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회사 인사담당자는 어떤 업무 고민을 할까? (2편)] 1편에서 R&D 회사에서 인사담당자로서 겪는 경험과 고민, 고충을 전반적으로 다뤘으며, 인사제도 중 채용 분야에 대해서 간단히 작성해보았다. 2편에서는 인사제도를 확대하여 평가, 보상 부분을 다뤄보고자 한다. 평가와 보상은 구성원이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궁금하면서도 예민한 인사제도이며, HR 입장에서는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최대한 다수의 구성원이 공정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하는 제도이다. 평가는 크게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로 나뉘며, 그 중 우리는 절대평가로 운영된다. 정확히는 상대화된 절대평가제도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절대평가 제도를 운영해봤지만 모든 구성원에게 골고루 높은 등급을 부여하는 평가 관대화 현상이 나왔으며, “좋은게 좋은거지” 라는 자세를 취하기 싶다. 이렇게 되는 경우 취지에 맞게 공정한 평가 등급을 부여한 옆 팀장은 팀원을 배려하지 않은 나쁜 팀장이 되는 모순되는 상황이 된다. 또한, 회사는 보상에 대해 무한한 재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두에게 높은 등급 및 그에 연계되는 보상을 지급한다면 회사의 인건비 및 비용은 무한하게 올라갈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 제도의 장점을 적절히 혼용하여 절대평가를 운영하되, 평가 등급에 따라 인상할 수 있는 보상 재원을 한정하고 있다. 평가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최대한 많은 구성원이 평가를 공정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1편에서 소개했던 연구소 기술 및 과제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한다. 평가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 현업에 일정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현업에 100% 맡겨 결과 등급만 인사팀에 제공해주세요”는 공정한 평가를 망치는 일이다. 따라서, 현업에서 부여한 평가 등급이 공정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평가 사유를 모니터링하고 기술 이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해당 연구소의 기획팀이나 전략팀과 협의하여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있도록 한다. 채용이 되어 회사를 다니는 큰 이유는 ‘보상’이며, 높은 평가를 받으려는 이유 또한 결국 '보상'이다. 보상을 크게 두가지로 나누면 매년 계약되는 연봉 급여와 비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추가 인센티브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 기업 등 테크기업에서 역량 중심, 직무 중심의 보상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 기술과 그 외의 구성원들 간에 급여 차이가 커지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성과에 따라 급여 차이가 커지는 추세이다. 입사 근속년수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급여가 역전될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러한 흐름과 다르게 우리 회사는 직급/직급년차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직급에 따라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여전히 보수적인 문화, 보수적 성향, 그리고 노동조합의 영향력 드으이 영향이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최근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이러한 과거 관례와는 달라지고 있다.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원은 더 많은 급여를 받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더 이상 회사에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태도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 회사에서는 이러한 보이스를 반영하여 일부 제한적으로 직무/역량을 평가하여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려하고 있다. 각 기술분야에 맞는 합의된 평가 기준을 세우고, 개별 구성원 마다 해당 기준들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의 역량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그리고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사내 전문가 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와 함께 평가과정을 거치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재심사를 진행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급여 차등을 두어 보상 공정성과 최근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려고 한다. 해당 제도는 모든 구성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있지는 않으며, 기술 시장 내에서 가장 트렌드한 기술을 이끄는 직무를 먼저 Pilot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국내 기업들도 장기적으로는 능력있는 구성원을 Catch up 하기 위해 차별화된 보상제도를 운영하는 방향으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