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다운, 아이 컨택
어쩌면 우리는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
회사라는 신
(scene)
에 함께 등장한 미숙한 배우들 일지 모른다
.
그러니
,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진심 어린 인사말 한마디 건네지 못할 이유가 없다
.
✱
오래지 않은 일로 기억한다
.
당시 어느 국내 정치인의 공항에서의 행동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
이때를 놓칠세라
,
반대 세력에서는 수위를 높여 공격을 했다
.
그 국회의원이 했던 행동은 공항 출국장을 나오며 수행원인 듯 보이는 사람에게 바퀴 달린 여행가방을 쓱 밀어 전한 것인데
,
그 자체보다 그의 시선 처리에 더 큰 질타가 쏟아졌다
.
쳐다보지도 않고 넘겼다 해서
,
이 행위는 한동안
‘
노룩 패스
’
라는 신조어로 더 유명해졌다
.
상대를 바라보지 않고 하는 행위를 일컫는
‘
노룩
(No Look)’
은 본래 패스가 오고 가는 협력의 스포츠에서 상대를 속이기 위한 전략적 행동을 말한다
.
실제 시선은 다른 곳에 두면서
,
패스는 원하는 방향으로 하는 것으로
,
일종의 기만행위다
.
하지만 여기서 이야기하는 노룩은 소통의 관점에서
‘
상호존중이 결여된 행동
’
을 상징한다
.
국내 한 소통 전문가가 칼럼에 소개한 바에 따르면
, ‘
노룩은 상급자의 갑질에 기반하며 상대를 사람이 아닌 기능성 도구로 간주함
’
을 의미한다고 한다
.
노룩 패스
,
노룩 착화
(
스스로 장화를 신고 벗지 않고 수행원이 도와준 경우
)
와 같은 사례는 일명
‘
갑질
’
로 분류되는 권위의 남용이라 볼 수 있지만
,
조직에서 반드시 명령과 복종의 관계에서만 나오는 행위는 아니다
.
상호 존중의 결여는
,
직급과 상황을 막론하고 가장 흔히 벌어지는 사내 소통 장애의 원인일 것이다
.
.caption id="attachment.20663" align="alignnone" width="500". - 농구에서의 노룩(no-look) 패스 (NBC Sports)./caption. ✱
*‘…
소중한
것일수록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실천해야
함을
압니다
.* *하지만
,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 *영혼
있는
인사가
그런
것
같습니다
’*
*.
영혼
있는
인사
,
홍석환의
3
분 경영
中*
거의
매일
다양한
주제로
HR
관련
유익한
메시지를
정리해
보내주시는
분이
계시다
.
그중
최근
소개한
‘
영혼
있는
인사
’
란
제목의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
본문에
소개된
몇
가지
사례
속에서
우리의
이상적
일상이
보였다
.
그리고
,
눈을
거의
마주치지
않고
기계적으로
인사를
받는
동료가
있는
,
답답한
일상도
떠올랐다
.
✱
공유하는 엘리베이터를
1
층에서부터 함께 탄 타인이 우리 회사 직원인지 아닌지 모호할 때가 더러 있다
.
그래서 눈치를 보다가 그들이 누르는 층을 보고 인사를 하곤 했다
.
그러다가 적절한 인사의 타이밍을 놓치기도 해 그냥
‘
애매하면 인사하기
’
를 한동안 해 봤다
.
같은 아파트 같은 층의 이웃을 마주쳐도 서로 모른 체하는 것이 기본 매너인 요즘
,
그런 무조건 인사는 오히려 타인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아
‘
애매하면 인사 안 하기
’
가 더 편해지게 됐다
.
그런데 그런 게 습관이고 싶지는 않아 최근에는 다시
‘
눈 마주치면 먼저
(
공손히
)
인사하기
’
를 실천하고 있다
.
아직까지는 썩 괜찮다
.
여전히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는 동료도 더러 있지만.
✱
기본적인 비즈니스 매너가 우리나라 회사들의 특징적이고 보수적인, 적체된 문화로 오인받는 경우가 많다. 업력이 상대적으로 짧은 회사들이 해외 유명기업의 문화를 주요 가치로 표방하며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왜곡해 상호존중의 상징으로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그 오해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해외에서 직접 그들과 일해보며 알게 된 것은, 성숙한 조직문화의 자유로운 소통 실현에는 구성원의 기본 소양이 반드시 요구된다는 것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 회사생활은 한국 문화가 전혀 없는 외국의 한 기업에서 시작했다. 입사 후 비즈니스 매너부터 배웠는데, 업무상 소통은 역시 현장에서 다른 직원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이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돌이켜 보면, 그들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상황 속 상호 존중의 원칙은 간단했다. 첫 만남의 자리든 격식 있는 프레젠테이션이든, 모든 타인을 대하는 비즈니스 상황에서 소통의 기본은 눈을 맞추는 '아이컨택(eye contact)'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눈을 마주치기 어려워하는 상대나 대화 중 시선이 줄곧 다른 사물에 머물러있는 사람과의 소통은 불편하다.
.caption id="attachment.20658" align="alignnone" width="500". '나는 회의 전에 척추 치료를 받아야만 했었다'./caption.
✱
좀 더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라도 일은
제대로
처리한다면
서운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을
텐데
,
종종
업무상
소통에서
전혀
핵심이
아닌
주제에
가시
돋친
반응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커뮤니케이션을
볼
때면
안타깝다
.
‘
공지한 내용 잘 안보셨나봐요
?’
예전에 근무했던 한 회사에서 재무팀 직원에게 궁금한 것을 메신저로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와 적잖이 당황했었다
.
여러 번 살펴보았지만 역시나 정상적인 소통방식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 그의 태도를 지적했다
.
더구나 회사의 문화를 신경쓰는 사람 입장에서
,
아직 경력이 많지 않은 직원의 이런 태도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 일단 문제를 해결하고나서 그의 태도를 지적했다
.
의미가 통했는지
,
그의 진심어린 사과의 메시지를 받고 과거 유독 소통 매너에 엄격했던 한 팀장님이 떠올랐다
.
직급 없이 경어를 쓴다고 서로를 존중하고 있다는 착각은 마땅히 알려줄 사람이 없어 잘 몰랐다는 핑계와 맞닿아 있었다
.
상호 존중의 소통에는 권위의식
,
이기심
,
자존심 등 극복해야 할 장애물뿐 아니라 겸손
,
경청
,
예의 등 꼭 갖춰야 할 준비물도 있는데
,
이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갖췄다 하더라도 나 스스로가 타인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없다면 진정한 존중은 모습을 드러내기 힘들 것이다
.
.caption id="attachment.20657" align="alignnone" width="500". - 상호 존중의 we대한 방법./caption. ✱
문화 담당자라면 대다수의 직원이 상호 존중에 기반한 소통을 하도록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
먼저 소통 관련 기본 매너를 정리하는 것이 시작이 될 것이다
.
온보딩에 사수나 멘토가 존재한다면
,
그들이 올바른 소통 매너를 멘티에게 전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
상호 존중의 소통법
’
을 교육하는 것이 좋겠다
.
회사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이와 관련된 원칙과 사례를 소개하고
,
눈에 잘 띄는 곳에 포스터나 배너 등을 활용해 메시지를 노출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
그리고
,
담당자 스스로부터 의식적으로 눈을 맞춘 인사
,
눈을 바라본 소통을 실천해 본다
.
잘하는 인사란
,
그런 것 아닐까
?
최근 회사는 마치 유행처럼 유연한 근무환경과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면서도 실상은 대학 입시보다도 더 치열한 승자생존의 무대로 인식되고 있음을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
그 와중에
‘
훌륭한 인재
’
가 회사 가치판단의 한 축이 되는 요즈음
,
그런 동료들이 모였다 해도 서로를 대함에 상호 존중이 결여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것도 부정할 수 없다
. ‘
젊잖아
’
내지는
, ‘
아직 배움이 부족해서 그래
’
등의 적당한 타협으로 피해 갈 문제는 아니다
.
상호존중에서 비롯되는 소통의 기본은 우리가 대학입시
,
취업
,
고과나 승진을 위해 공부하는 것들보다 배우고 익힐 시간이 더 길었기 때문이다
.
.caption id="attachment.20656" align="alignnone" width="500". -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caption. ✱
다른 회사의 첫 출근을 앞두고 한 선배가 말했다
.
“
좋은 사회생활을 위해 이 세 가지만 기억해
. ‘
내 출근시간은 늘
30
분 이르다
,
만나는 모두를 마치 윗사람처럼 대한다
,
그리고 마주치는 모두에게
(
공손히
)
인사한다
’”
그가 사회라는 영토로 들어서는 신입사원에게 주고자 했던 것이 성실과 존중의 씨앗이었음을
,
한바탕 가뭄과 장마 같았던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어렴풋 알겠다
.
그 씨앗은 싹이 터 좋은 소통이라는 꽃을 피우고 있을까
?
✱
"너 옷에 뭐 묻었는데?"
"뭐?"
"인사 잘하신다 ㅋ"
"아 뭐야!"
영혼 없이 하는 인사보단 차라리 실없는 이런 장난이 낫지 싶다. 적어도 유쾌한 웃음은 주니까.
— 참고
*. ‘
영혼 있는 인사
’ (
홍석환의
3
분 경영
)*
*. ‘No Look
은
소통이
아니다
’ (
최진숙
, UNIST
기초가정부
교수
)*
심광수 in 인살롱 ・ 2022.10.25 커리어 고민할 때 가장 듣고 싶은 말
조직문화 & 사내소통 이야기 . 글: 준작가, 그림: 커피 . **"포춘 쿠키, 미래에 하고 싶은 일"**미래의 적성, 내가 무슨 일을 잘할지 미리 보는 시간. 자, 여기 있는 물건들 중 가장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시오. 실, 판사봉, 오만원권, 마이크, 연필, 청진기 돌잡이 용품6종 세트. 그때 무엇을 잡았었는지 기억하는가. 난 연필을 잡았다.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었을까.답이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 이유는 아마 세 가지 중에 있을 것이다.하나,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싶어도 후보가 몇 없다. 확신이 안 선다. 나한테 딱 맞는 일이언제 어디서 짠 나타날지 모르니까.둘, 내가 무슨 일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무슨 일을 할 때 기분이 좋고 만족감이 드는지 잘 모르겠다.최소한 지금까지 겪어 본 일 중에 없었거나 이미 잊었거나.셋, 있는데 말하기가 부끄럽다. 내 입으로 하고 싶다고 당당히 밝히기 쑥스럽다.다시 말해, 고민이 덜 된 거다.
**"물러도 되니 걱정 마. 바둑돌, 장기돌 뭐든 간에."**여기 답을 더 쉽게 찾도록 도와줄 힌트가 있다. 학창 시절 클럽 활동이나 동아리에가입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았다. 선택에 고민은 되었지만 친구 따라 강남 가듯 막지를 수 있었다. 우선 탈퇴가 자유로웠다. 대학 신입생 때 사진 동아리방 앞을 지나다당일 가입을 했다. 엉겁결에 한 거라 다음 날 흥미가 떨어졌다. 그냥 안 나가면 그만,손가락을 자를 필요도 없었다.엄마가 어디 학원 가고 싶니? 라고 물었을 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태권도, 합기도, 유도, 검도, 수영 또는 피아노, 미술.. 막상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안 해 봤다면 선택이 어려운 게 당연했다.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이거다 라는 선택이 쉽지 않았다. 결국 피아노, 미술, 논술 학원을 다녔다.태권도, 검도, 수영은 성인이 되어서 배웠다.스무 살 겨울에는 화실도 다녔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처음 가본 도시에 가듯설레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하루 종일 난로 앞에서 흰 캔버스에 그렸다 지웠다를반복하는 게 전혀 지겹지 않았다. 재미있었다. 흘러나오는 라디오 사연은 덤이었다.지나는 시간만큼 그림이 점점 완성되어갔다.스물세 살 태권도를 배우러 간 첫날, 관장님은 내가 창피할까 봐 흰 띠나 노란 띠가 아닌파란 띠를 주었다. 난 바로 파란 띠가 된 게 기분 좋아 신나게 발차기를 남발했다.내게는 이 모든 것이 취미였다. 나한테 잘 맞는 취미인지는 막상 해 봐야 알 수 있었다.
**"중간에 막 바꿔치기해도 된다."**엄마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 상황을 90도 돌려 새로운 면을 가정해 보자.한 달 동안 무료 체험 코스로 아무 곳이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조건이 있다.희한하게 선택이 재밌어진다. 난 한 번씩 다 경험해보고 싶을 것 같다.뷔페도 괜히 안 먹어 보면 손해 같으니까. 그럼에도 한 두 개 종목은 처음부터기대도 안 할 것이다. 마트 시식 코너에서 유혹을 참을 때처럼 먹을까 말까 갈등되는 종목,아예 마음속에 두세 개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그러나 체험 후 우선순위가 확 바뀌는 마법이 일어난다. 특히 신기한 게 다른 종목들과자꾸 비교가 되면서 흥미를 끌리는 게 있다. **이 과정을 난 수집이라고 명하고 싶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수집하는 것. 느껴지는 기분, 감정, 웃음 하나하나를 모으는 일이었다.**점차 차곡차곡 쌓여 나의 길을 결정하는데 아주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난 공대와 경영대 전공과 별개로 관심 있는 교양 과목을 수강했었다. 철학, 문학, 가정학,의류학, 공연예술학, 연극, 미술, 인간관계, 상담, 문화콘텐츠, 매너, 호텔, 언어, 벤처, 정치학..**모두 나의 관심분야였으나 알면 알수록 어떤 건 더 깊어지고 다른 어떤 건 옅어졌다.**스스로가 낯설 때도 있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나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때가 그랬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자꾸 새로운 게 나오니까백 살을 살아도 이런 상황을 계속 만날 거라는 걸,그냥 인정하고 또 시작하는 게 좋다.
"괜찮으니 하고 싶은 일 해.”대학교 특강 중 한 여학생이 질문을 했다."저는 화학 공학과를 전공했는데요. 인사 직무에 관심이 있어서요. 지원해도 될까요.. 안 되겠죠?"이럴 때 나라면 듣고 싶은 말이 있다."괜찮으니 하고 싶은 일 해! "바로 이 말이다. 현재 전공과 희망 직무가 맞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난 도전하라고 답했다.전공이 맞지 않으니 떨어질 거라고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보다 나으니까.실제로 화학 회사에 지원하면 인사 직무를 지원했더라도 서류를 통과가 가능하다.화학 분야 연구원이나 엔지니어들을 인사 관리하는 것이니 그들과 말이 통하는 게 중요하다.화학 용어, 기술, 이론을 공부한 게 일하는 데 도움된다. 실제 화학 회사에서 마케팅, 홍보,영업, 생산관리, 교육, 안전관리, 경영관리 같은 직무에 화학 전공자들이 성장하고 있다.또 다른 옵션은 우선 입사부터 하고 직무를 바꾸면 된다. 나의 케이스가 그랬다.처음에는 S/W 엔지니어로 입사해서 오 년 일하고 인사 커리어로 바꾸려 했다.그러나 막상 입사해보니 그냥 처음부터 인사를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마침 인사팀 자리가 비어 있었고 나의 HR 커리어가 시작되었다.자리가 없었다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했을 것이다.'좋은 날이 올 거야' 노래 가사를 보면 '노력하는 놈은 즐기는 놈 절대 못 이겨'라는 말이 있다.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면 즐기게 되고 그게 남들보다 잘하는 일로 가는 길이다.꿈을 자세히 그려보면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게 된다. 그 꿈과 닮은 일이라도 결국 하게 된다.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일 해.”지금은 조직문화나 인사 전문가라는 말이 괜히 듣기가 좋다.그런 말을 들을 때면 내가 인사라는 분야에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지 고민하게 된다.그렇다! 라고 하면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그래서 이력서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다. 나를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봐도고개를 끄덕일 만한 근거를 적었다. 매년 지식과 경험이 누적되고나의 이력서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씩 채워지고 있다.링크드인을 통해 채용 공고를 볼 때면 내가 관심 있는 직무에 어떤 지식과 경험이필요한지가 자세히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것들만 모아 봐도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그것과 나의 이력서와 비교해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내가 어울리는 사람인지, 그들이 나의 지원을 반가워할지 느낌이 왔다.그 이후부터 내 이력서를 보고 헤트 헌터가 먼저 연락 오는 일이 잦아졌다.꼭 이직이 아니더라도 내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통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실험은 연습의 연속이다.최동훈 감독은 확신은 의심의 양과 비례한다고 했다.결국 원하는 자리에서 일하게 될 것이고 지금 이 과정은 마치 밑그림을 그리는 거겠지.의심이 들 때 내 답변을 생각한다.커리어 고민할 때 가장 듣고 싶은 말,"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일 해."
인살롱 in 인살롱 ・ 2022.10.26 팀원이 만드는 심리적 안정감
저는 회사에서 재무 담당자로 일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고 관련된 책을 읽거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조직문화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게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소속된 조직의 현상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은 흥미로웠지만, 소위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다른 회사의 사례를 접할 때마다 자꾸만 제 현실과 비교하게 되는 게 싫었거든요.
게다가 대부분의 책들은 조직의 리더나 HR 담당자를 겨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공식적인 직책이 없는 저로서는 능동적으로 조직의 변화를 만들어 갈 방법이 없는 것 같아 답답했어요.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도 이거 해서 뭐하나- 하는 찝찝함이 마음 한 켠에 항상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이겨내는 데 에이미 에드먼슨의 책「두려움 없는 조직」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리더십, 조직문화 분야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요. 직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믿는 마음인 ‘심리적 안정감’이 일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고, 조직의 탁월한 성과와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흔히 심리적 '안전감'이라고도 하지만 책의 표현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마찬가지로 경영자나 조직의 리더가 주 타겟인 책이지만, 저자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조직의 대표가 아닌 일반 구성원도 심리적 안정감을 만드는 데 기여할 부분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입니다.
리더에게 주어진 역할은 구성원이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이를 키워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 기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순간만큼은 '리더'였다고 인정해줘야 마땅하다. (218p)
이렇다 할 권한이 없는 팀원으로서 조직의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정말 큰 힘과 위로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저자는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 구성원이 시도해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 또한 제시하고 있는데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동료에게 좋은 질문을 하라
질문은 상대에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당신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진심을 담아 질문하는 순간, 그 사람에게는 자기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작은 심리적 안전지대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물론 질문에만 그쳐서는 안 됩니다. 답변에 대한 경청, 표현해준 노력에 대한 감사와 인정으로 상대방의 존재를 온전히 환영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내가 직시한 업무의 문제점을 공유하라
업무의 문제점을 공유하는 행위는 동료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SOS입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고, 이거 나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어'라는 메시지를 통해서 문제 제기의 벽을 낮추는 것이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동료에게는 1번에서 강조한 것처럼, 내용의 효과성과 무관하게 진심 어린 경청과 피드백으로 그 사람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표현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3. 자신의 취약함과 상대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라
"잘 모르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해요."
"제가 실수했군요."
"죄송합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나약한 존재라는 인식을 동료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말들입니다.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에 이미 존재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인데요.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내는 표현이기 때문에 동료들 간의 경쟁 분위기가 만연한 조직이라면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조직 안에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초반의 위험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제가 뭐 도울 건 없나요?"
"어떤 부분이 힘든가요?"
"어떤 부분이 고민이죠?"
상대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이런 표현은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아직 조직 전체는 아닐지라도 좁은 관계에서부터 심리적 안정감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입니다.
직무와 직책에 관계없이 누구나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조직의 리더나 회사에서 정한 HR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조직의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기대하는 만큼의 반응이 뒤따르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조직이 금방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내 옆자리 동료 한 명이 쉬어 갈 수 있는 작은 심리적 안전지대 하나를 꾸려내는 것도 충분히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조직의 변화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 이기도 하고요.
저는 오늘도 머리로 알게 된 이런 내용들을 회사에서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직의 변화를 바라고, 그 모습에 어울리는 인재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저 같은 보통의 직장인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박광현 in 인살롱 ・ 2022.10.26 HR, 사계절
대부분 회사에는 수습제도가 있다.최소 2단계의 채용 프로세스를 통과하고 회사에 입사하였다.회사가 후보자에게 합격 목걸이를 주면서 기대한 역량이나 잠재력을 갖고 있는 지, 회사와 fit이 잘 맞는 지 (맞을 수 있을 지) 검증하는 시간이다.검증의 시간이 지나면 수습사원에서 정사원으로 거듭난다.본인도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쳐 정사원으로 HR 업무를 시작하였다.그리고 10년이 지났다.본인은 수습기간 종료가 아닌 1년, 사계절 Cycle을 돌고나서 팀장으로부터 일원으로 인정을 받은 기억이 있다.모든 직무마다 루틴이 있겠지만, HR은 사계절 루틴이 뚜렷한 직무 중 하나이다.연간 채용계획부터 연말 성과평가, 연봉협상까지 같은 시기마다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찾아온다.루틴이 뚜렷하다는 건 예측이 가능하고 대비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그런 업무를 한번 씩은 경험한 후 HR팀의 일원으로 인정 받은 것이다.이런 루틴은 신입으로서 업무 경험을 쌓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처음 봄에 경험했던 업무에서는 이런 실수가 있었지만, 다음 봄에 다시 진행할 때는 실수를 보완해서 진행하는 식으로 말이다.1년, 1년, 1년 이런 경험이 쌓여 주니어의 티를 살짝 벗고 난 후 4년차부터 최근까지는 1인 담당자로 일을 했다.1인 담당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같은 계절에 찾아오는 업무들을 준비하고 처리하며 회사 업무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가끔씩 근로감독이니 진정이니 계절과 무관하게 찾아오는 친구들과 인사까지 하면서, 어느새 시니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그동안 HR의 사계절이 나를 성장시켰다면, 앞으로는 그 사계절의 틀을 깨야만 나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트렌드가 바뀌듯, HR의 사계절도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매 순간 변화하는 트렌드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다.팀으로 일을 하든, 별도 커뮤니티를 통해 교류하든 혼자가 아닌 여럿이 트렌드와 인사이트를 교류해야 경쟁력을 얻고 살아남을 수 있다.10년을 HR 담당자로 일을 해 왔지만 아직 모르는 게 한가득이고, 별개지만 연애부터 결혼까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 모르는 게 사람이다.앞으로 찾아올 사계절에 다양한 색을 입히면서 성장해가고 싶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10.29 임원이 꼭 알고 있어야 할 두 가지
**임원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A임원은 갑작스런 CEO의 호출에 급히 사장실을 향했다. 실 직원 중 한명이 회식 자리에서 후배에게 심한 말과 성적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해서 노동조합이 항의하고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한다.A임원은 처음 듣는 일이었다. 일단 확인을 하고 결과를 보고하겠다고 말하고 팀장들을 불렀다.팀장들도 알고 있는 눈치였다. 담당 팀장은 직원끼리 식사하는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고, 다음 날 사과해서 문제될 것이 없을 듯하여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배 직원을 불러 당일 상황과 지금까지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도록 하였다. 당일 과음을 하여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생각나는 것이 없고, 다음 날 사과해서 마무리되었다고 한다. A임원은 선배 직원에게 집에서 대기하라고 조치했다.인사 부서에 이야기를 해 회사 차원의 징계위원회를 통해 조치를 마쳤고, 조직관리 책임으로 팀장과 A임원도 각각 징계를 받았다. 일련의 조치를 마친 A임원은 팀장들을 회의실에 불렀다.임원이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항상 사소한 것이라도 잘못된 일이 있으면 즉시 보고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임원은 고독하다. 홀로 고뇌하고 번민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영은 결코 혼자 할 수가 없다.방향과 전략을 함께 정해 중점과제를 선정하여 혼신의 힘을 다해 추진해도 글로벌 경쟁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혼자의 결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집단의 결정을 이끌어내야 한다.한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열린 마음으로 한 목소리로 소통해야 한다.임원이 자신이 담당하는 조직의 현실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회사의 현황과 미래 전략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자신이 담당하는 조직이나 사업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 CEO와 교감을 이루지 못하고, 전사의 방향과 전략과 연계시키지 못하는 임원이 있다.임원은 회사의 밸류체인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무엇이 핵심이고 무엇이 장애 요인인지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전 공정과 후 공정을 고려하여 일을 처리하는 임원은 그리 많지 않다.내부 경쟁이 아닌 외부 경쟁, 나아가 글로벌 경쟁상대를 정하고 악착같이 실천해야 하지만, 내부 임원 또는 팀장과 경쟁하고 갈등을 조장하며 협력을 방해하는 임원도 있다. 임원이 꼭 알아야 할 두 가지임원은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지시하는 사람이다. 교량 역할이 아닌 주도적으로 방향과 과제를 고민하여 지시를 내리고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자신이 맡은 조직과 구성원을 성장시키고 성과를 창출하도록 이끌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잘하기 위해 **임원이 꼭 알아야 할 첫 번째 주제는 바로 회사와 자신의 현재와 미래 상황 인식이다.**사실 체계적으로 선발되어 교육받고 철저한 심사에 의해 임원이 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부장이나 팀장으로 있을 때, 남보다 회사와 직무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높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임원이 된 사람이 대부분이다. 임원이 해야 할 역할을 명확히 알고 그 자리에적합한 임원을 선정한 것이 아닌, 임원을 선정하고 직무와 역할을 부여한 경우도 많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며 보다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를 알지 못하는 임원이 많다.회사와 자신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임원이 되어 회사의 6가지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없다면 CEO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 보완을 하기 어렵다. 임원은 사업의 본질,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체인별 핵심, 회사의 현재와 미래 전략, 회사의 재정 상태, 조직의 R&R과 강약점, 내부 구성원의 역량 수준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CEO가 임원들에게 들려줄 두 번째 주제는 임원의 역할이다.**CEO는 최종 결정자로 두려움 속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한 최종 책임이 있다. 임원들이 보완을 해 주지 않으면 CEO는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걷는 느낌일 것이다. 임원들이 CEO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알고 직원의 마음을 훔쳐야 한다. 열린 소통으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며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마무리해야 한다.임원은 가치관을 수립하여 내재화하고 업무에 체질화 하도록 이끄는 사람이다. 변화를 읽고 선점하여 앞서 가도록 하는 사람이다. 솔선수범과 정도경영으로 악착같이 실행하여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임원은 손발이 바쁜 사람이 아닌 머리로 길고 멀리 보며 전사적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조직과 구성원을 키우는 사람이며, 후임자를 조기에 선정하여 강하게 육성시키는 사람이다.대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회사의 이미지 재고에 앞장서는 사람이다. 군림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이끌어 지속적 성과를 이어가게 하는 사람이다.임원이라면, 최소한 3년을 바라보며 명확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방향, 전략, 중점과제, 로드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 조직과 구성원을 성장 시키며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회사와 함께하는 임직원,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자신의 일에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미 임원이 아니다.임원은 솔선수범으로 모범을 보여 조직과 구성원에게 인정과 존경받는 롤 모델로 간직 되어야 한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