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90년대 중후반에 대학을 다녔는데, 당시 캠퍼스에서 떠돌았던 추천 교양서 목록이 있습니다. 어떤 책들인지 모두 잊었는데 웬일인지 두 권의 책은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와 에드워드 핼릿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입니다. 저는 『철학 이야기』는 아직 읽지 않았고 『역사란 무엇인가』는 서른이 넘어서야 읽었습니다. 이 유명한 카의 역사철학서는 20세기 후반 내내 인기를 끌었던 책이었죠. ‘카의 의의와 한계’라는 주제로 정리한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의 역사학의 큰 줄기를 잡게 된다는 말을 어느 역사학자에게서 들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