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가지고 일한다는 것
외국계 기업인 우리 회사는 일상적인 업무 커뮤니케이션에서 영어 단어를 꽤 많이 혼용하는 편인데, 그중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에 하나는
이니셔티브(Initiative)
라는 단어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OOOO팀이 Initiative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으며…”
“그 건에 대해서는 OOO님이 Initiative를 가지고 있으니까, 그분에게 contact 해봐.”
특히, 팀 매니저(팀장) 로서 Initiative를 사용하게 되는 상황은 팀원들에게 ‘새로운 or 확장된 역할을 기대할 때’이다. 그동안에 담당하지 않았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기거나, 권한을 위임할 때, 조금 더 역할을 확장하여 일을 맡아주었으면 할 때, 조금 더 주체적이고 진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주었으면 할 때 Initiative를 강조하게 된다.
“OOO님, 이 업무는 이제부터 OOO님이 Initiative를 가지고 진행해주세요.”
매니저 입장에서는 해당 팀원이 업무에 대해 충분히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여 적어도 그 일에 대해서는 주체적으로 leading 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이와 같이 ‘Initiative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해달라’고 말을 한 것 일터. 하지만 어떤 팀원들은 매니저가 행여나
‘귀찮은 일을 자기에게 떠맡기는 것’
은 아닐까 싶어 쉽게 Yes라고 답하기를 망설인다. 예상컨데 개인에 따라 이 말에 대한 반응이 다른 이유는 과거의 리더십에 대한 경험이 특정한 프레임을 만들었기 때문 아닐까.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든 상황과 현실을 해석하는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처럼 말이다. ‘케이크 위에 얹어져 있는 체리만 집어먹는 행위’란 뜻인 ‘체리피킹(cherry picking)’과 같이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왜곡된 행동과 판단은 조직에서 개인과 개인뿐만 아니라 부서와 부서 간의 갈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현상이다. 만일 이게 아니라면, 어쩌면 ‘Initiative를 가지고 일한다’는 말이 도무지 어떤 의미인지 잘 몰라서, 혹은 ‘내가 생각하는 일을 대하는 태도’와 ‘내 팀장이 생각하는 일에 대한 태도’가 서로 다를까 봐 고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갖고 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순전히 주관적인 경험과 직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나름의 의미에 대해 썰을 풀어본다.
1. 고민을 남들보다 훨씬 깊고 넓게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고민이 많을 때 ‘몰두’한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자꾸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쉽게 답이 나오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조만간 답을 찾을 것도 같은 그 문제는
‘오기’
를 불러일으킨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문제를 계속해서 고민하다 보면 입체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문제를 이리저리 굴려보게 된다. 그제야 문제에서 보이지 않았던 부분이 발견되기 시작하며 해결을 위한 힌트와 실마리를 찾게 된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은 수평적으로 넓어지다가 점점 수직적으로 깊어진다. ‘오기’가 발동되어 문제에 ‘몰두’하며 이전과는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서 머릿속에 새로운 그림(圖)이 그려진다. 우리는 이 그림을
‘기획(企劃)’
이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발견되어야 하는 구체적인 업무적 행동 특성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선택지 발견하기
다양한 대안들의 장단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따른 대안 준비하기
남들이 생각지 못한 디테일 챙기기
2. 선택과 결정을 본인이 직접 한다는 것이다.
조직 안의 개인은 의사결정의 크기와 범위를 나누어 가지고 있고, 조직은 이 수많은 의사결정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의 집합체다. 결정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를 우리는 ‘권한’이라고 부른다. 조직 생활에서 개인이 성장하는 모멘텀(momentum)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강력한 성장의 모멘텀 중 하나는 -
1) 현재 자신의 지위보다 조금 더 무거운 권한을 부여받아 2) 그 권한을 제대로 감당해내기 위해 개인이 애쓸 때
– 이때, 상당한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선택은 한 개인의 결정으로 끝나지 않고 그 결과는 틀림없이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만들어낸다. 변화는 단지 물리적인 것만 뿐만 아니라, 정서적이고 가치적인 것을 포함한다. 아무리 작은 선택과 결정이라도 그로 인해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현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선택의 과정이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 그리고 그 이후의 영향력까지도 더 섬세하게 주의를 기울일 것, 이것이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의 마인드 셋이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견되어야 하는 업무적 행동특성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자신에게 잠시 맡겨진 권한의 범위를 제대로 이해하기
선택에 따른 결과와 영향을 충분히 예상해보기
다양한 옵션 중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기
3. 이해관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최전방에 선다는 얘기다.
조직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생기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하나는
‘기획자-의사결정자-실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서로 다를 경우에 의도치 않은 오류가 생기는 것을 많이 본다.
구성원에게 나가는 정보의 내용뿐만 아니라 배경과 목적, 원하는 action item 그리고 보이지 않는 signal까지 일관성 있는 커뮤니케이션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기획자나 프로젝트에 대한 ownership을 가지고 있는 담당자가 커뮤니케이션까지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만일 조직 내에서 이렇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기획자-의사결정자-커뮤니케이션 담당자 사이에 충분한 배경과 맥락 공유가 있어야 한다. 단순히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나서 해당 업무/프로젝트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알아서 잘 공유를 하겠거니 하고 믿고 기다렸다가는 블라인드(Blind)에 생각지도 못한 공격글에 당황할 수도….
이 과정에서 발견되어야 하는 업무적 행동특성은 아래와 같은 것이 있다.
프로젝트 참가자들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배경/맥락 공유하기
목적과 방향을 잘 이해하지 못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의 목적을 제대로 알리기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커뮤니케이션 하기
이해관계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다음 프로젝트에서 make-up 하기
. 책임은 리더가 지는 것이다.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일할 때, 구성원으로서의 두려움은 ‘책임’에 있을지 모르겠다.
행여나 ‘우리 매니저/팀장이 나 몰라라 하고 나더러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
말이다.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일을 잘하고 있는지, 맡겨진 권한을 잘 감당해내고 있는지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리더의 책임이다. 주도적으로 일을 수행하게 된 구성원이 훗날 실제 리더가 되어 position으로부터 오는 합법적인 힘(Position Power)을 부여받았을 때를 대비해 미리 준비를 시켜주는 과정이다. 이니셔티브를 줄 때는 특정 일/프로젝트에서 일부분만 떼어서 주기보다는 A~Z까지 모든 범위를 관장하며 주체적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게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만일 구성원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면 옆에서 가이드를 해주거나, 필요한 경우에는 이니셔티브를 다시 회수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의존적인 존재인 자녀를 독립적인 성인으로 양육해내는 과정이다. 구성원에게 도전적인 성격의 일을 부여하고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일하라며 때로는 조금 모질게 구성원을 필드로 밀쳐내는 매니저들의 역할도 이와 비슷한 것일지 모르겠다.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어느덧 성인이 된 자녀가 독립을 하게 되는 날이 오면 부모는 아쉬움과 동시에 행복감을 느낀다.
미안함과 서운함, 개운함과 행복함, 그리고 감사함
. 이 모든 감정이 자녀가 독립하는 날 부모가 느낄 감정일 것이다.
구성원이 리더가 되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 그날을 위해, 과감하게 팀원에게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일을 해달라고 주문하고 책임은 매니저인 내가 지자.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6.06 일을 중심으로 리드하자(괴롭힘 없는 일터 만들기)
얼마 전 D사 팀장급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어느 교육생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앞으로 무서워서 팀원들에게 말도 못 붙이겠네"
하소연 투로 내뱉은 말이겠지만, 이와 같은 걱정을 하는 리더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리더들이 해야 할 언행과 하지 말아야 할 언행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일의 수행 과정을 살펴보면 ‘일 + 사람’의 조합으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람을 뽑아서, 적당한 일을 부여하고, 근속이 쌓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띠는 회사가 많았습니다. 사람은 명확히 구분되나, 일(직무)의 목적, 범위, 기대 행동 등은 불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관한 판단은 개별 리더(팀장)가 ‘요령껏~ 알아서~ 판단’을 하는 방식입니다. 리더의 스타일에 따라 팀 내 분위기가 달라지고, 괴롭힘을 호소하는 구성원이 생겨나기도 합니다.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피해자는 물론 주변에 모든 사람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개인별 리더십에 맡기기보다는 회사 차원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업무 수행 시 사람을 내세우기보다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팀원이 작성한 보고서가 기대 이하일 때
“ 머리는 장식품으로 달고 다니냐 ?”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일의 방향, 품질, 기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팀원과 대화 시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할 때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한편 노동계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임금 지급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두리뭉실하게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은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에 이와 관련된 판례(울산지법 2020구합330)가 나왔습니다.“ 원고는업무상 필요에 의해 이유를 제시하며 해당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수정 · 반려한 것으로 보이는바 ,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해당 직원에게 갑질을 하여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 일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적인 요소 배제로 인한 업무 과부하, 과도한 성과 압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일 + 사람은 상호 의존적인 요소이므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지가 중요합니다.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징계 시 '직권남용' 적용 여부를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직권남용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를 말합니다.리더는 업무 수행 시 구성원의 의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이를 벗어나는 요구는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분위기와 법·제도가 ‘사람 중심 HR → 직무 중심 HR’로 변화하려는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리더들은 ‘사람 + 일’, ‘일 + 사람’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일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6.09 본격 수시채용 시대_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란 질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회사"라는 답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채용 지원자들의 지원서 내용만 보더라도 현대차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라는 전략적 사업 목표 아래 AI/SW,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PBV(Purpose Built Vehicle), UAM(Urban Air Mobility), 로보틱스, xEV 등 미래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재편/확장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산업의 전환Industrial Transformation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채용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당사는 2018년 파일럿 운영을 거쳐 2019년 공채를 폐지하고 '신입 상시채용'을 전면 도입했다. 초기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유사한 체계를 도입할 만큼 하나의 채용방식으로 연착륙하여 자리 잡아가고 있다.오늘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현대차의 상시채용 도입을 리뷰해보고, 그간의 변화와 고민 그리고 앞으로 HR의 역할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 지난 2019년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상시 인턴(H-Experience) 설명회
사업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채용 전략의 변화
대표적인 '신입 공채' 형태로 채용을 운영해 온 현대차가 '신입 상시채용'이라는 변화를 택한 것은 단순히 채용 제도를 신선하게 바꿔보자는 마케팅의 일환이라기보다는,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각 사업 부문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HRBP(HR as a Business Partner)로서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
우수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구조화된 검증방식을 통해 일괄적으로 선발해서 배치하는 형태의 정기공채는 과거 제조업 기반의 고성장 시대에는 분명히 효율적인 제도였다. 하지만 지금은당장 내일이라도 신규 부문의 새롭게 필요한 특정 직무에 대해, 역량을 갖고있는 인재를 빠르게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직무에Right Position 적합한 인재를Right Person 적시에 공급하는Right Time 것은 기존에도 채용의 주요 목표였지만, 지금과 같이 매 순간 사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단 몇 개월 차이로도 변화의 흐름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결정적으로 현대차가 다른 기업보다 한 발자국 빨리 상시채용을 도입하도록 이끈 원동력이었다.
현업주도 직무중심의 상시채용 운영
현대차의 상시채용은 '현업주도/직무중심/적시채용'이라는 3가지의 특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현업주도과거 공채를 운영할 때는 HR중심으로 모든 채용 과정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산업의 변화기에는 현재필요한 포지션, 해당 직무 수행을 위해 지원자에게요구되는 역량 수준 및 특성,충원이 필요한 시기등에 대해 HR보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각 팀/부문에서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차는 해당 팀/부문에서 주도적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존 HR의 권한을 이양했다. 현재 각 팀/부문은 해당 직무의 JD를 포함하여 내부적으로 승인된 채용 계획만 준비된다면 언제든지 주도적으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다. '서류전형-직무/최종면접 전형-합격자 선정'이라는 전체적인 프로세스 안에서전형 일정, 홍보 방법, 평가 방식 등에 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각 팀/부문 중심으로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 조직의 업무 특성 반영이 용이해졌다.현업 주도의 채용으로 전환되면서 HR에서는 채용의 기준과 절차, 홍보채널에 대한 정보를 각 팀/부문에 제공하고, 채용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채용 제도/Tool/프로세스에 대한 기획 및 개선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채용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행정/운영/시스템 관련 업무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Shared Service Center(SSC) 형태의 채용지원센터를 구축했으며, 팀/부문별 직무 특성 및 니즈에 부합하는 채용 컨설팅을 수행하는 역할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직무중심내부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가 현업 주도 채용이라면, 지원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직무중심 채용일 것이다. 과거에는 부문(R&D, 전략지원, 플랜트 등) 중심으로 범용적인 다수의 우수 인재를 인적성검사, 구조화된 면접 등을 통해 일괄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팀/부문별 업무 특성을 반영하여 직무역량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진행된다. 개별 직무 특성을 고려해 일부 프로세스를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고, 실제 직무역량 검증에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다양한 테스트(직무문제 풀이, 코딩테스트, 실기테스트 등)를 진행하거나, 면접도구(토론, Group activity, Case interview, BEI interview 등)를 선택 활용할 수 있다.지원자들도 개별 직무의 R&R, 필수/우대 역량 등 채용 포지션과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고 본인의 관심 및 역량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지원한다. 상시채용 도입 초기에는 그 취지와 다르게 소위 '스펙' 중심(학교, 전공, 자격증, 직무 무관 단순 경험 등)의 지원자들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심 직무를 중심으로 관련 동향/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거나 유관 수업을 듣는 지원자, 관련 학내/외 경험을 쌓은 지원자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지원들이 채용 과정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적시채용적시채용은 '연중 수시채용'과 '리드타임 축소' 2가지를 의미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서 단 몇 개월 차이로 각 팀/부문별로 상황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채용 진행은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 회사는 팀/부문의 니즈를 고려해 연중 언제든지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신규 업무나 공석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상시채용 도입 후 2년여간 월 평균 수십 건의 신규 채용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상시채용 시행과 더불어 내부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채용의 리드타임을 2개월 수준으로줄일 수 있었다. 현재는 12월에 채용이 시작되어도 2월에 입사가 완료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시채용에 대한 평가
상시채용에 대한 내/외부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스펙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관심 있는 직무와 근무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지원할 수 있고, 연중 어느 때라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지원 기회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상시채용의 장점을 살려 빠르게 전사적으로 비대면 채용 프로세스로 전환했고, 3월부터 채용을 바로 재개했다는 점 또한 지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원자의 화상면접 참여 시연
▲ 현대자동차 화상면접장
내부적으로는팀/부문에서 함께 일할 지원자들을 직접 검증하여,신속하게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또한 기본적으로 지원자가 조직이나 직무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 및 이해를 가지고 입사하기 때문에 초기 퇴사율이 낮아져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도입 초기 일부 상시채용에 대한 오해(채용 축소, 투명/공정성 이슈 등)가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우리의 운영 기준과 현황을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 채용규모는 상시채용 실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더욱 증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투명/공정성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블라인드 기반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전적(교육, 서약서 징구, 관계 확인 등), 사후적(채용 모니터링, Audit 등) 관리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
상시채용의 변화와 HR의 역할
상시채용을 2년 넘게 운영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변화의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의 향후 HR역할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고자 한다.현업주도 강화상시채용 도입 후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변화는 각 팀/부문에서 채용에 대한 관심 및 니즈를 다양한 형태로 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채용 방식에서 채용이 HR 영역의 업무였고 각 팀/부문은 최종 선발 단계, 혹은 그 이후의 업무 수행/역량 개발 단계에 참여하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인재 타깃팅 및 채용 운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여간의 상시채용 경험이 쌓이면서직무별 특성에 최적화된 홍보, 채용 프로세스, 평가 기준/Tool, 면접 방식 등에 적극적인 제안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 HR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문/직무별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컨설팅/지원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인재 Pooling 확대상시채용이라는 일종의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여 지원자와 직무를 연결시켜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는 지원자를 단순히 '선발'하는 것이 아닌지원자도 회사를 '선택'하는 개념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인재들에게 다가가고 우리가 하는 일들을 알릴 수 있을지가 주요 고민이다.현대차는 신입/경력 뿐 아니라,인턴(H-Experience)도 상시채용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작년부터는 이를 대폭 확대하여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채용전환형/연구인턴 뿐 아니라, 우수 인재들에게 우리 회사에 대한 경험을 향상시키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굴하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에는국내외 인재를 대상으로 '2020 Global H-Experience'를 기획/운영했고, 올해는외국인 대상의 인턴 등 다양한 특화 인턴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산학 연계 및 장학 등과 연계해 인턴 프로그램 운영방식을 다양화하고, 각팀/부문과 협력하여 상시적으로 인턴쉽 F-up프로그램(지속적 관리, 네트워킹 유지)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H-Recuiter(사내 리크루터 지원 제도)와 직원추천제도 등 다양한 Pooling 채널 등도 연계하여 연중 어느 때라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할 수 있는 상시채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 인턴십 모집 포스터
채용 고도화직무 특성에 최적화된 테스트와 면접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 방식도 충분히 효과적이지만, 평가위원의 편향을 최소화하고,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채용을 운영함으로써 채용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일례로 HR 애널리틱스를 통한 채용 효과성 분석이나 AI를 활용한 서비스(자소서 분석, 인재 매칭, 영상분석 등)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채용플랫폼 개선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직무 홍보 강화지원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H-T.M.I'라는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직무 정보와 회사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리뉴얼하여 팀/부문과 HR의 참여도를 높여 더욱 라이브한 정보를 다양한 SNS채널과 연계해 제공할 계획이다.
▲ 현대차 유튜브 채널 'H-T.M.I' 채널아트
상시채용을 도입할 때, 현대차 HR의 역할을 HRBP 관점에서 비즈니스 변화와 연계한 채용 제도/프로세스 기획 및 안정적인 운영지원의 2가지로 정의한 바 있다. 넓은 의미에서 이 역할은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다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내/외부적 상황 변화를 반영하여 상시채용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비즈니스/직무 특성을 반영한 채용전략 재정립, 현업 주도의 채용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 제공, 인재 확보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한 Pooling 전략 강화, 데이터 중심의 채용 고도화, 채용 관련 정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등 디테일한 영역에서 장단기적으로 채용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역할이 HR차원에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향후 격변하는 사업환경 속에서HR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기민하게 '상시 채용기획 및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며, 비즈니스 변화와 연계하여 시행 중인일하는 문화 변화나 HR제도 개선 작업 등과 병행할 때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이미리내 현대자동차 HR운영1팀장해당 기사는 HR Insight 2021년 5월호 기사를 재편집하였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6.10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신제품 개발로 유명한 회사에 신입 사원이 들어왔다. 신입치고 당돌한데다 실력도 있어 보여서 CEO가 관심을 가졌다. 테스트 삼아 골치거리 프로젝트를 맡겼는데, 불과 몇달 만에 꽤 괜찮은 성과를 만들어낸다. CEO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대뜸 CEO가 추진하던 사업에 딴지를 건다. 지금 추진중인 새로운 사업모델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서 상업성이 없으니, 사업모델을 내가 제안하는 방식으로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고. CEO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대꾸한다.
'그런 방식에는 미래가 없어. 거기에 투자하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짓이야!'
이 사례에 등장하는 CEO는 에디슨이고, 신입직원은 테슬라이다. 테슬라는 회사를 곧 그만두었다. 그리고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하여 자신이 주장하던 교류 시스템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반면 에디슨이 만든 회사 '에디슨 전기 조명 회사'는 '제너럴 일렉트릭'으로 이름이 바뀌고, 에디슨은 경영권을 잃는다.
에디슨은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였을까? 그럴리가. 에디슨은 자신이 원해서 다른 사람에게 경영권을 넘겼고, 자신에게 전깃불은 너무 구식이라 더 이상 관심거리가 아니라고 했다.
컴퓨터 제조업체 CEO가 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터 등 직원 몇 명이 CEO에게 새로운 사업을 제안했다. 그들은 기존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회사들이 그 시장을 선점하기 전에 신제품 개발과 출시를 서둘러야 한다고도 했다.
CEO는 그들의 제안을 경청했을까? 아니다. 오히려 화가 나서 이렇게 윽박질렀다.
'당신들은 왜 그따위 일을 하고 싶어하는 거야? 내가 들었던 말 중에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를 얘기하다니!'
이 사례에 등장하는 CEO는 스티브 잡스이고, 직원들이 제안한 것은 아이팟에 통화 기능을 집어 넣어서 아이폰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잡스는 아이폰을 만들면 아이팟 매출이 줄어들 것을 걱정했다. 자신은 절대 핸드폰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사석이나 공석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스티브 잡스를 계속 설득했고, 스티브 잡스도 결국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는 블랙베리였다. 블랙베리는 핸드폰에 키보드와 이메일 기능을 넣어서 시장의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아이폰의 등장에 대해서 블랙베리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CEO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이렇게 말했다.
'컴퓨터를 전화기에 집어 넣었군.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컴퓨터가 아니라 이메일과 전화 통화라구!'
몇 년후 아이폰이 시장을 휩쓸고, 블랙베리가 추락하고 있을 때,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시장의 변화를 인식하고, 늦게나마 뭔가 조치를 취했을까? 그는 이사회 미팅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여전히 블랙베리를 사는 이유는 블랙베리의 키보드 때문입니다. 나는 절대 터치 스크린을 만들지 않을 것입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코로나 팬데믹이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리셋(RESET)" 버튼을 누른 것처럼. 기존과 전혀 다른 변화가 발생했을 때, 리더의 선택지는 둘 중에 하나다. 기존 방식을 고수하거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거나.
리더들은 남다른 성공의 노하우가 있다. 남다른 노하우는 1만 시간의 노력을 기울여서 체득한 것이니, 리더에게 사고습관이나 행동습관으로 내재화된다. 습관은 주지하다시피, 익히는 것도 어렵고, 버리는 것도 어렵다. 성공한 리더들이 어느 시점부터 성공의 저주에 걸리는 것은, 자신에게 익숙한 습관을 버리지 못해서다.
미국 창의적 리더십 센터(Center for Creative Leadfership)의 마이클 롬바르도는 동료들과 함께 승승장구하던 리더들이 어느 시점에 왜 실패하는지를 연구했다. 그들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어떤 사람은 그 경험을 통해서 배우지만, 어떤 사람들은 과거의 방식을 되풀이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들은 이 능력 차이를 학습 민첩성(Learning Agility)이라고 불렀다.
학습 민첩성은 복잡한 상황에서 패턴을 인식하고, 변화에 개방적이며, 자신의 관점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마이클 롬바르도는 2021년에 출간한 'The Age of Agility'에서 학습 민첩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후회스럽다면서 적응력(Adaptiveness)이 더 적합한 표현이라고 얘기한다.
애덤 그랜트는 신작 '씽크 어게인'에서 리더들이 성공의 저주를 벗어나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려면 다음 몇 가지를 익혀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아는 것이 틀릴 수 있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자신의 관점이나 방식이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는 것을 인식하고, 새로운 관점이나 방식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자신의 습관을 바꾸는 것이 쉬울리가 없다. 더구나 성공 습관을 바꾸는 것은 오죽 어려울까. 당연히 리더가 자신의 관점이나 방식을 바꾸는 것은 하루 아침에 될 일이 아니다. 또 다른 1만 시간의 노력이 요구되는 긴 여정이다. 따라서, 변화의 리더가 된다는 것은 자신과 조직의 변화를 위한 장기간의 투자이자, 결심이자, 실천이다.
변화를 고민하는 리더, 혹은 리더의 변화를 도우려는 사람들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은 애덤 그랜트의 '씽크 어게인'과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 그리고 칼 와익의 '신뢰받는 조직의 안전경영'이다. 특히, 칼 와익의 책은 원서 제목이 'Managing the Unexpected: Resilient Performance in an Age of Uncertainty'이다. 2007년에 나온 책이지만, 번역 제목을 바꾸어서 재출간해도 좋을 정도로 여전히 시사점이 많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6.14 Coaching Leader가 된다는 것 ⑥ _ MZ 세대는 그 누구보다 피드백을 원합니다?
피드백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아니, 피드백을 왜 해야 할까요?어쩌면 직장 생활 속에서,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피드백이라는 단어를 떼어 놓고서는 절대 살 수 없는 것 같습니다.그런데 피드백을 해야만 할까요? 라는 질문에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기를 꺼려하시죠.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피드백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에게도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해야 하는 팀장님들을 만나 그분들의 고충을 이야기 듣기도 합니다.'꼰대처럼 들릴까봐.' '요즘에 피드백 하자고 하면 다들 이상하게 본다.' '팀장이 더 왕따 당한다.' 라며 피드백 알러지를 겪고 계시더라고요. 특히, 피드백 미팅을 하고 나서 팀원들을 마주치기가 불편해서 일찍 자리를 피한다고도 하시고요. 팀장님들의 이런 마음을 팀원분들은 알고 있을까요? 어쩌면 요즘 우리들의 직장 생활속에서 피드백을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은 팀장님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그런데 피드백은 정말 필요하고, 꼭 해야 합니다. 만약
단 하나의 이유를 이야기 하라고 한다면 '성장하기 위해서' 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피드백은 크게는 2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피드백과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피드백으로요. 그리고 행동을 이끌어 내는 피드백은 잘하고 있는 행동이 지속되거나 더 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강화되도록 하는 Recognition (인정, 칭찬, 지지적 피드백)과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Feedback (발전적 피드백) 으로 나뉘게 됩니다. 두가지의 피드백의 공통점은 피드백을 받은 사람의 행동이 바뀌게 되는 것이죠.
제가 다녔던 회사는 2곳 이었습니다. 한 곳은 대기업이었고, 한 곳은 스타트업이었죠. 첫 회사였던 대기업에서는 창립 30년 만에 10조 이상의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단 하나의 이유를 꼽자면 피드백이었고, 피드백을 성과 평가 대화 뿐만이 아닌 개인의 성장, 일하는 방식의 변화, 전략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활용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계열사의 CEO와 HO / FO 책임자 3명을 원팀 경영진이라고 부르는데, 이 3명은 1년 시간 중 50% 이상을 피드백과 피드포워드에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이거든요. 저 또한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를 사용하는 삶을 살아왔고요.스타트업에서도 동일합니다. 처음 이직을 하고 회사를 가보니 솔직히 피드백이라는 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거의 없었습니다. 아니, 개인의 피드백은 있었지만, 동료들과 함께 하는 피드백과 리더와 함께하는 피드백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네요. 그런데 CEO부터 대부분의 직원들이 MZ 세대로만 구성되어 있는 스타트업에서 피드백이 정착되는 것이 너무 쉬웠습니다. 이유는 가치관과 피드백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몇 가지 MZ 세대들이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피드포워드는 피드백을 조금 더 세분화 시킨 방식으로 피드백은 과거의 활동을 돌아보며 잘한 것과 개선점을 찾아내는 피드백과 미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변화할 요소를 찾아 행동으로 변화하는 피드포워드로 나뉘게 됩니다. )'MZ 세대들은 피드백을 받고 싶어하지 않아.'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 마다 '그런 오해는 누가 만들어 내나요?' 라고 웃으며 문의를 다시 드립니다. 저는 단언하건데 MZ 세대 만큼 피드백을 원하는 세대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MZ 세대들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이 부족한지를 궁금해 합니다. 또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죠. 저는 MBTI가 갑자기 활성화 되는 이유 중에 하나도 바로 MZ 세대들이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MZ 세대들이 정말로 피드백을 좋아할까? 저는 4가지의 장치만 만들어 놓으면 된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우선 그중 3가지의 내용을 (밀레니얼 세대가 일터에서 원하는 것, 제니퍼 딜 / 박영스토리, 2017.)에서 한번 가져와 볼께요,MZ 세대들이 원하는 피드백 문화**1. 이의제기 91%**이는 피드백 결과가 자신의 생각과 다를 때 팀장과 그 이유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의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존과 같이 팀장에서 전달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팀장의 생각은 그래?' 그럼 '내 생각은 이래' 라며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죠.이를 위해서 저는 챌린지 (성과 평가에 대해 본인이 동의되지 않을 경우, 인사팀에 자신의 성과 결과를 공유하며 재평가를 요구)와 인사 위원회 (팀장 1인이 평가하는 것이 아닌, 협의체를 구성하여 팀장의 평가를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전 직원의 평가를 검토) 를 통해서 조금은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었습니다. **2. 상사 피드백 64%**이 부분은 간단합니다. 팀원만 피드백을 받는 것이 아니라, 팀원도 팀장을 피드백 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다는 부분이죠. 이를 위해서 조직은 많은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합니다. 팀장들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상향 리더십 평가, 그리고 제가 특별하게 적용한 것은 CEO 피드백 이었습니다. 다른 직원들보다 많은 피드백을 CEO가 받으면서 자신이 잘하고 있는 부분과 개선점을 노출하고, 직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되는 상황을 만들면서 구성원 모두가 피드백을 조금 더 받아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때 1년 정도 피드백 세션을 가졌던 CEO는 1년 후 어떠세요? 계속 할까요? 라는 제 질문에 "네 피드백 계속해야죠. 다 저 잘되라고 해주시는 이야기 잖아요. 많이 피드백 받고, 저도 성장할께요." 라며 소감을 이야기 해주시기도 했습니다. **3. 성장 기대 54%**MZ 세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성장과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들만의 성장과 성공에 대한 기준이 있을테지만요. 그래서 MZ 세대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나의 성장과 성공을 위해서 OOO 해주세요.' '그게 나에게 무슨 상관이에요?' 라고요. 모두는 아니지만 저는 많은 이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성장을 1 ON 1 Conversation (팀장과 과업에 대해 상시로 하는 피드백 미팅)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피드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 / 반기 / 분기 / 월 / 격주 / 주간 단위로 1 ON 1 을 하면서 각각에 맞는 주제로 팀장과 팀원이 대화를 나누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팀장과 팀원이 서로의 특징, 기질에 대해 이해하고 과업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실제 변화를 경험하게 되기도 하고요. 이를 통해서 팀원의 성장은 매일 매일 1%씩 변화하게 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하나를 더 이야기 드리고 싶네요. 그것은 모든 구성원들이 피드백이 왜 필요한지? 피드백을 왜 주고 받아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최근 한 대기업의 팀장 교육을 진행하며 참석한 모든 팀장님들에게 물어본 말이 있습니다. '혹시 팀원들은 피드백에 대해서 어떻게 알고 있을까요? 이런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있을까요?' 이 질문에 모든 팀장님들은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을 거에요. 피드백은 평가라고 알고 있을 거에요.' 라고 말씀 하시더라고요.피드백에 대한 오해는 어쩌면 이렇게 팀원들이 '다 알고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부터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피드백은 필요합니다.저는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서 피드백을 빼놓고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 위의 4가지 장치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우리 회사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이 있나? CEO와 상사가 피드백을 받고 있나? 피드백을 기대하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나? 그리고 피드백에 대해 모든 직원들이 이해하고 있나? 에 대해서 말이죠~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