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잘 만들어진 광고 카피를 좋아합니다.단 한 줄의 문장만으로도, 기업과 제품이 말하고자 하는 스토리와 신념을 뚜렷하게 보여주기에 좋은 카피를 접할 때면 항상 행복합니다.최근 일본 구인정보회사인 '리쿠르트'의 98년도 광고 카피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마음에 깊이 남아 공유해봅니다.
이미지 출처 : 정CD의 카피노트
"직업을 물으면 회사 이름으로 답하는 녀석에게 지지 않겠다"
명함에 박힌 로고가 자신의 실력과 가치라고 생각하며, 타인을 판단하고 저울질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세상에 지지 않고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위해 노력하는 젊음을 응원하는 멋진 카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사랑받고 있는 한 줄입니다.여담이지만, 이 패기 넘치는 한 줄을 쓴 카피라이터는 1998 도쿄 카피라이터스 클럽 최고 신인상을 받았고, '리쿠르트'는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채용정보회사가 되었습니다.이따금 채용업무나 외부 행사, 포럼 등에 참여하다 보면 소속된 조직, 학력으로 상대를 쉽게 판단하거나, 스스로의 가능성을 한계짓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그 분들에게 이 카피를 권하고 싶습니다.언제나 더 매력적이고 닮고 싶은 사람은 소속에 의존하는 직장인보다 꾸준히 기른 실력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직업인이 아닐까요?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소속이 아닌 스스로의 이름을 빛내기 위해 실력을 쌓고 있는 모든 직업인들을 응원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27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감력과 기업문화 혁신
Chat GPT는 산업과 자본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로 화두가 되어 있습니다. 윈도우즈와 오피스365로 친숙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Chat GPT를 기반으로한 인공지능 기술로 새로운 성장을 도모합니다. 인공지능 외에도 클라우드 및 게임산업에서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는 23.7월 현재 기업가치 2.5조 달러로 애플(3조 달러)에 이어 기업가치 기준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도 20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모바일폰 혁명에 동참하지 못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2010년 윈도우폰 출시 및 2013년 노키아 인수 등으로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였지만 막대한 손실만 기록하게 됩니다. 현 마이크로소프트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2014년 2월 취임이후 특유의 리더십과 기업문화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갑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혁명을 일으킨 주역이다. 이전 세대인 IBM이 유일한 비교 대상일 정도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신화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경쟁 상대가 없었던 탓에 결국 어떤 변화를 맞이해야 했다. 긍정적인 변화는 아니었다. 관료주의가 혁신을 대체했고, 사내 정치가 팀워크를 대신했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한 만화가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내부 상황을 그렸다. 만화 속에서 직원들은 마치 이권 다툼을 하는 조직 폭력배처럼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익살스러운 만화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부정하기란 불가능했다…(중략)…마이크로소프트의 세 번째 CEO로 지명됐을 때 회사 문화를 쇄신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사명이라고 밝혔다. 나는 직원 모두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 즉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도서 '히트 리프레시' 중) 기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사평가시스템은 직원들간의 경쟁을 효과적으로 유발시키는 기법인 ‘스택랭킹(Stack Ranking)’을 사용했습니다. 스택랭킹은 ‘5점평점시스템(1점이 최고점수)’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을 ‘종형곡선(bell curve)’으로 분류합니다. 다시 말해 소수의 사람들이 좋은 점수를 얻고, 다수의 사람들이 평균점수를 받는 반면, 또 다른 소수의 사람들은 나쁜 점수를 받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이 점수에 따라 성과급도 결정됩니다.이 시스템의 맹점은 뛰어난 직원들이 많이 모여 있는 그룹의 경우 제대로 평가와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것 입니다. 이 시스템에서 좋은 성과를 낸 구성원들이 많아도 제한적 인원만 최고 순위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업무 성과가 좋은 ‘스타 직원’ 이 다른 유능한 스타 직원들과 일하는 것을 회피하게 만들었습니다.사티아 나델라는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개별 활동 중심의 스택랭킹 시스템을 버리고 구성원들이 비즈니스에 기여한 바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임팩트 평가(Impact Assessment)’로 전환했습니다. 임팩트 평가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팀워크를 통해 다른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다양한 관점들과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차이’를 만드는 ‘임팩트 지향(impact-oriented)’ 협업을 이끌어야 합니다. 둘째, 피드백은 당신이 배우고 성장하고, 결과들을 이끌어내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위해 실행가능한 피드백을 제공해서 각 직원들이 이를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배우고, 정리하고, 성장하며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 내자는 것을 의미합니다. 셋째, 비즈니스에 미친 임팩트에 따른 기여도 보상을 합니다. 즉, 큰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데 공헌한 사람들에게 최고의 보상을 하라는 의미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30706" align="alignnone" width="1635".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의 Impact Assessment, 이태희)./caption. 사티아 나델라의 첫째 아이는 중증 장애인입니다. 뇌성마비인 아이를 보고 그는 절망했습니다. 휠체어 없이는 목조차 가누기 힘든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면서 타인의 고통과 불편함에 대해 민감해 지고, 공감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사티아 나델라는,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나는 매일 아침 공감 능력을 끌어내야 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출신을 만나든, 중동 출신을 만나든, 미국 내 다른 도시 출신을 만나든 늘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생각, 그리고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감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상대방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덕분에 나는 더 나은 리더가 될 수 있었습니다. 공감 능력이야말로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그것은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30708" align="alignnone" width="531". (출처 : 이근우 기자의 경제학으로 세상읽기, 매일경제)./caption. 사티아 나델라가 강조하는 공감력은 심리학적 관점으로는 Self-Awareness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30709" align="alignnone" width="1156". (출처 : What Self-Awareness Really Is, HBR, Eurich)./caption. 조직심리학자인 타샤유리크는 인간의 Self-Awareness의 종류를 네 가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성공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Aware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Introspectors본인의 내면적 관찰은 잘 하고 본인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으나 다른 사람과의 교감이나 의견청취에 소홀한 사람 ..Aware본인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 ..Seekers본인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지 못하며, 구성원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 ..Pleasers타인에게 비추어지는 모습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고, 의사결정 시에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사람 .caption id="attachment.30711" align="alignnone" width="1444". (출처 : 마이크로소프트의 Impact Assessment, 이태희)./caption. 위 그림과 같이 사티아 나델라의 CEO 취임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폭발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이루어 냅니다. 이런 성과의 이면에는 공감력 기반의 리더십과 기업문화 혁신이 있었다는 것에서 HR 관점의 인사이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특히 리더십 교육과 평가에 있어서 Self-Awareness와 공감력이 핵심라는 점을 인살롱 독자 분들이 상기하시길 바라며 '사티아 나델라와의 2030년 가상인터뷰'를 끝으로 본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티아 나델라와의 2030년 가상인터뷰>
반갑습니다. 사티아 선생님. 독자분들에게 자기 소개 해 주시지요. 한국분들은 빌게이츠 외에는 MS 경영층들을 잘 몰라요... (저자)그렇군요.. 안녕하세요? 저는 MS의 전 CEO 사티아 입니다. 인도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MS에서는 1992년부터 2026년까지 약 35년을 근무했습니다. (사티아)결론적으로 지금은 백수시군요. 요즘 동네에서 크리켓 열심히 하신다구요? (저자)저는 청소년기에 크리켓이라는 단체 운동을 통해서 팀워크와 리더십을 배웠습니다. 현재 워싱턴 아마추어 크리켓협회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지역사회에 크리켓이라는 스포츠를 홍보하고 지역주민들과 즐겁게 운동하는 모임입니다. (사티아)사티아 선생님하면 역시나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Azure가 떠오르는데요. 현재는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 압도적인 Global 1위가 되셨는데 경쟁 서비스인 아마존의 AWS와는 어떤 차별점을 두셨는지요? (저자)'보안'과 '네트워크' 입니다. MS는 윈도우와 Office를 통해 전 세계 비즈니스 OS, OA 시장을 석권하고 있었기에 클라우드 서비스도 같이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습니다. 또한 미국방부 Project의 적극적 수주를 통해 '보안'에 최우선을 두는 클라우드 서비스회사라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강력하게 심어줄 수 있었지요. 아마존이 전 세계 전통적 유통시장을 파괴하는 이미지를 주면서 각 국가의 정부들과 대립하는 구도를 보여준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사티아)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민들이 MS의 제품(윈도우즈, 오피스)을 모두 사용하고 있고 또한 전 세계 기업들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Data의 작성, 보관 및 기업 IT 시스템의 전체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놀랍습니다. 마치 인체의 backborn(척추) 역할을 하는 것 처럼 보이네요. (저자)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초창기엔 돈 먹는 괴물입니다. 글로벌 Top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데이터센터를 증설해야하고 안정적 시스템 유지를 위한 인력들의 채용도 해야 하거든요. 이는 마치 정부의 국방산업과도 유사하다고 봅니다. 미 정부는 전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국방비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붙고 있잖아요... 저희도 지속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사티아)하지만 덕분에 중국의 Big Tech 기업 외에는 쫓아오기 힘든 '경제적해자'를 구축하셨잖아요. 기업들은 정부에 내는 법인세처럼 매년 따박따박 MS에 사용료를 내고 있지요... (저자)그렇죠. 이제 MS는 4차 산업혁명의 중추가 되었기에 또 다른 기술혁명이 있기 전 까지는 망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워 졌습니다. MS의 범용성은 아주 강력한 무기 입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도구들은 가성비 보다는 효과성을 더 중요시 여깁니다. 예를 들어 내가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성공시켜서 100을 벌 수 있는 데 1의 비용(MS의 파워포인트 구독)을 아끼진 않지요... 괜히 다른 타입의 프레젠테이션 OA를 사용해서 Client가 열람하는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프레젠테이션의 효과는 급감합니다. 마치 "남성이 여성에게 프로포즈하는 순간에는 절대 가짜 반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라는 인간의 행동패턴을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사티아)와... 한번에 와닿는 설명이시네요... 커피 한잔 더 하면서 MS의 미래에 대해 얘기 해 보도록 하지요. (저자)네, 저는 인도식 밀크티 Chai를 주문하겠습니다. (사티아)커피를 마시니까 한결 낫네요. 영어로 30분 이상 인터뷰하면 슬슬 집중력이 떨어져서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는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에서 출발해야 겠지요? (저자)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IoT(사물인터넷)라고 보시면 됩니다. 즐겨하시는 X-box의 기술도 IoT에 적용되고 있어요. 저의 하루 일과로 설명해보지요. 제 방의 거울과 벽에는 저의 하루 스케쥴을 기록하고 알라밍해주는 컴퓨팅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오전 5시에 알람이 울리면서 그날 해야할 일, 만날 사람 들, 내가 학습해야할 컨텐츠 등을 브리핑합니다. 해당 콘텐츠는 Xbox의 키텍트 기술을 활용한 공중동작(in-air gesture)을 통해 컨트롤 할 수 있어요. 냉장고 디스플레이에는 제 몸과 기호에 적합한 그날의 음식재료를 추천하면서 레시피도 함께 제공됩니다. 출근길에 사용하는 차량 내 윈도우즈를 통해 고객 Meeting 시 숙지해야 할 내용, Meeting 대상자의 인적 정보 등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회사 입장 시에는 보안요원이 저의 차량과 인적 정보를 사전 숙지하여 사내 출입을 허용하게 될 것 입니다. (사티아)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보던 내용과 크게 차이가 없네요? (저자)거의 비슷하다고 보면됩니다. MS의 Surface Table이 모든 건물이나 자동차 내 디스플레이 형태로 적용되어 정보제공과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수행합니다. 이와 관련된 Contents 제작은 전 세계의 AI 프로그래머들이 MS의 Azure가 제공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tool을 활용하여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이 자료보관/시스템운영/보안 쪽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 부터는 IoT 컨텐츠 제작의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될 것 입니다. (사티아)모든 사람들이 AI를 강조하는 데, 실제 AI Programming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이다 보니 AI 생태계가 어떻게 작동되는 지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사티아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을 들어보니 Azure가 AI 생태계의 Back-Bone 역할을 하게 되는 거 였네요... 이는 MS가 생태계 of 생태계 기업이 되겠다는 상당히 야심차고 무서운 비전으로 보입니다. (저자)결국 신뢰와 기업윤리의 문제로 귀결될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저희는 미 국방부와 손잡고 다양한 국가 Project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에서 저희 회사에 대해 상당 수준의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겠지요? 윈도우즈와 오피스를 수십년간 사용해온 사용자들의 친숙함과 신뢰를 AI 생태계에서도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MS는 가장 경쟁력있는 비용으로 안정감있게 AI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과 개인들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것 입니다. (사티아)위에서 언급하신 내용엔 공감하지만 중국 시장 Market Share는 갈수록 줄어드록 있고 정치적 이슈 때문에 중국 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진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MS의 현 경영진들이 이에 대한 대안이 있나요? (저자)하하, 미국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GDP를 가지고 있는 중국 시장의 매출 하락은 현 경영진들의 고민일 겁니다.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중동/아프리카/러시아 시장 내에서도 저희가 최근 고전을 하고 있거든요. 중국 시장에서는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의 제한적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우선, AI 프로그래밍을 위한 오픈소스코드는 전 세계에 제공을 하고 Host(MS)와 Client(중국프로그래머) 사이에 중간지대를 설정하여 Client(중국프로그래머)의 핵심 정보는 저희가 관여를 하지 않는 형태로 운영코자 합니다. 기술적으로 설명드리기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사티아)문송합니다...어차피 일반 독자분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라 더 깊이 들어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는 'Azure를 기반으로 하여 AI 세상을 구현하는 모든 프로그래밍의 생태계를 구축한다. 그리고 그 AI는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구현될 것이다. AI 기반의 사물인터넷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MS가 가지고 있는 디스플레잉기술과 동작인식 기술들이 적극 활용될 것이다.' 라고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자)문과 출신 치고는 이해력이 좋으십니다. 이제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 하시지요. 백악관 근처에 'Old Ebbit Grill' 이라는 멋진 Bar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맥주 한잔 하시지요. (사티아)
정종원 in 인살롱 ・ 2023.07.27 '자극'을 주면 리더들이 달라질까?
담당자의 고민① 자극을 주면 리더들이 달라질까요?
국민타자로 불린 야구선수 이승엽, 그가 프로구단의 감독이 됐다. 많은 야구팬들이 걱정과 기대를 동시에 보냈다. 아무리 훌륭한 선수여도 코치 경험 한 번 없이 바로 '감독'의 자리에 오른 적은 없었으니까 (<최강야구>에서 감독을 하지 않았냐고 묻는 분들도 있는데, 이건 예능 프로그램이니 논외로 치자). 정규시즌이 중반을 넘어선 지금, 그 구단의 성적이 심상치 않다. 신임 감독이 팀 창단 이래 한 번도 해 내지 못했던 '연승 기록'을 만들었다. 그런 그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팀이 초반에 안 좋을 때 '내가 많이 부족한가? 팀을 맡기에는 무리인가?' 자책을 많이 했다"
어쩌면 '자책했다'는 말이 이승엽 감독을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직업상 많은 기업의 리더들을 만난다. 그리고 이들의 리더십을 고민하는 수많은 담당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다. 슬프게도 비슷한 얘기를 참 많이 듣는다.*"주변에선 그 리더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는데 본인만 그걸 몰라요..."*교육담당자로서 모른척할 순 없어서 여러 자극을 줘 봤지만 소용없었단다. 오히려 '반발심'만 생겨 고민을 한다. 뭘 했냐고 물으면 '주변에서 피드백을 하도록 했다'거나 '360도 다면 평가를 했다'고 한다. 외부의 자극을 준 셈이다. 좋은 시도다. 하지만 그 결과를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한 행동이라도 듣는 사람에겐 '너 그러면 안 된다'는 질책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떡해야 할까?
다이어트를 위해 꼭 필요한 게 체중계다. 체중계에 찍힌 숫자로 기분이 언짢아지더라도 매일같이 그걸 봐야만 한다. **남들이 자꾸 이래라저래라 하면 괜히 반발심만 생긴다. 내가 내 모습을 보는 게 먼저다. 결국 중요한 건 '자기 인식'이다.**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외부의 자극도 좋지만, 스스로를 볼 수 있는 기회 제공이 먼저다. 체중계에 올라서서 몸무게를 체크하듯,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스스로' 볼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체중계, 다른 말로 진단 도구의 정확성이다. 리더를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 필요한 진단은 어때야 할까?**첫 번째는 넓이다.**리더의 행동은 조직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큰 의미 없이 던진 말 한마디, 습관적으로 내뱉는 깊은 한숨 등이 구성원들에겐 '사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행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진단이 필요하다. 쉽게는 진단 문항 수로 판단해 볼 수 있다. 문항이 많으면 답하기도 힘들지만, 그만큼 정확도 역시 높아진다.더 나아가 진단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항목의 커버리지도 확인해야 한다. 리더에게 필요한 건 조직의 성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업무 관리가 필요하다. 더불어 '남'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하는 리더이기에 사람 관리도 중요하다. 또한 조직의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함께 일하고 싶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 역시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이처럼 다양한 범주에서 리더가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진단 도구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깊이다.**탁월한 관리 역량을 지닌 리더가 있다. 명확하게 업무 지시를 하고, 꼼꼼하게 진행 사항을 체크한다. 어떤 수를 써서든 일이 되게 만들어 낸다. 단편적으로 보면 '괜찮은 리더'다. 그런데 그 리더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의 입장은 다르다. 리더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을 때 물어보는 게 너무 어렵다. 혹시 놓치고 있는 건 없나 초조한데 되묻기가 꺼려진다. 일 잘하는 리더인 건 맞는데 '같이' 하기는 두려운 리더다.좋은 진단 도구는 이러한 리더의 양면성을 짚어낼 수 있어야 한다. 하나의 역량이 우수하면 좋은 것, 부족하면 나쁜 것으로만 볼 게 아니라, 약량 간의 연관성을 밝혀줘야 한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하나의 역량이 과할 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서다. 그래서 복합적 관점에서 리더의 행동을 분석해 주는 진단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다시 이승엽 감독의 상황으로 들어가 보자.
그는 본인의 부족함을 자책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를 돌아본 덕에 시즌 초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 더 나은 팀을 만들어 가고 있다. 자기 인식이 그만큼 중요하다. 덧붙여, 이런 말도 했다*"선수는 필드에서 경기하고, 나는 많은 생각으로 부족함을 채워가는 중이다. 공부도 많이 된다."*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중요한 건 각자의 부족함을 대하는 자세다. 눈 감고 모른 체하고 싶은 게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있을 수밖에 없는 빈틈을 발견하고 채워가도록 도와주는 게 HR담당자의 책임이자 의무가 아닐까 싶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27 사람이 귀해지는 시대가 왔다
최근 3년을 돌아보면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팬데믹이 바꾸어놓은 우리의 삶의 방식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많은 것이 엄청난 속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바로 사람. 채용업무를 하다 보면 사람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채용 업무만 10년이다. 10년을 한결같이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해왔다. 그리고 지금껏 이렇게 당황스러웠던 적도 없다. 이렇게까지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니. 그런데, 이게 단순히 한 기업의, 한 담당자의 문제 때문인 것일까?구인난의 시작은 개발자 채용이었다. 팬데믹의 시작을 전후하여 채용 시장에서 경력을 가진 개발자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부족한 개발인력은 특정 직무의 폭발적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졌다. 임원이나 대기업 중견 관리자 이상은 되어야 넘볼 수 있던 억대 연봉자가 2019년 기준 85만 명에서 2022년 100만 명을 넘어섰다(국세청 국세통계연보 기준)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것도 개발자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었을 정도로.
시작은 개발자 채용이었다.
부족한 개발인력을 충당하기 위해 자금이 풍부한 기업들은 높은 임금과 화려한 복지제도로 시장의 경력자를 빨아들였다.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하고 복지가 빈약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들은 대기업과 유니콘에 대항하지 못하고 부족한 인력을 어떻게든 채우기 위해 신입으로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그곳도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하기는 매한가지였다. 경력자에서 시작된 인건비 상승은 신입으로까지 이어졌고, 구직자의 눈높이는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기업들은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연봉뿐 아니라 재택근무, 자율근무, 시간단위 연차제도, 리프레쉬 휴가, 더 짧은 근속포상과 같은 혜택들을 늘려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곳곳에서 인력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더 확대되어 갔다. 이번엔 개발자뿐만이 아니었다. 기획자, PM, PO 등 그 직무도 다양해졌다.그러다 한 번, 반전이 왔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전 세계가 시장에 풀었던 현금이 범 지구적 인건비 상승과 물가상승을 초래했고,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은 2022년부터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시장에 풀렸던 현금은 빠르게 회수되기 시작했고 투자시장은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자연스럽게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던 많은 IT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고임금 경력직 개발자들이 시장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그동안 개발자 채용에 애를 먹던 중소규모의 기업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오는 듯싶었다. 결코 쓰러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촉망받던 IT기업들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레이오프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기대감은 커져갔다. 짧은 기간 동안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올랐던 인건비도 어느 정도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또 드디어 그토록 갈구하던 인력을 구하기도 조금은 쉬워질 거라는 희망이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발자의 몸값은 떨어지지 않았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기술자의 평균 임금이 2021년에는 2.6%, 2022년에는 6.9% 상승했다. 여전히 주변에서는 개발자를 구하지 못한 인사담당자들의 한숨이 들려오고, 구직자들의 기대연봉은 작은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수준이다.
시장의 인력난은 확대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의 인건비 상승에는 거품이 끼어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거품이 꺼질 가능성은 요원해 보이며, 오히려 지금은 인력 채용난이 확대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더 높은 듯하다. 비단 개발인력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고용노동부의 조사(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2030년까지 320만 명의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든다고 한다. 낮은 출산율로 인해 경제인구로 편입되는 인구수보다 노령으로 인해 은퇴하는 인구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세대가 환갑을 넘어서는 2023년을 기점으로 전체 인구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활동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다.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낮은 출산율은 오래전부터 지속된 문제다. 낮은 출산율로 인한 경제인구 감소는 낮은 실업률로 인한 임금인상과 물가상승, 그리고 다시 인건비가 상승하게 되는 인플레이션 나선을 만들어냈다. (2022년 10월 말 기준 미국 임금상승률은 10%대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지수는 7.7% 상승했다.)이와 같은 현상이 한국에서도 나타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한 번 높아진 인건비는 구직자의 기대임금을 이미 높여놓았고 인력풀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구직자의 기대임금을 충족시켜 주는 형태로 흘러가게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높은 인건비를 충당하기 어려운 작은 기업들은 계속해서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시간이 갈수록 높아지게 될 구직자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도전.
결국 사람이다.
이제는 기업이 사람을 바라보는 인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가 되었다. 기본적인 소득 수준이 보장되는 세상이다. 여기저기서 로봇세와 기본소득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이 들려온다. IMF시대 이전의 절대적 상식이었던 ‘평생직’이라는 단어는 화석으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구직자들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과 잣대로 일자리를 평가하고 자신이 일할 곳을 정한다.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계속해서 자신이 그곳에 머무를 것인지를 판단할 것이며 그 주기는 지금까지 보다 더 빨라질 것이다.결국 다시 사람이다. Ai의 발전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대량으로 직원을 해고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은 일자리의 종류를 바꿀 뿐, 중장기적으로 일자리의 질과 양을 늘려왔다. 앞으로의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Ai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만큼, Ai의 등장으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고 파생되는 일자리가 자연스럽게 생겨날 것이다. 그래서 결국, 기업은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사람이다.이런 상황에서 나는,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까? 앞으로 이어질 글을 통해, 달라져가는 환경 속에서 인사담당자가 해야 할 고민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원하는 인재를 얻기 위해 기업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직원이 머무르고 싶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할지, 새롭게 유입되는 세대가 바라보는 일자리의 모습은 어떠한지. 그래서 결국, 기업과 직원의 관계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게 될 것인지.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27 어떻게 원하게 만들 것인가
사람들은 당신이 말하는 목적이 자신을 '설득'하는 것임을 눈치채는 순간부터 당신의 말을 불신하기 시작한다.- 조셉 그레니 외, 『인플루엔서』
만약에 상대방이 무언가를 원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상대방조차 여지껏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어떤 욕구를 자극하여,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배우는 것에 관심이 1도 없는 학습자가 내가 지금 가르치는 것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다른 사람의 의견을 조금 더 귀담아듣고 싶게 만들 수 있다면?
과연 내 말을 듣고 싶어할까?
Microsoft365(이하 'M365')라고 하는 협업툴을 도입하려는 고객사와 함께 일하던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고객사의 직원들이 이 협업툴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캠페인과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변화관리 전반을 돕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Microsoft 365에 포함된 Teams, Outlook, OneDrive 등 다양한 도구에 대한 기술적인 교육은 Microsoft 에서 인증하는 전문강사를 고용하여 진행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술 교육이 그러하듯, M365 교육 역시 강사가 먼저 시연한 뒤 학습자들이 따라서 실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퍼실리테이션' 경험이 풍부했던 고객사의 HRD담당자는, 일방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배움에 대한 학습자들에 의지와 열정을 끌어낼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강사가 기술 교육을 진행하는 세션의 앞뒤로 잠시 우리 회사의 컨설턴트가 교육 현장에 등장하여, 이번 변화의 도입 취지와 교육 목적 등을 설명해주길 원했다. 그렇게 시작하면 학습자들이 조금 더 학습 내용을 잘 받아들이고 결과적으로 변화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필수 교육의 특성상, '억지로' 참여하는 학습자가 태반일 텐데, 도대체 내가 무슨 수로 이 사람들로 하여금 '배우고 싶다!!!'는 열정을 북돋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고객사에서 정리해준 내용을 최대한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교육을 여는 식이다.여러분, 우리 회사가 M365를 도입하려는 이유와 목적을 아시나요?1번, 클라우드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하여 소통과 협업을 촉진2번, 구성원의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여 최대 잠재력 발휘어떠세요? M365 잘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시죠?그렇게 몇 차례 교육을 진행하던 나는 '과연 이게 최선일까' 하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우선 위와 같은 내용을 구구절절 읊는 나 자신부터가 별로 즐겁지 않았는데, 그저 남이 시키는 말(여기선 고객사가 제시한 문장 및 표현)을 앵무새처럼 옮기는 것이 썩 달갑진 않았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아닌 말을 내 입을 통해 내뱉는 것부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입장을 바꿔보니...
우리가 누군가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라'는 말은 대부분의 경우 효과적이다. 나는 내가 이 교육을 듣는 사람이라면 과연 어떻게 느낄까?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보았다. 그런데 별로 듣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왜였을까? 우선 메시지를 전달하는 나부터 이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이걸 듣는 사람 역시 재미가 없다면, 이 모든 것은 과연 누굴 위한 메시지인걸까? 애초에 상대방에게 '우리가 왜 이것을 하려고 하는지' 논리적으로 납득시킴으로써 과연 그들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나는 계속해서 의심이 들었다.잠깐, 여기까지 내용을 읽어본 여러분 안에서는 어떤 느낌이 올라오는가? 혹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아 글을 그만 읽고 싶은가? 아니면 여러분이 그 동안 맡았던 업무들이 떠오르면서 '도대체 이 사람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을까?'하는 호기심이 이는가?
당신은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그래서 이맘때쯤 나의 가장 큰 관심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어떻게 원하게 할 것인가'였다. 고객사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M365를 조금 더 활발하게 사용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프로젝트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또 직접 교육의 한 부분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M365를 배우는 데 학습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았다. 결국 모든 것은 상대방의 관심을 파악하고 이를 학습, 나아가 변화와 연결짓는 문제로 귀결되었다. 단순히 하나의 협업툴을 도입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내 앞에는 그들의 일상을 변화시켜야 할 중대한 임무가 놓여있었다.
'이야기'라는 비기
관심을 파악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학습,변화 등을 다루는 많은 책들에서 상대방의 관심을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야기'를 꼽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연 실제로도 효과가 있을까? 당장 내가 맡은 교육 현장에서 작게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교육의 대상자는 팀장님들이다. 우선 팀장님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것들을 최대한 상상해보았다. 더 나은 팀장이 되고 싶어할까? 더 나은 팀장은 뭘까? 팀원들이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걸까? 팀원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걸까? 아니야... 어떤 팀장님은 더 나은 팀장이 되기를 원치 않을 수도 있어. 그저 현재 자리를 고수하길 원할 수도 있지.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상상을 확장해나갔고, 동시에 내가 실제로 교류했던 수많은 팀장님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관심사를 추측해보았다. 그 중 가장 보편적인 가치를 선정하여, 이러한 가치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야기를 만들기로 한 바로 그 순간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어떤 이야기여야만 하는가?"급한 대로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 서너권을 구해 빠르게 읽어보았다. 듣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보였고, '아 저거 내 이야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 더 나은 팀장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욕구와 M365 학습이라는 주제로 연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주인공은 누구로 할까? 우선 내가 아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과거 기억들을 훑던 중, 약 3년 간 함께했던 팀장님 한 분이 생각났다. 이 분은 60년대생으로 각종 기술과 도구를 습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팀장님이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변화의 바람(DT,ESG 등)이 불 때마다 팀원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시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장점이 있으신 분이었다. 그래! 이거야! 교육에 참여하신 팀장님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자리에 앉아계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적절한 사례라는 확신이 들었다.처음에 가까스로 준비한 이야기는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의 가슴에 호소하는 것이 가당치 않게 느껴질 정도였다. 우선 급하게나마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는 데에만 급급했던 나머지, '좋은 이야기'가 갖춰야 할 조건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주변의 의견을 구하며 교육 회차를 거듭할 수록 이야기를 다듬어갔고, 나중에 이르러서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와 같은 피드백을 듣는 빈도도 덩달아 많아졌다. 나는 이것을 꽤나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는데, M365라는 도구의 사용 방법을 익히는 것보다 오히려 그것을 쓰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 변화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가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구성원의 입장에서 이것을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도 어려운 변화의 첫 걸음이지 않을까?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원하게 만들고 싶다면, 이야기를 들려줘라"**추신 : 멀리 갈 것 없이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을 보고 나오는 길, 눈이 부어있는 관객의 숫자만 봐도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이 흘린 눈물 안에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혹은 어떤 사랑을 할지 등에 대한 의지와 에너지가 담겨있었을 것이다.
질문
최근에 기획했거나, 기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그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 수 있는가 ?2) 정말로 그러한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사람들은 어떠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3) 그러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라는 요소를 도입한다고 가정하자. 어떤 이야기를 써볼 수 있을까?4) 다시, 그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할 거라고 보는가?이번 글에서는 주로 나의 경험을 소개하였기에 '이야기' 자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책 몇 권을 추천하며 마무리한다.1) 인플루엔서(조셉 그레니 외) : 제도,문화,방식 등을 바꾸는 방법과 그 사례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책. '이야기'의 힘에 대해 처음 깨닫게해준 책이다.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필요봤으면 좋겠다.2) How People Learn(닉 섀클턴 존스) : 교육, HRD, 학습을 이야기하는 책. 사람들에게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HRD 담당자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3) 픽사 스토리텔링(매튜 룬) : 이야기의 중요성은 이제 알겠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일까? 이야기 하나만으로 전세계 사람들을 홀리는 픽사. 그곳의 스토리텔러가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쉽게 소개하는 책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