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근로자대표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①
주52시간제 시행으로 기업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비롯한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원들의 유연근무제 활용 비율이 크게 늘어났다.대부분의 유연근무제도는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나 협의 등을 요건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제도를 도입하면서 근로자대표와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자대표를 선정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합의서 미작성이나 잘못된 근로자대표 선정 시 유연근무제도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근로자대표는 중요한 이슈이다. 근로자대표는 개념 , 중요성근로기준법 제24조 제3항에서는 근로자대표에 대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은 사용자에게 법령에 명시된 사항에 대해 근로자대표와 협의 또는 합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서 일부 제도를 시행할 때에는 반드시 근로자대표가 필요하다. 근로자대표는 선출방법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다면 해당 노동조합이 근로자대표의 지위를 갖는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대표자, 노동조합으로부터 대표권을 위임받은 자는 당연히 근로자대표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다면 근로자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법령에서는 근로자대표를 선정하는 절차나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어떠한 사안에 대한 대표권을 행사하는지에 대해 근로자에게 주지시킨 상태에서 근로자의 의사를 모으는 적당한 방법이면 충분하다. 의사를 모으는 방법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보장되는 한 회람을 통한 서명도 가능하고, 반드시 직접 투표에 의하지 않아도 되며, 1인의 대표는 물론 복수의 근로자대표를 선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과반수를 판단하기 위한 근로자 범위근로자 과반수를 판단하기 위한 근로자의 범위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체 근로자’에서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2호의 사용자를 제외한 인원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근로자와 사용자의 이중적 지위를 갖는 자, 즉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근로자대표의 역할각 법령별 근로자대표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있어 서면합의‧동의‧협의의 역할을 한다.참고로 합의‧동의‧협의는 법령에서 사용할 때에는 ‘합의’는 상대방과 의사를 합치해야 할 때에 사용하고, ‘동의’는 상대방에게 찬반의 의견을 구할 때 사용하며, ‘협의’는 주로 상대방의 의견을 구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법적 의미에서 차이가 있다. 실무적으로는 합의할 때에는 양 당사자 서명날인을 통해 이뤄지고, 동의는 의견을 구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서명날인 절차를 통해 이뤄지며, 협의는 말 그대로 양 당사자의 협의,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는 차이로 구분해볼 수 있다.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가 필요한 사항근로시간, 휴가, 휴일 등에 관한 근로조건 결정에 있어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해야 한다. 근로자대표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제도를 설정‧변경하거나 퇴직연금규약의 설정 시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참고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근로자대표는 근로자의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과반수 조가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근로자대표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 시 해고 회피방법과 해고 기준, 임산부와 만 18세 미만 근로자의 야간‧휴일근로를 위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요청 시 그 시행 여부와 방법 등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 협의해야 하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 감소를 위한 대책 마련 시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해야 한다.
김동미 in 인살롱 ・ 2022.10.10 조용한 퇴사(사직)는 왜 생겨날까?
미국에서 시작된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가 유행이다.조용한 퇴사는 실제 퇴사는 하지 않지만, 직장에서 마음이 떠나서 최소한의 업무만 유지하려는 태도를 의미한다.지난 7월, 틱톡을 통해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엔지니어 자이드 펠린이 'Quiet Quitting(Quitting the idea of going above and beyond at work)' 라는 신조어를 쓰면서'work is Not your life. Your worth is not defined by our productive output(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시초가 되어 조용한 퇴사는 빠르게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소위말해 '주어진 일 이상의 일은 하지 않고, 적당히 일하겠다'라는 것이고,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된다'라는 것을 의미한다.왜 조용한 퇴사가 생겨나는 것일까?주어진 일 이상의 일을 하지 않겠다, 라는 것은 그동안 주어진 일 이상으로 일을 많이 부여받았고,일의 성과가 곧 직원의 가치인것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성과주의가 실제 '나'에게 '성장'이나 '보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즉, 번아웃과 조직의 성과주의 등이 복합적으로 조직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냈고, 이에 따라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불만을 이야기하고 개선할 수 없는 조직문화,구조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직원 갈아넣기식'의 성과주의,좋게 '포장하려는' 모습에서 실제 성과나 문제점은 모두 드러나지 않게 묻어 버리는 '광팔이' 현상,직장 내 오피스 빌런들을 '충신'처럼 여기며 진짜 충신들을 퇴사하게 만드는 눈가리고 아웅의 관리자,이들이 모여 직원들로 하여금 조직에서 '체념'하게 만든다.회사에서 나는 '자리를 채우는 사람'으로만 남아있겠다, 회사에서 나는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겠다'라는 마음으로,회사와 적당한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조용한 사직'을 하는 사람들은 조직을 묵묵히 지탱하고 있는 '착한' 구성원이자,조직에 대한 체념을 경험한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조직은 이러한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다수의 구성원이 '조용한 사직'의 마인드를 가진 마인드의 회사라면,해당 조직의 의사 결정자는 매우 편할 것이다.조직 내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모든 결정에 '네'라고 대답할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거꾸로 현재 모든 결정에 '네'라고 이야기하는 구성원들로 가득하다는 것은,해당 조직이 '조용한 사직'의 문화를 종용하고 있는게 아닌지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10.12 #1 스타트업 OKR 실전 도입기 - 돗자리부터 까시죠?
"OKR이라는 게 있다는 데... 그거 우리 조직도 도입 한 번 해보세요"
"아... C"
저렇게 훅훅 던져 놓는 대표만 보면 마음이 답답해집니다.
뭐라도 좋아 보이는 건 죄다 우리도 해보자며 덤벼드는 대표님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물론 대표님의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만 대표님은 실무자의 마음은 1도 몰라주는 것 같아 야속하죠.
억울하면 내가 대표를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OKR이라는 영어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봤습니다.
Google Again...?
세르게이 브린, 레리 페이지 그들의 이름이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구글입니다. 얘들은 도대체 정체가 뭘까요? 구글 정체는 커녕 OKR 정체도 요원합니다. 책을 하나 샀지요. 존 도어라는 사람이 쓴 책입니다. 약력이 어마어마합니다. 무려 벤처투자업계의 '워렌 버핏'으로 통하는 사람이며, 실리콘벨리에 OKR을 전파한 장본인이라고 합니다. 한국 사람 몇 명도 책을 썼습니다만 일단 오리지널(?)을 봐야 할 것 같아 존 도어 책을 주문했습니다. 책을 한 권 다 읽고 보니 어느 정도 개념은 잡힙니다.
"아~ 그래~ 그런 말이구나..."
근데 뭔가 빠진 것 같아요.
"근데 얘를 어떻게 우리 회사에 입히지?"
머릿속으로 이해하는 것과 실제 그것을 우리 조직에 적용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 대표와 직원, 엄마와 아빠의 차이만큼 간극이 큽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표님이 잠깐 스치듯이 가볍게 던진 질문을 '가장'하며, 다시 묻습니다.
"OKR 준비는 잘 돼가고 있나요?"
뇌 정지가 왔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저히 감이 오질 않습니다.
대충 얼버무리고 바보인 척 연기를 해야 하는데, 바보인 척 연기를 하기엔 배포가 없는 쫄보입니다.
"네, 이것저것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중으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공유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말았지요. 오히려 머리가 맑아졌습니다.
어떻게든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대표님 머릿속에 그려줘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친구를 포함하여 여러 명에게 경험을 묻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서칭은 물론이고 타사 사례도 뒤지도 또 뒤졌지요.
그러나 인터넷은 주로 글쟁이들이 적어 놓은 '말말말'이 90% 이상입니다.
'OKR의 개념, OKR vs BSC, OKR vs KPI' 등등
지식 자랑만 늘어놓는 전문가들이 열에 아홉... 막막합니다.
그래서 그냥 내 마음대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도입도 그 성패에 대한 책임도 결국은 저의 몫, 기꺼이 십자가를 짊어 지기로 결정했습니다.
레퍼런스를 모으고 모아 실행을 위한 작전과 계획을 세웠습니다.
OKR 도입은 고려해야 할 게 많았습니다.
OKR은 다름 아닌 목표를 달성하는 도구이다 보니 팀의 성과, 개인의 성과 등과 연관이 됩니다. 성과와 연관되면 자연스럽게 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 평가를 하게 되면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으로 확장됩니다. 이러한 이후의 작업들과 연계되지 않은 OKR 도입은 조직에 큰 혼란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아니 있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만반의 준비를 하였지요.
모든 제도 도입이 비슷하겠지만 도입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사항을 두 개 설정하였습니다.
'명확성' & '정확성'
그리고 이 핵심 원칙 두 개를 기반으로,
구성원과 얼마나 세밀하게 소통하느냐
가 관건이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OKR은 우리가 해야 할 것(WHAT),
'명확성'과 '정확성'은 OKR(무엇)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핵심 전략(HOW),
구성원과 이를 어떻게 세밀하게 소통하느냐는 성공적 도입을 위한 핵심 전술(세부 지침이나 방법; Principle.원칙)
이번 글에서는 OKR 도입을 위한 최초 작업 즉, 명확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맥락 세팅 방법(전략 실행 노하우)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드려보려고 하는데요.
저는 현재 약 30여 명 규모의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대충 도입해도 되지 않냐?라고 생각하진 않으시겠죠? ㅎㅎ
작은 규모이니 대기업보다 제도를 도입할 때 유연성 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러한 제도 도입에 있어서는 유연성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OKR은 우리의 목표 달성을 돕는 도구이자 성과, 평가, 보상 등의 조직에서 구성원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제도와 연관성이 높습니다. 이에 더욱 섬세하고 꼼꼼한 접근 그리고 일관성 있으며 예측 가능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제가 첫 번째로 한 것은, 구성원에게 현재 OKR 도입을 준비 중이며, 도입을 위해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고 미리 메신저 채널에 공개하였습니다.
내용 작성 시 반드시 들어가야 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왜 도입하는가? (우리 회사에서 OKR이 필요한 이유)
2) 앞으로 3개월 간 도입을 위해 구체적으로 무얼 하려는가?
3) 그래서 구성원들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4) 3개월 이후에는 어떤 일들을 계획 중인가?
등의 내용입니다. 맥락을 세팅하는 과정으로 내부 고객인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내용에 집중하여 선제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의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하고, 추후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인데요. 이러한 사전 공개가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까요?
아래의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비자의 참여도를 높이는 모델을 참고하시면, 매우 효과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경험 상 준비를 철저히 하고 사소한 커뮤니케이션을 잘못하여 실패한 사례가 몇 번 있어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제도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서는 세밀하고 꼼꼼하고 사려 깊고 친절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입니다. 그래서 이런 사전 공개를 한다면 매우 효과적이죠.
소셜 미디어 참여의 사다리 (Social Technographics Ladder)
구성원에게 사전 공개를 하고 난 뒤, 두 번째로 한 것은 OKR의 개념 설명 자료 배포였습니다. 이미 대략적인 맥락 세팅 작업을 하였기에 OKR 개념 설명 자료가 배포되어도 구성원들은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아~ 이게 OKR 이야? 이런 뜻이었어?"
정도로 받은 자료를 읽어 보시죠. 이 두 번째 단계에서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연결'인데요. 무슨 말이냐 하면 OKR 관련하여 문의 사항이 있는 경우, 바로 확인 가능한 창구를 열어 놓는 것입니다. 이런 창구가 없다면 구성원은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묻지 못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참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두 번째 단계에서 반드시 OKR 관련하여 여러분들께 구성원이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도록 채널과 소통 방법을 명기하여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자료를 배포하셨다면 다음 단계는 구성원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설명회를 가지는 것입니다. 이는 회사 인원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가능 여부가 다를 텐데요. 원칙은 대면하여 구성원에게 구두로 설명을 하는 것 그리고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첫 번째는 구성원의 이해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구성원의 수용 정도를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그들의 질문 수준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그들이 질문하는 태도 등을 보면 제도의 수용도 정도를 가늠할 수 있죠. 물론 정확히는 아니지만 이러한 자리를 통하지 않으면 그나마 우리가 알아야 할 정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게 됩니다. 다른 방법보다 가장 확실한 것은 구성원의 표정을 보는 것이에요.
만약 설명회를 가지지 못하는 환경이라면 설문을 실시하는 등으로 구성원의 피드백을 공식적으로 받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죠. 그리고 받은 피드백에 대한 코멘트 등을 첨언하여 구성원 전원과 공유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해야 명확하고 정확하게 소통할 수 있고, 이러한 지난한 작업을 하지 않는다면 제도 도입 이후에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회 등을 통해 구성원의 피드백을 받으셨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도입 단계, 즉, OKR을 일상에서 구성원분들이 실제 일하는 방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단계입니다.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위해 다음 글에서 계속 말씀드려도 될까요? ㅎㅎ 눈이 침침하니 다음 화에 계속~
인살롱 in 인살롱 ・ 2022.10.12 '조용한 퇴사'에 대한 생각 (직원 개인 측면)
대 퇴사(Great resignation)라는 말이 유행하더니 이제는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라는 단어가 관심을 받고 있다. 대략적인 의미는 직장에서 '돈 받은 만큼만' 일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성공을 꿈꾸지 않고, 여가를 활용해서 자기 삶에 더 충실히 하고자 한다. 왜 이런 단어가 튀어 나온 것일까? '기성 조직'의 한계, 개인의 달라진 니즈에서 기인했다고 본다.첫째, 조직의 성장세 하락이 개인의 성장 가능성을 축소한다. 커져 버릴 대로 커진 조직에서 이제 더 이상의 확장은 어렵다. 새로운 신생 조직은 없고, 자리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위에서부터 버티기에 들어간다. 아래에서 올라갈 틈이 별로 없어 보인다. 가능해 보이지 않는 결말을 꿈꿀 사람은 많지 않다.둘째, 조직 내 인사 평가에 대한 공정성은 여전히 부족하다. 개인의 성장 욕구는 역대 최고지만, 평가 공정성은 개선 속도가 이에 부응하지 못한다. 공정성은 기득권 세력이 권력을 놓아야만(권력을 분산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인사 혁신은 이뤄지지 못한다.셋째, 조직 운영의 유연성은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원격근무와 관련한 갈등이다. 경영진은 이렇게 해도 일이 제대로 될까 하는 불안감이 있고, 직원은 답답한 마음으로 이를 쳐다본다. 실은 통제권을 잃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고, 코로나 사태로 확보한 자율성을 놓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바닥에 흐른다. 조직과 개인의 충돌과 부조화에 따른 현상인 만큼 양측 모두의 개선 노력이 있어야 한다. 기성 조직의 이슈는 구조에서 기인한 만큼 단시간 안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개인 측면에서 먼저 살펴 보고자 한다.'받는 만큼 일한다'라는 말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게 들린다. 노사는 '노동계약'을 통해 시간과 노동의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관계다. 원칙적으로 받는 만큼 일하게 돼 있었다. 승진을 위해서 더 일하게 강요된 측면이 있고, 개인 간의 경쟁도 과거엔 꽤나 있었다. 지금은 성공할 가능성이 작은데 몸 바쳐 일할 필요는 없다고 느낄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회사에서 하는 일이 진정으로 자신의 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기업 평판 사이트 블라인드를 종종 본다. 별점이 아주 낮은 기업이라도 이런 문구가 보인다. '워라밸은 가능한 회사' 여기서 말하는 워라밸은 칼퇴근을 말한다. 대부분 의미하는 바가 그렇다. 사실 워라밸은 일과 개인 둘 간의 조화이다. 조화가 되는 대상은 양립해야 한다는 의미인데, '워라밸 = 칼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회사 일과 개인 일을 '대립적' 시각으로 보고 있다. 마치 감옥에 있다가 퇴근 시간 '땡' 하면 자유인이 되는 사람처럼 말이다. '조용한 퇴직'에도 그런 느낌이 드는 건 과한 걸까?개인의 발전을 위해 조직을 이용하든, 일과 외 시간을 활용하든 찬성하는 바이다. 주되게 일하는 공간에서 하는 일이 본인의 발전과 크게 상관 없는 것이라면 흥이 나지 않고, 효율적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은 이전 조직에서 성과를 낸 사람, 즉 검증된 사람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또한 '일한 만큼 일했다'라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이 판단한다는 것을 염두해둬야 한다. 앞으로 몇 년은 더 큰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다. 회사에선 누구를 먼저 내보낼까?문득 요즘은 잠잠해진 '파이어족' 열풍도 비슷한 맥락이 있다고 본다. 이른 나이에 빠르게 벌고, 빠르게 퇴직하자는 것인데, 우선 우리는 너무 오래 산다. 퇴직(?) 후 버텨야 하는 시간이 길다. 그리고 빠르게 모으기 위해선 젊은 시절 궁핍한 생활을 각오해야 한다. 투자를 통해 단기간 안에 큰 돈은 벌 수 있을 것 같지만, 돈을 잃은 다수는 침묵하고 있기에 특이한 케이스가 부각되어 보일 뿐이다. 성공한 파이어족이란 사람들도 실상은 다니기 싫은 직장을 벗어났을 뿐이지, 돈을 벌기 위한 나름의 일(책을 쓰거나 강의를 하거나 유튜브를 하거나)은 하고 있다. 결국, '하기 싫은' 일에서 탈출 하는 것으로 귀결되는데, 하기는 싫지만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는 쪽으로 도움되도록 하는 것이 파이어족이든, 조용한 퇴직이든 핵심이 돼야 한다.당신과 평생을 가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전문성이다.사진 출처: @storyset at freepix
인살롱 in 인살롱 ・ 2022.10.12 비영리 회사의 개인 평가
회사 성장에 따른 병폐회사도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생애 주기처럼 창업기 - 성장기 – 성숙기 – 쇠퇴기를 맞이하고, 각 주기별 특징이 있습니다. A회사는 빈민 구제를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회사입니다. 가난과 빈곤으로 힘들어 하는 인류를 위해 뜻이 있는 고마운 사람들의 후원금을 받아 전달하는 활동으로 시작했습니다. 초기 10명이 마음을 모아 시작된 이 회사는 경제적 풍요 속 많은 후원자의 참여와 지원으로 성장을 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후원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닌 낙후 지역의 단체와 연계하여 인프라 개선, 학습 지도, 자연 보호 활동까지 영역을 넓혀 나갔습니다. 인류 사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신념으로 이들은 좋은 학벌과 젊음을 뒤로 하고 오지를 다니며 고개 숙여 부탁하며 뛰고 또 뛰었습니다.A회사는 나날이 성장하여 10여명이 500여명이 되었습니다. 조직도 사업 영역에 따라 세분화 되었고, 국내 중심의 활동이 전 세계로 확대되었습니다. 조직과 인원이 증가되면서 서로가 하는 역할과 일도 달라지고 모르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일이 복잡하고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일선 현장과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뿐 아니라 이들을 관리하는 조직 책임자가 필요로 했고, 후원금을 받고 사용하는 부서가 아닌 지원하는 부서, 담당하는 지역도 대도시부터 지방, 해외 오지까지 넓어지게 되었습니다.처음에는 일 그 자체가 좋아 A회사를 지원하여 근무하던 직원들이 관리자가 되기를 원하고, 지방이 아닌 서울에서 근무하길 원하게 되었습니다. 민간 기업에 비해 떡 없이 낮은 수준의 급여와 복리후생 조건에 대해 불만이 없었는데, 처우개선을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모두 다 열심히 일했던 초기 회사의 분위기가 아닌 적당히 일하는 직원이 있어 조직 내 갈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부서와 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조직 차원의 업무 추진이 아닌 아는 사람 중심의 일 처리가 관행화 되면서 회사 내에 보이지 않는 끼리끼리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회사가 매년 실시하는 근무 순환에 대한 불만이 많아지고, 젊은 직원들의 퇴직과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회사의 전 직원 평가제도 도입A회사는 직원들의 근무지와 승진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고자 전 직원 평가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평가 결과를 통해 도시와 지방, 오지 근무를 결정하고, 지금까지 체류년수를 중심으로 승진해 오던 관행을 깨고 평가 결과의 비중을 높였습니다.매년 자신이 한 업적을 적어내게 했고, 관리자들이 모여 적어낸 업적을 중심으로 평가를 해서 탁월, 우수, 보통, 부족으로 나누었습니다.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은 직원만 승진과 관리자가 될 수 있도록 했고, 대도시 근무 역시 우수 등급을 받아야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제도를 도입하기 전, 충분한 사전 의견 조율이나 프로세스별 현업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인사부서가 일방적으로 결과물 중심의 업적을 적어 내는 형식으로 했습니다.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관리자들이 모여 산하 직원을 등급을 부여하고, 개인들에게는 그 결과를 통보하지 않았습니다.제도를 도입하고 3년이 지났습니다.직원들은 자신의 평가 결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구는 대도시로 이동을 하고, 누구는 관리자로 승진하는 것을 보며 갈등과 불만이 고조되었습니다.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현 제도의 개선을 요구했습니다.**비영리 회사의 개인 평가 어떻게 할 것인가?**비영리 회사의 팀장을 대상으로 역할과 조직관리 강의를 하며 세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회사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모습과 목표는 무엇인가?- 무엇이 조직과 구성원을 한 방향 정렬시키며 동기부여 하게 하는가?회사가 평가 제도를 도입하고 구성원을 서열과 등급으로 나누어 차별 대우를 하면 갈등과 불만으로 신뢰가 깨지며 팀워크가 약해지는 부작용은 있지 않을까요?사실 민간 기업은 평가는 수단이며 본질은 성과관리입니다. 성과관리의 목적은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 성과(이익)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성과관리의 요소는 목표 설정과 조정, 발표와 점검 및 피드백 면담을 통한 과정 관리, 기록에 의한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입니다.민간기업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조직과 구성원이 성장을 하고, 회사가 지속 성장하도록 성과가 창출되도록 하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회사의 지속 성장입니다. 조직과 구성원이 성장해야만 합니다. 조직과 구성원이 한 방향 정렬을 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를 공유하고, 바람직한 모습과 목표를 추구하고, 이를 실행하는 조직과 구성원의 열정입니다.이는 조직과 구성원의 서열을 구분하고, 등급에 따른 차별화된 보상, 승진, 이동 배치를 해서는 절대 생겨나지 않습니다. 비영리 회사의 경우에는 조직과 구성원이 갈등을 유발하고 일에 불만족을 야기하는 평가제도 보다는 미션, 비전, 핵심가치가 중심인 가치관 경영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물론 역량과 업적이 뛰어난 직원과 그렇지 못한 직원 간에 차이는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가치관을 뛰어 넘어 갈등의 요인이 되지 않도록 목표 설정과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비영리 회사의 업의 본질을 인사 담당자가 잊어서는 안됩니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2.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