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적 관점에서 본 이승엽 감독 자진사퇴
[책임지는 리더십, 이제는 조직문화의 일부다]
최근 기업 인사 트렌드는 리더십 평가에 있어 ‘성과 그 자체’보다 성과 이후의 태도와 조직에 끼친 영향력을 더 중요시한다. 책임감 있는 태도는 이제 조직문화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승엽 감독은 "팀이 내 존재로 인해 흔들려선 안 된다"고 말하며 스스로 물러났다. 이는 단지 야구계의 한 사례가 아니라, 오늘날 기업의 리더들에게도 요구되는 자세다. 과거에는 외부 압박이나 위계 명령에 의해 리더가 교체되었지만, 지금은 리더 스스로 조직 전체에 미치는 파장을 인식하고 결정하는 시대다.
실제로 미국의 한 소프트웨어 기업 CEO는 ESG 실적 부진에 대해 이사회에 직접 사퇴 의사를 밝히며 “조직의 명예와 가치를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조직 내부에서는 오히려 구성원들의 신뢰가 회복되었고, 브랜드 가치도 상승했다. 이는 책임지는 리더십이 오히려 조직의 회복탄력성을 높인다는 현실적인 증거다.
[리더 교체는 위기가 아닌 조직 리프레시 전략이다]
스포츠 팀에서 감독 교체는 종종 팀의 흐름을 전환시키는 전환점이 된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리더 교체는 조직의 공기와 리듬을 바꾸고, 전략적 재배치와 심리적 재무장을 가능하게 한다.
이승엽 감독의 사퇴 직후, 두산은 조성환 QC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는 조직이 변화 국면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는 증거이며, 교체 자체를 ‘위기’가 아닌 ‘계기’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다.
이와 유사하게, 국내 유통 대기업 H사는 영업부문 총괄이 갑작스레 사임한 이후 젊은 조직문화에 익숙한 내부 인재를 발탁했다. 결과적으로 현장 분위기가 크게 개선되었고, 실적도 반등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리더가 바뀌고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이 사례는 리더의 교체가 단순한 자리 이동이 아니라 조직의 흐름을 전환시키는 핵심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조직의 안정성을 지키는 ‘준비된 리더십 승계’]
리더십 전환의 핵심은 타이밍만큼이나 준비된 후속 체계에 있다. 이승엽 감독의 사임 직후, 내부의 조성환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 것은 이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업에서는 이를 Succession Planning(승계 계획)이라 부른다. 이는 단순한 인사 절차가 아닌, 조직 지속가능성의 핵심이다.
다국적 물류기업 A사는 리더십 공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간관리자층부터 승계 후보군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에서 로테이션을 통해 리더십 경험을 쌓게 하고, 위기 발생 시 내부 리더로 대체함으로써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이끌어낸다. 실제로 외부 인재를 영입했던 타사 대비, 성과 반등률과 조직 충성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내부 분석도 존재한다.
조직이 큰 혼란 없이 전환기를 맞기 위해서는 ‘리더의 부재’가 아닌 ‘새로운 리더의 준비 여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마무리: 스포츠와 기업, 결국은 ‘조직과 리더’ 이야기다]
이승엽 감독의 자진사퇴는 스포츠계의 일화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조직 운영에서 마주하게 되는 리더십의 본질, 그리고 그 교체 시점에서의 ‘책임’과 ‘쇄신’이라는 균형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조직은 리더 한 명으로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책임지는 리더십, 준비된 승계, 전략적 전환 구조가 없다면 그 조직은 오래 버티기 어렵다.
Janghyun Ryu in 인살롱 ・ 2025.06.17 포괄임금제 폐지, AI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지난 수십 년간 ‘포괄임금제’는 우리 기업들의 암묵적 운영 룰이었다.
"야근수당요? 연봉에 다 포함돼 있어요."
이 한마디면 설명이 끝났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포괄임금제 금지 입법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은 근로시간 기록부터 임금체계, 조직문화 전반까지 전면 개편이라는 난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때, 돌파구는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바로 AI 기술이다.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적 파트너로서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AI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조심스럽게 제안해본다.
1️⃣ 근로시간 관리: “야근 로그”, AI가 다 알고 있다
포괄임금제가 폐지되면, 근로시간은 더 이상 형식적인 출퇴근 체크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근로시간을 얼마나 투명하고 정확하게 기록하느냐가 법적 리스크를 좌우한다.
예를 들어, 한 중견 IT기업은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는 기존 시스템에 AI 기반 근로패턴 감지 기능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특정 개발팀이 매일 새벽 2시까지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팀은 자발적 몰입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관리자 주도의 무형 압력이 있었다.
AI는 이런 숨은 초과근로를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유일한 도구였다.
지금은 이 회사가 ‘야근 자동경고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자에게 초과근로 위험을 사전에 알린다.
단순 기록이 아니라 문화를 바꾸는 도구로서 AI를 쓰고 있는 셈이다.
2️⃣ 임금체계 개편: “수당 계산”, 엑셀로는 불가능하다
“우리 직원 300명, 이제 야근 수당 어떻게 계산하지?”
많은 기업이 묻는다. 특히 직무마다 근무 패턴이 다른 기업일수록 복잡하다.
최근 한 제조 대기업은 AI를 활용해 직군별 근로시간 예측 모델과 수당 자동정산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예를 들어, A 직무는 평균 야근 5시간, B 직무는 없음.
AI는 이를 바탕으로 적정 기본급과 수당 분리를 제안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인건비 총액을 조정했다.
그 결과, 법 위반 우려 없이 합리적인 직무급 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
AI는 계산기 수준이 아니다.
임금 체계 설계에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보상 설계 파트너다.
3️⃣ 조직문화 분석: “야근은 미덕?” AI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야근 = 열정"이라는 잘못된 신화가 남아 있다.
포괄임금제는 그런 문화를 방치하거나 부추기는 수단이었다.
한 금융회사는 AI를 통해 회의 시간, 이메일/메신저 분석, 업무 배분 로그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특정 부서장이 메일을 주로 밤 11시에 보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부하직원은 다음 날 회신을 해도 되지만, 분위기는 “바로 답장 안 하면 눈밖에 난다”는 것이었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해당 부서장에게 ‘야간 커뮤니케이션 지양’ 가이드를 전달했다.
AI가 없다면 감정 섞인 고발이나 추측으로 끝났을 문제다.
이제는 데이터로 문화도 바꿀 수 있는 시대다.
4️⃣ 법률 리스크 관리: 계약서도 AI가 읽고 감지한다
기업들이 놓치기 쉬운 함정이 있다.
바로 과거에 체결된 수많은 근로계약서 속 무효 소지가 있는 포괄임금 문구들이다.
한 스타트업은 포괄임금제 폐지를 앞두고 자체적으로 수백 건의 계약서를 검토하려 했지만, 시간도 인력도 부족했다.
결국 AI 문서분석 툴을 도입해 ‘포괄임금’, ‘연봉에 포함’ 등의 위험 문구를 자동 감지하고,
노무사와 연계해 해당 건을 선별적으로 정비했다.
AI는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리스크를 감지하고 예방하는 법무 보조 도구로 그 쓰임새가 분명하다.
5️⃣ 직원 커뮤니케이션: 챗봇이 불만을 줄인다
제도가 바뀌면 직원들은 묻는다.
“급여가 줄어드는 건가요?”, “야근수당은 월급 외에 더 받는 건가요?”
이럴 때 인사팀이 매번 일일이 답변하기는 어렵다.
한 유통기업은 AI 기반 HR 챗봇을 도입해 포괄임금제 폐지 관련 FAQ를 구축했다.
직원들은 모바일로 질문하고 즉시 답을 받을 수 있었고, 인사팀의 민원 부담은 70% 이상 줄었다.
단순 Q&A를 넘어, 직원의 불안과 의문을 줄이는 신뢰의 창구로 AI 챗봇이 작동한 사례다.
[결론: AI는 도구가 아니라 인사 혁신의 방향성이다]
포괄임금제 폐지는 어쩌면 기업에게 불편한 진실과 마주할 기회다.
그동안 묵인해온 관행을 벗고, 근거 있고 투명한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신호다.
AI는 그 과정에서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니다.
정책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리스크를 통제하며, 조직문화를 바꾸는 혁신의 엔진이다.
지금 기업에게 필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AI를 도입해야 할까?”가 아니라,
“AI를 어디부터,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 것인가?”이다.
Janghyun Ryu in 인살롱 ・ 2025.06.17 자기애의 시대, 나르시시스트를 조직의 자산으로 만드는 법
최근 한국 사회에서 '나르시시스트(narcissist)'라는 말이 빈번히 등장한다. 자기애적 성향을 가진 이들이 유독 한국에서 많아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왜 한국에서 나르시시즘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많아졌을까?
먼저, 한국 사회의 높은 경쟁 구조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어린 시절부터 학업 성취와 외적 평가에 지나치게 집중된 환경에서 자라며,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외부 평가에 의존하게 되었다. SNS의 발달 또한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고 타인의 관심과 승인을 갈망하는 성향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로 최근 회사 내에서 나르시시스트로 인한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한 사례로, 유명 대기업에서 중간관리자가 부하 직원들의 성과를 본인의 공으로 가로채고, 업무 실패에 대해서는 책임을 부하들에게 전가하여 직원들이 집단으로 퇴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IT 기업에서 주니어 직원이 본인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동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지속적인 갈등을 유발하여 팀 전체의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 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나르시시스트 성향의 사람들이 회사에 입사했을 때, 직급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먼저 주니어 직원 시기다. 이들은 입사 초기부터 높은 자신감을 보이며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과도한 업무를 자처하거나 본인의 성과에만 집중해 협업보다는 개인적 성취에 몰두하기 쉽다. 때로는 성과를 인정받기 위한 과장된 행동을 보여 동료들의 신뢰를 잃기도 한다.
중간관리자로 성장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나르시시스트 중간관리자는 부하 직원들의 성과를 본인의 성과와 동일시하고, 실패의 책임을 부하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팀의 발전보다는 개인의 커리어 관리와 인맥 관리에 치중하며, 실질적인 업무 역량보다는 상급자에게 인정받기 위한 이미지 관리에 힘쓴다.
직책자나 고위 관리자가 된 나르시시스트는 권력과 영향력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 이러한 성향이 강한 리더는 자기 의견에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직원들을 용납하지 않으며, 조직 내 소통을 저해하고 수직적이며 폐쇄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할 위험이 있다. 결국, 조직 내에 창의성이나 협력의 문화가 위축되고 높은 이직률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나르시시스트 직원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첫째, 명확한 평가 기준을 세우고 객관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주관적 평가보다는 데이터와 성과 지표를 기반으로 명확히 평가하여, 과대평가나 자기과시에 의한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
둘째, 팀 협업과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한 역할 설정이 필요하다. 개인 성과에 집착하지 않도록, 협업과 팀워크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팀 기반 보상 체계를 도입해 구성원 전체의 성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다.
셋째, 지속적이고 일관된 리더십 교육이 요구된다. 공감 능력 향상과 겸손한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조직 문화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인사팀장 또는 담당자로서 나르시시스트를 효율적으로 상대하는 방법은, 그들의 자기애를 부정하지 않되 적절한 칭찬과 인정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과장된 자기 표현을 억제하기보다는 그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도록 독려하고, 조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자존감을 활용할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확한 경계 설정과 구체적인 업무 기대치를 전달하여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이끌어 나가는 것도 효과적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조직에서 다루기 어렵지만, 이들을 잘 이해하고 적절히 관리한다면 뛰어난 성과와 조직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Janghyun Ryu in 인살롱 ・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