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유도는 만능 솔루션일까?] 여러분은 글을 작성하기 쉬우신가요? 링크드인이나 블로그를 오래하신 분들이라면, 바로 "네" 라고 답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하얀 백지 위에 무엇을 써야할지 떠올리기도 쉽지 않습니다. 자신있게 써본 글 중 반응이 좋은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이 떠오르며, 자연스럽게 나와야 할 글들을 억제합니다. 재미난 건, 일단 글을 한번 쓰고서 다시 바라볼 때, 그 글을 수정하는 것은 자신있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 글 역시 초안을 작성할 때까지 오래 걸렸고, 실시간으로 수정되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소수에게만 발생될까요? 예전에 버킷리스트-드림리스트 모임을 열 때에도, 자신의 보물지도, 미래 비전을 작성하는 모임에서도, 서로 글을 쓰고 토론하는 모임에서도 첫 5분은 침묵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이 바라던 것을 써라! 라는 말에서 조차, 글을 쓰는 것을 망설입니다. 그런 사람들 앞에 노트를 드립니다. 이번에는 이 노트 안에 까만 선으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그림의 안에는 숫자와 함께 색상이 써 있습니다. 흔히 컬러링 북 이라 불리는 노트에는 다들 자신있게 움직임을 가져갑니다. 컬러링 책을 가져간 사람들은 저마다 그림 위에 색을 칠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정해진 색이 아닌 다른 색을 칠하겠고, 누군가는 그 선을 넘어가며 칠하는 자유를 누리겠지만, 아마 행동을 하기는 더 쉬울 것입니다. 자유도가 높고 낮은 서비스는 바로 이와 같습니다. 자유도가 높을수록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합니다. 물론, 우리 제품이 타겟한 산업군에 종사하고 있거나, 그 행동이 익숙한 사람들은 그 높은 자유도에 만족하며 자신의 크리에이티브를 뽐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행동 자체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유튜브를 보며 영상 이렇게 찍고 편집하면 되지 않아? 라는 상상은 해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겨볼 때 느끼는 벽과도 비슷합니다. 자연히, 그들에게 있어 이 서비스는 어렵기만 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행동을 취했다 해도 결과는 내가 원하던 것과 거리가 멉니다. 그리고 하나 둘 서비스에서 이탈하고 맙니다. 누군가 나서서 강의를 만들고 가이드라인을 잡아주기 전까지 말입니다. 이는 서비스만 아니라, 게임도 그렇습니다. 게임이라는 세계에 들어왔으나, 아직 내가 가진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했습니다. 이 곳에서 무언가 생활해봐! 라는 단 하나의 명제로 사람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 순간, 높은 자유도는 더 이상 게임의 장점이 아니라 길을 잃게 만들어 버립니다. 거기에 목표를 넣어주고, 목표에 따른 행동을 취하면서 사람들은 게임 속 캐릭터와 동화되고 이 세계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넓은 자유도를 만끽합니다. 마치, 그려진 그림을 넘어 색을 칠하듯 말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간단합니다. "내가 무엇을 할지 상상하게 한다." 높은 자유도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무엇이든 실패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행동이 조심스러워지는 이 상황에서 우리는 그들이 의미있는 하나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하나의 행동이 유도되어 만들어진 결과물이 유저에게 전달되었을 때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 결과물이 "유저의 상상력" 을 자극하는 "기준점" 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점은 유저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자유도 높은 기능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면, 기존의 목표가 아닌 새로운 사용성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려면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유저의 기준점" 을 잡아줄 "초기 행동"을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이 결과물이 "유저의 상상력" 을 자극하게 해주어야 한다. 그랬을 때, 자유도 높은 서비스, 게임, 컨텐츠는 결국 유저의 손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기획 #게임기획 #서비스기획 #자유도 #상상력 #행동 #주니어 #시니어 #PM #서비스 #게임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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