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에도 클라쓰가 있다 (리더십파이프라인을 읽고)
요즘은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개인적인 업무 때문이기도 하다.)결국 회사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리더다. 회사는 조직화되어 있는데 그 조직에서 뼈대 역할을 하는 것이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이 탄탄하려면 사장, 본부장, 팀장 등등 각 뼈대가 되는 리더가 탄탄해야 하지 않을까?리더십에 대해 알아보던 중 리더십 파이프라인이라는 제목을 접하게 되어서 바로 주문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조직의 리더를 하나로 뭉뚱그려서 보지 않고 6가지 단계(클라쓰)로 구분한다. 리더의 단계마다 해야하는 일이 다르고, 관리하는 대상이 다르고, 그렇기에 갖추어야할 역량이 다르다.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 리더인지를 이해하고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를 알아야 제대로 리딩을 할 수 있다.(늘 느끼지만 인사 지식에 대한 이해는 결국 전사 직원들이 모두 공유돼야한다. 담당자만 알고 있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전사 직원들이 동일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1. 리더십 파이프라인이란 무엇인가?
리더십 파이프라인를 명확하게 정의해놓지는 않았다.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6단계로 된 "기업 내부적 리더십 공급(계발,교육,훈련) 구조"를 말한다.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갖추어야 할 이유는 제대로 된 리더십 갖춘 리더는 늘 부족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성장할수록 그만큼의 리더가 따라와주지 않는다면 마치 모래성처럼 무너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단단하게 성장하지 못한다. 외부에서 공급(영입)해올 수도 있지만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공급(계발,교육,훈련)체계를 갖추는 편이 좋다.(개인적으론 높은 레벨의 리더십은 비싸더라도 밖에서 영입하는 것이 좋을 수 있지만. 낮은 레벨의 리더십까지 영입으로 공급하기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2.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구성은?
리더십 파이프라인의 구성은 대기업을 기준으로 총 6단계로 되어 있다. 타인을 관리하는 초급관리자(LV.1, 파트장 수준)에서부터 우리는 리더라고 부른다. 그 다음 단계로 초급 관리자를 관리하는 관리자(Lv.2, 팀장 수준)가 있고, 그다음 영업전담 관리자(Lv.3, 부사장/본부자 수준), 사업총괄관리자(Lv.4, 중소기업 사장 수준), 그룹 관리자(Lv.5, 그룹사 대표 수준), 마지막으로 기업 관리자(Lv.6, 회장/글로벌CEO 수준)로 나아간다.
.리더십의 6가지 단계.
3. 리더십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리더십 단계에 따라 집중해야할 '업무가치'가 다르다. 때문에 '시간 관리'가 달라야하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한다. 리더십 파이프라인에서는 리더십 단계마다 아래 3가지 과제를 구분하여 바라보고 있다.
①업무 가치: 각 단계의 리더들의 성과는 무엇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가 모든 일의 초점이 된다.
②시간관리 능력: 업무 방식을 지배하는 새로운 시간관리의 틀이 요구된다.
③전문지식 및 기술: 새로 부여된 책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능력이 요구된다.
모든 단계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이루기 위해서 기업은 되도록 초기에 자질이 있는 리더 후보를 찾아내야 하고, 그들의 업무 책임을 점차 늘려주고, 그들에게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또 그들을 교육하고 훈련시켜야 한다. 각 단계별 리더십에 적합한 기술과 시간 관리 능력, 업무 가치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과정 없이는 어떤 교육이나 훈련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4. 각 단계별 리더십 살펴보기
책에서는 실무자와 초급관리자 이외에는 각 단계의 리더십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Lv.0 실무자 (스스로의 관리자)
실무자는 자신이 맡은 바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의 업무를 통해 성과를 내고, 본인의 시간을 관리하고, 이에 따른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해야한다. 타인을 리딩하는 사람부터 리더라고 부르지만, 실무자는 스스로를 관리하는 리더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부터 리딩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을 리딩할 수 있다.
①업무 가치
.개인의 능력에 따른 업무성과
.고도의 기술 및 직무능력
.회사의 가치관 받아들이기
②시간관리 능력
.일일 관리(출퇴근)
.프로젝트별 개인적인 시간 맞추기(자신만 관리하는 단기별 시간관리)
③전문지식 및 기술
. 기술적 또는 직무적인 능력- 팀 플레이
. 개인적인 이익이나 업무성과를 위한 인간관계 쌓기
. 회사 용구 이용 및 업무과정의 터득
Lv.1 초급 관리자 (타인의 관리자)
여기서부터 리더라고 부를 수 있는 단계다. 관리자가 된 후 가장 시급하게 달라져야 하는 점은 스스로 일을 처리하여 성과를 내는 대신,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하게 하고 그 결과로 평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①업무 가치-다른 사람의 업무를 통한 성과 얻기-직계 부하들의 성공 독려하기-관리 업무와 훈련-부서의 성공이 자신의 성공-관리자로서의 자세 확립
.타의모범을 보임
②시간관리 능력-1년 계획 세우기(예산 및 프로젝트)-부하직원을 위한 시간 만들기(스스로 자청하거나 부하직원의 청에 의해)-부서의 업무순서 정하기
.다른 부서, 고객, 납품업자와 만남의 시간 갖기
③전문지식 및 기술-프로젝트, 예산 및 인력배치 계획능력-업무 기획-직원 선별-회사 대표하기-업무 모니터링-지도와 조언 및 피드백-업무성과 측정 및 평가-상벌 및 동기부여-의사소통 및 분위기 조성하기-부서를 위해 상하좌우 인간관계 쌓기-자원의 구매
Lv.2 초급 관리자의 관리자
초급 관리자의 관리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초급 관리자들이 자신의 업무 능력과 업무 가치를 지니고 올바르게 시간을 활용하여 일을 하게끔 하는 것이다.
①업무 가치
.초급 관리자의 성공을 독려하여 성과 얻기
.부서간 조정 및 통합 역할
.초급관리자 관리 업무와 훈련
.관리자로서의 자세 코칭-타의모범을 보임
②시간관리 능력
.1년 계획 관리(예산 및 프로젝트)
.초급 관리자을 위한 시간 만들기(스스로 자청하거나 부하직원의 청에 의해)
.직계 부서 간의 업무순서 정하기
.다른 부서, 고객, 납품업자와 만남의 시간 갖기
③전문지식 및 기술
.초급 관리자의 선발 및 교육/훈련
.초급 관리자에게 관리 업무 책임 부여
.부서 사이의 자원 배분 활용
.직계 부서들 사이는 물론 다른 부서들과의 관계 관리
Lv.3 영역전담 관리자
작은 회사라면 부사장 혹은 본부장에 해당하는 지위다. 고위 경영층의 한 사람으로서 사장에게 직접 업무 보고를 하게 된다. 여기서 일의 상과는 획득하는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완숙한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자신이 관리하는 영역이 회사 전체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자신의 관리하는 영역이 회사의 목표 달성을 위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 체제나 구조를 바꾸고 그로인한 고통과 불편한을 기꺼이 참아낼 수 있어야 한다.
①업무 가치
.완숙한 리더십(자신의 영역을 여러가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전략적 사고와 총체적 접근자세
.영역 내 각 부분 기능들을 대등한 요소로 이해하기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기
②시간관리 능력
.장기적 사고(3년)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 파악하기
.다른 영역점단 관리자들과 함게 회사 전체의 목적 달성을 위한 회의에 시간 할애
③전문지식 및 기술
.기업의 장기적인 목표 및 정책 방향,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완벽한 이해
.정보를 해석하고 정보를 습득하는데 숙달-다양한 계층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
Lv.4 사업총괄 관리자 (중소기업 수준)
사업총괄 관리자는 중소기업에서는 사장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새로 알아야 할 지식 및 기능과 시간관리 능력을 습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정말로 사고 방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또한, 지도나 조언을 별로 받지 못하기도 하기 때문에 고독함을 느끼는 단계이기도 한다. 이전 단계에서는 각 영역들에 대해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이었다면 사업총괄 관리자는 협조를 넘어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①업무 가치
.사업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꾸기
.사업이란 행위로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하기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들을 관리 (104가지요소가 있음)
.모든 사업 부분의 가치를 파악하기
②시간관리 능력
.모든 프로젝트에 신경쓰지 않음
.영역 전담 관리자들과 강팀을 구성하고 전술적인 책무를 맡김
.총체적 시각으로 사업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장단기 의사결정을 내림
.우선 순위를 정해 아랫사람에게 위임
③전문지식 및 기술
.전략적인 방향(경쟁우위-제품,시장,경쟁사,고객)에 대한 지식-집합적인 능력(경험,직무기술,마음자세,전말)에 대한 지식-조직적인 능력(조직구조, 업무기획, 업무진행과정, 힘, 직원관리, 문화)에 대한 지식-사업과 직결되지 않아 보이는 요소들은 무시
Lv.5 그룹 관리자
그룹 관리자는 기업의 한정된 자원을 경합중인 여러 사업들에 배분해야 한다. 또한 사업 총관 관리자들의 권위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그들을 계발시켜야 하고,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며, 전망 있는 사업을 찾아 착수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사업을 넘어 다른 사업의 성공을 중요하게 생각해야한다는 차이가 있다.
①업무 가치
.그룹 전략 및 포트폴리오 구성(새로운 시장 기회 발굴, 새로운 고객 창출 등)
.정부, 투자자, 업계, 주요 고객들과의 관계 관리
.차기 CEO 훈련
.사업총괄 관리자들의 성공과 그들이 관리하는 사업 번창
②시간관리 능력
.새로운 종류의 의사결정을 위해 궁리하고, 배우고, 전략을 수립하는데 시간을 사용
③전문지식 및 기술
.사업총괄 관리자들의 양성 및 관리
.개별 사업을 기업 전체와 연계시키는 일
.드러나 보이지 않은 요소들의 관리(시장의 새로운 기회 등)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해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능력
Lv.6 기업 관리자
CEO라는 자리는 잘할 때는 그만한 인정과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잘못할 때는 거기에 상응하는 질책과 책임을 감수해야하는 자리다. CEO로 성공하려면 사람을 고르는 안목과 조직의 구석구석을 실질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능력을 보여야 한다. 전략적 능력, 이상 그리고 그 밖의 다른 요소들도 기업 관리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지만, 그런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일이 되게끔 하지 못하고 제대로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는 CEO는 살아남을 수 없다.
①업무 가치
.일관성 있고 예측가능한 최고~최저 경영성과 제시
.기업이 추구할 분명한 방향 제시
.계량화되지 않은 요소들의 관리
.뛰어난 실행력 유지
.공동체 의식과 세계관으로 기업을 관리하기
②시간관리 능력-연간 3~4가지의 정말 중요한 사안에 집중하여 의사결정을 하는데 시간을 씀-회사의 외적인 일뿐 아니라 내적인 일에도 시간을 써야함-계량화할 수 없는 요소들의 관리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③전문지식 및 기술
.점진적으로 성과가 나타나는 일들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
.경영 성과가 시사하는 의미를 읽을 줄 아는 능력
.기업 내외부의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인관계능력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에게 묻고 그들의 견해를 경청할 줄 알아야 함(이사회의 조언을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것 포함)
.사람을 고르는 안목과 적재적소 배치
이렇게 각 단계마다 리더로서의 역할이 다르다. 리더로사 갖추어할 단계들에 대해서 먼저 이해해야 한다.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 리더인지, 그 단계에 따라 나는 어떤 업무 가치를 가지고 일 할 것인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할지, 어떤 지식과 기술을 배워나가야할지는 알아두어야 한다.
책을 읽으며 문득 우려가 되었던 부분은, '요즘은 리더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리더는 해야할 의무만 있고 이에 대한 혜택이 크지 않다고 느낀다. 빨리 올라가면 빨리 내려올 뿐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대로 된 리더의 공급이 어려울 것이고, 결국 조직의 뼈대가 약해질 수 있을 것 같다.리더의 단계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각 단계의 리더가 되는 혜택을 분명하게 갖추지 않으면 리더십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반대로 당신이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면, 더욱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10.29 아프지만 고마운 피드백, 가능한가요?
‘헉, 이게 뭐야, 이게 진짜라고?’
얼마 전, 직접 진행했던 교육 만족도를 확인한 직후 내뱉은 말입니다.무려 몇 달을 고심하며 준비한 교육인데, 여느 때보다도 점수가 낮았던 데다 함께 진행되었던 과정들 대비 만족스럽지 못했던 결과가 더욱 처참하게 느껴졌죠. 그렇게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어떤 피드백들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득 평가를 준 이들에게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별다른 코멘트도 없이 주관식 항목들이 온통 마침표로만 가득 채워져 있었기 때문인데요. 피드백을 통해 보완점을 찾고 향후 더욱 좋은 교육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큰 저였기에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좀 남겨주지’ 싶었죠. 비록 아프게 느껴질지언정 그런 피드백들이 저를 더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어 준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니까요. 위와 같은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 중 우리들은 다양한 상황과 업무들 속에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저 또한 다양한 업무들을 수행하며 참 많은 피드백을 받아왔는데요. 돌이켜 보면 어떤 피드백은 무분별한 지적이나 평가로 느껴졌고, 또 어떤 피드백은 조금 쓰리긴 해도 ‘더욱 잘 되라고 해주는 말’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심지어는 그러한 피드백을 해준 상대방이 무척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분명 ‘피드백을 받는다’는 상황은 같은데, 왜 다르게 느껴졌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고마웠던 그 피드백들에는 ‘대안’과 저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진심어린 마음’이 담겨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죠. 한번은 새로운 교육을 기획하던 중에 내용 상의 흐름이 자꾸 끊기고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 동료에게 피드백을 요청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흐름을 쭉 살펴본 뒤 동료는 이렇게 말했습디다.‘준비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겠어요. 그런데, 좋다 싶은 내용들을 전부 담으려다 보니 정리도 안되고 각각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 같이 느껴지네요. 불필요한 내용은 좀 줄이고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와 키 메시지 하나를 확실히 정하면 어떨까요? 그리고 좀 더 현장감이 느껴지도록 대화체가 나오는 부분들은 좀 더 캐주얼한 표현들로 바뀌어도 좋을 것 같아요.’피드백 이후 동료는 전체 PPT 슬라이드를 하나하나 살피며 다시금 세심하게 조언을 해줬고, 그러한 과정의 끝에 교육 전반적인 내용을 아우르는 키워드와 컨셉이 정해졌습니다. 그렇게 깔끔하게 정리된 교육을 진행한 이후에는 ‘현장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내용이었고 컨셉이 굉장히 신선했다’는 평이 뒤따랐습니다.만약 동료가 단순히 ‘내용 정리가 필요해 보이는데요?’라고만 피드백 해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역시 남들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여기에 더해 ‘저도 그건 아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하려고 피드백을 요청한 거였어요…’라는 마음이 들었을 지도 모르죠. 그러나 보완점과 함께 대안까지 제시해 준 동료의 피드백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고려하게 해줌과 동시에 더 나은 방향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반면, 비슷한 상황에서 피드백을 받은 뒤 유독 기분이 상하고 아쉬움을 느낀 적도 있습니다. ‘이 내용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요’,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요’와 같은 피드백을 들었을 때였죠. 물론 상대방은 내용 전달이 잘되지 않고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말들이 단순히 쓰리고 아픈 말로 느껴졌던 이유는 ‘무엇을', '어떻게’가 빠진 단순 지적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러한 경험들을 벗 삼아 저 또한 누군가에게 피드백을 할 때는 언제나 ‘대안’을 제시하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까 ‘진심’으로 고민합니다. 그런 마음이 전해져서인지 가끔은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정말 큰 도움을 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죠. 그리고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마음 한 편이 따뜻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얼마나 뿌듯한지요.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소망하고 다짐해 봅니다. ‘나의 피드백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 되고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그리고 피드백을 전하는 자신 또한 효용감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기를’ 하고 말이죠 😊
박한별 in 인살롱 ・ 2023.10.28 겸업? 경업? 전직?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②
겸업은 전면적으로 금지할 수 없는 것이 원칙겸업은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개인 사생활 범주에 속하므로 회사가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다만 근로계약 부수적 의무에 따라 ▲구성원이 겸직으로 인해 잦은 지각, 조퇴 등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업무지시를 이행하지 않는 등 회사의 근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거나 ▲동종 또는 유사업체에 업무를 수행하면서 회사의 보안이나 기밀이 유출될 소지가 있다면 제한 및 징계까지도 가능하다.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겸업을 할 때에는 회사 사전 승인을 받도록’ 취업규칙 등에 규정을 두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직금지 ( 퇴사 과정에서의 경업금지 ) 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경우에 인정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에 속하므로,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사용자의 영업부류에 속한 거래를 하거나 동종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등 경업금지약정을 한 경우에, 그 약정은 사용자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 고객관계 등 경업금지에 의하여 (1)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존재하고, (2)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 (3)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여부, (4)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 그 밖에 공공의 이익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근로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합리적인 제한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1)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영업비밀과 주요 영업 자산을 의미하며, 어떤 정보가 영업비밀로서 법률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비공지성, ▲경제적 유용성, ▲비밀 관리성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비공지성이란어떤 정보가 영업비밀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당해 정보 등이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한 것’에 해당해야 한다. 즉 그 정보를 보유한 사람을 통하지 않고서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입수할 수 없어야 한다. 만일, 회사는 비밀로 유지‧관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내외 또는 사업 전반에 그 정보가 공연히 알려져 있거나 누구나 제한 없이 해당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두 번째로 경제적 유용성이란정보 그 자체가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그 정보의 사용으로 경쟁상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생산비를 절감 또는 판매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에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경우를 의미한다.▲끝으로 비밀 관리성이란객관적으로 그 정보가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을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정보가 비밀로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정보에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 의무를 부과하거나, 해당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 또는 접근 방법을 제한하는 등 정보가 비밀로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임이 인정되어야 한다.(2) 경업 제한의 기간과 지역 및 대상 직종이때 금지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직종을 기재하되 그 기간은 영업비밀의 존속기간을 넘는 기간까지 설정할 수 없다. 적정 기간은 영업비밀 등 사용자의 이익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 근로자의 생계, 동종 업계의 관행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사안별로 정해야 하므로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나 관련 사례를 보면 대부분 경업금지기간으로 2년 이내의 기간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3) 근로자에 대한 대가 제공근로자에게 경업금지의 대가가 지급했는지 여부는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며, 약정을 체결하면서 경업금지의 대가로서 급여 외 추가적인 금전적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면 경업금지약정 유효성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4)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퇴직 경위근로자가 퇴직하기 전 회사의 영업비밀과 관련된 부서에 종사하여 그러한 정보를 습득할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영업비밀과 전혀 관련이 없는 업무를 수행하였다면 회사의 영업비밀을 취득했다고 보기 어려워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 기타 경업금지약정 시 유의사항경업금지는 주로 약정서 작성을 통해 이뤄진다. 물론 약정서가 없다고 하더라도 직원이 전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서는 회사의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제10조 제1항에 의한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 및 이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 중의 한 가지로서 그 근로자로 하여금 전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조치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관련 소송에서의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유효한 경업금지약정서를 작성하는 것이 타당하다.약정서를 작성할 때에는 회사가 보호하고자 하는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특정하여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재직 중 취득한 모든 기술, 경영정보”를 영업비밀로 정한다면, 근로자의 자유로운 직업선택권과 창업 기회까지 너무 광범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보아 약정 자체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동미 in 인살롱 ・ 2023.10.29 회사가 멈춰있다고 해서 나도 멈춰있어서는 안 되는 이유
일을 하면서 가장 답답할 때가 언제일까?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진척이 없고, 모든 의사결정이 지체되고 있을 때,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을 때가 아닐까?
"위에서는 생각이 다르신가 봐, 금번 계획은 미룰 수밖에 없을 것 같다.""이렇게 까지 돈을 쓰면서 무리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뭐가 더 좋아지는지 뚜렷하게 보이지가 않네"
분명한 이유라고 설명은 하지만 결국 제안했던 기획안이나 의견들이 채택이 되지 않았을 때를 겪게 되면 우리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동기를 잃게 되고 만다.
내가 근무했던 조직 역시 어떤 조직은 새로운 시도에 있어 상당히 열려있는 분위기를 갖고 있었던 반면, 어떤 조직은 새로운 시도나 변화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고,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기존의 문화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았던 조직도 있었다.
조직이야 그렇다 쳐도, 그 안에서 일하고 있는 구성원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누구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네가 그런 조직을 선택했으니까, 이것도 어떻게 보면 네 책임일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조직에 어떻게라도 변화를 하고 기여를 하고자 의견을 내고 시도하는 것인데, 결과가 매번 실망스럽다면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게 되지 않을까?
내가 이직한 조직이 지금 이런 상태라면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곳을 빠르게 찾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때까지 우리의 선택에 있어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갖고 일을 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내 소중한 시간을 그냥 반복적으로 자리에 앉았다가 돌아오는데 허비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여기 두 명의 팀원이 있다.
모두 이곳에서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될 만한 경험들을 해보면서 커리어에 도움이 될 만한 경력을 쌓고자 합류하게 되었다. 이들이 조금씩 회사를 경험하게 되면서 계속 듣게 되는 말들이
"이거 안됩니다. 우리는 원래부터 이렇게 해왔습니다.""우리 회사와는 잘 맞지 않을 것이에요"
위와 같은 말들이 대부분이라면 이곳에서 사람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행동이 변화하게 된다.
조직에 순응하게 되는 사람
무섭게도 빠르게 기존의 회사에 있던 직원들과 별반 다름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다. 처음에 갖고 있던 생각의 폭은 좁아지게 되고, 변화란 더 이상의 자신에게 필요한 소중한 경험이라기보다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쓸데없는 일들이 추가되는 아주 귀찮은 것으로 인식한다.
이들이 합류 초기 가장 많이 쓰던 말도 점점 변하게 된다.
"우리 이거 한번 해보시죠!"
.> 아 여긴 뭐 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여기 있는 것일까?-> 제가 왜 그 일을 해야 하죠? 가만히 있어도 월급은 똑같은데?-> 여긴 어차피 안되니까 그냥 하던 것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왜 힘든 길을 가려고 하죠?
결국 조직의 분위기에 흡수되어 기존의 직원들과 별 차이 없는 생존을 위한 최적의 모습으로 적응해 버린다.
회사에 와서 하는 일이라면 메신저로 회사 험담을 즐기고,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재미가 되어가고 있다. 결국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회사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함께 잡담을 주고받을 사람들이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생각은 '여기서 빨리 나가든지 해야지 이런 회사 더 있을 필요 없다.' 가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내 경우를 빗대어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회사를 가장 오래 다니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본 듯하다.
무엇이든 허용되는 선 안에서 해보려고 하는 사람
회사가 멈춰있다고 해서 나도 멈춰있을 필요는 없다. 회사가 관심이 없다고 해도, 적절한 타협점을 찾고 본인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영역 안에서 경험을 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착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자신의 의견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분이고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면, 시행을 안 할 이유가 없다. 다만 조직은 투여한 시간 대비 효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염려가 크기에 진행에 있어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큰 비용이 발생하지 않거나 또 조직에 큰 영향이 없는 프로젝트라면 도움이 되는 것을 막는 조직은 없을 것이다.그러기에 꿈틀꿈틀 대면서 뭐라도 해보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 안에서 어떻게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경험들을 해나가고자 노력한다.
일반적으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직원들의 입에 오르내릴 때 듣는 이야기는
"뭘 그렇게 열심히 한대? 오버 아니야?""가만히나 있음 중간은 가지, 사람 귀찮게 하는데 뭐 있어...""결국 똑같이 될 거야."
이들이 그토록 열심히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기존의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되어 버린 직원들이 바라볼 때 일을 만드는 사람들이 인정받기 위해 회사를 위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큰 착각이다.
멈춰있는 회사에 들어온 이상, 회사가 멈춰있다는 것을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의 생각은 비슷하다는 것이다.하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같은 색깔이 되어가는 반면,누군가는 자신만의 색깔로 이곳에서 영향력을 만들어 나간다.
회사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오히려 이들은 주어진 상황을 잘 활용한다.
멈춰있는 회사에서는 조금만 움직여도 훨씬 더 많이 움직이는 것 같이 보인다.
그것을 아는 사람은 계속 작은 움직임들을 만들면서 조직 안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실속 있게 경력을 쌓아간다. 작은 시도였지만, 지금의 조직에서는 엄청난 변화라고 체감하게 된다.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나는 내게 주어진 일에 집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면 된다. 우리 주변을 돌아보면 이해가 빠를 수 있다.좋은 곳으로 이직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결국 자신의 일을 꾸준하게 잘해오던 사람들이지, 맨날 투덜대며 회사욕, 동료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아니다.
멈춰있는 조직 안에서 무엇 때문에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을까?라고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이 더 소중하기에 조직 안에서 자신의 시간을 멈추는 것이이득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길게 보면 이런 사람들은 조직 안에 종속되어손과 발이 묶여 아무런 시도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를 맞게 될 것이다.
회사가 멈춰있다고 해서 나의 시간도 멈춰 있어서는 안 된다.
나의 시간을 멈추게 만드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그 무엇이든 나의 소중한 시간을 멈추게 해서는 안된다.
나의 시간을 멈추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점검해 보자!
인살롱 in 인살롱 ・ 2023.10.29 HR 담당자가 많으면 무슨 일 해요?
“구성원 수가 200명 초반대 인데 HR팀이 열다섯 명이요? HR이 많네요”
면접이나 네트워킹 미팅에서 지금 제가 있는 조직의 HR팀의 인원을 이야기 하면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급여를 HR에서 담당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추가로 말씀 드리면 더 놀라시며 “급여도 HR에서 하지 않는데 인원이 정말 많으시네요” 라는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특히 올해 초를 기점으로 제가 있는 조직의 HR팀(.저희 조직에서는 현재 People eXperience 팀, PX팀 이라고 불립니다)인원은 더 증가해서 어느새 15명이 되었습니다. 제가 조직에 처음 합류한 2016년에 HR을 담당하는 구성원이 4명 이었었던 걸 생각하면 거의 4배 가까이 인원이 증가했네요. 이에 대비해 전체 조직의 구성원 수는 2배가 조금 안되게 증가해 현재 200명을 웃돌고 있습니다. 물론 15명 중 임플로이어 브랜딩 디자이너, 임플로이어 브랜딩 매니저, HR시스템 개발자와 같은 분들도 계셔서 모두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HR의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라는 팀 이름 아래에 15명의 멤버가 모여있고 HR 영역에 해당하는 일들(피드백,보상,채용,조직 문화,교육,전략,총무,HR 시스템,임플로이어 브랜딩)을 하고 있는 만큼 흔히 생각하는 지원 조직 보다는 규모가 큰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조직 내부에서도 종종 이런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PX팀은 왜 이렇게 인원이 많아요? 무슨 일을 하는 거에요?”
처음 이 질문을 받았을 때는 솔직하게 기분이 좋지 만은 않았습니다. 인원이 많다고 해서 널널하게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정말 바쁘게 업무를 하고 있는데…왜 이런 상황을 알아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찬찬히 생각해 보니 과연 저 스스로도 그 이유를 잘 알고 일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본질적으로 우리는 어떤 걸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인지, 왜 이렇게 일반적인 HR 조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지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HR 부서의 성과나 기능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아무 일이 없으면 HR 잘 하고 있는 거죠” 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 부분 저도 동의하고 특히 직장인으로서는 아주 솔직하게 아무 일이 없기 만을 바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동안 제가 조직에서 했던 경험 들을 떠올려 보면 제가 있는 HR 조직(PX팀)은 리더의 주도 하에 변화를 만들어 내려 했던 쪽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즉, 아무 일이 없어도 어떤 일이라도 만들어 내는 조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제가 가장 오래 담당했던 채용 업무도 2020년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2020년 은 비즈니스에 찾아왔던 위기를 극복한 직후로 좋은 게임 제작자를 많이 영입하여 다시 성장에 탄력을 받아야 하는 타이밍 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채용 방법으로는 인재풀을 확대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았고 저희는 일반적인 채용팀의 역할에서 벗어난 일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임플로이어 브랜딩 인지도를 끌어 올리고자 직접 광고 채널을 찾고, PR 전략을 세우고, 카피라이팅을 직접 하는 등 부족하지만 마케팅과 브랜딩 영역의 일들을 직접 실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THE 100’ 이라는 채용 캠페인을 통해 인지도 상승을 이루며 다수의 좋은 제작자 분들을 영입할 수 있었고 이 캠페인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상승의 영향으로 2020년 이후 자연 유입 서류는 해마다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컬쳐 측면에서는 현재 쿡앱스의 대표 문화가 된 게임잼(.3일 동안 자유롭게 팀을 이루어 게임을 개발하는 행사)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 게임잼 이라는 문화를 만들 때에는 게임 제작에 이해도가 높은 기존 개발팀 인원들이 주도하여 시작을 했으나 주관 부서가 PX팀으로 변경 되었고, 2회 부터 현재 17회에 이르기 까지 PX팀이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매 회차 마다 인원 구성, 참여자들을 독려하기 위한 이벤트, 게임잼을 통해 탄생한 게임의 리뷰 방법, 인원 구성 등 세부 사항을 상황에 맞게 변경해 오며 고도화를 해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운영 5년차가 된 게임잼은 당당히 쿡앱스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았고, 게임잼에서 출시된 게임들 중 정규 프로젝트가 되는 게임들이 꾸준히 나오며 새로운 프로덕트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PX팀 내부 인원이 HRIS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운영함으로써 쿡앱스 상황과 문화에 최적화 된 업무 환경을 구축하였습니다. 구성원 들은 근태 체크, 휴가 신청, 테스크 기록 등의 기본적인 기능부터 채용, 반기 피드백 작성, 복리후생 신청 등 다양한 기능들을 여러 플랫폼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 시스템의 특정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지급되는 포인트를 모아 세 달에 한 번 시스템에서 경매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재미있는 문화를 만들어 내는 데에 이 시스템은 든든한 기반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조직 전체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데에 이 HRIS 시스템은 많은 기여를 해왔으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현재는 시스템 개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꽤 자주 찾아왔고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HR의 기본적인 기능 업무들은 항상 진행 되어야 하고, 새로운 시도를 기획한 이후에는 안정적인 운영이 뒤따라 줘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추가로 리소스를 할애하여 계속 새롭게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작년 초 부터는 스튜디오 담당자로서 특정 스튜디오의 정기 회의 참여, 리더와의 정기 미팅, 구성원 면담, 소프트 런칭/최고 매출 이벤트 운영 등도 지원하고 있어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 할때가 많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나는 왜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할까 > 하지만 시간이 너무 부족해 > 그렇지만 비즈니스 임팩트를 보여줄 만한 성과는 솔직히 없었던 것 같아 > 아니야 하지만 정말 바빴어! 로 생각이 돌고 돌며 동기가 일시적으로 저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제가 속한 PX팀은 변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HR의 역할은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조직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서 조직의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하루 하루 바쁘게 HR 업무를 하고 계신 다른 분들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지 못하고 조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제가 속한 조직과는 다른 상황과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 하고 계신 HR 담당자 분들이 너무 많고 특히 HR 조직의 규모를 키우는 데에 있어서는 경영진의 HR에 대한 관심도가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더 많은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음에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실행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저희 팀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HR 잘 하고 있으면 아무 일이 없다’ 라는 다소 고정된 관점에서 벗어나 보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능적인 HR과 안정적인 운영 역시 조직에 너무나 중요합니다. 그러나 특히 제가 속한 조직과 같이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 HR 역시 지속적으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해 보고 변화를 주도해야 조직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처음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왜 이렇게 HR이 많아요? HR이 많으면 무슨 일을 해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 팀이 사람이 많은 만큼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다를 나열하는 것으로 한 페이지를 꽉 채웠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절대적인 인원수 보다 조금 더 중요한 것은 왜 우리가 조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지 에 대한 부분 이었습니다.
현재 저희 PX 팀은 또 다른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고 있는 제작자 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게 하자 라는 목표로 출발한 커뮤니티를 운영 중이며 어느새 2회차 모임을 마쳤습니다. 이 역시 일반적인 HR의 영역은 아니지만 우리 조직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 지 예측할 수 없기에 다양한 제작자 분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그 노하우를 공유 받고 크고 작게 코웍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고자 합니다.
여전히 변화를 지향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HR 담당자 수가 많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 내고 조금씩 HR의 영역을 넓히는 과정을 반복한다면 분명히 성취가 따라올 거라 확신합니다. 오늘도 각자의 영역 에서의 작은 변화와 시도를 이어나가고 계신 HR 담당자 분들을 응원합니다.
.이미지 출처 : Freepik, Freepik.upklyak
인살롱 in 인살롱 ・ 2023.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