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게 만들 것인가
사람들은 당신이 말하는 목적이 자신을 '설득'하는 것임을 눈치채는 순간부터 당신의 말을 불신하기 시작한다.- 조셉 그레니 외, 『인플루엔서』
만약에 상대방이 무언가를 원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상대방조차 여지껏 의식하지 못하고 있던 어떤 욕구를 자극하여,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면?배우는 것에 관심이 1도 없는 학습자가 내가 지금 가르치는 것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다른 사람의 의견을 조금 더 귀담아듣고 싶게 만들 수 있다면?
과연 내 말을 듣고 싶어할까?
Microsoft365(이하 'M365')라고 하는 협업툴을 도입하려는 고객사와 함께 일하던 때의 이야기다. 당시 나는 고객사의 직원들이 이 협업툴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각종 캠페인과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변화관리 전반을 돕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Microsoft 365에 포함된 Teams, Outlook, OneDrive 등 다양한 도구에 대한 기술적인 교육은 Microsoft 에서 인증하는 전문강사를 고용하여 진행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술 교육이 그러하듯, M365 교육 역시 강사가 먼저 시연한 뒤 학습자들이 따라서 실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퍼실리테이션' 경험이 풍부했던 고객사의 HRD담당자는, 일방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배움에 대한 학습자들에 의지와 열정을 끌어낼 수 있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강사가 기술 교육을 진행하는 세션의 앞뒤로 잠시 우리 회사의 컨설턴트가 교육 현장에 등장하여, 이번 변화의 도입 취지와 교육 목적 등을 설명해주길 원했다. 그렇게 시작하면 학습자들이 조금 더 학습 내용을 잘 받아들이고 결과적으로 변화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 필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필수 교육의 특성상, '억지로' 참여하는 학습자가 태반일 텐데, 도대체 내가 무슨 수로 이 사람들로 하여금 '배우고 싶다!!!'는 열정을 북돋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고객사에서 정리해준 내용을 최대한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교육을 여는 식이다.여러분, 우리 회사가 M365를 도입하려는 이유와 목적을 아시나요?1번, 클라우드 기반으로 업무를 진행하여 소통과 협업을 촉진2번, 구성원의 자율적인 업무 환경을 조성하여 최대 잠재력 발휘어떠세요? M365 잘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시죠?그렇게 몇 차례 교육을 진행하던 나는 '과연 이게 최선일까' 하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우선 위와 같은 내용을 구구절절 읊는 나 자신부터가 별로 즐겁지 않았는데, 그저 남이 시키는 말(여기선 고객사가 제시한 문장 및 표현)을 앵무새처럼 옮기는 것이 썩 달갑진 않았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 아닌 말을 내 입을 통해 내뱉는 것부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입장을 바꿔보니...
우리가 누군가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라'는 말은 대부분의 경우 효과적이다. 나는 내가 이 교육을 듣는 사람이라면 과연 어떻게 느낄까? 하는 관점에서 접근해보았다. 그런데 별로 듣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왜였을까? 우선 메시지를 전달하는 나부터 이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이걸 듣는 사람 역시 재미가 없다면, 이 모든 것은 과연 누굴 위한 메시지인걸까? 애초에 상대방에게 '우리가 왜 이것을 하려고 하는지' 논리적으로 납득시킴으로써 과연 그들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나는 계속해서 의심이 들었다.잠깐, 여기까지 내용을 읽어본 여러분 안에서는 어떤 느낌이 올라오는가? 혹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별로 흥미가 생기지 않아 글을 그만 읽고 싶은가? 아니면 여러분이 그 동안 맡았던 업무들이 떠오르면서 '도대체 이 사람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갔을까?'하는 호기심이 이는가?
당신은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그래서 이맘때쯤 나의 가장 큰 관심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어떻게 원하게 할 것인가'였다. 고객사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M365를 조금 더 활발하게 사용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프로젝트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또 직접 교육의 한 부분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M365를 배우는 데 학습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가시질 않았다. 결국 모든 것은 상대방의 관심을 파악하고 이를 학습, 나아가 변화와 연결짓는 문제로 귀결되었다. 단순히 하나의 협업툴을 도입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내 앞에는 그들의 일상을 변화시켜야 할 중대한 임무가 놓여있었다.
'이야기'라는 비기
관심을 파악한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학습,변화 등을 다루는 많은 책들에서 상대방의 관심을 공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야기'를 꼽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연 실제로도 효과가 있을까? 당장 내가 맡은 교육 현장에서 작게 테스트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교육의 대상자는 팀장님들이다. 우선 팀장님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것들을 최대한 상상해보았다. 더 나은 팀장이 되고 싶어할까? 더 나은 팀장은 뭘까? 팀원들이 더 잘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걸까? 팀원들의 성장을 촉진하는 걸까? 아니야... 어떤 팀장님은 더 나은 팀장이 되기를 원치 않을 수도 있어. 그저 현재 자리를 고수하길 원할 수도 있지.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며 상상을 확장해나갔고, 동시에 내가 실제로 교류했던 수많은 팀장님들을 떠올리며 그들의 관심사를 추측해보았다. 그 중 가장 보편적인 가치를 선정하여, 이러한 가치를 담은 이야기를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그런데 이야기를 만들기로 한 바로 그 순간부터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어떤 이야기여야만 하는가?"급한 대로 '스토리텔링'에 관한 책 서너권을 구해 빠르게 읽어보았다. 듣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보였고, '아 저거 내 이야기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 더 나은 팀장이 되고자 하는 그들의 욕구와 M365 학습이라는 주제로 연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주인공은 누구로 할까? 우선 내가 아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과거 기억들을 훑던 중, 약 3년 간 함께했던 팀장님 한 분이 생각났다. 이 분은 60년대생으로 각종 기술과 도구를 습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팀장님이었다. 그러나 회사에서 변화의 바람(DT,ESG 등)이 불 때마다 팀원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시고, 함께 만들어나가는 장점이 있으신 분이었다. 그래! 이거야! 교육에 참여하신 팀장님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자리에 앉아계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적절한 사례라는 확신이 들었다.처음에 가까스로 준비한 이야기는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사람들의 가슴에 호소하는 것이 가당치 않게 느껴질 정도였다. 우선 급하게나마 '이야기'를 만들어서 들려주는 데에만 급급했던 나머지, '좋은 이야기'가 갖춰야 할 조건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주변의 의견을 구하며 교육 회차를 거듭할 수록 이야기를 다듬어갔고, 나중에 이르러서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와 같은 피드백을 듣는 빈도도 덩달아 많아졌다. 나는 이것을 꽤나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는데, M365라는 도구의 사용 방법을 익히는 것보다 오히려 그것을 쓰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어렵고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 변화를 통해 무엇을 원하는가를 구구절절 설명하는 것은 그다지 효과가 없다. 구성원의 입장에서 이것을 원하도록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도 어려운 변화의 첫 걸음이지 않을까?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다음과 같다."원하게 만들고 싶다면, 이야기를 들려줘라"**추신 : 멀리 갈 것 없이 픽사의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을 보고 나오는 길, 눈이 부어있는 관객의 숫자만 봐도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이 흘린 눈물 안에는 자신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 혹은 어떤 사랑을 할지 등에 대한 의지와 에너지가 담겨있었을 것이다.
질문
최근에 기획했거나, 기획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그 프로그램은 사람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 수 있는가 ?2) 정말로 그러한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사람들은 어떠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을까?3) 그러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이야기'라는 요소를 도입한다고 가정하자. 어떤 이야기를 써볼 수 있을까?4) 다시, 그 이야기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할 거라고 보는가?이번 글에서는 주로 나의 경험을 소개하였기에 '이야기' 자체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해 책 몇 권을 추천하며 마무리한다.1) 인플루엔서(조셉 그레니 외) : 제도,문화,방식 등을 바꾸는 방법과 그 사례를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책. '이야기'의 힘에 대해 처음 깨닫게해준 책이다. 타인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필요봤으면 좋겠다.2) How People Learn(닉 섀클턴 존스) : 교육, HRD, 학습을 이야기하는 책. 사람들에게 학습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주제에 관심을 갖게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다. HRD 담당자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3) 픽사 스토리텔링(매튜 룬) : 이야기의 중요성은 이제 알겠는데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일까? 이야기 하나만으로 전세계 사람들을 홀리는 픽사. 그곳의 스토리텔러가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쉽게 소개하는 책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28 경력 채용자가 조기 퇴직하는 이유
**왜 경력 채용인가?**A회사는 경력사원 채용을 하지 않는다. 모든 직원은 공채 신입사원으로만 선발한다.이 회사를 아는 많은 전문가와 지인들은 신입 공채의 장점도 있지만,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유능한경력 사원의 채용 제도를 가져가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지금도 이 회사는 경력사원 채용을 실시하지 않는다.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이유는 다양하다.첫째 이유는 우리 회사에 맞는 우리 직원을 처음부터 선발하여 육성해 가겠다는 의지이다.물론 경력 사원을 선발하여 바로 현업을 수행하게 하면 비용이나 시간을 크게 절감할 것이다.하지만,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신입사원의 꿈과 열정을 키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강화하는 것이 결국 더 큰 효과를 얻는다고 생각한다.둘째는 신입사원에 의한 기존 조직과 직원의 변화 창출이다. 많은 기업의 성공 DNA 중 하나는바로 ‘선배에 의한 후배 지도’이다. 일을 하는 현장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은 오래 갈 수밖에 없다.선배에 의한 현장 실습과 지도는 산 지식이며 자극의 강도가 다르다.선배 입장에서는 가르치는 가운데 업무 역량이 급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후배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일을 하며직접 배우기에 효과가 크며, 배움의 열정이 조직과 기존 선배에게 자극이 되는 선순환이 되기도 한다.후배가 와서 조직과 대 선배님 앞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관행 위에 커다란 성과를 쌓아가는 것이다.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참신한 제안으로 틀을 뛰어 넘는 것이다.반대로 신입이 아닌 경력사원을 선발하는 이유는 즉시 현장에의 투입 뿐만 아니라 이질 문화와 만남 속에 다양성의 추구 측면도 있다.**왜 경력사원이 퇴직하는가?**경력 사원에 비해 공채 신입사원은 입사 시점부터 기수의 굴레에 포함된다. 회사를 퇴직하기 전까지는이 기수가 선배와 후배를 결정 짓는 요인이 된다. 그들만의 튼튼한 울타리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끌어주고 지원한다. 공채 문화가 강한 회사의 경력 사원은 외로울 수밖에 없다. 경력사원들도 입사한 해를 기준으로 기수 문화를 가져갈 수는 있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경력이라는 내부의 끈이 튼튼하지 않고, 경력이 무슨 자랑이냐는 인식도 강하다. 입사한 시기도 다르고 인원도 많지 않은 측면도 있다. 함께 결속할 수 있는 입문 교육이나 자체 행사도 없다.경력사원들이 퇴직하는 가장 큰 요인은 내부 관계 중심의 문화적 측면이다.회사 내 수 많은 임직원 중 자신은 단 한 명이라는 인식을 받게 된다. 팀장이나 임원의 직책을 맡고 입사한 경력직인 경우, 주변 팀장이나 임원의 왕따를 경험하게 된다. 팀장들의 회식에 초대되지 않거나, 참석해도 구석에 혼자 앉아있는 모습이 된다.주어진 역할과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회사는 혼자 일하는 곳이 아니다.사업의 특성, 의사결정과 일하는 방식이 다르다. 공식 업무 협조를 요청했지만,상대 팀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면 강요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관계의 법칙이 작용한다.물론 입사한 경력 직원의 역량 부족이나 개인적 특성으로 인하여 조직과 구성원에게 피해를 미치는 경우도 있다.이는 경력직에 대한 채용의 잘못이 크다. 하지만, 채용의 잘못으로 경력 사원이 퇴직하는 경우 보다는부서 배치 후 내부 전력화가 되지 않아 퇴직하는 사례가 많다.**경력 직원 어떻게 정착하고 성과를 내게 할 것인가?**회사가 필요에 의해 채용했다면, 현업 조직과 선발된 직원이 서로 윈윈하도록 이끌고 가야 한다.원하는 조직에 필요 없는 인력을 선발했다면 인사부서의 책임이 크다.하지만, 원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겸비한 경력직을 채용했는데, 적응하지 못하고 퇴직하게 된다면회사의 큰 손실이며 현업 부서장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인사부서는 인력을 채용하여 원하는 부서에 배치하면 업무가 끝난 것이 아니다.인사부서 채용 업무의 마지막은 최소한 수습기간 종료 시점이다. 3개월의 수습기간까지 채용한 인력이 회사를 이해하고, 조직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하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멘토를 통한 1:1 밀착 멘토링, 월 단위 과제 점검과 피드백, 개별 면담을 통한 애로사항과 건의사항 청취 및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한 사람을 채용하여 정착시키지 못하고 퇴직했을 때, 조직과 구성원에게 미치는 부정적 요인은 생각보다 크다.현업부서는 인사부서가 실시하는 3개월 조기 전력화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조직과 직무에 대해 상세하면서도 폭 넓은 이해가 되도록 해야 한다.특히 조직이 수행해야 하는 일의 전체 프로세스와 담당하게 될 일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설명해줘야 한다.경력사원이기 때문에 당장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이전 회사와 많은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회사의 사업, 일하는 프로세스와 관행, 제도와 문화, 특히 조직과 사람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도전이나 개선 과제를 부여하고 고민하게 하되 지도해 줌으로써 일을 통한 육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무엇보다 함께 한다는 인간적 정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나는 혼자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닌우리는 하나라는 인식을 빨리 갖도록 해야 한다. 사소한 일로 갈등이 생긴다. 열린 소통으로 어렵고 힘들고궁금한 일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출근하는 회사와 부서, 담당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이 즐거우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퇴직하려 하지 않는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3.07.30 HRBP STARTER GUIDEBOOK 1 : ROLE
HRBP STARTER GUIDEBOOK 1 : ROLE
INTRO안녕하세요 IT회사에서 HRBP 길을 걷기 시작한 원티드 앰버서더 6기 육민호라고 합니다.인살롱 필진 4기로 합류하면서, 새로 맡은 직무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던 중 제가 시작 단계에서 고민하는 내용들을 공유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포지션인 HRBP를 하게 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저 스스로도 내용을 정리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고자 주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저는 처음 스터디에 참여한 프로그램의 이름이 Next HRBP였던 만큼이나, 전략적인 파트너가 되길 바라고 HR 커리어를 시작하였습니다. 주니어 인사 담당자 분들께도 전략적 관점에서 전체 환경의 변화와, ESG / DEI 등 새로운 시장의 요구, 인적 자원의 변화에 맞추어 업무를 변화 주고 계실 것이라 생각하며 이 컨텐츠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HR Business Partner최근 스타트업과 대기업/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HR Business Partner 포지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과거의 행정적 HR 영역에서 벗어나, 관리, 전략과 기획의 범위에서 전체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파트너로 HR의 중요도가 증가한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경영학에서는 3M (Man, Money, Material)을 관리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Money의 중요성 만큼 CFO 등 재무관련 파트너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CHRO(CHO)가 뒤늦게 등장하는 등 오히려 사람의 중요성이 뒤늦게 조명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HRBP는 과연 무슨 일을 수행할까요? HR Business Partner's Role다양한 분야에서 CEO 및 경영진을 대신하여 HR 분야의 평가와 업무를 담당합니다. 아래 내용은 Coursera의 HRBP Typical Duty입니다. (출처 : https://www.coursera.org/articles/hrbp)
HR 지표 분석 및 평가
인사기획 및 전략 제시
내부 인력 모니터링 및 보고
교육 니즈 파악 및 역량 개발 프로그램 평가
직원의 어려움과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 해결
내부 리더 및 동료와의 관계 구축
조직문화의 주도
다양성과 포용을 위한 노력
직원을 브랜드 앰버서더로 활용
또한 구글은 커리어 페이지 기준 People Roles의 8가지 중 하나로 HRBP를 표준화 하여서 관리하고 있습니다.(출처 : https://careers.google.com/teams/people) 구글은 전략적 파트너로 활동하길 기대하며, Talent Advisor 역할 및 피플 관련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실행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이처럼 전체적인 우리 기업의 일련의 Business Outcome - Business Driver - Employer Driver - HR Practice/Process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비즈니스 결과물을 어떤 것에 집중할 지 결정 된 전체 전략을 바탕으로, HR 제도와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HRBP로써의 현재 역할저는 현재 기업에서 HRBP로 5가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ㆍHR - Recruiting, HR Planning, Onboarding, etc.ㆍGA - 복리후생 및 근무환경 관리ㆍ자산관리 - 임대차 및 유무형 자산관리ㆍ시스템운영 - HW/SW 관리ㆍ관계사 업무 이처럼 각 기업마다, 규모마다, 그 기업의 Stage에 따라 요구 받는 역할이 다릅니다. 하지만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로써 특정 역할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고, 경영의 허들을 제거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업무에 대한 적응과, 빠른 학습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 시장의 트랜드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하며, 꾸준한 학습과 업무에 대한 적응을 완수하고 그 결과를 추적해서 피드백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 HRBP Starter Guidebook에서는 매월 다른 주제로 컨텐츠를 게시드릴 예정입니다.ㆍ2편 : Structure - 조직설계와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의 산업과 기업은 어떤 구조를 지향하고 있는지, 조직의 형태들과 작동 방식ㆍ3편 : Framework - 기업의 결과물부터 HR까지 연결되는 4개의 프레임워크ㆍ4편 : Make or Buy - 채용과 교육의 Tradeoff와 전략ㆍ5편 : Data & Automation - 데이터의 기초적인 분석과 자동화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ㆍ6편 : ESG & DEI - 글로벌 트랜드 및 요구의 변화 앞으로의 시리즈를 기대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Colorverse 공식사이트 / 채용 사이트 LinkedinInstagram
육민호 in 인살롱 ・ 2023.07.30 "평범한 사람이 비범해지는 법" _질문 바꾸기!
“평범한 사람이 비범해지는 법”아래 사례는 리더십, 코칭 쪽에서 영향력이 대단하신 KT 엔터프라이즈 신수정 대표님의일의 격이란 책에 소개된 이야기입니다.신대표님과 30대 스타트업 CEO와 같이 고깃집에 가신 적이 있었는데30대 스타트업 CEO가 예전에 고깃집 알바를 했을 때에 팁을 유독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그 이유는 단골이 좋아하는 반찬을 눈여겨 보다가 그걸 챙겨주었기 때문이라고 해요.예를 들어 깻잎을 좋아하면 다른 건 몰라도 깻잎이 떨어지면 더 챙겨 드리고,재방문하면 처음부터 깻잎을 많이 가져다 드리는 거죠.그렇게 챙겼더니 좋은 일이 생기면 그 손님이 ‘내가 잘 아는 고깃집 있다고’ 사람들을 모셔오고그러면 반갑게 맞이하고 챙겨 드렸더니 팁을 많이 받으셨대요.신수정 대표님이 아르바이트인데 왜 그렇게 했다고 했더니.. 30대 벤처 사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대요.“고깃집 아르바이트이지만 고기를 더 줄 수는 있는 권한이 저에겐 없잖아요!하지만 **반찬은 더 줄 수 있는 권한이 저에게 있잖아요!**”라고 본인의 역할을 재정의 한 거죠.어떤 사람은 비범한 일도 평범하게 만드는데 어떤 사람은 평범한 일도 비범하게 만듭니다...........................................................................................................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Have to 꼭 해야만 하는 의무가 아니라Get to! 할 수 있는 기회와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는 눈!그런 일하는 태도가 평범과 비범을 나눈다고 생각합니다.면접관 교육을 할 때 면접관들께 제가 목소리 높여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평범한 일도 비범하게 하는 사람을 찾으라는 거예요.혹시 내 업무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조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하면 ‘읽기 쉽고 가독성 높은 보고서’를 만들겠다거나혹은 ‘고객의 관점을 제대로 전달하는 보고서’를 만들겠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세워 보는 겁니다.그리고 가독성 높은 보고서를 목표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그 결과를 확인해 보는 과정.사소한 시도가 일에 얼마나 즐거운 생기를 불어넣는지 경험해 보면 아실 수 있습니다.만약 교육 운영이 주어진 업무라면 그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습니다.단순 진행자로 역할을 한정하지 않고 교육 효과를 높이는 진행자로 역할을 확장해 보는 겁니다.그러면 보이는 것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책상 배치를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교실 형, 그룹형, U자형’ 중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지 교수설계를 공부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다.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교육장 분위기, 랩업 보드판, 참여 유도, 후속 활동 등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그리고 나의 시도가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이 과정을 통해 더 당당해진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평범한 일도 비범하게 만들기+ 성과 내면서 더 즐겁게 일할 수 있게 하는 비법 2가지를 소개합니다.첫번째는 왜 내가 이런 일을 해야하지? 도대체 이 일의 의미는 뭐야?하는 질문에서내가 하는 일에서 어떤 재미와 의미, 성장의 기회를 어떻게 만들어 볼까?이렇게 질문을 바꾸어 보는 것입니다.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이지?라고 묻는 대신 **내 인생에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요.이렇게 질문은 바꾸는 것이 내 인생에서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비법입니다.질문을 바꿀 때 재미와 의미, 성장이란 3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무한한 가능성이 열립니다.내가 하는 일을 더 재미와 성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질문하고 실행하면재미 + 의미 + 스스로를 성장시킬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두번째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나를 중심으로 보면 세상에는 딱 두 가지 일만 있습니다.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입니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고내가 할 수 없는 일이란 내 마음대로 결과를 바꿀 수 없는 일입니다.‘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아무리 말에게 물을 먹이고 싶어도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말을 물가로 끌고 가는 것까지!물을 먹는 것은 말의 몫입니다. 억지로 먹일 수 없습니다.내가 바꿀 수 없는 일을 바꾸려고 애쓰는 시간과 에너지는 쓸모없습니다.나의 선택, 내 반응, 내 태도, 실수에서 배움 챙기기, 내 생각, 도움 요청하기, 노력 할지 말지 정하기, 건강한 경계 만들기,나에게 친철하기, 타인 배려하기 등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하지만 직장 상사, 부모님, 날씨,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 다른 사람들의 생각, 교통상황 등은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스스로 영어공부, 운동, 다이어트 우리가 매년 연초면 하는 계획들, 왜 필요한지 알지만 나를 잘 관리하기 어려운데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바꾸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며 내 마음대로 안 된다며 원망해봤자 기분만 나빠지고 결과도 좋지 않습니다.내가 바꿀 수 있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때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납니다.날씨는 내가 통제할 수 없지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예를 들어 야외 데이트를 계획했는데 비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갑자기 오는 비에 짜증을 낸다고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요?데이트 장소를 실내로 바꾸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볼 수도 있고 집에서 부침개를 구워 먹을 수도 있습니다.때로는 우산을 준비하는 것, 비를 즐기며 좋은 사람과 추억을 만들 수도 있고 데이트 날짜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내가 오랫동안 준비한 기획을 팀장이 막판에 방향을 바꾼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요?다시 검토해도 내 기획이 옳은 방향이라는 판단이 들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겁니다.기획을 좀 더 보완한 후 다시 한번 재고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 팀장님 기분 좋으실 때 다시 설득하는 것,우리 팀장님이 전문가의 의견을 중시하거나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주변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또는 팀장 의견을 수용하는 것, 때를 기다리는 것 모두 할 수 있는 일입니다.팀장님 때문에 일을 못 하겠다는 생각에 빠지면 힘들어지기만 합니다.팀장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인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보세요.싸우기 싫어서, 내가 설득하지 못해서, 귀찮아서 등 모두 자신을 위한 포기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합니다. 누구 때문이 아닙니다. 나의 선택이었습니다.정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것인지, 할 수 있는 일인데 용기가 없었던 것인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원하지 않는 상황을 바꾸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핑계를 삼으면 변화는 없습니다.내 인생 이 남에게 조종 당하는 장기판의 말처럼 느껴지는 것을 끊어내려면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결단하는 것이 시작입니다.좋은 결과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안타깝게도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외부 자극으로 부정적 감정이 생길 때마다 저는 생각합니다.바람이 원하는 대로 불지 않는다고 걱정하고 화낸들 변하는 것은 없다.바람의 방향이나 세기는 바꿀 수 없지만 배의 돛은 내가 조정할 수 있습니다.그렇게 돛을 내가 조정하려면 부정적 자극이 올 때 바로 대응하지 않고 잠깐 멈춤이 필요합니다.그리고 생각합니다.이 자극에 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결과를 바꿀 수 있을까?내 행동은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판단하는 것입니다.이렇게 바로 대응하지 않고 잠깐 멈추는 것만으로 외부 자극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외부 자극 → 잠시 멈춰 바꿀 수 있는 일인가 생각한다 → 바꿀 수 있는 일이면 행동하고 바꿀 수 없는 일이면 행동을 멈춘다.이것이 신호등 원리입니다.잠시 멈추고(Stop, 빨간불) 생각하고(Think, 노란불) 행동한다(Action, 초록불).GAT smart를 쓴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 Tracy는“잠깐 멈춰서 생각하기만 해도 반응의 질이 향상된다고 말했습니다.그 잠깐의 시간이 성공을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이고성공한 사람들의 자질이기도 하다.”라고 합니다.잠깐 멈춤으로 자극을 통제하면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내 인생의 진짜 주인공으로 살게 됩니다.자극과 반응 사이엔 선택의 기회가 있습니다.선택의 기회가 늘어나면 남다른 결과를 얻습니다.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삶, 누가 의미를 만들어 주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스스로 내 인생의 즐거움, 의미, 성장을 위해 질문을 만드는 인생!이런 한 끗 차이가 평범한 나를 비범하게, 행복하게, 성장하는 삶으로 이끌어 줄 것임을 확신합니다.그리고 그런 일상이 쌓이면 나만의 인비저블 시그니처!내가 한 일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보고서만 보면 누가 쓴 보고서네! 알 수 있는!이런 것들이 쌓이면 나만의 브랜드가 되지 않을까요?^^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30 당신은 교육경험 디자이너 인가요?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스스로의 일 혹은 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요?저는 2007년 대기업을 떠나 창업을 했을 때부터, 저의 업을 ‘교육경험 디자이너 혹은 학습경험 디자이너’ (Learning experience designer) 라고 이야기해왔습니다. 단순히 기업교육 혹은 HRD분야에서 일한다는 개념을 넘어, 교육, 학습이라는 일종의 소중한 경험과정을 임팩트있게 디자인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습니다. 물론 요즘 ‘경험디자인’이라는 말이 매우 흔하지만요. 제게는 초심을 잃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말입니다.
여러분은 ‘교육’을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전 단도직입적으로 ‘교육은 경험’이라 외칩니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만이 교육이 아닙니다.
그 보다 더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방식으로 사회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는 것이죠.
현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혹은 키워야 하는 역량과 리더십에 대해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스스로 생각하고 회고해, 자신만의 관점과 나름의 솔루션을 갖추어 나가는 중요한 성장의 순간들이자 이 모든 것들이 발현되는 생생한 현장인 것이죠.
하지만 우리의 교육현장은 어떠한가요?
강사가 앞에서 PPT를 띄워 놓고 혼자 이야기하고, 교육생들은 교재에 뜨문뜨문 받아 적다가, 가끔 동료들과 그룹을 지어 토론하고 발표하는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직급 낮은 막내이거나 어쩌다 잘못 걸린(?) 분들이(목소리가 좋다, 글씨를 잘 쓴다 등) 발표자와 서기의 역할을 도맡아 맹활약하곤 하죠. (네. 실제로 대기업에서 마케터로 직장생활을 했던 저 역시 그런 경험이 많으니까요. 헙.)
이는 다분히 일방적이고 단순하며, 무엇보다 예측가능한 경험입니다.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교육에 참여하면, 뭘 하며 어떻게 시간을 보낼 지 ‘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기대치’가 1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가능한 교육 핑계로 업무 전화 받지 말고, 그냥 푹 쉬다 오자!’로 마무리되는 도돌이표 같습니다.
이제, 우리의 교육경험은 조금 더 다양성을 가지며 변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물론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것도 경험 아닌가요?”맞습니다. 경험이 아닌 것이 없지요. 하지만 저는 조금 더 적극적이고 깊은 사고의 경험, 자기주도적인 선택과 행동의 경험, 재밌다고 느끼는 몰입의 경험, 상호성장을 위한 공유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블라인드 스팟, 즉 나조차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내 모습, 내 한계를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메타인지가 발현된다고 확신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교육경험에 있어서는 ‘교수자의 일방향 전달방식’(instructor)보다, ‘콘텐츠로 인한 경험(contents)과 그 경험을 함께 한 동료의 상호 피드백(peer feedback)’ 파워가 훨씬 더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더욱 확신이 들었는데요.‘교수자의 강의’ 중심의 경우, 그들의 전문성과 업력에서 발현된 학습의 메시지가 ‘말’, 즉 언어로 전달됩니다.따라서 ‘교수자의 강의’ 중심 교육현장에서 우리는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일차원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런 경험이 반드시 대면일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비대면으로, 혹은 녹화된 영상으로 PC화면에서, 유투브나 LMS를 통해서 얼마든지 그들의 메시지를, 언제 어디서나 듣고 볼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콘텐츠와 상호 피드백’ 중심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런 교육경험의 경우, 학습의 주도권 및 무게중심은 교수자가 아닌 교육생에게 있습니다. 교육생인 우리는 ‘손발을 더럽혀가며(?) 무엇인가를 직접 해야 하고, 이를 통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생각하고 선택하고 의사결정해 최종 결과를 맞닥뜨리게 되는’ 다차원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즉 우리의 의지로 개입해 사고하고 행동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받아들이며, 각자가 갖게 된 인사이트를 서로 나누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은 대면 교육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예를 한번 들어볼까요? 머릿속 상상을 한번 해보세요.한 테이블에 십여명의 리더들이 둘러 모여 앉아 있습니다. 리더들에게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의 레고 블록들을 한 아름 드리고, 목표 퀘스트를 하나 줍니다. 힘을 모아 멋지고 완벽한 레고성을 함께 쌓아 완성시켜야 한다고! 그리고 동시에 개인별로 작은 미션 봉투를 하나씩 랜덤하게 나누어 줍니다. (물론 모두 서로 다른 미션들입니다) 십여명의 리더들은 개인이 받은 봉투 속 내용을 몰래 읽고 성을 쌓아 올리면서 동시에, 자신이 반드시 완수해야 하는 개인 미션을 완벽히 숙지합니다.개인 미션은 어떤 것들일까요? 리더 A의 개인 미션은 『당신은 성의 창문을 만들어야 합니다. 창문의 개수는 반드시 8개여야 합니다』, 리더 B의 개인 미션은 『당신은 성의 창문이 만들어진다면, 그 크기를 모두 다르게 해야 합니다. 절대로 같은 크기의 창문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리더 C의 개인 미션은 『당신은 성의 한 벽면이 빨간색, 노란색 레고블럭으로만 쌓아지도록 해야 합니다』, 리더 D의 개인 미션은『당신은 완성된 성의 네 벽면 높이가 모두 다르게 지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등등.. 이렇게 십여개의 서로 다른 개인 미션들이 각자에게 주어집니다.단, 레고성은 완성하는 데에는 제한 시간이 있습니다. 고작 15분!하지만 마지막 반전은 레고성을 쌓으면서 절대로 십여명의 리더들이 서로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근원을 알 수 없는 의성어, 감탄사와 손짓발짓으로의 의사·감정표현은 허용되지만요. 자, 이제 15분 내에 각자의 개인 미션이 모두 완수된 멋진 성을 쌓아 올리라고 시작종을 칩니다! 땡!.caption id="attachment.30933" align="aligncenter" width="505". .사진 출처 : 더플레이컴퍼니../caption.자,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네. 맞습니다! 결코 젠틀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괴성, 동물소리를 지르며 옆사람을 밀쳐내고, 누군가 열심히 쌓아 올린 레고블럭들을 마구 뜯어냅니다. 남 신경 안쓰고 구석에서 홀로만 작업하는 사람도 있죠. 갈등이 매우 격해지는 (시작 이후) 8분 정도 때 누군가 중재하지 않으면 싸움이 날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될 정도입니다. (제가 매번 워크숍에서 보게 되는 공통된 장면입니다. 후훗.)이 액티비티 게임은 나의 개인 미션 성공에만 초첨을 맞추고 ‘협업하여 모두의 성 쌓기’라는 큰 목표그림을 보지 못하면!서로 말을 하지 못하지만 창의적인 다른 방식으로 소통의 그라운드룰을 세팅하지 못하면!자칫 서로 상충되어 보이는 십여개 미션들의 공유와 협의·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절대 15분 안에 레고성을 완성할 수 없습니다. 즉 내 것만 하겠다고 달려들면 망하고, 우리 성을 쌓겠다고 달려들면 성공하죠.성공할 때까지, 퍼실리테이터의 질문과 피드백,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경험을 반복합니다. 성공한 후, 이 액티비티 게임에서 각자가 느낀 리더의 역할과 마인드셋에 대한 발제를 꺼냅니다.
게임을 하면서 리더 자신이 했던 본능적인 행동들, 선택들, 생각들, ‘나’와 달랐던 긍정적, 부정적 ‘동료’의 모습들 역시 모두 회고의 대상들입니다. 이를 통해 리더는 문제 상황 속의 ‘내 모습’을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으며, 동료들과 함께 베스트 프랙티스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현업과 연계해 인사이트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함께 하는 콘텐츠와 피드백이 주는 경험의 힘입니다.
현업의 바쁜 시간들을 쪼개어 집체 교육으로 모여야 한다면, 교육생들에게 이러한 입체적인 학습의 장을 열어주고 스스로 고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기회를 던져주며, 교수자는 그저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의 역할로 핵심을 짚어 거드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강백호도 그랬죠. 왼손은 그저 거들 뿐이라고! 얍.)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조직에서 ‘강사, 교수자’ 중심의 교육경험을 선호합니다.왜?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으니까요! 선임자들에게 대대손손 물려받은 커리큘럼, 강사진 레퍼런스들도 있고, 교재 인쇄 등 외에 사전 준비도 크게 복잡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섭외한 분이 유명한 강사라면 상사를 설득, 보고 올리기도 쉽고요. 안그래도 바쁜 행정적인 업무들이 산더미인데, 우리 조직에 커스텀된 학습경험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사실 부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상중 님 같았나요? 호.)단 한 번! 딱 한 개 과정만! 작은 변화를 시도해보세요. 교육생들의 찐 반응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그 대상이 신입사원이든, 리더이든, 임원이든 관계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그런 변화의 결정적 순간들을 목도했거든요!
모든 교육과정을 다 뒤집어 리셋할 수는 없습니다. 극적인 변화보다 스며들 듯이, 가장 경험학습에 어울릴 만한 주제, 대상을 하나 선정해 ‘재미와 의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교육경험’으로 만들기 위해 작은 고민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저는 게이미피케이션, 행동디자인, 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과 방법론들을 활용해 교육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에 대해 (저의 실패성공담 및 노하우를 대방출하며! 홋.)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번 아티클에서 뵙겠습니다.오늘도 PLAY for GROWTH!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