 VR/AR기기는 물론 로블록스/제페토 등의 메타버스 플랫폼들도 엔비디아 그래픽 가속기의 도움을 받아야 메타버스에 어울리는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더군요. (저자)
메타버스 내 의학, 건축, 정밀제조 등의 산업시뮬레이션 분야에서 저희의 그래픽 기술은 대체가 불가능합니다. 엔터테인먼트-클라우드컴퓨팅을 거쳐 AI와 메타버스 영역의 Brain 역할을 해 내고 있습니다. 반도체기업 중에 가장 먼저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 들어간 것이 이를 잘 설명해주지요. (젠슨황)
자부심이 대단하시네요. 곧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는데 은퇴계획은 없으신가요? (저자)
제가 학창시절을 보낸 오레건주 내 포틀랜드에서 유유자적하고 싶습니다. 가끔 스탠퍼드대에서 후진 양성을 위한 강연도 하면 좋겠네요. 반도체 분야가 워낙 빠르게 흘러가다보니 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일만한 것 같아요. (젠슨황)
화려한 CEO의 뒤편엔 끊임없이 학습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젠슨님의 성실함이 보입니다. ‘성실은 어디에서나 통용되는 유일한 화폐이다.’라는 대만의 격언이 젠슨님과 잘 어울리네요. (저자)
과찬의 말씀입니다. 이제 인터뷰 분량은 충분한 것 같으니 슬슬 근처 샤오롱바오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시지요. (젠슨황)
네, 금문고량주도 꼭 사주세요. 오늘 젠슨황님의 흠뻑 취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저자)
정종원 in 인살롱 ・ 2023.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