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하나의 자아만 지녔나요? MBTI가 유행하고 나서, 이상한 밈이 하나 생겼습니다. "T발 C야?" 모두가 MBTI의 전문가가 되었고, 행동 하나, 말투 하나하나에 조목조목 대답하고 정의내립니다. 그렇게 우리는 ENTP, INFJ, ESFJ, ISTP. 16가지 유형에 맞춰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거기에 얼마나 동의하고 지내시나요? 오늘은 저희 아버지의 생신입니다. 그래서 어제 친척들과 오랜만에 모여 식사를 했습니다. 큰아버지의 한스러운 이야기, 막내 고모의 재미나던 휴가 이야기. 저는 여기서 열심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었습니다. 때론 같이 웃고, 때론 같이 분노하며 이야기를 쏟아내게 해주었습니다. 아버지에게 선물을 드리며 감사의 말을 드리고 아버지가 새 옷을 입고 멋쩍어하시는 모습에 같이 웃고 행복함을 나누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 PM들의 수다에 계신 한 분이 저에게 포트폴리오를 문의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전에 이분의 포트폴리오를 비판적으로 분석했고, 이분이 가진 경험과 실제로 회사가 필요하는 가치를 냉철히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남들이 숫자로 말하는 경험을 꼭 넣을 필요 없이, 실제 필요하고 회사에 쓰임이 명확한 경험을 추려나갔습니다. 본인이 현 회사에서 한 게 없다 말하는 것도, 자신감이 결여된 것도 고려하지 않고 냉철하게 질문을 던져나갔습니다. 가족, 친척과 함께 있을 때 제 모습은 F의 성향인가요? 포트폴리오를 분석할 때의 제 모습은 T의 성향인가요? 우리는 하나의 역할만 수행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나. 내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나. 배우자와 함께 걸어나가는 나. 회사의 역할을 부여받은 나. 친구들 사이의 나. 사이드프로젝트, 또는 동호회에서의 나. 아마 각자가 맡은 역할, 그 안에서의 기대치. 이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나는 나다. 나는 나답게 살아야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하나의 모습으로 자신을 정의내립니다. 그 하나의 자아로만 스스로를 판단하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닐 다양한 모습과 역할은 생각하지 못한 채. 지금의 나를 중심으로 나다움을 정의내립니다. 하나의 나다움만 설정합니다. 그리고, 각 위치에서 나답지 못하다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재미난 것은, 그 MBTI도 하나의 성격으로 우리를 고정시키지 않습니다. 각 지표 별로 선천과 후천을 나눕니다. 즉, 우리의 성격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혼자 살아갈 수 없는 환경에 주변과 어우러지고 적응해야 하기에 우리는 그 역할에 따라 자신을 바꾸어나갑니다. 나의 모습이 그렇게 다양하게 나뉘어질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단, 하나의 모습으로만 본인을 규정하려 한다면 아마 여러분은 더 큰 혼란에 휩쌓여 본인을 지워버릴 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역할 속에,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 자신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했을 때, 비로소 여러분은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자아 #나다움 #주니어 #정체성 #MB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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