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좀 하는 사람은 절대 놓치지 않는 기회
갈등이 없는 조직은 없다.사람이 모인 곳이라면 사람과 사람 간의 갈등은 너무나 당연하다.인류 역사를 보면 오히려 평화가 낯설다.인류 역사의 97%가 전쟁으로 얼룩진 역사이니, 우리 인류에겐 평화 보다 갈등이 훨씬 더 편하다. 갈등은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사람과 사람 간의 갈등만이 갈등이 아니다.내 안에서도 갈등은 끊이지 않는다.가깝게는 오늘 밤 치킨을 먹을 것인지, 참을 것인지,조금 멀게는 저 남자와 여자와 결혼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등등지금 이 순간에도 이 글을 계속 읽을지 말지, 갈등은 편재Omnipresent한다. 그런 갈등이 오만가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회사에 없을 리가 없다.갈등이 일어나기에 조직인 것이고, 갈등이 있다는 말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말이다.갈등이 없는 조직은 오히려 죽은 것이다.죽은 나무는 뻣뻣하게 굳어서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다.이렇게 갈등의 성질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갈등이 다시 보인다. 조직문화, HR, 경영진, 팀장 등등의 키워드는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치 않다.갈등을 금기시 하거나 갈등이 생기면 큰 일이 난것처럼 호들갑을 떨기 마련이다.그러나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살아있다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갈등이 우리 조직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아래 순서를 정확하게 구분 동작으로 취해보자.개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야식을 먹을지 말지, 이 여자/남자를 계속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등어떤 것도 좋으니 아래 동작을 구분해서 취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첫 번째, 쉼호흡을 한 번 하고 갈등은 매우 당연하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말해주고 인정하자.두 번째, 갈등이 일어난 이유를 들어보고,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또는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들어보자.세 번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물어보자. 너무 쉽나? 당연하다.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기에 그 접근법 또한 쉬울 수 밖에 없다.그런데 이러한 자연스러운 것을 쉽고 당연하게 다루지 않고 힘이 과하게 들어가면 일을 그르친다.갈등을 못본척 하거나 억누르려하면 안 된다.그러한 행위는 '갈등은 안 좋은 것, 우리를 괴롭히는 몹쓸 것'이라는 전제와 믿음을 강화 시킨다.그런 믿음은 조직 내 구성원 간의 자연스러운 갈등을 자연스럽지 않는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그래서 갈등은 무의식적으로 억압 당한다.억압한 갈등이 사라지면 좋으련만 갈등은 그럴 수 있는 것이 아니다.억압된 갈등은 결국은 터지거나 우리 삶을 왜곡시키기 마련이다."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갈등 앞에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갈등이 있음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인정하였다면 이제는 그것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들어본다. 여기서 핵심은 '그냥'이다.'해결하겠다' 또는 '해결 해야만 한다'라는 당위적 책임감 없이, 그냥 듣는다.당신이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고 그럴만한 책임을 지닌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오바한다면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 그냥 듣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우리 모두는 여태 살면서 갈등 없이 살아온 적이 없고,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 온 갈등 해결 전문가들이다. 그러니 그들을 믿고 그냥 그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그들은 그들 생각을 말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느낀다.당신이 할 일은 하나 밖에 없다.충분히 그들이 생각을 꺼내놓았다면, 질문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렇게만 하면 갈등이 해결될까? 물론 아니다.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사실 갈등을 해결하려는 데 있지 않다.이러한 과정을 통해 갈등이 해결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말했다시피 인류 역사의 97%는 갈등의 역사일 정도로 갈등은 불가피한 것이다.본질은 갈등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다.갈등이 살아가면서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자.그러니 우리는 갈등과 공생해야 한다.공생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갈등을 기회로 보고 우리가 성장하고 학습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갈등을 통해 우리가 부딪치는 지점을 확인하고,부딪치는 지점에서 우리가 배울 것이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해보고,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를 활용하여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갈등을 함께 학습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습관화 된다면 우리 조직은 어떻게 변할까? 갈등은 우리를 성장하게끔 하고 나아가 우리의 문화(얼굴)를 형성하는 절호의 기회이다.조직에 갈등이 있는가? 그렇다면 쌍수를 들고 환영해라.우리가 원하는 얼굴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1.20 어느날 부하직원이 커밍아웃을 한다면? 일본 기업이 LGBTQ를 대하는 자세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요한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현실로 다가온다면 어떨까? 일본 기업들의 LGBTQ에 대해 고민도 ‘어느날 부하직원이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실제로 부하직원 혹은 나의 동료나 선후배가 커밍아웃을 한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어떻게 해야 그 구성원이 불편함 없이 회사를 계속해서 다닐 수 있을지…생각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혹시나 내가 평소에 별 생각 없이 썼던 표현들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진 않았을지 아찔해진다.
LGBTQ란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er/Questioning의 머릿글자를 딴 것으로, 성적소수자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츠(電通) 산하 Diversity Labo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8.9%가 LGBT에 해당한다고 하며, 응답하지 않은 인원들까지 포함하면 실제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10명 중 1명은 LGBT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 주변에만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서 돌아보니, 평소에 이성애자의 입장에서 대화하고 생활함은 물론 조직 내의 각종 제도도 모두 이에 맞춰져 있었음을 느끼게 된다.
기업의 LGBTQ 대응이 주목받는 배경
일본에서 기업의 LGBTQ에 대한 대응이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기업의 경우 다양성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통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직장’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를 채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SDGs. 차원에서 기업이 얼마나 다양성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가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LGBTQ friendly한 기업이 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이 직원 뿐 아니라 외부고객, 거래처 선택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새로운 고객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LGBTQ에 대한 이해를 통해 LGBTQ를 고객으로 하는 새로운 제품/서비스를 개발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SDGs는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로 빈곤, 질병, 지구 환경 등 UN의 국제사회 최대 공동목표를 말한다.
일본 기업의 LGBTQ 대응 사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실제 일본 기업들이 어떻게 구성원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고자 노력하고 있는지 아래의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번 사례 조사를 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대부분의 이름을 알 만한 일본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양성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그중에서도 LGBTQ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별도 페이지를 두고 소개하고 있었던 점이었다. 내가 속한 조직에서는 앞으로 다양성 혹은 LGBTQ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해 나가야 할지 작은 아이디어를 얻어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도요타(TOYOTA)
도요타는 ‘각자의 섹슈얼리티에 관계 없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제도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세 가지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LGBTQ 전용 상담창구’를 두고 있다. 이 상담창구에서는 상담 내용에 대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엄격하게 지켜지는 것을 전제로 섹슈얼리티에 대한 직장 내 환경 및 제도에 대해 언제든지 상담할 수 있다. 도요타를 비롯한 많은 일본 기업들이 동성 파트너에 대해 법적인 배우자와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도의 수혜를 받기 위해 강제로 커밍아웃 하는 일이 없도록 이러한 창구를 두고 있는 것이다.
둘째, 사내에서 LGBTQ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연수를 실시한다. 연수 내용은 ‘무의식적인 편견’에 의한 차별적 발언 또는 행동을 의식하도록 하는 것을 중심으로, LGBTQ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직장 내 물리적 환경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한 비영리단체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LGBTQ가 회사 혹은 학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 중 65%를 차지하는 것이 화장실 이용이라고 한다. ‘화장실’이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히타치 솔루션(HITACHI Solutions)
히타치 솔루션은 기업의 LGBT 지원에 대해 평가하는 PRIDE 지표에서 4년 연속 GOLD 인증을 수상한 곳이다. PRIDE 지표는 LGBTQ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work with Pride라는 단체가 2016년에 설정한 지표를 말한다. Policy, Representation, Inspiration, Development, Engagement/Empowerment 5가지 지표로 평가 된다. 이 다섯 가지 지표에 따라 히타치가 실천하고 있는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① Policy(행동선언)
대표이사가 ‘My 인권 선언’ 중 인권 존중에 대한 방침과 ‘성별, 성적지향, 성인지’ 등에 대해 차별하거나 상처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② Representation(당사자 커뮤니티)
Ally(LGBTQ를 지지하는 사람 또는 동맹)가 모여 2017년에 자발적으로 생겨난 커뮤니티가 있으며, 사내 학습 모임을 열거나 동종(IT) 업계 내에서 LGBTQ 교류회에 참가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③ Inspiration(계발활동)
LGBTQ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고, 구성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Diversity 강연회’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④ Development(인사제도/프로그램)
가족의 정의에 ‘동성 파트너’를 신설하여 법적 배우자와 동일한 복리후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구성원은 물론 외부 방문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All Gender 화장실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Diversity에 대한 전 구성원 인식 조사를 2022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⑤ Engagement/Empowerment(사회공헌/동기부여)
‘직장내 LGBT핸드북’ 및 e러닝 과정을 NPO법인 무지개 Diversity의 감수 하에 작성하여, 사내에서 전파하고 있다.
시세이도(SHISEIDO)
시세이도 역시 PRIDE 지표에서 GOLD 인증을 수상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시세이도는 2017년부터 '동성 파트너십 인정'을 취업규칙에 명시하고 있으며, 사내에서 LGBTQ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연수를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동성혼 법제화에 대해 공식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한국의 기업이라면 이러한 입장 표명에 꽤 후폭풍이 클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단을 내린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일본 최대 LGBTQ 행사인 ‘Tokyo Rainbow Pride’에 출전하여 LGBTQ 당사자를 대상으로 헤어, 메이크업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성전환 수술을 한 사람들에 대한 메이크업 코칭을 실시하기도 한다. 특히, 매장에서 고객응대를 하는 직원 8천명을 대상으로 LGBTQ 대응 연수를 진행하였는데, LGBTQ를 고객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연수를 실시했다고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닌텐도(NINTENDO)
닌텐도는 ‘어떤 개성을 가진 구성원이라도 모든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활기차고 기분 좋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중요한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동성 파트너는 물론이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이성 커플에 대해서도 법률상 부부와 동일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하여, 사내 포탈에 대표이사가 ‘악의 없는 발언이라 하더라도 당사자에게 큰 정신적 피해를 입힐 수 있으며 이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의견을 게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사내에서 차별이나 직장내 괴롭힘에 관한 규정에 성적 지향이나 성인지에 대한 차별적 발언이나 소위 ‘아웃팅.’을 하는 것을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웃팅: 개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인지에 대해 본인의 양해 없이 제 3자가 공표하는 것.
일본 기업의 LGBTQ에 대한 대응의 시사점
위에 소개한 사례 외에도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LGBTQ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이를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보수적일 것만 같은 일본 기업들이 LGBTQ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게 된 것은 용기 있게 커밍아웃을 한 구성원 한 명에서 시작된 변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러한 환경이 갖추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 기업 내에서 커밍아웃을 하거나, 실제로 파트너십 제도를 활용하는 인원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가 갖추어지고 한 명이라도 활용하는 사람이 생겨난다면 앞으로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 외에도 일본 기업들은 ‘다양성’에 대해 여러 차원에서 고민하고 실천 방안을 찾아 나가고 있었다. 입사 지원서 혹은 인사정보 성별 기입란에 남, 여 외에 ‘선택하지 않음(기타)’ 항목을 추가한다든지, 비행기 기내방송에서 “Ladies and Gentlemen”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이미 오래된 사례다. 육아뿐 아니라 가족의 간병을 위해 근무 시간이나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구내식당의 식단을 다양화하여 외국인 혹은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도 식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많은 기업들이 작은 것에서부터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러한 사례를 찾아보며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각 회사마다 다양성에 대해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는지 그 철학을 내세우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 나가게 될텐데, 단편적인 제도나 이벤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문화와 철학을 정립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8.14 어떻게 사랑이, 아니 사람이 변하니?
여러분은 사람이 변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나요? 사실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 질문은 교육이나 조직문화, 경력개발, 변화관리 등을 고민해야 하는 HRer들에게는, 한 번쯤 곱씹어 봐야 할 만큼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누군가 이야기합니다. “고쳐 쓸 수 없는 게 머리검은 사람이야!” 이렇듯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솔직히 워크숍이니 성찰이니 리더십교육이니 사실 아무 소용없는 짓(?)입니다. 왜? 안 변하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사람은 변한다’고 생각하더라도, 그렇다면 왜 작은 습관 하나 고치는 것이 그리 어렵고, 왜 항상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며 싸우고 상처받는 건지, 주변에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태반입니다. (정말 아이러니한 인생입니다. 쩝.)저는 철저한 경험주의자로, ‘사람은 변한다’에 한 표를 던집니다.
사람은 ‘이미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되어가는 가능성의’ 존재라고 말이죠. 그리고 이를 ‘교육경험 디자이너’ 관점에서 말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성향으로 고정화된’ 딱딱한 생명체라기 보다 ‘주변의 상황과 맥락에 큰 영향을 받아 변하는’ 말랑말랑 생명체라고요.
자, 그럼 이 ‘변한다’라는 명제를 자세히 들여다보죠, 그 속에서 ‘필요조건’ 2가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의지’와 ‘의도’입니다. (아, 물론 ‘자기인식과 자기수용’이라는 중요한 팩터도 있지만, 이건 다음번에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반드시 내가 000을 해내겠어!’라는 ‘변화 의지’는 사람의 내부에서 발화합니다. 반대로 ‘그(녀)의 선택이나 행동이 바뀔 수 있도록 미리 기획해 놓은 ☆☆☆!’은 주변, 외부에서 발화되는 ‘변화 의도’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 담배를 많이 피우던 사람이 본인 스스로의 내부 ‘의지’만으로 흡연습관을 끊을 수도 있지만, 그의 아내가 담배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뱃속 아기의 기형아 사진들을 남편에게 보여주며, 우리의 건강한 2세를 위해 담배를 끊었으면 한다고 임팩트 높은 외부 ‘의도’를 제공해 흡연습관을 정리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제는 결국, 내부의 ‘의지’와 외부의 ‘의도’를 전략적으로 디자인하여, 제대로만 활용한다면, 사람의 생각, 태도, 행동이 변화 가능하다는 결론으로도 귀결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흥미로운 이야기 하나를 해보겠습니다.
강남역 거리 한복판을 걷고 있던 윤정씨는 한 건물 출입구 앞에 쓰러져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합니다. 심지어 그 남자가 지나가던 윤정씨에게 손을 뻗어 도움을 요청합니다. 자, 윤정씨는 그 남자를 도와줄까요? 아니면 그냥 못 본 척 지나쳐 가던 길을 그대로 갈까요?머릿속을 스치는 첫번째 생각은 ‘윤정씨가 어떤 캐릭터인가’일 겁니다. 윤정씨가 착하고 친절한 사람인지, 겁이 많고 소심한지, 혹은 타인에게 전혀 관심이 없는 냉혈한인지 말이죠. 거의 대부분들의 사람들은 윤정씨가 어떤 캐릭터인지에 따라 남자를 돕는 행동을 취할지 아닐지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윤정씨’의 이타주의적 캐릭터 유무는 그녀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저 상황 속 숨겨진 정보들이 큰 영향을 끼치는 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쓰러진 남자의 옷차림 등의 행색이 어떠한 지(정장을 입고 있는가 노숙자 같은가? 물론 잘생겼는지 여부가 제일 중요… 헙.), 단순히 아파서 쓰러진 것인지, 손에 술병도 쥐고 침도 흘리며 왠지 술이나 마약에 취해 보이는 지 등과 같은 남자 쪽 상황정보!혹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러 가거나 토익 시험을 보러 가는 등(혹은 화장실이 너무 급한… 헙.)의 다급한 상황일 지도 모르는 윤정씨 쪽 상황정보들이 행동 결과 예측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실험결과에 따르면 다급한 약속이 있는 윤정씨의 경우 거의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아저씨, 미안해요. 전 화장실을 찾아야 한다구요! 큽.)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개인의 성격 특성과 성향 등에 큰 무게중심을 두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한 결과를 개인의 특질에 돌려 성급히 해석하고 믿어버리죠. ‘쟤는 소심해서 이번 프로젝트 망칠 줄 알았다니까!’, ‘눈물 많고 착하니까 이번 일도 당연히 도와주겠지!’ 와 같은 류로요. 사실 상황적 요인 역시 사람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강력한데도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합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일찍부터 개인의 기질보다는 상황의 힘에 더 주목했습니다. 자꾸 개인에게만 원인을 찾는 실수를 하지 말고 전체 상황 맥락을 파악해보자는 ‘상황 이론 Situation Theory’입니다. (혹여 흥미를 느끼신 분들은 리처드 니스벳과 리 로스의 책, <사람일까 상황일까>를 강추드립니다… 쫌 두껍고 난해하긴 해요. 쩝.)
상황 이론은 개인의 행동이 주어진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즉, 사람들의 행동은 주어진 상황과 맥락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상황 이론은 사회심리학에서 인간 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며, 주변 환경의 영향을 강조하면서도 개인의 내부적인 요인도 물론 고려합니다.
제가 ‘교육경험 디자이너’로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행동의 변화를 유발하거나 촉진하기 위해 상황을 설계(이것이 경험 디자인!)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는 사회심리학의 상황 이론과 함께 생각해보면 더욱 강력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험 디자인은 상황 이론을 기반으로 기존의 상황맥락 및 유저(USER)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특정 상황요소 혹은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수정하여, 사회적 상호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원하는 행동변화를 유도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이왕이면, ‘잘’, ‘제대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요.(네 압니다! 저는 욕심이 많습니다. 히.) 아시겠지만 사실 ‘회사’만큼 SOCIAL IMPACT가 강력한 집단도 없지요.그런 의미에서 다음 사례를 한번 살펴보시겠어요?십여 년 전, 한 회사의 신입사원 교육담당자가 제게 아이디어 요청을 해왔습니다. 다음 달에 신입사원 50명이 새로 들어오는데, 단, 3시간 만에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불타오르게(!) 해줄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솔직히 ‘뭐지?’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자, 그런 프로그램이 실제 있다면 전 HRD계의 영웅이 되었겠죠? 허허허.) 하지만 왠지 미친 생각을 해볼까 싶어, 주말 내내 이런저런 궁리를 했습니다.월요일에 그 교육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전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담당자님! 제가 알기로 S사가 귀사의 둘도 없는 경쟁사죠?”“네! 맞습니다! 업계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TOP2입니다. 왜그러시죠?”“제가 알아봤는데, S사도 이번에 50명 정도 비슷하게 신입사원을 뽑는다고 하더라고요.”“네, 그런데요?”“혹시 S사 교육담당자들과도 아시나요?”“네. 경쟁사긴 하지만 같은 업계라 한 다리 건너면 모두 압니다! 심지어 개인적으로 친한 분도 있고요.”“그럼 담당자님, S사 신입사원 담당자한테 지금 전화 거셔서 신입사원들끼리 축구 시합이든, 발야구 시합이든, 피구 시합이든 경기 한 판 하자고 하세요!”“네? 뭐요?”“생각해보세요. S사랑 시합한다고 하면, 신입사원 중 선수로 뽑힌 친구들은 회사의 자존심을 걸고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선수가 아닌 친구들 역시 우리 회사이름을 부르며 목이 터져라 응원할 겁니다. 우리는 월드컵응원 DNA가 뼈속까지 있는 민족이라고요. 행여 지더라도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며 모두를 다독이며 하나 될 것이고, 이기기라도 하면 ‘우리는 최고!’라고 외치며 하나 될 거에요. 스포츠 경기가 가져오는 상황적, 관계적 감성 맥락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그 어떤 교육보다 소속감이 집중되는 엄청난 임팩트가 있을 겁니다! 심지어 딱 3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실제 로제 카유아의 놀이 이론 중 Agon(아곤)은 객체 간의 경쟁, 스포츠 시합 등에서 오는 흥분, 승리감, 성취감, 소속감에서 인간은 재미와 함께 최고의 감성적 임팩트를 느낀다고 합니다. 미친 아이디어 같지만, 제대로 넛지(NUDGE)할 수 있는 충분한 요소가 있지요!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이 사례를 상황이론과 연계 가능하다면 해석해보라고, Ghat-GPT 비서님(?)에게 물어봤더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더군요.
상황의 영향: 상황이론에 따르면, 주어진 상황은 사람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경쟁사와의 축구시합을 통해 경쟁심과 자사에 대한 애사심을 고취시킬 수 있습니다. 경쟁심은 팀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과 의지를 강화시킬 수 있으며, 자사에 대한 애정과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습니다.
소속감 강화: 경쟁사와의 시합은 팀원들이 자사 팀에 대한 소속감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고 노력하는 경험을 통해 팀원들은 자사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패배의 경우에도, 팀원들 간의 우정과 조직력은 강화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 노력하고 협력하는 경험은 팀원들 간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자아 정의 강화: 경쟁과 승부는 개인의 자아 정의 및 신원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팀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경험을 함으로써 팀원들은 자신들이 능력 있는 팀의 일원으로서 자아 정의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습니다. 패배 역시 팀원들에게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패배를 경험함으로써 팀원들은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통해 자기능력을 향상시키고 앞으로의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협력과 의사소통 강화: 경쟁사와의 대결은 팀원들 간의 협력과 의사소통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팀원들은 전략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팀 내 협력과 조화를 높일 수 있습니다.
동기 부여와 성과: 경쟁과 승부는 팀원들의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습니다. 승리에 대한 성취감은 자사에 대한 애정을 향상시키고, 팀원들의 노력을 보다 높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행여 패배로 인해 동기 부여가 감소할 수 있지만, 이는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팀 리더나 교육 담당자는 패배를 긍정적인 방식으로 해석하고, 팀원들의 노력을 인정하며 동기 부여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비서님의 길고 긴 대답을 듣고 보니 저도 재미 있네요.그나저나, 그 시절 그 교육담당자는 저의 미친 아이디어를 픽(PICK)했을까요? 과연 두 회사의 축구경기는 열렸을까요? 😆 다음 번 아티클에서 뵙겠습니다. 오늘도 PLAY for GROWTH 하세요!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8.14 어려운 도메인에 심지어 B2B기업에서는 어떻게 인재를 유치할까?
지금도 그렇지만 1~2년전, 스타트업은 좋은 아이템이나 비전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구현할 개발자를 찾는데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 중에서도 B2B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상대적으로 도메인이 어려운 기업에서 지원자를 모으는 것부터 어렵습니다.
옥석을 가리지도 못한채 일단 채용을 하게 되고, 이후 조직이 어느정도 자리잡은 후에 문제가 드러나기도 합니다.예나 지금이나 채용은 기업의 흥망을 좌우하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좋은 인재의 지원서을 받아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지원자를 확보할 수 있을까요?제가 다니고 있는 트레드링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면 수출입 물류 협업툴을 개발하는 B2B기업입니다.
수출입 물류, B2B 이미 두 가지 단어에서 어려움이 느껴지시나요?
도메인도 어렵고 국내 기업에서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는 회사라 처음엔 지원자 확보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노력으로 많은 지원자분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HRer분들을 위해 그간의 경험들을 공유 드립니다.
1.채용공고의 톤앤매너 개선
가뜩이나 도메인도 어려운데 채용공고의 어투나 톤이 어려우면 지원자들은 정말 어려운 회사라고 생각하고 지원을 꺼려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부드럽고 친근하게, 그리고 업무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함께 기재하여 요구하는 인재상을 간접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개선 전>**• 5년 이상 상용화 웹서비스/API서버 개발 및 운영 경험이 있으신 분• Java, Spring Boot, 클라우드 서버 환경을 이용한 서비스 개발 경험이 있으신 분• MSSQL 등의 RDBMS 경험이 있으신 분 **<개선 후>**• Java, Spring Boot 경력이 5년 이상이 필요해요• 기본적인 SQL 작성이 필요해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잘 전달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새로운 기술과 의견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함께하실 분을 기다리고 있어요
2.기업리뷰 플랫폼 관리
지원자들은 기업에 지원을 하기 전 회사에 대해 많은 조사를 합니다. 홈페이지나 기사 등의 자료도 많이 보지만 원티드인사이트,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등에서 기업리뷰나 면접리뷰 등 컨텐츠들을 확인해 보고 나와 핏이 맞는지 조사를 합니다. 리뷰를 조작하거나 부도덕적인 방법으로 리뷰를 포장해봐야 실제 입사 후 실체를 알게 되면 바로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좋은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게 선행되어야 하지만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로 어필할 수 있는 좋은 도구 입니다. 또한 좋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를 제작하여 지원자들에게 사전정보를 줄 수도 있습니다.
3.채용 페이지 신설
홈페이지나 기업리뷰 페이지 외에 채용페이지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회사가 일하는 방법,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핵심 가치, 복리후생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개, 기술스택 등을 알려 본인의 역량이나 가치관 등을 미리 맞춰볼 수 있고 좋은 회사임을 충분히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며, 실제 많은 분들이 채용페이지 내 인터뷰나 소개 등을 미리 보고 인터뷰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4. 채용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좋은 면접경험 만들기
좋은 시스템이 갖춰졌다면 좋겠지만 꼭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채용부터 인터뷰, 전형결과 통보 및 입사제안까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되는 채용 프로세스는 지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으며 우리가 얼마나 진심으로 지원자들을 채용하고 싶은지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신속한 채용프로세스로 타사에 인재를 빼앗길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부족하지만 간단한 채용개선안을 공유드리며 채용은 높은 책임감과 좋은 인재를 찾아내겠다는 인사팀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재 채용에 중요성을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에게 잘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 낸다면 서로 협력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우리 HRer들도 언제나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8.16 HR 역량과 전문성에 관하여_2편
두 번째 질문, HR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은 무엇인가?
...지난 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회사의 채용공고에서 기획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 듯, 내가 쓴 글을 보면 나의 HR 역량과 전문성을 가늠당할 듯하여 다소 부담스럽기도 함을 고백해본다 (저번 필진 모임에 나가보니 다른 분들도 글 쓰는데 고군분투 하시는 듯하여서 조금 위안이 되었기에 다시 용기 내어 본다 에잇, 그냥 써보자 일단. It will get better)
HR의 역량과 전문성에 대해 깊이 있게 보고 싶다면 역사적인 이론 리서치에서 시작해보자. 왜 이론을 봐야 하냐고?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HR 경험치가 오랜 연구로 정립된 관련 이론과 접목되면 머릿속이 정리되면서 심도 있는 정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오랫동안 한 가지를 연구해 온 학자분들의 전문성을 빌려와서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갖고, 기존 이론에 대해 동의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정리를 통해 발전하여 나만의 이론이 정립되는 경험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는 역량, 전문성… 너무 큰 카테고리의 질문을 던진 게 아닌가 후회(!)스럽기도 하지만, HR에 대해 나만의 철학을 정립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정리해 가보려고 한다)
HR 업무에서 역량 (Competency) 이 왜 중요한가 ?
역량 기반 채용
역량 모델링
역량 평가
핵심 역량
HRer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단어일 듯하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하며 육성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무엇’을 기준으로 채용하고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이때 이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역량’이다.
때문에 HR의 모든 프레임워크 자체가 ‘역량’ 기반으로 설계하여 측정하고 판단하는 과정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 눈(view)으로 HR프로그램을 다시 살펴보자, 역량이 빠진 HR설계가 없다는 놀라움이…)
HR 관점에서의 역량(Competency) 정의
역량이라는 단어 자체의 정의로 가게 되면 너무 넓어지게(경영학적 관점) 되어 ‘HR관점에서의 역량’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좁혀보았다. 우선은 기본적인 역사와 정의를 간단하게 짚고 가고자 한다.
역량이라는 단어는 1970년초 심리학자 데이비드 맥클레란드(David McClelland)에 의해 처음 개념화되어, 지능보다 역량이 더 중요함을 강조하였다**.** 그의 유명한 논문 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Intelligence (인재 선별 시, 지능검사에 대한 역량검사의 우위성, 1973)에서 역량은 고성과자를 구별해주는 행동을 설명하는 내적특성으로 정의한다. 전통적인 학업, 적성, 성취도 검사가 아닌 그 사람이 원래 가지고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
쉽게 말해, 스펙으로 뽑은 인재의 성과가 들쭉날쭉해서 그럼 어떻게 뽑아야 고성과자를 거를 수 있지를 짚어 가보니 결국 역량이라는 것에 닿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외부로 노출되어 있어 평가가 쉽고 개발하기 비교적 쉬운 Knowledge(지식), Skill(기술) 외에 평가가 다소 어려운 내적인 개념; 동기 (motive), 특질 (traits), 자기개념 (self-concept) 에 대해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가가 중요해지게 된 것이다. (Spencer & Spencer, 1993)
이로 인해 소위 말하는 컬쳐 면접(우리회사와 얼마나 맞는지)에서부터 AI 역량검사(뇌신경망의 비인지 영역 등을 평가)가 생긴 계기가 되기도 했고, 입사 후 내부 평가와 승진 요소에서 Potential(잠재력)등의 요소로 평가되는 부분이 존재하게 되었다.
다양한 역량의 정의 한 번 짚고 가기
지금 소개한 맥클레란드 이후로 많은 학자들이 역량을 정의해 왔고 이에 대해 정리된 곳이 있어서 가져와 보았다. 한 번 읽어보면 역량에 대한 개념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출처: 이홍민, 김종인(2005), 오헌석(2007), 나온코치’s Performance Plus Lab
HR 분야에서 역량의 중요성과 정의 그리고 그 발전과정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역량에 대해 심도 있게 애기를 시작하면 2박3일도 부족할 지경이라 이쯤에서 글의 주제로 다시 회귀하려고 한다 흠흠)
다시 돌아와서 , 그럼 "HRer로서 우리가 가져야 할 역량"이란 무엇일까 ?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은 다음 달에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음 달에 만나요~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