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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말정산] 지구 끝의 온실,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사랑하는 사람들 🌵 인트로 "온실의 모순성을 좋아한다. 자연이자 인공인 온실. 구획되고 통제된 자연. 멀리 갈 수 없는 식물들이 머나먼 지구 반대편의 풍경을 재현하는 공간," -김초엽 작가의 말 중 더스트라는 재앙으로 현재의 모든 조건들이 리셋되는 공평한 세상. 현재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모순적인 세상. 정작 나는 너무나도 현실 속에 살고 있어서, 미래에 등장할법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좋아하게 된다. ㅡㅡㅡ 💡생각들 우리가 계속 살아가야 하는 지구, 도저히 사랑만 할 수 없는 이 세계를 김초엽 작가님은 애정어린 시선으로 풀어낸다. 잔혹함 속에서 빛나는 사랑을 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미래에도 변함없는 인간에게 정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주변을 사랑하는 인물들을 보며 세상을 다정하게 볼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했던 책이었다. 또, 글을 읽는 내내 굉장히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잡히지 않는 미래를 쉽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게 하는 글이었다.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영양캡슐, 공중을 날아다니는 호버카, 홀로그램 모니터같은 소재들이 나왔는데, 마치 어렸을 때 그린 과학경진대회의 그림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본 듯했다. ㅡㅡㅡ 🪞 Pieces of book : 책의 조각들 1장 모스바나 P.27 그냥 받아들여. 이게 원래 산딸기의 맛이야. 산딸기의 본질인거야. P.30 대부분의 사람들은 맛있거나 예쁘거나, 하다못해 약으로 쓸 수 있는 식물외에는 더이상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P.63 우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니까, ... 다들 조금씩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딛고 살아남았어. 그런데 그중에서도 나서서 남들을 짓밟았던 이들이 공헌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P.79 식물들은 고유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기계만큼이나 정밀하고 그러면서도 정밀함을 넘어서는 유연함이 있다고요. 2장 프림빌리지 P.136 우리에게는 목적지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지고 말았다. P.165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워야 해서 학교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행위 자체가 어른들에게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P.234 어느 쪽이든, 나는 더이상 눈앞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냥 감탄할 수는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P.237 나는 영원함 같은건 생각하지 않았다. ... 그렇게 매일을 쌓아가면 이곳도 지속될 것이라고, 우리의 도피처는 파괴디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P.239 신전을 지킬 사람들이 흩어지면 그 신전도 의미를 잃는다는 것이었다. P.243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만큼 지수 씨는 나를 존중했다. 3장 지구 끝의 온실 P.295 돔 시티 안팎을 돌아다니며 지수가 도달한 결론은, 인간은 유지되어야 할, 가치 있는 종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P.302 지수는 자신이 조금씩 사람들이 가진 어떤 활력에 물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수년 뒤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삶만을 생각하는, 그러나 그 내일이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데에서 오는 매일의 활기에. P.346 그리움과 고통은 언제나 함께 오고, 모두가 그것을 견뎌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P.363 점들은 서로 다른 대륙에, 각각의 나라에 찍혔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출발해서 세계 곳곳으로 향하는 선이 이어졌다 →구는 모든 곳이 점이되고 끝이 될 수있다. 결국 구로 이루어진 지구의 끝은 모든 곳이 될 수 있다. 점들을 이어져 구를 완성했다.. 는 생각이 들었다 P.365 우리는 동물을 과대평가하고 식물을 과소평가합니다. 동물들의 개별성에 비해 식물들의 집단적 고유성을 폄하합니다. 식물들의 삶에 가득한 경쟁과 분투를 보지 않습니다. 문질러 지운 듯 흐릿한 식물 풍경을 바라볼 뿐입니다. P.368 담당자는 약간 민망해하며 '흥행을 위해서는 예술성이 가미되어야 하고, 너무 과학적이기만 해서는 곤란하다'라고 했지만 … P.378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내면을 평생 궁금해하기만 하다 끝나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P.379 마음도 감정도 물질적인 것이고, 시간의 물줄기를 맞다보면 그 표면이 점차 깎여나가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어떤 핵심이 남잖아요. 그렇게 남은 건 정말로 당신이 가졌던 마음이라고요. 시간조차 그 마음을 지우지 못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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