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임원을 영입해 왜 실패하는가? 홍석환 대표 (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2차 전지 전문가인 김교수 화학 회사인 A그룹은 고민이 많다. 기존 화학 제품은 과포화 상태이고, 중국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제품 경쟁력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도 기존 제품군에 속해 차별화하기 어렵다. 회사는 신 수종 사업으로 2차 전지를 정했다.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를 계획하고,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인 S대 김교수를 영입하였다. 김교수는 미국에서 이 분야 박사를 취득했고, 세계적 기업인 B회사에서 2차 전지 개발을 총괄하다, 귀국하여 S대 교수가 된 세계적 전문가이다. A그룹의 회장은 고사하는 김교수를 삼고초려하여 모셨다. 기존의 연구개발센터와 별도로 2차 전지 연구 센터를 만들어 사업 전체를 총괄하는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회사는 김센터장에게 2차 전지 센터의 조직, 인력 운영의 전권을 주었다. 김센터장은 센터를 크게 3개 팀으로 구분하고, 팀장은 자신의 제자를 중심으로 외부에서 영입했다. 기존 연구원 중 센터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이 없기 때문에 연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추진을 서둘렀다. 센터는 3개월이 지난 후, 3개팀 총 15명으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동안 센터장은 회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조직과 인력을 갖추는데 모든 시간을 보냈다. 분기 성과 토론회에서 센터장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 2차 전지 사업의 현황과 전망 - 센터의 바람직한 모습과 목표가 무엇인가? - 2차 전지의 개발 시점과 수익 계획 - 외부 인력으로만 구성된 센터 조직과 문화에 대한 우려 등이었다. 김센터장은 모든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 시장 동향과 글로벌 트렌드를 선진 기업 예를 들며 설명하였다. 하지만, 그룹 제품의 전망과 전략, 현 수준과 경쟁력, 회사의 2차 전지의 추진 전략과 과제가 없다. CEO가 그룹의 전략과 재무 현황을 질문했으나 김센터장은 알지 못한다. 그룹 연구 조직의 구성과 인원, 역량 수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 3개월동안 김센터장은 타 부서 임원과 교류가 전혀 없었다. 매주 화요일을 학교 수업으로 근무를 하지 않았는데, 방학임에도 화요일 출근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 김센터장은 분기 성과토론회가 끝나자 사직서를 제출한다. 외부 전문가가 회사에 정착하지 못하고 조기 퇴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외부 전문가 영입 및 유지관리 시, 고려사항 신규 사업, 글로벌 전략을 펼치기 위해 내부 인력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 외부 영입을 추진한다. 학력, 연령이나 직책, 업적, 직무 역량, 전문가들과 네트워크 등을 파악하여 외부 영입을 한 후, 처우 협상과 조직 배치를 하면 인사 부서는 자신이 할 일은 마쳤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회사 근무와 성과 창출은 핵심인력을 받은 부서의 장과 영입된 핵심인력의 몫이다. 대부분 외부 영입된 핵심 인력은 1~2명으로 소수이다. 이들에 대한 입문교육을 실시하기도 쉽지 않다. 인사 부서의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면 바로 현업 부서로 가게 된다. 영입된 인력이 현업 부서장이면, 회사 내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연혁, 문화, 일하는 방식, 제도와 인력 모두 개인이 다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수행한 직무는 같지만, 사업의 특성이나 직무의 단계에 따라 수행 방법이나 수준은 차이가 많다. 이전 회사의 수준이 높았을 경우, 옮긴 회사의 낮은 수준의 직무를 수행하는데 쉬울 듯하지만, 여러 문제가 발생하여 추진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장 큰 이슈는 함께 일을 수행해야 하는 직원들의 마음가짐과 직무 역량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턱 없이 직무 역량이 떨어진다. 직무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과 직접 지도를 하지만 수용하려는 마음이 없다.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밖에서 들어와 간섭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원래 자신들의 자리였는데 굴러온 돌에 의해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심한 경우, ‘그래 해 봐라, 지켜 본다’며 무관심, 비협조로 일관한다. 이들과 함께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외부 영입한 핵심인재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외부 영입한 핵심인재에게는 6개월 정도 강력한 개인 맞춤형 멘토링이 진행되어야 한다. 핵심 인재의 직급이나 직책, 직무의 중요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요 직무의 과장급 핵심인재라면 임원이 멘토가 되어야 한다. 중요 직무의 팀장급이라면 본부장, 임원급이라면 CEO 또는 부사장이 직접 멘토가 되어 밀착 관리를 해야 한다. 멘토링 기간 동안 확실하게 조기전력화가 되도록 해야 한다. 사업의 본질, 제품과 서비스, 조직과 중요 인력, 재무 현황, 조직 문화와 일하는 스타일, 경쟁사와 이해 관계자, 현장 견학, 작업 환경(특히 함께 일하는 사람), 주 단위의 정례 미팅과 수시로 방문, 중요 미팅 및 저녁 자리 초대, 핵심인재에 의한 지도 및 개선과제 추진 등을 통해 3개월 이내에 작은 과제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외부 핵심인재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채널과 장을 만들어 사전에 고충이 조치 되어야 한다. 외부 영입된 핵심인재가 조기에 회사의 현황을 파악하고, 중기 계획을 수립하고, 단기 과제를 실행해 성과를 내도록 조직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뭉치게 해야 한다. 영입된 핵심인재가 제 역할을 다하고 조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변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인사부서와 멘토가 도와줘야 한다. 기업은 결코 혼자 다 해낼 수 없다. 함께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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