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에서 대리가 되며 배운 것들] 나는 채용 업무로 처음 HR을 시작했다. 인턴 시절에는 간단한 채용 공고를 올리고, 여러 채용 플랫폼을 관리하고, 면접을 조율하고 이력서를 출력하는 일이였다. 당시 공격적으로 채용을 하고,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하는 시기였기 떄문에 채용은 항상 일이 넘쳐났다. 당시에는 인턴 첫날부터 정시 퇴근을 못하는 상황이 너무 서러웠지만, 지금 얼어붙은 채용 시장을 생각하면, 그때 채용 업무를 경험하길 감사하다. 면접을 조율하고, 합격자에게 전화를 드리는 일, 합격자에게 탈락메일을 통보하고, 면접 전후로 문의에 대응하는 일상은 반복되는 것처럼 보여도 매번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배웠고, 면접관이 되는 조직장들과도 매일 연락하고 채용 상황을 공유드리면서 조직장과 소통하는 법도 좌충우돌 배우게 되었다. 그러다 회사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게 되면서 나는 채용에서 인사관리, 정확히는 근태 담당으로 직무 전환을 하게 되었다. 유연근무제를 처음 시행하게 되면서 시스템 구성과 근태 세부 정책을 팔로업하게 되었다. 인사관리 업무에 정착하게 되면서 현재는 휴복직, 퇴직, 근무제도 운영, 제도 개선, 노사협의회 등 다양한 인사운영 업무를 경험하게 되었다. 채용은 '외부 사람을 회사 안으로 들이는 일'이었다면, 인사운영은 '내부 사람이 머무는 동안의 모든 것'을 다루는 일이었다. 업무 영역이 넓어질수록 한 가지를 느꼈다. 인사팀은 회사 안에서 가장 많은 사람의 사정을 아는 부서라는 점이다. 누구의 건강이 힘든지, 누구의 경조사가 발생했는지, 어떤 팀이 갈등을 겪고 있는지, 어떤 제도가 현장에서 유명무실한지 등 각 부서별의 특징을 자연스럽게 얻게 되고, 그 정보가 쌓이면 조직을 읽는 눈이 생겼다. 이 말을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말을 한번 더 생각해보면, 그런 넓은 시야와 센스있는 분석이 곧 인사팀의 힘이라고 생각이 든다. 요즘은 회사에서 Claude Code를 배우고 있다. 처음엔 굉장히 낯설고, 비개발자인 내가 Claude Code까지 배워야하는 이유가 선뜻 납득이 되진 않았다. 그런데 교육해주시는 분의 훌륭한 설명 덕분이기도 하지만, 막상 클로드 코드를 써보면서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AI를 잘 쓰는 사람은 단순히 도구를 잘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업무의 구조를 읽고 시스템으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중간 관리자급에서 요구되는 역량은 '직접 실행'보다 '효율적인 설계'에 가까워질 것 같다. 반복적인 행정 업무의 상당 부분은 자동화될 테고, 그 여백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개인의 KPI가 되어갈 것이라는 팀 회의 때의 조언도 있었다. 동시에 HR 안에서만큼은 AI가 쉽게 대체하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퇴직 의사를 밝힌 직원과 나누는 대화, 복직을 앞두고 불안해하는 분을 설득하는 과정, 근태 관리를 하면서 문의에 대응하고, 그 과정에수 또 배우는 시스템 QA 와 시스템 점검시의 노하우.. 이 모든 순간은 데이터가 아니라 신뢰 위에서 이루어진다. 그 신뢰는 평소에 얼마나 사람과 라포를 쌓아왔느냐에서 오는 것 같다. 결국 두 가지를 같이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시스템을 만들고 업무를 설계하는 능력, 그리고 사람 앞에 앉았을 때 진심으로 들을 수 있는 태도. 어느 한쪽만으로는 앞으로의 HR을 잘 해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하는데 나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또 열심히 업무를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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