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일곱] 오늘은 엄마와 김치를 담갔다. 나는 우리 엄마 김치를 정말 좋아한다. 새우젓 외에는 별다른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 매우 시원한 느낌의 김치인데, 이런 김치는 밖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여기에 상온에 1~2주 방치하여 푹 익히게 하면 내 입맛에 딱 맞는 김치가 만들어진다. 이미 한 차례 이번 겨울을 맞이하며 만들어놓은 배추김치를 다 먹어치웠기 때문에 엄마는 이번 주말 제 2차 김장을 계획하였고, 평소 같으면 그런 엄마 뒤에서 뒹굴거리고 있을 나였겠지만 이번에는 함께 김치를 담가보기로 하였다. 막연하게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짐작하고는 있었지만 의외로 내가 생각한 것과는 많은 것이 달랐다. 엄마는 찹쌀풀 대신 평소 먹는 밥을 넣어 속을 만들었고, 배춧잎 한 장 한 장 들춰가며 속을 비볐을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겉면만 적당히 문질러 바로 김치통에 담을 뿐이었다. 내가 김치를 같이 만들지 않았다면 평생 몰랐을 레시피고, 언젠가 내 곁에 엄마가 없다면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맛이 되었을 것이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투성이인 것은 김치 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 해당 업무를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실들을 알고 싶다면 용기를 가지고 직접 뛰어들어야 하며, 그 기회를 놓치면 평생 알지 못할 것이다. 다섯 포기밖에 되지 않은 김치를 통에 모두 담아 맛있게 익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 내가 보고 들을, 걸어갈, 경험할 일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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