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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이 회사를 '선택'하고 있나요?' 저희 회사는 9호선 선유도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는 독서동호회인 <선유책방> 회원들과 함께 돗자리와 책 한 권씩을 들고 나갔다가 초록빛을 내는 나무들이 예뻐서 자연스레 핸드폰에 담았어요. 점심시간이면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와 선유도공원까지 찍고 돌아오는 것이 매일의 소소한 즐거움입니다. 선유도공원 외에도 좋은 선택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정문을 나와 오른쪽으로 향하면 안양천 산책로가 나오는데, 평소에도 좋지만 벚꽃이 피는 4월 초에는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을 자랑합니다. 누군가가 벚꽃을 보러 일부러 찾아오는 곳이 직장이라니! 아주 잠깐이지만 괜히 뿌듯하기도 해요. 저에게는 회사가 종로나 강남, 여의도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여유 있는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만족스러운 점 중에 하나입니다. 한적한 소도시에서 자라서 그런지 이 도시의 엄청난 인구밀도가 서울생활 15년차인 아직도 적응이 잘 되지 않거든요. 그런데 한 동료는 본인의 로망은 높이 솟은 빌딩숲에서 근무하는 것이라고, 한적한 이곳에 저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더라고요. 저에게 만족스러운 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어요. 과자를 정말 좋아하는 저에게는 신제품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먹어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지만, 친한 동료 하나는 '나는 단 거 싫어해서 안 먹는다!' 라는, 저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동료들에게도 이곳을 좋아하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구성원의 다양성만큼, 그 구성원들이 우리의 조직을 좋아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인 것 같아요. 모두를 일률적으로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모든 구성원이 우리 조직을 좋아할 수 있는 하나 이상의 이유를 갖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모두 그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서 남아있는 것이겠죠?), 그것을 의식하게 하는 것, 거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래서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이 나의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주위의 동료들에게도 종종 이런 질문을 던져요. '우리 회사에서 뭐가 제일 좋아?'라거나, 혹은 더 직구로 '여기 왜 남아있어?' 라든가요. 그렇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우리 회사만의 강점 같은 게 보이기도 해요. 스스로 인지하고 있든, 그렇지 못하든 우리의 구성원들은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서 '어떠한 이유로든 이 직장에 남아있기'를 선택한 사람들입니다. HR담당자로서는 각 구성원의 만족의 이유, 선택의 이유가 조직과 구성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를 계속 점검해야 할 것이고요. 조직/직무만족도가 높다고 해서 그것이 늘 긍정적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것처럼요. 모두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우리 회사의 강점과 차별점으로 만들어, 그 부분을 더욱 강화해나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좋은 동료들이 있어요.'라는 대답이 많이 나온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도록 사내 네트워킹 기회와 지원을 확대한다거나 하는 등으로요. 예를 들면, 올해 벚꽃 가득한 안양천을 보며 '벚꽃이 가장 예쁜 일주일 동안만 점심시간 2시간으로 운영하는 '벚꽃 위크'를 두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했거든요. 이렇게 HR담당자인 우리가 먼저, '내가 우리 회사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포인트는 무엇이지?' '나는 왜 여기에 있지?'를 고민해보는 것도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들은 왜 지금 그곳에 남아 계시나요? 동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우리 회사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인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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