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다섯] 오늘은 금요일이고, 글쓰기 챌린지 5일째이다. 근 몇 개월간 나에게 '불금'은 없었다. 금요일에도 어김없이 진행되었던 야근과, 주말에도 사무실로 향했던 발걸음으로 주중과 주말은 분리되어 있지 않았고, 그로 인해 '나'라는 존재는 '일'이라는 것에 잠식되어 가는 것 같았다. 퇴사를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어쩌면 내가 그 동안 일에 너무 집중하고 진심을 다했기에 자유롭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사랑에 푹 빠진 사람처럼 말이다. 연인과의 사랑의 온도가 한창 높을 때는 무엇을 해도 상대방만 생각하게 된다. 혼자 있을 때도 그 사람 생각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도 그 사람과 함께 먹고 싶고, 근사한 물건을 보았을 때 그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어진다. 나도 내 일을 그렇게 대했던 것 같다. 나는 나의 전 직장에서의 일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더 몰입했고, 쉬는 날에도 기꺼이 추가 시간을 내어 일을 했다. 하지만 뜨겁게 불타는 것은 언젠가는 사그러지기 마련이다. 일을 향해 열심을 다했던 나의 열정도 서서히 식어가고 또 지쳐가기 시작했을 것이다. 마치 권태기가 온 커플처럼. 같이 있어도 즐겁지 않고, 함께 맛있는 것을 먹어도 감흥이 없고, 하지만 그 동안의 정 때문에, 혹은 관계에 대한 미련 때문에 귀찮지만 함께 하고, 피곤한채로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나는 일을 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 이 권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헤어짐을 고했다. 10년을 사귄 인연과 헤어진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미련이 남기도 하고, 새롭게 만날 인연에 대한 두려움도 분명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야한다. 다시 내 자신을 추스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다가올 인연을 기대하며 기다려야 할 것이다. 더 좋은 사람이 올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그에게 좋은 사람이 될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디 다음 인연이 조금은 서둘러 와주시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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