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에너지원을 찾아서 – 번아웃을 경험하는 HR을 위한 짧은 이야기 # 바닥난 인류애 동료들이 '넘치는 인류애 소유자'라는 별명을 붙여줄 만큼, 저는 HR로서 제 일과 구성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그 넘치던 ‘인류애’가 사라진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인류애’를 잃어버린 정확한 시작 타이밍은 모릅니다. 특기였던 긍정 에너지 방출 스킬이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를 인정하기 싫어 외면한 지 꽤 오래되었다는 사실만 기억이 납니다. 주소를 잃어버린 편지가 결국 도착하듯 모른 척해온 진실은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류애’는 저에게 일터에서 열정과 즐거움을 주는 에너지원이었기에, 혼돈과 부정을 넘어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고 반복적인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게 첫 단추입니다. 그러나 마음 에너지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원인파악 작업도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실증을 잘 내고 포기도 빠른 편이지만, 에너지원 ‘인류애’는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막막한 현실 속에서 실마리는 없었지만,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단어 하나는 마음 속에 남았습니다. 의지를 다 잡고,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일들을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미뤄왔던 KAC 코치 자격 준비, 회사 내 멘토링 프로그램, 그리고 원티드 HR 리더스 활동이 그것입니다. # 안되면 말고.. KAC 코치 자격 준비는 비즈니스임팩트 교육 기관의 이재형 대표님 강의를 듣고, 준비반 수업을 들으면서 이루어졌습니다. 스스로의 멘탈도 흔들리는데 타인을 코칭하는 것이 가능할까 걱정되었지만, 자아와 리더로서의 역할을 분리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의 품을 덜어주었습니다. 사내 멘토링 프로그램에서는 과학적 데이터를 근거로 전 세계의 멘티와 멘토 후보를 매칭하는 MentorCliQ을 통해 멘토를 지정 받았습니다. 말레이시아의 IT 리더인 Lee Lee와의 멘토링은 형식적이지 않고, 진정한 관심과 시간을 통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서 격주로 멘토링 시간을 내고, 저의 내면의 소리를 물어봐 준 덕분에 뒷전으로 밀려 있던 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원티드 HR 리더스에서는 첫 날, 각자의 기대를 공유하는 자리에서 잃어버린 인류애를 찾고 싶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HR 전문가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밀려왔지만 많은 분들이 '인류애'라는 단어를 재미있게 생각해 주셨고, 질문들도 이어졌습니다. 이후 조활동을 통해 각자의 고민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좋은 피어 코칭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놀랍게도 제 에너지원은 다시 충전되었습니다. # 다시 ‘인류애’ 100%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한 올해의 도전들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응원을 받는 경험이었다는 부분입니다. 제가 HR 업무를 택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건강하고 활기찬 일터을 만들고 따뜻한 마음으로 구성원들을 응원하고 싶었던 마음이 되새겨졌습니다. 에너지원이 돌아온 상태에서 제 자리를 돌아보니, 바라고 기대했던 많은 것들이 이미 제 곁에 있었습니다. 배려가 넘치는 상사, HR 전문성이 뛰어난 동료, 일에 성의를 다하는 포텐셜 넘치는 팀원, 구성원의 Health + Wellbeing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재원. 그리고 나니 직장에서 잊고 있던 '감사'하는 마음이 돌아왔습니다. 밖에서 열심히 찾아 헤맸지만, 해결책은 제 안에 있었습니다. 개인에 따라 내면의 에너지원, 일터에서 번아웃이 오는 지점, 그 극복 방법은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번아웃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되면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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