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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스타트업 HR담당자들은 이직이 잦을까? 어떤 경우에 퇴사를 할까? 한참 대기업을 다닐 무렵에는 "인사 = 로열티" 라는 공식이 너무나 당연하게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포괄임금제에서 야근과 회식, 잦은 보고는 회사를 키우기 위한 인사의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보니까 구성원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보다는 회사의 입장을 설득 시키는 역할에 몰두하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고 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으로 떠나는 바깥 세상(?)에 두려움도 느꼈지만 안되면 다시 미국 나가서 매장에서 일하겠다는 각오로 일을 했습니다. 대기업에서 당연하게 누렸던 인프라도, 사람도, 예산도 없이 더 많은 일들이 주어지는 환경이 너무나 부당하다고 느꼈고 이게 맞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들을 5년 정도 지나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대기업이 자원이 너무 과도하게 많다 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 또한 생각보다 많은 이직을 하게 되었고 스타트업에서 종사하시는 많은 인사 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들은 사업 초기부터 상장, 그 이후까지 인사적으로 성장 및 임원까지 되신 분도 있으셨지만 대부분은 2~3년 이하에 많은 이직을 경험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빠른 이직 사유] 1. 인사 담당자의 제안에 대한 불신과 본인만의 생각 강요 2. 구성원을 부품처럼 생각하고 쉽게 교체해서 쓰려는 생각 3. 준법 보다는 눈 앞의 성과에만 집중하려는 방향성 4. 프로세스 보다는 실행 자체에만 집중하여 미래를 보지 못함. 5. 대표이사의 비도덕적 행위 저도 처음에는 "그러면 당연히 이직 해야지~~~~"라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오너 기업이나 경영 환경이 어려운 입장에서 정도를 걷는 회사가 얼마나 있었으며, 꼭 그런 회사만 잘 되는 것은 아니였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이 들 때 쯤에는 1~2번의 이직을 겪은 이후였습니다. 선배들하고 만나서 들어보면 "회사가 다 그런 거고, 인사가 그런 거야~~" "여태 그거 모르고 인사했어? 그냥 대표나 사장이 그러라고 하면 그렇다고 해~~" 이런 말들을 많이 해주셨구요!! ㅎㅎ 그래서 저만의 결론을 내려보자면 원칙과 프로세스를 잡고 일할 수록 편해지고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기에 그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강하고, 빠른 성장과 사람 자체가 소중한 스타트업에서는 그 부분이 어느 정도는 무시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 입니다. 혹시나 스타트업에 대한 과도한 환상이나 지금의 자리가 힘들어서 새로운 탈출구로 스타트업을 꿈꾸시는 분들이 있다면 제 글을 한 번쯤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투자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면서 대기업/중견기업 출신의 인사팀장들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실제로 제 선배들도 많은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혹시나 하고 질문을 하는 선배님들께 늘 드리는 말씀입니다. "선배님, HR은 결국 회사의 규모가 우리의 실력이고... 우리가 잘해봐야 회사에게 영향을 주는 건 20%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HR적으로 성장하고 많은 것을 이루려면 작은 곳에서 크게 키우는 것보다 큰 회사에서 더 크게 키우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왜 퇴사를 할 까? 로 시작했지만 HR 커리어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HRer분들이 계신 만큼 저와는 다른 경험을 하신 분들도 많이 있으시겠지만, 만약 스타트업을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적어도 아래 요건을 갖춘 곳으로 가시길 바라겠습니다. [피해야 하는 스타트업 조건] 1. 외형 성장만 있어서 실질적 이익 지표를 내지 못하는 회사 (내실을 다질 역량이 없거나 투자에만 급급한 회사 가능성 ↑ 홍보 기사 검색해 보면 영업익이나 당기순이익 내용 없이 매출, 가입자, 000 1등, 투자금 00억 같은 말만 나오면 거의 믿고거. 지금은 좋아 보여도 오래 못 갈 확률 높음) 2. 대부분의 채용 포지션을 무료 또는 DM으로 뽑으려는 회사 (핵심 포지션조차 서치펌을 쓰기 어려워하는 회사라면, 다른 인사 분야에 대한 투자나 위임도 쉽지 않음) 3. 동종 업계 대비 인원 규모가 과도하게 많은 회사. (JD 정리 없이 사람 부족하다고 막 뽑아 넣은 경우가 많음. 잦은 조직개편과 다수의 권고사직이 필요할 수 있음) 4. 가족 경영인이 있는 회사. (부연 설명 필요 없음. 믿고거) 5. 대표이사가 회사 규모에 비해 비싼 외제차를 타거나 소비가 큼 (제대로 된 경영마인드가 없을 확률이 큼) 6. 인사담당자 또는 리더 포지션이 1년에 2번 이상 올라오는 곳 (상기 이슈들을 해결하려고 인사를 뽑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 쉽게 안바뀌고 전에 있던 담당자가 못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음) ** 추신 : 지금보다 많은 금전적 보상을 약속하고, 자신감과 도전 정신이 있다면 도전은 해볼 수 있음 저는 스타트업에서 천국과 지옥을 다 경험해 봤고 지금도 저만의 엘도라도를 찾아 가는 중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며 편협한 내용도 있습니다!!! 다만, 과거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적은 만큼 스타트업을 꿈꾸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참고!! 사유와 안좋은 조건에 대한 이야기들은 저의 일부 경험담 + 다른 회사 재직자들의 이야기가 섞여 있습니다~~~!! (제가 겪어온 회사는 다 순항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사람도 언제나 완벽한 건 없으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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