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기억에 남는 면접은 무엇이 있으신가요?] 공식적으로만 13번째 회사에 재직 중인 저는 재미난 면접들을 경험했습니다. 길게는 2시간 30분, 짧게는 5분 만에 끝난 면접도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면접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느 스타트업의 대표님과 진행한 면접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민균님. 면접에 앞서, 먼저 자기소개 부탁 드리겠습니다. 단, 시간 제한 없이 모든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네, 맞습니다. 어제 올린 글의 연장입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오프라인 모임을 운영할 때 종종 했던 질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듣게 되니, 새삼 신선하고 반가웠습니다. 정말로 함께 일할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한다는 느낌과 이 면접을 통해 이 사람은 어떤 것을 느낄지 궁금했습니다. "마음먹고 이야기하면, 두시간 내내 제 이야기만 할 것 같은데 괜찮으신가요?" 그 질문에 대표님은 웃으며 이야기하셨습니다. "얼마든지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 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제 이야기를 꺼내두었습니다. 학창시절 역사학자를 꿈꾸던 아이가 어떻게 게임 기획자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군대에서 폐급이었던 병사가 S급 모범병사가 되어 나왔는지. 각 회사들은 어떻게 없어졌고, 그 속에서 내가 느낀 감정은 어땠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게임에서 IT로 전환되었으며, 다시 게임으로 돌아오게 되었는지. 운이 따르지 않은 제품에 대한 이야기. 개인 회생에 대한 이야기. 취업컨설팅을 한 이야기. 다양한 오프라인 모임 운영과 소셜살롱을 도운 이야기.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던 대표님은 지루한 기색 없이 들어주셨습니다. 중간 중간 쉬어가라며 물을 건네주셨습니다. 그렇게 제 이야기가 끝나자, 궁금한 것을 물어보셨습니다. "보통은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나면,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되는데 그게 잘 안되는 사람에게는 이런 질문을 하는 편입니다. 혹시, 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잠깐의 정적이 흘렀습니다. 저도 모르게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왕따를 당했던 경험도 개인회생을 한 경험도 모든 것을 건 게임이 망한 경험도 계속 사라지는 회사에 철새마냥 옮겨야했던 경험도 폐급이었던 군시절이나 지독한 외로움이 저를 옭아매던 때도 몇 개월 동안 지속된 크런치 모드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모든 빚을 갚고 돈이 모이기 시작했으며 처음으로 독립했던 때이며 안정적인 월급과 주기적인 인센이 나오던 곳. 모든 동료들이 인정해주고, 상사들도 믿어주었던 곳. 그러나, 두-세 명 분의 일을 맡아도, 타인의 구멍을 막아도 역량이 남아 돌았던 곳. 새로운 도전도 흥미도 없었던 곳. 그저 그렇게 살아만 가던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고통의 끝에 안정적인 상태와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있던 시기. 그러나, 제 역량을 시험할 수 없는 환경. 더 많은 도전을 할 수 없는 환경. 그저 답답하게 제자리에만 있어야하던 곳. 그 때가 가장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게 제가 퇴사했던 이유이자, 게임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다시 옮겨갔던 계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대표님도, 그 이야기를 하던 저도 처음 만남 때와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을 것입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끝으로 면접을 마쳤으며, 지금까지도 새로운 도전을 위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면접 중 재미났던 경험, 흥미로운 면접 이야기는 무엇이 있었나요? 너무 궁금합니다. #면접 #기획 #서비스기획 #게임기획 #PM #취업준비 #이야기 #썰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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