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의 경계를 넓힌다는 것 아시다시피 인사는 채용, 조직문화, 평가, 보상 등 다양한 범위를 가진 영역이다. 사람을 뽑고, 기준을 세우고, 성과를 정의하고, 기여를 보상한다.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구조와 방향을 설계하는 일에 가깝다. 이 안에서도 충분히 깊어질 수 있다. 채용만으로도, 보상만으로도 평생을 연구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전문성을 ‘깊이’로 설명한다. 그런데 커리어의 어느 시점이 되면 다른 질문이 생긴다. 이 영역을 더 정교하게 다듬을 것인가, 아니면 경계를 넘어 확장할 것인가. 확장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불안하다. 익숙하지 않은 숫자를 마주해야 할 수도 있고, 이전에는 고민하지 않던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전문성이 흐려지는 건 아닐지,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건 아닐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래서 쉽게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조직의 문제는 하나의 기능 안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건비는 재무와 연결되고, 조직문화는 전략과 연결되며, 모든 결정은 결국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다면 전문성은 한 영역을 깊게 파는 데서만 완성되는 걸까. 아니면 여러 영역을 연결하며 균형을 이해하는 데서도 만들어질 수 있을까. 아직 답은 분명하지 않다. 어쩌면 커리어에는 늘 이런 구간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확신보다는 질문이 앞서는 시기. 안정보다는 가능성을 택해야 하는 시기. 중요한 것은 완벽한 확신이 아니라 스스로 어떤 방향을 탐색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일지도 모른다. 전문성을 지키는 선택도 의미 있고, 경계를 넓히는 선택도 의미 있다. 그리고 때로는 확신이 생긴 후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확신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정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한 걸음을 내딛기로 했다. 이직을 하며 유난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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