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BP는 뭐하는 사람인가요?] * 긴글주의
요즘 많은 주니어 HRer 분들이, “HRBP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서 HRBP로서 역할과 경험을 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아무래도 제한적이다보니, HRBP라는 직무에 대해서 다소 막연하게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HRBP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지만, 그 정의를 잘 내릴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다.
그래도, 나에게 HRBP는 어떤 의미이고 그 역할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미안하지만 고루한 옛날이야기를 해야한다. 내가 HR을 시작한 이유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HR놈들”
벌써 12년째 HR조직에서 월급쟁이로 일을하고 있지만, 처음 커리어를 시작했을 땐 이렇게 오랫동안 HR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객에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구매로 유도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첫 커리어로 국내 대기업인 S사에서 영업 및 영업관리 업무를 시작했다. 3년 정도 영업현장에서 굴러먹다가 사내공모를 통해 신규사업 조직으로 이동하게 되었고, 마케팅, 사업기획, 해외사업검토 등 다양한 업무를 겪으며 사업의 성공에 기여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보냈다.
돌이켜보면, 신규사업 조직에서 일했던 경험은 열정적으로 일했던 개인적 즐거움이나 배움과는 무관하게, 학창시절에 꿈꾸었던 것처럼 멋있고 화려하지만은 않았다. 처음 가보는 길이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은 당연 하기도 했고, 소소한 실패는 특별히 문제도 아니었다. 반면, 사업의 본질을 깊이있게 이해하지 못하고, 또 필요한 핵심역량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성장에 대한 요구와 기대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나갔던 것은 결국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말았다.
결국, 사업은 크고작은 사건 사고와 함께 사업을 멈추어야만 했다. 조직장은 회사를 나가야 했고, 동료들도 모두 뿔뿔히 흩어졌다. 나는 서비스를 마무리 하는 시점까지 거의 홀로 남아 패전한 전쟁터에서 잔해를 치우고 정리하는 역할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때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커리어를 시작한지 이제 6년밖에 되지 않은 대리급 사원이 감당하기에는 꽤나 파괴적인 상황이기도 했다.
그 시기에 나를 지배했던 생각은, 부족한 나의 경험과 역량에 대한 한탄과 질책도 있었지만, 소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신규사업을 수행하는데 이렇게 문제가 될때까지 내버려 두었다는 사실이었다. 단일사업으로 매출이 3천억원 수준까지 성장하고 있었는데도, 재무부서는 매월 실적, 익월 예상숫자를 재때 보내달라는 요구와, 예측이 틀리면 사유를 소명하라는 요구만 할 뿐, 사업지표 분석을 통한 의미있는 제안이나 Risk Management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HR도 때되면 법정의무교육이나 간혹 집합교육 안내만 하고 연말에 평가 절차를 안내할 뿐, 새로운 사업에 필요한 인력구성과 조직형태는 무엇인지, 핵심적인 역량은 무엇이고 어떻게 내재화 할 것인지 등 정작 사업에 중요한 사람과 조직관련 어떤 고민과 도움도 지원 받지 못했다.
나는, 정확히 말하면, 회사의 지원부서라는 놈들은 사업을 지원하기는 커녕 사업에 방해만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조직은 폐쇄되었고 절반은 회피의 심정으로, 절반은 오기의 마음으로 나는 또다시 사내공모를 통해 HR부서로 이동 하게 되었다. “이런 HR놈들 도대체 뭐하고 있길래 사업에 전혀 도움도 안되고 월급만 받아가고 있는거지?” 라는 퉁명스러운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면 정말 사업에 도움이 되는 조직으로서 HR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기에, 새로운 역할에 빠르게 적응하고자 했던 마음이 더 컷다.
“Why We Hate HR”
HR에서의 업무는 생각보다 녹록하지 않았다. HR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스킬 자체가 부족한데, 부서에서는 또 어느정도 연차도 있다보니, 조직에 피해가 되지 않기 위해 닥치는 대로 경험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사업에 도움되는 HR은 커녕 새롭게 학습해야 할 영역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리고, 기본적인 오퍼레이션 만으로도 대부분의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사고의 폭은 HR의 기능 안에서 머무르게 되었고, 당면한 일들을 쳐내기에만 급급했다.
시간은 흐르고, HR팀에서도 3년정도 일을하면서 Sr. HRM 팀원으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였다. 팀장님께서 A4 출력물 한장을 주시며 한번 읽어보라고 하셨다. 내용은 “Why We Hate HR”이라는 제목의 한장짜리 Article이었다. 2005년 8월호 Fast Company(비즈니스 매거진)에 실린 칼럼이었는데, 그 종이를 받았던 날부터 이후 공유좌석이 도입되어 내 지정좌석이 사라진 날까지, 그 한장짜리 A4 종이는 내자리의 앞쪽 파티션에 압정으로 고정되어 늘 내 시야에 가까이 있었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HR 담당자들은 기업 입장에서 최상의 인재가 아니다.(HR people aren't the sharpest tacks in the box.)
둘째, HR은 가치 대신 효율성만을 추구한다.(HR pursues efficiency in lieu of value.)
셋째, HR은 당신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HR isn’t working for you)
넷째, 경영진은 HR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HR 또한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The corner office doesn’t get HR (and vice versa)
그 칼럼은 HR부서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다시금 충격을 주었다. 과거 사업조직에서 일할때 HR로부터 느꼈던 아쉬움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HR 업무를 시작한지 3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처음의 그 마음을 잊고 현재의 조직의 일과 목표에 매몰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를 더 괴롭혔던 것은, 그 칼럼의 내용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구조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후에도 HR내에서 이런저런 업무를 담당하며 소위 잔뼈가 굵어지고 있었으나, 전통적인 국내 대기업 HR조직에서 1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일의 의미를 찾는 것이 점점더 힘겨워 졌다. 너무 큰 회사이기도 했고, 1명의 개인으로서 회사의 성장과 변화에 줄 수 있는 Impact의 크기가 너무 제한적이었다.
돌이켜보면, 이 것은 나 개인이나 나의 팀 리더, 회사의 HR을 이끌던 CHRO의 문제라기 보다는, 회사가 수행하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과 장기간 기업이 쌓아온 일하는 방식과 문화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 형성된 구조적인 이유 였던 것 같다.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야하는 회사에 일하면서, HR로서 사업에 직접적인 Impact를 만들고 빠르게 변화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나의 문제였던 것이다.
“기능조직 vs 목적조직”
이쯤되면, 도대체 HRBP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서는 언제쯤 얘기할지 궁금해 할 것 같기도 하다. 다시 말하지만 HRBP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완벽한 정의를 내릴 자신은 없다. 그러다 보니 HRBP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좀더 진정성 있게 설명하기 위해 지난 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다.
HRBP를 조금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제를 좀 바꾸어 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고 생각한다. HRer라면 조직형태와 관련하여 기능조직과 목적조직의 구분에 대한 이해가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기능조직은 동일, 유사한 직무를 수행하는 구성원들이 모인 조직으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효율성, 표준화 수준을 높이는 것에 적합하고, 목적조직은 특정 목적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 직무의 구성원들이 동일조직에서 근무하는 형태이다.
HR 조직은, 조직별 담당을 두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기능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HR의 근간이 되는 여러 영역에 대해서, 전문적인 영역 (노동법)을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방식의 일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태생적 한계 때문에 “Why we hate HR”에서 지적한 문제들이 제기되었고, 사업의 HR이슈를 더 깊이있게 듣고 함께 해결하는 노력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HR이 사업에 다가갈 수록 효율성, 표준화 보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 사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이 더 부각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기능단위로 조직화된 기존의 HR부서에서 수행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역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비록 HRBP가 HR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목적조직의 형태에 가깝다고 본다. 통상, 사업조직은 목적조직, Staff 조직은 기능조직으로 Hybrid 형태의 조직운영이 많이 활용되고 있고, 여전히 HR은 HRBP라 하더라도 기능조직으로서 HR에 소속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긴 하다. 하지만, 소속 조직과는 상관없이 사업조직의 HR이슈를 해결하고, 목표달성에 기여하는 Impact를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그 사업조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향으로 HR Initiative를 발굴하고 제안 및 실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HRBP들이 처한 상황은 그렇게 이상적이지 않다. 목적조직이라 하면, 그것이 사업부장이던 PO이던 그 조직의 목표달성을 리드할 리더십이 있으나, HRBP는 그 조직의 리더와는 리포팅 관계가 아니라 파트너 관계이다. 그리고 여전히 리포팅할 대상은 CHRO거나 HRBP 리더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HRBP에게 요구되는 과업은 HR 조직 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다소 복잡한 배경 때문에, HRBP의 역할을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회사마다 HRBP의 역할이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기능적으로 명확하게 정의하기 쉽지 않은 직무이다보니, 그만큼 난이도가 높으면서도 불확실성의 시대에 더 유용한 직무형태일 수도 있겠다.
대다수의 스타트업이 애자일 방법론을 적용하여 조직을 운영하고 있고, 문제해결 중심의 일하는 방식이 조직의 기능을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런 스타트업에서 앞다투어 HRBP 직무를 운영하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는 HRBP에게도 동일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점이며, 그렇다면 HRBP의 소속 조직에 대한 논의를 떠나서, HRBP도 애자일 방법론과 문제해결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적용하여 Impact를 만들어야 하는 직무라고 선언해보는 것은 어떨까?
“못해먹겠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목적조직으로 운영되는 조직 형태 중 하나로 스쿼드 조직을 들 수 있다. 제품내 하나의 기능 또는 풀어야 할 문제를 중심으로 스쿼드가 구성이 되며, Product Owner가 리더가 되어 Frontend Engineer, Backend Engineer, Product Designer, Data Analyst, QA 등 각 기능 담당자가 팀의 구성원이 되는 조직 형태이다. 스쿼드 자체가 별도의 조직으로 구성되는 경우도 있고, 스쿼드 구성원들의 원 소속은 각 기능팀이되 매트릭스 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 스쿼드 팀원들은 각 기능별 전문가이지만, 해당 스쿼드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멤버들은 조직내에서 서로 상호작용하고 기민하게 협업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기능의 영역에도 관심을 가지고 때론 역할도 해내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본인의 전문역량을 Base로 기여하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만약 HRBP를 목적조직의 멤버로 적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Partnering을 수행하는 조직의 리더가 목적조직의 장이 되고, HR 기능 전문가로서 조직에 기여한다고 하면 조금더 명확하겠다. 이러한 상황에서 HRBP 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표현한 아래의 정의를 한번 읽어 보자.
“비즈니스의 전략적 HR Partner이자 Solution Provider로서, 비즈니스의 성장 및 목표 달성에 있어 모든 측면의 HR문제에 대한 조언 및 가이드를 제공한다.”
표현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많은 회사에서 HRBP은 모든 HR문제를 다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 처럼 표현되고 있다. 해결해야 할 HR문제를 사업에서 제시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HRBP에게 좀더 높은 수준의 역할을 기대하는 경우,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법을 자체적으로 도출하고 시행하는 역할까지 요구하기도 한다.
현실은 어떤가. 내가 직전회사에서 한 명의 HRBP로서 담당했던 조직들의 전체 규모는 약 9백여명이었고, 나에게 온전히 주어진 Resource는 나 혼자 뿐이었다. 한명의 Resource 이지만, 우선순위를 잘 수립하여 해야할일에 집중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며 호기롭게 조직을 진단하고 문제를 발굴해보지만,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담당조직의 HR문제 해결을 위해 HRBP가 다뤄야할 주제는 채용부터 성과관리, 평가, 보상, 교육, 노무, 근태, 조직설계, 조직문화, 변화관리 등 너무나 방대하다는 사실이다. 목적조직의 멤버라면 한 직무의 기능에 대해서 전문가로서 기여하면 되겠으나, HRBP의 경우 HR의 한 기능에서만 전문가라면 Businiess Partner로서 역할을 수행해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사실 대부분의 HRer들은 문제 해결사로서 충분한 경험과 역량을 쌓은적이 없다는 것이다. HR의 여러 기능을 경험하고 그렇게 축적한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HRBP가 되는 Career가 일반적인데, 정작 HRBP에게 가장 요구되는 Problem Solver로서는 역할을 경험하고 학습할 기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일해왔던 것이다. 문제해결 중심의 일하는 방식이 일상인 사업조직의 리더들에게 HRBP가 나타나서 “내가 너의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 이라고 한들, “Why we hate HR”에서 제시된 문제를 다시 만나게 될 뿐이다. HRBP로 일을 하면서도 사업에 Value를 주거나 Impact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러다 보니 사업조직 리더들에게 전사의 HR정책과 규칙, 절차를 무기삼아 나름의 방식으로 역할을 만들게 되는 현상도 보게 된다.
그렇다면, HR 문제 해결사로서의 이상적인 HRBP 역할 수행은 불가능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경험과 학습을 바탕으로 달성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스스로가 바라는 HRBP의 모습에 가까워 지는 방향으로, 경험과 학습을 촘촘하게 계획하고 수행하지 않는다면,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줄이는 것은 요원할 수 있다.
“문제가 문제야”
HR은 사업조직의 HR 문제를 HR의 기능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것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 HR은 HR의 기능 안에서 문제해결에 필요한 실행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기능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했을 때 문제의 근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담당 조직의 Top Talent가 이탈하는 Case가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HRBP로서 Top Talent의 Retention Program을 제안해볼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가 무엇인지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 Solution을 제안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모든 Top Talent은 이탈의 가능성이 늘 존재하고, 언젠가는 이탈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Case가 생겼다는 것 만으로 문제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
우리의 머리 속에는 일종의 공식처럼 A가 발생하면 B로 해결한다는 관점이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기능조직에서 HR이 일하는 방식은 그렇게 사고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편안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위와 같은 상황에서 결국 Top Talent Retention Program이 답이 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의 회사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접근 하기도 한다. 그러나, HRBP가 사업조직 리더의 신뢰를 얻고, 진심으로 의미있는 HR Initiative를 계획하고 실행해서 Impact를 만들고자 한다면,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지 부터 깊이있게 사고하고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HR부서에서 오랜동안 일하고 다양하게 경험한다고 해서 길러지는 역량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하고 있는 일 하나하나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숙고해보는 경험과 힘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만능 문제 해결사가 되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HR영역은 너무나 방대하다. 이는 경험을 통한 학습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이의 경험을 사는 방식으로 채워야 할 수 밖에 없다. HRer들의 네트워킹과 상호작용, Benchmark나 독서를 통한 학습이 그래서 중요하다.
지금까지 작성한 내용을 다시 읽어보면, 부끄러운 내용이 많다. 나 스스로도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HRBP로서 역할을 해왔냐 라고 하면,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내가 HR이라는 직무를 계속 하는 이상, 나에게 HRBP라는 의미와 지향점은 명확하다. 비록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내가 채워야 할 영역이 확실하고, 이 Gap을 줄이면 문제는 해결된다. 이것이 HRBP로서 나의 문제이자 해결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