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말정산]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지난 1월부터 주식 공부를 시작한지 10개월이 지나갔다. 그 동안 50권이 넘는 투자 책을 읽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가치투자의 길이 옳다고 생각했고, 책에서 받아들인 대로 실천하기 위해 매일 나 자신을 북돋우면서 지내왔다. 회사에서 또는 집에서, 바깥풍경이 잘보이는 자리에 서서 나를 객관화하면서 바라본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천천히 가면 도달할 수 있다. 잘하고 있다'라고 작지만 소리내어 말하며 용기를 준다. 그 장면들은 한장의 사진처럼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으면서 초보 머리속에 아는 것도 많아졌고, 실제 투자를 하면서 이것저것 경험도 쌓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종목투자에서 수익은 마이너스이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에 투자한 미국 ETF에서 이익이 났지만, 종목투자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니 좌절감이 든다. 향후 큰 투자성과를 지속적으로 얻으려면 종목에서 수익을 얻어야하고, 투자실력의 잣대인 수익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별종목에서 성과를 내야한다 오늘은 내가 세운 원칙에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크게 조정했고, 그 직후, 말 그대로 직후, 시장에 제대로 놀림을 받았다 상가투자 실패로 지난 8년 가까이 늪에 빠진 상태다 보니, 주식도 상가투자 실패의 재판이 되는 기분 나쁜 데자뷰가 느껴진다 투자에는 소질이 없는 유형인가? 퇴근후에 저녁 먹으면서 청하를 한병 혼자 마셨다. 안주는 오늘 나를 놀려 먹은 시장. 주식은 성공으로 가는 희미한 길을 언뜻 언뜻 보여주는 듯 하다가도, 다시 짙은 안개와 어둠으로 가려버리고, 햇빛 아래 밝게 빛나는 반짝임을 찾아가 보면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 같다 언젠가는 시장의 갈기를 낚아채서 바람처럼 올라타 응징의 똥꼬침을 날릴테다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간다 미래는 자기훈련을 통해 그것을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것이 내 믿음이다 ㅡ 필립 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