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부서는 왜 지원조직이 되었나?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지금 HR부서는 리딩 조직인가? 지원 조직인가? 회사에서 위상이 높은 조직을 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자신이 하는 직무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회사 경쟁력과 이익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둘째, 수행하는 직무의 중요성과 난이도가 높다. 이들 조직이 판단의 기준으로 가져가는 것은 가치와 성과이다. 이들은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조직과 개인이 노력한다. 셋째, 항상 사업과 연계하여 길고 멀리 보며 전사적 관점의 모습, 방향, 전략과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사명과 책임감을 갖고 직무를 수행한다. 이들에게서 부서, 개인 이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넷째, 열린 마음으로 타 부서와 소통하고 협업하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혼자 일할 수 없음을 알기에, 자신들이 하는 직무에 대해 타 부서와 도움을 요청하며 기꺼이 협업한다. 다섯째, 이들은 회사의 현황과 나아갈 미래에 대해 폭넓게 알고 있다. 이를 위해 CEO 및 경영진, 타 부서 조직장을 찾아가 학습하며 배움의 폭을 넓힌다. 위상이 높은 조직은 지원한다는 생각보다는 CEO를 보완하며, 자신들의 일을 통해 회사를 이끈다는 생각이 강하다. 1980년대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 회사를 이끌어가는 4개의 핵심 리딩 조직이 있었다. 전략(기획), 재무, 인사, 그리고 사업의 주력 부서(영업회사이면 영업기획, 제조회사이면 생산기획)이다. 관리사무직에 근무하는 직원은 삼두마차라고 하며 전략부서, 재무부서, 인사 부서를 선호했다. 경영환경이 갈수록 모호하고 급변하며, 경쟁이 심해졌다. 회사는 이러한 경영환경 속에서 경쟁자 가운데 생존과 성장을 이어가야 했다. 전략과 재무 부서의 위상과 영향력은 갈수록 강화되어 갔는데, 인사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갔다. 어느 순간, 지금 HR부서는 리딩 조직이 아닌 지원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HR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조차 HR부서는 지원조직이라고 말한다. 지원조직은 스스로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여 타 조직과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보다, 누군가 방향이나 전략을 정하면, 이에 따라 과제를 만들어 수행한다. 심한 경우, 과제도 지시를 받아 수행한다. 백지에 그림을 그리는 역할이 아닌, 후공정으로 정해진 과제를 충실히 수행한다. 왜 HR부서가 이런 지원조직이 되었을까? 회사가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성과(이익)을 창출해야만 한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회사의 실태를 명확히 분석하고, 사업을 둘러싼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 2가지 핵심역량이 요구된다. 하나는 회사에 대해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회사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관리자, 경영자라면 다음 8가지 영역에 대해 자료 없이 구체적 현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업의 본질, 제품과 서비스의 밸류 체인, 가치 체계, 재무, 조직, 인력, 시장과 경쟁사, 고객이다. 다른 하나는 변화의 흐름, 과제 창출, 선제적 실행이다. 사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변화의 패러다임과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 그 가운데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이를 뒤가 아닌 앞단에서 악착 같이 실행하도록 경영 전반을 이끌어야 한다. 아쉽게도 지금 HR부서는 아직도 사람과 제도의 틀 속에 갇혀 있다. 사업의 본질과 제품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놓치고 있다. 회사의 재무 상황에 둔감하니 전사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다. CEO가 전략회의에서 HR부서를 배제하는 이유이다. HR부서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회사의 지속 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많다. 사업구조, 기획력, 기술력, 영업력, 생산능력, 연구개발능력, 관리력 등 많은 요인 중 핵심은 사람이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최고 경영자이다. HR의 역할과 전략은 반드시 사업의 방향과 전략과 연계되어야 한다. 하나 더 연계해야 한다. 최고 경영자의 철학과 원칙, 방향과 전략, 중점과제와 HR전략과 과제가 연계되어야만 한다. HR부서는 최고 경영자인 CEO의 역할은 무엇인가? CEO가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 회사의 100년 유산을 위해 CEO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CEO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할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해 HR은 자신 있게 대답하고 실행하여 성과를 창출하게 해야 한다.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보좌도 하지만, 보완하는 존재여야 한다. 지금과 같이 CEO가 모든 방향과 전략 나아가 중점 과제까지 정하고 HR은 이를 수행만 한다면 전략적 파트너는 고사하고 제 역할도 못하는 존재가 된다. CEO와 함께 회사의 현 실태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과 전략, 중점 과제를 도출해야 한다. HR이 제 역할을 다하는 모습은 무엇일까? 회사와 CEO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선도적으로 방향과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 회사의 중요 결정사항에 대해 전략적 의사결정을 하여 전 조직과 직원들이 한 방향 정렬되도록 해야 한다. HR부서가 정도경영, 솔선수범, 강력한 추진력으로 성과 창출의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조직과 임직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하게 육성해야 한다. 구성원들이 3년 정도 이곳에서 경험을 쌓고 다른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겠다는 생각이 아닌 이곳에서 자신의 업적을 남기겠다는 열정을 심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