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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담당자의 '더하기'가 실패하는 이유 ​최근 동료들과 퇴직에 대해 이야기하다 흥미로운 질문이 나왔습니다. "급여는 정말 높지만 매일 직장 괴롭힘을 당하는 곳 vs 급여는 적당하지만 불편함이 거의 없는 곳, 사람들은 어디를 더 오래 다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은 경우 후자에서 퇴직률은 더 낮게 나옵니다. HR 담당자로 우리는 직원에게 '무엇을 더 해줄 요소'에 대해 고민하지만, 직원은 '나를 힘들게 하는 요소'에 더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사람을 움직이는 두 가지 요소: 접근동기와 회피동기 ​사회심리학자 토리 히긴스(E. Tory Higgins)에 따르면 사람를 움직이는 동기는 2가지 방향에서 작동합니다. ​접근동기 (Promotion,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것): 접근동기는 했을 때 좋은 점이 있어서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와 보상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성과를 내서 얻을 수 있는 성과 인정, 연봉 상승도 대표적인 접근동기죠. ​회피동기 (Prevention, 예방에 초점을 맞추는 것): 회피동기는 하지 않았을 때 얻게 되는 요소 또는 피하고 싶은 부정적 요인을 의미합니다. 너무 먼 출퇴근 거리, 높은 업무 강도, 인간 관계 스트레스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2. 만족의 한계: 왜 '더하기'는 갈수록 힘을 잃을까 ​경제학에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소비가 늘어날수록 추가로 얻는 만족감은 줄어든다는 원리입니다. 급여나 복리후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수준을 만족하지 못했을 때에는 해당 부분을 먼저 채워야겠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과 복리후생 등이 갖춰졌다면, 거기서 새로운 것을 더한다고 직원이 느끼는 만족은 극적으로 높아지지 않습니다. 약간의 고마움이 더해질 뿐이죠. 반면, 매일 겪는 불편함이나 불만족 요소는 그 자체로 큰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때문에 일단 우리 회사가 일정 수준을 갖추고 있는지 점검은 필요하지만 그 이후에는 잘 갖춰진 것을 더 잘하게 하기 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근속을 위해 더욱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3. 성과를 내게 하는 힘 vs 퇴사를 막는 힘 주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직원들이 더 성과를 잘 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원하는지, 또는 직원들이 나가는 것을 막고 싶은지 목표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가지 목표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방법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일 잘하는 직원을 더 잘하게 하려면 (Promotion): 고성과자는 접근동기가 필요합니다. 원하는 성과를 냈을 때 얻게 될 성장과 인정 등 '더 괜찮아지는 상태'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번에 이거 못하면 평가가 안 좋아진다" 또는 "더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등 회피동기를 제시한다면 오히려 의욕을 꺾을 뿐입니다. ​퇴사하는 직원을 머무르게 하려면 (Prevention): 퇴사율을 관리한다면 회피동기를 살펴봐야 합니다. 직원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는 대단한 혜택보다는, 견디기 힘든 '불편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높은 급여보다 정시 퇴근과 적당한 업무 강도가 더 좋을 수도 있죠. ​4. 왜 우리의 프로젝트는 기대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할까 ​많은 HR 담당자가 새로운 온보딩 프로그램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큰 노력과 비용을 투자해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직원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불편함(Pain Point)'은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새로운 혜택만 얹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발목을 잡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제거하지 않은 채, 더 좋은 운동화를 신겨준다고 해서 잘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신입사원들의 온보딩과 지원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과정을 개발해서 진행했지만 생각보다 좋은 효과를 얻지는 못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교육 과정을 통해 회사가 나를 챙겨주는 것은 알겠지만 현업에 가면 매일 똑같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연인관계로 예를 들자면 모든 게 안 맞아서 맨날 싸우는데 이벤트를 자주 해주는 연인과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또는 오래 만나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을 해주기 보다는 싫어하는 걸 안하는 게 좋은 것과 비슷할 수도 있죠. 5. "내 마음을 몰라줘"라고 말하기 전에 ​"직원을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하는데 왜 마음을 몰라줄까" 서운함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직원의 마음을 몰라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게 열정을 불지피는 '장작'인지, 아니면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모래주머니'를 치워주는 것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때로는 백 가지의 새로운 시도보다, 단 한 가지의 불편함을 없애주는 것이 직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며 접근동기와 회피동기의 관점에서 고민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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