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12월 초, 부산에서 서울로 취직했다.나름 전공(컴퓨터 공학)을 살려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IT 회사에서 시작했으나 업무가 맞지 않아 16년 3월 초 회사와 이야기 후 수습종료로 퇴사하게 되었다.퇴사 후 처음으로 느끼는 자괴감과 동시에 우울감이 커져 2주간 잠만 자고 외출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타지 자취생으로서 현실적인 결정을 해야할 때가 다가왔다. 상황으로는 1달 정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이었고, 사무보조를 지원해보고 도저히 안되면 콜센터라도 다니자는 생각을 했다. 이력서에 어떤 내용을 어필할까 고민한 결과 대학 때 근로학생으로 조교님들과 교수님들의 보조했던 것과 동아리장을 했던 것, 제조 오퍼레이터로 재직했던 경험을 어필하면서 다양한 업종의 사무보조로 지원했다. 3월 말, 이제 콜센터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쯤 집과 같은 골목에 있는 평균 40명 규모 금형 제조 회사에 사무보조로 취직했다. 생애 3번째 직장이었고, 서울에서의 2번째 직장이었다. 그렇게 인사담당자와는 관련없는 사무보조로서 전표정리 등 간단한 업무를 하면서 시간이 흘러가는 와중에 처음으로 급여 정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다. 당시 급여를 담당하던 직원이 일부 직원들에게 몇 달 동안 과지급하는 일이 발생했고, 과지급 받은 직원이 대표님께 직접 이실직고할 정도로 말이 안 되는 대처를 하였다. 이후 사내 분위기는 한 명뿐인 담당자를 어떻게 믿냐는 여론이 들끓었고 임시 방편으로 급여 크로스 체크를 하게 되었다.급여를 시작하면서 근로소득, 비과세, 연말정산 등 개념에 대한 정리와 갑근세원천징수영수증,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이 무엇인지 처음 공부하게 되었다.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흥미로움과 동시에 어렵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때까지도 여전히 근로기준법은 모르고 급여에 대한 부분만 알고 있었다.17년 3월, 메인으로 행정업무를 담당하던 사수가 회사 최초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신청하면서 중소기업 제조회사에서는 엄청난 파급력이었고 생각할 틈도 없이 반강제로 행정메인을 맡게 되었다. 이후 대부분의 업무가 전표정리 등 크게 차이가 없었고 사수와 함께 근무하고 있어 모르는 것이 있을 때마다 물으면서 진행했다.9월, 최초로 근로감독을 받게 되면서 회사가 지키지 않고 있던 근로기준법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근로감독이 가져온 효과는 생각이상 이었다. 근로기준법을 몰랐던 직원들이 근로기준법을 공부해 회사가 잘못 운영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질문하기 시작했고, 타 회사 사례와 비교하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제일 문제는 나 자신이 근로기준법을 잘 모른다는 것이었고 퇴사를 할지 이겨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제일 먼저 한 일은 국가법령센터 사이트에서 근로기준법을 틈틈이 공부하여 직원들의 질문 해소를 하면서 근로기준법을 파악하면서 어렵다는 생각과 함께 재밌다는 생각, 더 알고싶다는 생각이 공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경험이 인사직무가 적합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 중에 하나였다.다음편에서는 어떻게 인사담당자로 조금씩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했는지에 대하여 소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