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룰과 가이드: 평가와 보상
구성원들이 인사제도에 불만을 느끼고, 몰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들의 몰입을 최대한 높이면서 평가, 보상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이 내용을 준비해 보았습니다.우리가 게임에 몰입하는 이유는, 게임 내에서 몰입하는 이유는 현실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그리고 그냥 재미있기 때문에, 게임이니까 하게 됩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극도의 자율성이 있고, 새로운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거창한 목적성과, 레벨업의 숙련 욕구가 잘 맞물리기 때문입니다.하지만, 회사 생활에서는 일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어서 내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 충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부분이 업무에 순수하게 몰입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몰입이 생기지 않는 이유 중에 또 다른 것은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경영진 그룹이나 임원으로 올라가는 자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래의 임원 후보자를 소수만 선발하는 방식의 현재의 의사결정 체계 아래서는 이를 다른 방향으로 고민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다 보니 평가, 보상 제도 곳곳에 경쟁 요소들, 처벌적인 요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도로써 구성원들을 동기부여 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어떻게 운영하면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요?앞서 게임을 예로 들었듯 몰입을 하게 만드는 요인은 크게 보면 ‘자율성(Autonomy), 목적성(Purpose), 숙련 욕구(Mastery)’의 3개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몰입이 일어나고, 게임 또는 회사 생활에서의 좋은 경험들을 통해 ‘유지(Retention), 충성(Loyalty), 지지(Advocacy)’가 생겨난다고 봅니다.몰입을 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목적성(Purpose)’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게임 퀘스트를 진행하는 구조에서 일일 미션, 주간 미션, 월간 미션 등에 대해서 주고, 각 미션 달성 시 포인트나 선물 등의 리워드를 주면서 계속 몰입하게 만드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에게 꾸준히 몰입감을 주기 위해서는 업무, 일, 퀘스트를 부여해야 하는데, 매일 하는 일상 업무, 프로젝트성 업무, 긴급으로 떨어지는 업무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KPI 같은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자율성(Autonomy)’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런 구조 안에서 구성원들의 자유도를 주는 것, 어떤 업무부터 먼저 시작할 것인지, 어떤 미션부터 진행할 것인지, 이건 개인들이 정하게 해야 합니다. 여기서 구성원 개개인별로 다른 창의성, 생산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제만 있고, 감시/감독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를 통해 몰입이 높아지고 기존 방식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혁신을 이뤄낼 수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몰입을 하게 만드는 요인인 ‘숙련 욕구(Mastery)’ 측면에서는 평가 제도를 통해 잠재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만들어 내는 리더나 구성원을 육성하는 것, 업무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성과 관리 및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를 유도하는 것, 조직 내 또는 조직 간 선의의 경쟁/협력 유도를 통한 조직력 향상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평가라는 것은 평가자의 관점, 선호에 따라 주관적이 될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불만이 있는 구성원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평가 제도는 어떻게 만들어도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습니다.결론적으로는 리더들이 스스로 바뀌면 되는데 이렇게 개선되지 못하는 리더십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더들 입장에서 보면 조직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책임을 지는 입장에서 신경을 적게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조직 성과를 만들어 내는 활동에 집중을 하는 것이 ROI가 더 많이 나오는 구조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업에서는 ‘지금 바쁜 데 평가하라고 하냐? 제도를 좀 잘 고쳐 달라, 피드백 어떻게 하라는 거냐?’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게 되는 것 같고, 언제나 평가 제도가 문제라는 피드백을 받게 됩니다.그럼 리더들이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현재 시점에 해당 조직에서 가장 성과를 잘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임명하게 되지만 회의, 보고, 업무 조율, 구성원 면담 등의 여러 활동으로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 그리고 성과가 없으면 결국은 Exit 되는 구조입니다. 대표이사 임기가 일반적으로 3년 정도로 단기간 성과에 집중된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장기간 안목을 가지고 본다면 구성원들을 육성해서 같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키우는 것이 정석인 것 같습니다.회사에서는 일이 많이 몰리는 사람들은 계속 몰립니다. 좋은 성과를 계속 만들어 내기 때문에 계속 업무를 시키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조직 운영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성과 달성에도 효과적이라고 보입니다. 이렇게 1년 내내 고생했는데 연말에 평가와 보상은 다른 사람과 비슷하다면? 이런 행태가 매년 반복된다면? 해당 구성원은 금방 번아웃 되어서 못 버틸 것입니다.‘목적성(Purpose)’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게임에서도 열심히 참여하는 유저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구조입니다. 회사 내 구성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면, 내가 협업 활동에 참여하는 만큼, 성과에 기여하는 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형태에 대해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연봉은 구성원의 과거 행동 또는 성과의 결과로써 다소 상대적인 개념이며, 성과급은 회사의 성장과 실적에 따라 과실이 늘어나면 더 주는 구조입니다. 현재의 파이를 늘리기 위한 노력은 미래에 기대되는 개인의 수익을 늘리는 형태로 다소 절대적인 개념입니다.하지만 열심히 참여하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활용하기에는 보상의 주기가 너무 길고,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구성원들의 몰입이 꾸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해 주기 위해, 구성원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고 계속 동기부여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비금전적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정 및 결과에 대한 인정과 칭찬, 교육 참여 기회 제공, 사내의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 로테이션을 통한 새로운 업무 부여, 승진, 직책 등을 통한 재량권 확대 등이 이런 비금전적 보상의 방식입니다. 총보상 관점에서 금전적인 보상과 함께 비금전적인 보상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돈이 전부(배우 윤여정 씨도 최근 소감문에서 돈 벌라고 했더니 결과가 좋았다) 지만 어떤 구성원들에게는 전부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평가, 보상 제도는 결국은 설득의 과정입니다. 평가, 보상을 통해서 성과를 관리하는 활동은 결국은 ‘우리는 중요도가 높은 분야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보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적용하는 하나의 Tool입니다. 중요도를 판단하는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평소에 기대 수준과 조직의 목표를 구성원과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하여 알려주면 됩니다. 이로 인해 구성원의 행동이 조직의 목표와 일치하는지, 역량의 보완점은 없는지.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소에 리더들이 구성원들과 매일매일의 업무 중에 하는 대화와 논의입니다. 사실 이것만 잘 되어도 잘 만들어진 제도는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는 리더의 피드백이 명확하지 않고 대화가 잘 안된다는 것입니다. 조직의 성과관리를 하느라 구성원들의 업무 관심도가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권한 위임과 방치를 구분해야 합니다.다시 돌아가서 위에서 기술한 몰입을 하게 만드는 3가지 관점에서 보면, 게임처럼 내가 매일 출근해서 성과 달성을 위해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것과 월/분기 단위로 챙겨야 하는 활동들을 잘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런 활동들을 돕기 위해 조언을 해주고 문제 해결을 해주는 주변의 노력들, ‘벌’의 형태를 최대한 배제한 다양한 피드백 형태들, ‘일상의 대화(=게임에서 내가 활동하는 내역에 대한 체크)’가 상시화되어 움직인다면 회사에서도 몰입이 일어나지 않을까요?회사에서의 업무 환경 역시 항상 경쟁하며 눈치 보고 참고 견디는 형태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의 방식으로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그 여지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3M에서의 진행하는 연구 시간 할당 방식, 구글에서의 구성원 심리적 안정감을 추구하는 것 등이 이를 위한 환경들일 것입니다. 또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회사 내 다양한 재미 요소를 만들어 주는 것, 사내 문제 해결을 위한 자유도가 높고 지극히 흥미로운 개인적인 프로젝트 부여, 서로를 비교하지 않는 절대적인 기준, 성과에 대한 투명한 공유, 커뮤니티 활성화도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5.13 [니체와 함께 애자일을…(4화)] 성찰과 자부심
“오늘은 안녕하신지요?”여러분의 오늘 속에 살고 있는 니체입니다.
천국을 위한 3가지가 남아 있다면,그것은 '꽃'과 '별'과 그리고 '어린 아이'리라.
“Tre cose ci sono rimaste del paradiso: i fiori, le stelle e i bambini.”
저는 이 경구를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꽃(fiori)’은 일상 속에서의 ‘쾌(快)’와 ‘재미’,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고, ‘별(stelle)’은 긴 삶의 여정에서 장기적이고 궁극적으로 추구해 나가는 삶의 ‘목적’과 ‘의미’, ‘큰 행복’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 둘을 조화시키며 삶을 경쾌하고 자유롭게 이끌어가는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bambini)의 마음’이 그 마지막이지요. 이 세 가지가 있다면, 우리가 사는 삶이 아무리 고되고 험난해도 ‘헬(Hell) 조선’이 아닌 ‘헤븐(Heaven) 코리아’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과정이 그리 녹록지는 않기에, 이를 위해서는 보통 사람들의 정신력보다는 강한 ‘위버멘쉬’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지만요.이런 해석에 비추어 볼 때, 이 격언은 제가 지난 만남에서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했던 삶 속에서의 ‘재미’와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말을 과연 누가 했는지가 궁금하여 이를 수소문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Dante) 선생께서 하신 말씀이라고들 하더군요. 사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단테 선생을 ‘무덤 위에서 시를 짓는 하이에나’라고까지 표현하며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제가 왜 그랬는지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좀 더 이야기를 해드리죠). 헌데 그런 단테 선생과 저의 생각이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니 놀라웠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마침 여러분의 오늘 속에 함께 살고 있는 단테 선생을 우연히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아 있던 1800년대 당시의 시절에는 단테 선생이 작고한 지 이미 수백 년이 지난 후였고, 당연히 그 분과 만날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앞 뒤 생각 안하고 그 분의 뒷담화를 했었더랬습니다. 헌데 막상 오늘 날에 그 분과 갑작스레 조우하게 되니 무척이나 당황스럽더군요. 그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진땀이 납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단테 선생께서는 저를 보고 화를 내시지 않고 너그러이 대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살아 생전의 불편한 말 대신에, 위의 경구가 인상 깊었음을 표현하며 겸연쩍게 인사를 건냈습니다. 그러자 단테 선생께서도 저의 저서들을 읽어 보았고 상당히 인상 깊었다고 하시며, 왜 제가 저 경구 이야기를 꺼냈는지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셨습니다. 헌데 놀라운 것은 저 말은 당신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저 경구가 당신의 저서 신곡(神曲, La Divina Commedia)의 천국(Paradiso)편 5곡의 74~75행에서 따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지만, 정작 해당 글은 그 내용이 아닐 뿐더러 신곡의 그 어느 부분에도 이 경구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후대에 누군가가 새로 만든 문구이며 이 것이 마치 단테 선생이 한 말인 것처럼 잘못 퍼졌고, 오히려 단테 선생께서는 혹시 내가 당신을 헌담(역시 조금은 마음에 담아두고 계셨더군요! 혹시 신곡을 새로 쓰셨다면 제 이름을 지옥에 쳐박어 넣으시지 않을까 걱정이군요.)한 것이 미안한 마음에 그리 한 것은 아니냐고 되물으셨습니다. 단테 선생께서 하신 말씀이 아니라는 사실에 적잖이 놀라긴 했지만, 어찌 됐건 저는 저 경구가 참으로 좋습니다. 앞서 저의 관점에서 풀이해드린 것처럼 제 생각들과 맞닿는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단테 선생과 화해의 기회를 잡은 것도 행운이었고요. (단테 선생과의 대화는 기회가 되면 나중에 좀 더 말씀을 나눠드리도록 하지요.)서두가 길었습니다. 여러분이 아는 과거의 저는 ‘쾌’보다는 ‘위버멘쉬’의 삶을 훨씬 강조해왔지만, 여러분의 오늘 속에 사는 저는 이 부분에 있어 그간 생각을 좀 더 다듬은 부분이 있었고 이(‘쾌’와 ‘위버멘쉬’의 균형과 조화)를 지난 만남에서 소개 드렸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위버멘쉬’를 좀 더 강조했을 뿐이지, 과거에도 결코 ‘쾌’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증거를 대볼까요? 저의 작품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작은 일에도 최대한 기뻐하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덩달아 기뻐할 정도로 즐겁게 살아라. (중략) 부끄러워하거나 참지 말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싱글벙글 웃어라*’, 그리고 ‘한 번도 춤추지 않았던 날은 잃어버린 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큰 웃음도 불러오지 못하는 진리는 모두 가짜라고 불러도 좋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방랑자와 그 그림자>에서도 ‘산을 오른다. 짐승처럼, 망설임도 없이. 땀 범벅이 되어 오직 정상을 목표로 오를 뿐이다. 오르는 동안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질 테지만, 오로지 높은 곳을 향하는 것 외에는 알지 못한다. (중략) 마음의 여유를 잃고 이해타산적인 행동만을 중시한 나머지 오로지 그 관점에서 인간적인 것조차 모두 쓸모 없는 짓이라 간주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자신의 인생 자체를 잃게 되는 일이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쓸 데 없는 기우 일 수도 있지만, ‘쾌’와 ‘위버멘쉬’의 균형과 조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제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분도 있을 듯 하여 이렇게 길게 부연을 드리며 또 다른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자, 오늘은 대표적인 메타인지적 활동인 ‘성찰(reflection)’과 ‘회고(retrospective)’ 중, 특히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봅시다. 사실, 성찰과 회고를 다른 의미로 구분하여 사용하기보다는, 유사한 의미로 혼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헌데 저는 이를 다른 관점과 목적으로 구분하고자 하며, 이에 대해서는 차차 말씀을 드리도록 하지요.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먼저 다음의 그림을 봅시다. 제가 노년에 살고 싶었던 시골집을 그린 것이라 가정해보죠. 이제 이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구합니다. 글 읽기를 잠시 멈추고, 저에게 건네줄 이 집에 대한 의견을 한 개씩만 생각해 보실까요?생각을 마저 떠올리시기 전에 자동적으로 다음 글로 눈을 넘기지 마시고, 잠시 충분한 여유를 갖고 이 집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꼭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 충분히 생각해 보셨나요?여러분의 의견은 무엇인가요?펜이 있다면, 한 번 적어 보실까요? 그리고 이제 그 의견을 한 발짝 떨어져서 살펴봅시다.혹시 그 의견은 이 집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한 칭찬에 가까운가요? 아니면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한 조언에 가까운가요?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면 대부분은 칭찬할 점 보다는 개선해야 할 점에 초점을 둡니다. 이는 상대에게 더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보다 원초적으로는 칭찬보다는 개선할 점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능력 있고 우월하게 보일 수 있다는 심리적인 이유에 기반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됐건, 이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도움이 될 때가 많습니다.이러한 경향은 비단 타인에 대해서 조언을 해줄 때 뿐만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성찰을 할 때도 흔하게 발생합니다. 헌데 문제는 삶에는 관성이 있어서 급격하게 실제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잘 알면서도 이를 하루 아침에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렇다 보니 이런 방식의 성찰이 일회성이 아니라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면, 쉽게 개선되지 않는 ‘현실’과 성찰을 통해 각성하는 ‘이상’ 간의 괴리감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지속되는 것에 대해 답답해 하게 되죠. 즉 나아지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실망을 하게 되고, 더 심각하게는 이 것이 강화되어 자괴감까지 들 수 있습니다. ‘자괴감’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자부심’, ‘자존감’, ‘자신감’에 대해서도 좀 더 생각해 볼까요? 혹시 이 세 단어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하실 수 있으실지요?이해를 돕기 위해 시간 축을 더해봅시다.
**자부심
: 과거에 내가 한** 일 중, 잘한 일에 초점을 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의도적인 마음과 감정
**자존감
: 현재의 나의 존재**에 대해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과 느낌
**자신감
: 미래의 아직 겪지 않은 일**에 대해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느낌과 감정
어떤가요? 시간 축을 더하니 세 단어의 차이를 좀 더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겠죠? 여기에 하나의 개념을 더 추가해 봅시다. 세 단어의 마지막 어미를 보면 어떤 단어는 '-감(感)'으로 끝나고, 또 어떤 단어는 '-심(心)'으로 끝이 납니다. 이 둘 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정의를 내려봅니다.
.감(感): 주어진 상황에 대해 감지되는 느낌이나 반응하는 감정 (감 잡았어!)
.심(心)
: 상황을 대하는 적극적인 의지나 바람에 기반한 능동적인 감정 (결**심**했어!)
앞 단어는 똑같고 어미만 다른 ‘자존감’과 ‘자존심’을 이러한 기준에서 살펴볼까요? '자존감'이 내 존재에 대해 느껴지는 반응하는 감정이라면, '자존심'은 타인이 나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기를 바라는 의지이자 바람, 그리고 이에 기반한 기준치가 담긴 능동적인 감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기대하는 그 기준치보다 낮게 대우를 받으면 ‘자존심이 상한다(나의 의지와 바람이 충족되지 못해 속상하다)’라는 표현을 하고, 한편 자존감은 그 정도가 ‘낮다’, ‘높다’로 표현됩니다.그렇다면 '자부감'과 ‘자부심’은 어떤까요? 이러한 관점에서 해석해 보면, ‘자부감’이 과거에 수행한 일을 고루 살피어 아쉬운 점보다는 잘한 점이 더 많다고 생각되었을 때에서야 비로소 드는 긍정적인 느낌과 감정인 반면, '자부심'은 아쉬운 점이 많더라도 이보다는 잘한 점에 의도적으로 초점을 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의지이자 바람입니다. 차이가 있지요? 물론 앞서 살핀 ‘자존감’과 ‘자존심’에 비해, ‘자부감’과 ‘자부심’의 구분이 살짝 모호하긴 합니다.그럼에도 유사한 상황 속에서 ‘자부감’보다는 ‘자부심’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를 돌아볼 때 우리가 의도적으로 잘했던 점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앞서 집 그림을 가지고 실험했던 것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 상 ‘아쉬웠던 점’, ‘후회되는 점’에 보다 많은 초점을 두게 마련입니다. 이 것이 심하면 ‘자괴감’까지 드는 것이지요.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나의 부정적인 면만을 파고 들며 '자괴감'을 넘어 '자괴심(-심!)'을 느끼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의지를 담아 우리의 잘한 점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레가 오른 편으로 쏠리면, 강하게 왼쪽으로 당겨야 그 균형이 맞춰지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평소에 ‘자부감’보다 ‘자부심’이라는 단어를 보다 많이 사용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그리고 이러한 자부심은 나아가, 현재의 내 존재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고, 미래의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는데 큰 밑 바탕이 되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과거의 경험에 대한 자부심에만 취해 있다면 소위 말하는 ‘꼰대’가 되겠지만요! 다시 성찰과 회고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성찰과 회고를 하다 보면, 앞서 살핀 것처럼 자연스레 잘한 점보다는 개선해야 할 점에 초점을 두게 됩니다. 분기나 반기, 혹은 년에 한 번씩 정도로 가끔씩만 성찰과 회고를 하는 경우에는, 아쉬운 점의 개선에 초점을 두는 접근이 우리의 성장을 위한 훌륭한 밑거름이 됩니다.헌데, 이러한 방식으로 일일 또는 주간 단위로 잦은 성찰과 회고를 하다 보면, 바쁜 업무와 관성으로 인해 변화와 개선이 더딘 스스로를 마주하며 자괴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잦은 성찰과 회고에 비해 스스로의 변화와 성장이 더디다 보니, 본의 아니게 성찰과 회고의 시간이 '자아 비판'을 하는 괴로운 시간이 되곤 하지요.성찰의 영어 표현인 ‘reflection’에 포함되어 있는 ‘flect’는 ‘구부러지다, 꺾어지다’의 뜻을 가진 어휘입니다. 즉 성찰(reflection)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다시(re-) 비춰보는(-flect) 것과 같습니다. 헌데 거울은 비춰보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자신의 잘생긴 모습을 비춰볼 수도 있고, 못생긴 모습을 비춰볼 수도 있습니다.한편, 회고의 영어 표현인 ‘retrospective’에 들어 있는 ‘spect’는 ‘보다, 바라보는 관점’의 뜻을 가진 어휘입니다. 즉 회고(retrospective)는 과거(retro-)를 새로운 관점(-spect)으로 다시금 돌이켜보며 통찰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성찰과 회고를 엄밀히 구분하지 않고 유사한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앞서 잠깐 언급했듯이, 저는 성찰과 회고를 각각 다른 목적으로 구분하고자 합니다. 우선 일일 또는 주간, 월간 단위로 자주 실행하는 것을 ‘성찰(reflection)’이라 칭하고, 이 때에는 아쉬운 점보다는 의지(-심!)를 담아 아쉬운 점보다는 ‘잘한 점’에 보다 초점을 두어 스스로를 칭찬하고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것에 집중했으면 합니다.물론, 궁극적으로는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균형 있게 바라보는 게 좋겠지요. 허나 ‘(자)부심’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너무 과하게 치솟지 않도록, 관점(perspective)을 달리하여 다시금 개선할 점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는 ‘회고(retrospective)’의 기회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성찰 과정에서는 아쉬운 점보다는 ‘잘한 점’에 보다 초점을 두어도 전체적으로는 그 균형이 맞춰지게 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회고'에 대해서는 다음번 만남에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죠.)그리고 앞서 언급 드린 바처럼 ‘자부심’은 ‘자존감’과 ‘자신감’의 기초가 되기에, 아쉬운 점보다 ‘잘한 점’에 초점을 둔 성찰을 통해 쌓는 ‘자부심’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람을 보라>와 <권력에의 의지>라는 저의 저작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사람은 자기 자신부터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절대로 자기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깎아내리지 마세요.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비록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자신을 항상 존귀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해 주세요.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이미 그러한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태어나던 그 순간 만큼은 우리가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을 지라도, 그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기쁨을 주고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의 틀 속에서 재단되고 비교되며,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존중 받고 사랑 받았던 그 기억’을 까맣게 까먹었을 뿐입니다. 잊지 마세요. 자신의 인생을 완성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바로,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스스로 잘한 일에 초점을 두고 성찰을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헌데, 솔직히 말해 매일매일의 성찰 과정에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칭찬할만한 일이 그리 많진 않다고요?그래서 제가 좋은 팁(tip)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바로 ‘음미하기(savoring)’입니다. 음미하기는 삶에서 접하는 경험들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긍정적 경험과 감정들을 만끽하는 심리적 과정을 뜻합니다. 브리안트(Bryant)와 베로프(Veroff).1.는 이러한 음미 경험을 아래와 같이 1)방식과 2)초점에 따라 2x2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1) 방식에 따른 구분
1-a. 체험적 몰입(experiential absorption) : 경험에 주의를 집중하며 그에 대한 긍정적 감흥을 충분히 체험하는 과정
1-b. 인지적 성찰(cognitive reflection) : 경험을 메타인지적 관점에서 관찰하고 정교화하며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
2) 초점에 따른 구분
2-a. 자기 내면 초점적(internal-self focused) : 자신의 내면적 경험이나 감정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긍정적인 체험을 하는 경우
2-b. 외부 세계 초점적(external-world focused) : 외부 대상에 주의를 기울여 그로부터 긍정 경험을 하는 경우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음미하기는 앞에서 살핀 그 체험 방식과 초점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심취하기(Luxuriating): 경험에 수반하는 신체적 쾌감과 정서적 흥분을 충분히 만끽하는 것
감탄하기(Marveling): 경험을 당연한 것이 아닌 놀라운 것으로 여기며 감동하고 감탄하는 것
자축하기(Basking): 경험과 성취에 대해 스스로 축하와 칭찬을 함으로써 자부심을 높이는 것
감사하기(Thanksgiving): 경험을 할 수 있음과 경험을 제공해준 대상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
그렇습니다. 꼭 특별한 경험과 성취를 해야만 칭찬하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음미하기는 특별한 경험과 성취뿐만이 아니라, 평소에 당연하게 해왔던 것들조차도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고 의미를 부여하며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음미하기에 이어 두 번째 방법인 ‘
연결하기(connecting)
’에 대해 살펴보죠. 오늘의 경험들을 다른 것들과 연결해 보며 그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연결하기는 아래와 같이 그 대상을 3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 다른 경험과 연결하기: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경험과 지혜를 이미 가지고 있습니다. 각각의 경험과 지혜가 따로 떨어져 있으면 별게 아닌 듯 보일 수 있지만, 때론 이러한 것들이 연결될 때 새로운 가치와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2) 관계와 연결하기: 우리는 단절된 섬이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나의 경험이 나에게는 대수롭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과 그 관계 속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가깝게는 지인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겁니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수행한 업무나 경험으로 인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세요.
3) 삶의 목적/의미와 연결하기: 우리는 지난 만남에서 ‘정신 모형 II’와 삶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 나눈 바 있습니다. 이를 잊지 않고 늘 상기하며, 오늘의 경험을 이와 연결해 보는 것도 중요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심리학이나 인적자원개발(HRD)을 공부하신 분들은 쉽게 눈치 채셨을 지도 모르겠지만, 위의 ‘연결하기’는 브제스니에브스키(Wrzesniewski)와 더턴(Dutton).2. 교수의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의 세부 개념인 1) 과제 크래프팅(task crafting), 2) 관계 크래프팅(relation crafting), 3) 의미 크래프팅(meaning crafting)과도 유사합니다. 참고로, 잡 크래프팅은 조직에 속한 구성원이 자신 스스로의 동기부여를 위해 자신이 수행하는 업무나 관계의 범위와 의미에 대해 스스로 주도하는 물리적 또는 인지적 변화를 의미합니다.이러한 ‘연결하기’는 뿔뿔이 흩어져 있던 경험들을 꿰어내는 ‘디아스포라(Diaspora)’적인 작업입니다. ‘디아스포라’는 '~너머'를 뜻하는 '디아(dia)'와 '씨를 뿌리다'를 뜻하는 스페로(spero)가 합성된 단어로,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역사적으로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가리키기도 했으며, 후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와 유사하게 **우리의 경험 역시 각각 독립적으로 흩어져 있는 다양성임과 동시에, 이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의미와 가치, 목적을 공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요즘 유행하는 ‘부캐’ 놀이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한국어, 특히 신조어에 익숙지 않아 ‘부캐’가 무슨 뜻인지를 찾아보니 ‘부(副) 캐릭터’의 준말로, 본래 온라인 게임에서 널리 사용되던 용어라고 하더군요.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본(本) 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보조적인 캐릭터를 지칭하는 것으로, 요즘에는 '평소의 나의 본 모습(본캐)이 아닌 새로운 모습(부캐)로 활동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결국 ‘부캐’ 놀이도 나를 ‘부캐’로 뿔뿔이 흩트려서 각각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다양한 모습을 탐색하면서도, 동시에 그 이면에는 이러한 다양성들을 관통하는 삶의 의미와 목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고자 하는 ‘디아스포라’적인 여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caption id="attachment.7106" align="aligncenter" width="902". <출처: 검색 포털 다음 제공 ‘놀면 뭐하니?’ 프로그램 정보>./caption.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제안 드리자면, 이러한 ‘음미하기’와 ‘연결하기’를 활용하여 성찰한 내용들을 꾸준히 기록해 보셨으면 합니다. 자신이 잘한 점을 쓰는 동안 힐링(healing)과 자부심을 좀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인간의 기억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에 과거의 기록들을 보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기억과 감정(자부심)이 더욱 강화되기 때문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아빠가 자녀들과 친한 기억이 별로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가족 사진에서 아빠만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더군요(사실은 아빠가 사진을 찍어 주느라 사진 속에 없었던 거지만!). 인간은 과거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기에 사진과 같은 파편들을 가지고 과거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데, 흔적이 별로 남아 있지 않은 부분에 대한 기억은 약화되고, 반대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면 그 기억은 오히려 실제보다도 더 강화된다는 것이 그 근거였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의 사진을 찍어주지만 말고, 셀카 모드나 삼각대와 타이머 기능을 활용하여 가족 모두가 함께 하는 모습을 사진에 남기라는 것을 제안하면서요. 물론, 사진만으로 가족 간의 친밀감의 기억이 결정되겠습니까만은, 남겨진 기록들이 그와 관련한 기억들을 강화하는 것만큼은 사실인 듯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일상 속 자부심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때때로 이를 추억하며 더더욱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존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위버멘쉬의 힘을 발휘해 봅시다. 오늘은 우리의 삶을 보다 충만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메타인지적 활동인 ‘성찰’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성찰’과 조금 다른 목적으로 구분하고자 한 ‘회고’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이야기를 좀 더 나눠봅시다.여러분의 경험이 보다 충만한 삶으로 이어지길 응원 드리며, 교육 철학자 존 듀이(John Dewey)의 격언으로 이만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이상, 과거에 살았던 니체가 아닌 여러분들의 오늘 속에 살고 있는 니체였습니다. 늘 그렇듯이 여러분의 행복과 안녕을 빕니다!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 것을 성찰함으로써 배운다.
"We do not learn from experience.
We learn from reflecting on experience."
.1. Bryant, F. B., & Veroff, J. (2007). Savoring: A new model of positive experience. Mahwah, NJ: Lawrence Erlbaum..2. Wrzesniewski, A. & Dutton, J. E. (2001) Crafting a job revisioning employees as active crafters of their work.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5, 179-201.
연재 글 읽기.니체와 함께 애자일을...(1화). 오늘을 사랑하라.니체와 함께 애자일을...(2화). 차이와 반복, 수처작주(隨處作主).니체와 함께 애자일을…(3화). 재미와 의미의 이중주, 그리고 슬랙.니체와 함께 애자일을…(4화). 성찰과 자부심.니체와 함께 애자일을…(5화). 회고와 지속적인 개선.니체와 함께 애자일을…(6화). 활사개공(活私開公).니체와 함께 애자일을…(최종화). 수많은 별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5.15 내가 꼰댄가? : 밀레니얼 세대, Z세대 함께 일하기 - 세대 트렌드 이해
.Q. 신세대 이해하고 싶어요제 직장은 IT 회사라 유독 젊은 신세대들이 많습니다. 요즘 말로는 밀레니얼 세대, Z세대, 90년대생이라고 한다는데, 일을 하는 방식이나 대화할 때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신입 사원은 계속 들어올 것이고 언젠가 그들이 회사의 주역이 될 텐데, 제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꼰대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실제 사례 연구>“오 과장, 이번에 들어온 신입 사원 문신한 거 봤어요? 겨울에 입사해서 몰랐는데 반팔 입은 모습을 보니 팔에 문신이 있던데…….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이사님, 저도 좀 불편하긴 하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은 문신을 많이 해서요. 개인의 취향이라서 지적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문신 지우라고 말하면 사생활 침해라고 반발할 겁니다. 지난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거든요.”“세상이 정말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어요. 나 때는 문신은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쯧쯧.”<세대의 특징 이해>**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세대 차이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직급을 막론하고 92퍼센트가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2020년 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 차이 체감도가 50대 이상에서 67.3퍼센트, 40대에서 69.4퍼센트 였고 30대에서 62.7퍼센트, 20대에서 52.9퍼센트로 드러났 습니다. 모든 나이대에서 세대 차이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윗세대는 세대 차이가 크다고 인식은 하지만, ‘세대 차이가 업무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질문 에 긍정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이 통계를 보면 20대인 Z세대들에게 세대 갈등은 매우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신세대들은 세대 차이를 많이 느끼며 그에 따른 업무적 어려움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성세대들은 세대 차이를 인식하기는 하지만 업무적으로는 크게 개의치 않으니까요.그런데 왜 기성세대들은 신세대들에게 세대 차이를 느낄까요? 시대 상황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고, 그에 따라 IT 기술도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디지털 기기와 함께해 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엄청난 정보를 습득하고 디지털 인간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뇌 구조가 기성세대와 전혀 달라 유독 세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라는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 Z세대는 어떻게 다를까요? 신세대를 이해하려면 먼저 전체 세대를 구분해서 그들이 살아온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환경들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대별로 연령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오히려 겹치는 경향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습니다.
기성세대: 베이비 붐 세대
1950~60년대 태어난 세대를 말합니다. 전쟁 직후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열심히 노력해서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유교적이고 보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어 다음 세대들이 베이비 붐 세대를 가리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 데 서툴다고 걱정하기도 합니다. 이 세대 사람들은 현재 대부분 은퇴했으며, 국내에서는 실버를 대표하는 세대이지만 ‘아직 젊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에너지 넘치는 세대로 인식됩니다.
기성세대: 386세대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에 20대를 보낸 세대로서 민주화 시절을 겪은 세대입니다. 윗세대에 대한 강한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통해 자신들이 세상을 변화시켰다는 신념이 있으며, 정치・경제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소 일관성 없는 리더십을 발휘하긴 하지만 주요 기업들의 CEO 등 핵심 리더 역할 또한 해내고 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와 차별화를 꿈꾸지만 윗사람을 공경하고 잘 모셔야 한다는 의식도 남아 있어 보수적인 생각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세대입니다.
기성세대: X세대(영포티Young forty , 낀세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에 태어난 세대로 스스로를 기성세대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며, 독특한 것에 관심이 많고 개성 있는 삶을 살고자 했습니다. 부모의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이들의 자유로운 사고에 기여했습니다. 이 세대가 등장한 시기에는 자신의 성공이 가장 중요한 자기중심적 사고와 문화가 확대되기 시작했고, 서태지의 <난 알아요>와 같은 힙합 문화도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IMF 사태를 겪으면서 사고방식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조직에서 주로 팀장 역할을 맡고 있으며, 밀레니얼 세대, Z세대와 실무를 함께하는 리더로서 일하고 있습니다.
신세대: 밀레니얼 세대(Y세대, 그린세대, 글로벌 세대)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나 20대를 2000년대 초에 보낸 세대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같은 디지털 기기가 생활화되어 있고 SNS 활동이 매우 활발합니다. 출산율이 줄어들어 ‘나 하나면 돼’라는 인식이 팽배한 세대입니다. 비교적 민주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고, 행복을 추구하며 다양성을존중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충실해 원하는 일이라면 고리타분한 자리는 버릴 수 있을 정도 로 열정적입니다.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개인주의적인 삶을 추구합니다. 30대 실무자들이 이 세대에 해당되며,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이후에 태어난 90년대생을 밀레니얼 세대와 나누어 구별하기도 합니다.
신세대: Z세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을 안고 살아가는 세대라고 해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소위 90년대생에 속하며, 현재 조직의 신입 사원대부분이 Z세대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최우선 순위로 두는 세대입니다. 저출산 시대에 태어났고 혼자서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독차지했기 때문에 칭찬에 대한 욕구가 강합니다. 디지털세대답게 디지털 기기, SNS, 게임 등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개성을 침해당하면 참지 못하는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각 세대들이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면 이해의 폭이 커지게 됩니다. “나 때는 말이지” 같은 꼰대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한 밀레니얼 세대, Z세대와의 소통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대 간의 다름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고, 어떻게 하면 새로운 세대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기성세대에게 필요한 마음입니다.**<커뮤니케이션 팁>**Z세대들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디지털 인간으로 태어난 그들의 뇌 구조가 기성세대와 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모든 환경과 조건까지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다음 칼럼에서는 MZ세대의 특징과 그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코칭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 연재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