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제 이야기 - 1] 교통카드에 1,700원 현금은 5,000원. 다음 월급일은 15일 남았고, 저는 출근해야 합니다. 이 회사는 이번달까지만 월급을 줄 수 있고, 가불이 어려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결정을 내리시겠습니까? 어차피 이번달이 마지막인 거, 바로 퇴사를 하실 것인가요? 아니면, 일단 출근을 해보실건가요? 제가 2015년에 겪었던 일입니다. 당시에 저는 개인 회생 중이었습니다. 새로 들어간 회사에서는 저와 대화하며 1년간 만들어온 게임의 장르를 바꿨습니다. 그 방향이 옳다고 믿으며 달려온 저희에게 내려온 것은, 모기업의 폐업 명령. 자체적인 회사 운영을 가능케 하기 위해 저희는 발버둥쳤습니다. 야근과 주말업무도 강행하며, 마지막 빌드를 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걸로 투자를 받으면, 런칭해서 수익이 나면 자생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였습니다. 그렇게 야근을 하면서, 한달 두달이 지나니 조금씩 비관적인 분위기가 회사를 감돌았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마지막 달. 출근을 하면, 퇴근할 수 없는 돈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보름을 더 버틸 수 없는 게 눈에 보이는데,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였습니다. 당시의 저는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출근" 배는 굶더라도, 퇴근은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 사정을 모르는게 아니니, 얼굴보고 이야기하면 되겠다는 생각. 최소한 내가 맡은 영역 확실하게 마무리해서 이 게임이 출시되길 바라는 마음. 그 모든 것이 결국 출근을 결정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회사로 가는 9호선. 수많은 사람 사이에 끼어가다가 모두 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주운 교통카드. 주변에 있는 모두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주인이 없던 교통카드였습니다. 결국 그 누구에게도 주인을 찾아주지 못한 채 저는 그 자리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당장의 퇴근 교통비도 없던 저에게는 큰 유혹이었습니다. 그냥 가져갈까? 분실물센터에 가져갈까? 그러다 주인을 찾을 수 없다는 말에 결국 제가 가지고 회사로 갔습니다. 그리고, 점심으로 삼각김밥을 사러 간 편의점. 교통카드를 체크해보니 이게 왠걸. 5만원이 충전되어 있는 카드였습니다. 그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하루 종일 저를 감쌌습니다. 그렇게 그 교통카드로 남은 15일을 출퇴근하고, 편의점에서 점심과 저녁을 사먹으며 견뎠습니다. 제품은 결국 베타버전이 나왔으나, 투자는 불발되었고. 저희는 해체했지만, 모든 것을 불태운 만큼 저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불완전한 끝이 아닌, 최소한 빌드마감은 했다는 보람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 2018년. 저는 결국 개인회생을 끝냈고, 조금씩 제 이름의 통장에 돈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저는 그 교통카드를 잃어버렸습니다. 5만원을 채운 채로 지하철에서 말이죠. 이 이야기를 올리는 이유는 별 것 없습니다. 그냥 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일을 통해 돈이란 건 필요할 때 내게 다가오며, 다시 세상을 향해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도 후회도 남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제 한계를 넘을 때까지 부딪혀 본 일은 그 다음 회사에서 팀장을 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성공해서 얻는 보상과는 달랐지만, 많은 것을 얻은 경험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면을 바라보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주제를 전달한다면... 여러분 스스로를 믿고 행동해보세요. 행동은 어떤 상황을 만들고, 그 상황은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준비되지 않은 부족함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움직여보세요. 그렇게 행동을 만들어보세요. #돈 #월급 #행동 #결과 #성과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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