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헤드헌터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 당신이 헤드헌터에게 인기가 없는 이유를 아는가? 정답은 허무하다. 사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헤드헌터에게 인기가 없기 때문이다. 헤드헌터가 고객사에 추천할만한 조건을 제대로 갖춘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다. 사회 초년병은 아직 경험이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한다. 그리고 성공수수료도 경력직에 비해 적다. 잡 포털사이트가 활성화되고 신입도 수시채용 트렌드로 바뀌면서 헤드헌터를 통해서보다는 스스로 오픈 포지션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가 40 중반만 넘으면 임원급이라 해도 나이가 많다고 하고, 회사를 서너 번 옮기면 이직 횟수가 너무 많다고 한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담당 업무가 도중에 바뀌면 해당 분야 연속 경험이 10년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최근 근무 회사의 네임벨류가 떨어지면 곤란하고, 심지어 학력을 깐깐하게 고려하기도 한다. 이런 내용들을 다 피해갈 수 있는 사람수는 별로 없다. 그러니 아주 소수의 직장인만이 유명한 서치펌이나 헤드헌터에게 귀찮을 정도로 많은 이직 제안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도 이직을 몇 번 하고, 나이가 조금 들면 바로 연락이 줄어든다. 헤드헌터들에게 불평해도 소용없다. 고객사에서 그런 스펙안에 드는 후보자를 원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리크루팅을 원하는 회사의 관점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뻔히 아는데 헤드헌터가 스펙을 벗어나는 조건을 가진 사람을 추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갈수록 스펙안에 드는 대상자는 줄어드니 수만 명에 달하는 헤드헌터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져서 일반 직장인만큼의 수입을 거두는 헤드헌터는 10%도 안 된다고 한다. 후보자를 찾는 경쟁은 치열해지고 가능하면 많은 DB를 검토해야 하니 요즘은 아주 고위직을 제외하고는 직접 후보자를 인터뷰해서 함께 지원전략을 수립하거나 코칭을 해주는 일은 드물다. 간단히 이메일, 카톡, 문자 등으로 지원여부를 물어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점차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회사와 후보자가 직접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져 헤드헌터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 이직을 원하는 주니어급 직원에게 모든 직장인에게는 자신의 능력만이 보증수표다. 사실 헤드헌터 입장에서 주니어급 직원이든 임원급 직원이든 공수를 들이는 것은 비슷하다. 그러나 성공수수료는 차이가 많이 난다. 당연히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쪽에 집중하게 된다. 주니어급 직원이 헤드헌터에게 이직 제안을 받기 더 어려워지는 이유다. 내가 전에 근무하는 회사를 담당하던 헤드헌터는 주니어급, 시니어급 가리지 않고 좋은 후보자를 많이 추천해줬다. 회사와 오래 거래를 하면서 회사의 상황, 업무, 문화 등을 잘 알아 적합한 후보자와 매칭하는 일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헤드헌터분이 제안해주는 후보자는 회사를 여러 번 옮겼어도(물론 면접을 통해 이직 사유를 검증한다), 나이가 조금 많아도, 경력이 딱 맞아 떨어지지 않아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대부분 면접으로 연결되었다. 당시 우리 회사에서 지불하는 성공수수료가 본인 수입의 대부분이라고 했고, 그 금액은 웬만한 대기업 임원보다 많았다. 이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헤드헌터는 가급적 수수료가 높은 쪽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 요즘은 스타트업을 포함해서 웬만한 회사는 내부에 리크루팅 담당자를 따로 두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년에 서너 명만 채용해도 헤드헌터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만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부 문화나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를 잘 아니 더 적합한 직원을 뽑는데 유리하고 그만큼 시간도 적게 든다. 온보딩 프로세스까지 채용 절차에 포함해서 관리하니 중도이탈율도 현저히 줄어든다. 이 직원들의 레이더는 헤드헌터들과는 조금 다르다. 나이, 이직 횟수 등 보다는 바로 투입되어 오픈포지션에서 요구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컬처핏이 맞을지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그리고 자사의 리크루팅 사이트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채용관련 플랫폼과 더불어 링크드인 등의 SNS를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굳이 헤드헌터를 이용하지 않고 채용하는 경우가 더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 커리어코칭을 하면서 본 이력서가 인상깊었다. HR분야의 직장 경력이 6년 남짓 되는데 이직 횟수가 무려 10번이나 되었다. 게다가 거쳐온 회사들도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하는 회사들이었다. 지금 직장도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 또 옮기고 싶어하는 것이었다. 물론 본인은 직장을 옮기고 싶어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내가 묻고 싶었다. 어떻게 그런 회사들에 입사할 수 있었는지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전문성이 인정되어도 금방 퇴사할 사람을 뽑기는 어렵다. 이직 횟수에 대한 중요성이 전보다는 떨어져도 이런 경우는 컬처핏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어 더이상은 원하는 회사로의 이직이 어렵다.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는 회사, 자신이 더 즐겁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회사, 자신의 전문성을 잘 발휘하고 자신도 더 배울 수 있는 회사인지 여부는 몇 달 안에 알 수 없다. 당장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소한 1~2년 정도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니 전보다 이직횟수에 대한 관점이 조금 관대해졌다고는 해도 너무 엉덩이가 가벼우면 헤드헌터는 물론이고 회사의 채용담당자의 눈에 들기도 어려워진다. 회사에서 찾는 것은 윈도우 쇼퍼나 패스트푸드점 손님이 아니라 동고동락하며 전문성을 발휘해 함께 성장해갈 식구이기 때문이다. ◈ 이직을 원하는 시니어급 직원에게 회사가 합병되거나, 멀쩡히 근무하던 부서가 없어지거나, 친척이나 친구가 갑자기 회사 혹은 주요 부서를 맡아달라고 하는 등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몇 번 이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전에는 대기업, 공기업, 은행, 기간산업 관련 기업 등에는 한 번 입사 후 정년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가 현저히 줄었다. 얼마 전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공기업도 신입직원 경쟁률이 100대 1이 넘었지만 1년 이내 퇴사율이 30%가 넘는다고 고민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러나 아직도 임원, 혹은 부장 이상급 시니어 직원들을 찾아다니는 헤드헌터의 기준은 이직 횟수가 작은 경우(예를 들어 3~5회 미만)가 여전한 것 같다. 나도 직장생활 27년간 7번 정도 회사를 옮겼는데 이 중 3번은 회사가 타회사에 합병 혹은 매각되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나와야 했던 경우고, 두 번은 계약 자체가 종료되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더 좋은 조건과 성장 기회 등을 보고 옮긴 것은 지금 회사 포함해서 두 번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헤드헌터의 기준(정확히는 그들이 거래하는 고객사의 요구사항)에는 너무 이직을 많이 한 사람인 것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도 사실 헤드헌터가 먼저 제안을 했었다(간단히 전화 한 통으로). 그러나 서류에서 불합격통보를 받았다(이직을 시도했던 많은 지원자들이 느낀 것이겠지만 아예 불합격통보도 해주지 않는 헤드헌터도 많다). 아마 헤드헌터가 더 좋은 후보자를 추천하면서 나를 데코정도로 끼워서 서류를 접수했거나 이직 횟수가 많은 나를 떨어뜨렸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인맥을 동원해서 최고위층에게 바로 이력서를 전달했고 12번째 후보자로 면접을 본 후 멀쩡히 그리고 당당하게 입사해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그 헤드헌터는 자신이 서류에서 불합격시킨 사람이 지금 자리에서 다른 헤드헌터에게 직원 구인을 의뢰하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할 것이다. 헤드헌터만 믿고 연락만 기다리다가 포기했으면 계속 실업급여를 받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참고로, 나는 7번 회사를 옮기는 동안 헤드헌터를 통해 옮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현재 회사에서 근무한지 오래 된 한 친구가 퇴사를 고민하길래 계획을 물어봤더니 “내가 잘 아는 헤드헌터가 몇 명 있으니 걱정 없어”라고 해서 현실을 알려줬다. 자신이 갑의 입장에 있을 때, 특히 인사나 채용관련 업무를 할 때는 헤드헌터가 모든 것을 다 해줄 것 같지만, 사실 헤드헌터도 고객사에서 의뢰 받은 오픈포지션이 있어야 움직일 수 있는 것이고, 오픈 포지션이 있다 하더라도 그 친구보다 더 적합한 후보자의 이력서를 손에 들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다. 그러니 스펙이 좋은 시니어급 직원이라 하더라도 이직을 원할 때는 헤드헌터나 서치펌을 고려해보는 것과 동시에 그 동안 자신이 쌓은 인맥을 총동원해보고 스스로 발품을 팔아 셀프 헤드헌터 역할을 해야 한다. ◈ Culture Fit이 가장 중요하다 주니어급 직원이든, 시니어급 직원이든 최근에 가장 중요한 항목은 ‘Culture Fit’이 맞는가이다. 한국바른채용인증원에서 최근 면접관들을 대상으로 채용트랜드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는데 1위가 ‘조직문화 적합성 검증’이 차지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전문성’과 관련된 항목이 1위였는데 지금은 Culture fit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조직에서 뽑고 싶은 인재는 가장 전문성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가장 조직적합성이 높은 사람이라는 의미다. 아무리 실력을 인정받아 스카우트 대상이 되더라도 조직에 잘 적응하고 일정 기간 안착이 가능한 사람이 가장 인기있다. 주니어급이 너무 많은 이직을 하면 Culture Fit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몇 번 회사를 옮겼더라도 Culture Fit이 잘 맞으면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물론 전문성도 인정 받아야 하고, 지원과정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보여주면서 평판체크(reference check)도 통과해야 하지만 새로운 조직에서 함께 잘 지낼 수 있는지를 잘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헤드헌터가 Culture Fit까지 검증해내기는 어렵다. ◈ 셀프 헤드헌터가 되어야 한다 누구나 회사를 옮길 수 있다. 이제는 스스로가 자신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셀프 헤드헌팅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에 맞는 덕목을 갖추어야 한다. 조직도 성장하고 자신도 성장할 수 있는 곳이 가장 좋은 회사다.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야 한고, 자신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 바야흐로 채용과 관련해서는 Culture Fit이 대세인 시대다. 새로운 곳에서도 훌륭하게 직장생활을 해낼 수 있도록 적응력을 높여야 하고, 스스로 통할 수 있도록 자신을 브랜딩해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직장생활을 해도 여러가지 상황과 환경에 맞춰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헤드헌터가 요구하는 기준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헤드헌터에 의지하기 보다는 셀프 브랜딩을 통해 누구라도 탐내는 인재로 준비되어야 하고, 스스로 자신을 회사에 소개할 수 있는 셀프 헤드헌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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